예술 하는 사람들은 현실과 동떨어져 살아야 하는가, 아니면 예술 자체도 시대의 산물이기 때문에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가?
문학의 경우는 사회와 무관할 수 없기 때문에 문학인이 사회에 참여하거나 앞서 나가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음악의 경우는 어떠한가요? 음악과 사회 현실은 좀 무관할 것 같은데요. 그러나 음악인이기 전에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속해 있는 현실 문제를 외면할 수만은 없는 거 아닐까요.
어떻습니까. 우리는 전쟁이 나도, 환경이 파괴돼 인류가 위기에 빠져도 우리는 그저 방안에서 선의 멜로디만을 따라 마음을 좆으며 이게 예술과 내 인생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 수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7-02 09:32)
문학의 경우는 사회와 무관할 수 없기 때문에 문학인이 사회에 참여하거나 앞서 나가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음악의 경우는 어떠한가요? 음악과 사회 현실은 좀 무관할 것 같은데요. 그러나 음악인이기 전에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속해 있는 현실 문제를 외면할 수만은 없는 거 아닐까요.
어떻습니까. 우리는 전쟁이 나도, 환경이 파괴돼 인류가 위기에 빠져도 우리는 그저 방안에서 선의 멜로디만을 따라 마음을 좆으며 이게 예술과 내 인생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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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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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가
마을에 나타나 약한자들을 괴롭힐때
불의를 느끼고 나서는것은 의롭다고 하는거겠죠.
강도와 맞서면 다칠수도 있고 위험이 큽니다. 용기없는사람은 불가능한 일이죠.
강도와 손잡고 일(정치, 경제, 언론)을 도모하는자는
불의에 나서는자들이 오히려 나쁜놈들이라고 이야기하며 돌아다니겠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그래서 정치가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향할 "꿈"을 향해 일해야 하는거겟죠.
그 와중에 나서지 않고 숨어 있는 마을사람들도 있습니다.
용기가 없는거지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내문제 아니니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마을사람도 있을겁니다.
용기없는정도가 아니라 초라한거죠. -
그래도 예술하는 사람은 순수하기 때문에 대부분 정의의 편에 섭니다.
장삿꾼들은 무조건 자신에게 이익되는 편으로 줄서기하죠 -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1. 예술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순수한가, 아니면
2. 순수하기 때문에 예술을 하는 건가, 아니면
3. 자칭 예술가 중에 순수해서 정의의 편에 서는 사람들만 참 예술가로 분류할 수 있는 건가.....
예술은 '정의'라는 것에서조차 탈목적적이어야 하는가,하는 문제 제기.......
많은 사람들은 예술가이자 장사꾼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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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는 게르니카를 통해서 나치의 무자비한 폭력성을 고발했는데 오늘날 그 작품은 최고의 명작으로 꼽히고 값도 어마어마합니다. 음악에서도 그런 요소를 가진 작품이나 인물이 있나요? 아무래도 예술이 현실을 직접적으로 성토하면 구호나 선동이 될 따름이지 예술이기가 힘들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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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분들이 예술하는 사람을 순수하고 악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그들은 순수할거야~~~ 왜냐면 이런 아름다운 예술을하니까...)
예술하는 사람이 순수하고 악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예술하는 사람과 장사꾼은 같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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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가 딱 떠오르네요. 배트남전쟁의 실상을 반어법적으로 표현 해 더 가슴에 와닿는 노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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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pure)'하다는 것은 그 안에 2차적 목적이나 부산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순진하거나 무지한 것과는 차원이 좀 다르겠죠.
순수하다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한 가치의 객관성과도 무관한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음악만 하는 자도 순수할 수 있고 촛불들고 나가 머리터지고 오는 사람도 순수할 수 있습니다. -
언어가 세분화된다는것은
그만큼 관심이 많고 역사가 길다는거겠죠.
정신, 영혼, 마음,무의식, 의식등등 몇가지 단어로 표현하는 사회와
그것을 36가지로 표현하는 사회는 좀 다르죠.
"순수"도 같은의미로
무지하거나 단순히 좋아하거나 ,순진한거랑은 엄청 다르게 이해되고 사용되야 할거 같아요.......
그런의미로
예술계통에서 일하는사람을 순수하다고 말하는건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런 종류(미술, 음악,사진, 서예,무용등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거죠.
정주영회장이 장사하는사람이었지만 누구보다 순수하다고 말할수있는거 처럼요...
하는 일의 종류가 아니라 뜻(가치)을 가지고 하느냐의 문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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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생각은 그렇습니다. 예술은 가치로부터 좀 떨어져 있는 순수 예술이 기본적으로는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는 보편적인 상황하에서의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바이지
항상 그럴 수는 없으며, 그래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일례로 위에서 나치를 들고 있는데,
당시의 예술가의 엇갈린 명암을 보면, 대충은 판가름이 난다고 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헨릭 셰링은
전쟁이 나자 바이올린을 놓고 대신 총을 들고 참전했습니다. 카잘스도 비슷한 상황에서 나치를 위해선
연주하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뤼미오도 그렇구요. 반면 이와는 달리 나치스 전범에
몰렸던 푸르트뱅글러는 정반대라 생각됩니다. 아이러니지만, 유태인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메뉴인은 그를
변호하여 그가 처단받는 것을 반대하여 구명한 이야기는 유명하죠.
푸르트뱅글러의 40년대 중후반의 연주물을 접하면 묘한 번뜩임이 지나가죠.
살육의 광란이 진행하는 동안 자국국민 결속을 위해 동원된 그의 베토벤음악을 생각하면 좀 끔직하죠.
하지만, 더 묘한 건 이런 역사적인 부스러기같은 상황은 시간이 지나면 그 예술성에 함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나면 그 음악만이 남기때문이죠.
그 내막이야 어떻든 감명을 주는 음악을 들려주니까요. 일차적인 책임은 예술가에 갈등상황을 주는
위정자에 있다는 생각을 할 때도 많습니다.
아이러니 하나가 더 있습니다.
독일이 유태인 수백만을 죽이고 주위 나라를 피로 물들인 혹독한 댓가는 전쟁말 진주한 소련군에
의해 철저히 되돌려 받지요. 일부 책에 의하면 소련군에 의해서 독일인 200만 명가량이 강간이나 살해를
당했다고 합니다. 만행을 저지른 히틀러의 나치스가 되돌려 받은 피의 복수이지요. 물론 그 나라 국민이요.
악행을 수행한 패전국의 역사이기에 철저히 가려진 거라 합니다.
이런 참담한 전후 상황에서 푸르트 뱅글러는 자국의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연주를 들려준 것으로 압니다.
미친 정권에 동원되어 국민을 결속시키기 위해 사용된 음악성이 다시 핍박받는 자국국민을 위로하는? 음악으로
사용된 것은 참 의미심장하다고 봅니다.
현 미친소 정국이 나치스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우려할 상황은 맞다고 봅니다. 그래도 저는 이 싸이트는
아주 훌륭하다고 봅니다. 이정도로 촛불시위를 지지하는 글이 올라오고 많은 분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자체가 기타란 악기의 위대성을 말하는 거라 봅니다.
그리고 순수성이라는 명제에 대해 이야기하시는 걸 보니 역시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음악을 들으며,
순수하다고 생각되는 연주가 몇 있습니다. 하나는 쳄발리스트 헬무트 발햐의 연주이고 하나는 아이들이
연주하는 연주물이 그것입니다. 발햐의 경우는 맹인이라는 독특한 상황이 그런 순수성이 깃든 연주를
들려준 원인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의 신체적 제약이 일평생을 어린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게 한
것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의 연주는 그야말로 그들이 마음속에 담고 있는 맘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연주에 꾸밈이 없고 진솔하게 들려지기때문이죠.
예은이라는 피아노 치는 아이도 그렇고 최근의 정성하의 연주도 그런 맥락에 속한다고 봅니다.
아마 이런 순수성을 드리운 연주와 가장 대척점에 놓인 게 직관을 드리운 연주라 생각됩니다.
직관에서 최고의 경지를 들여주는 세고비아를 떠올려 보면 알 듯합니다.
정성하의 연주에 달린 유투브의 댓글을 보면 감정표현이 부족하다고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어른 연주를 상정한 평가라고 판단합니다.
감정이입이 부족한 게 아니라 음악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일 것으로 보죠. 연주를 하면서 루바토나 뒤나믹을
뒤로 한채 직설적으로 밀고 나가는 게 정성하 음악의 특징이니까요. 세고비아와 정반대같은 느낌을 주더군요.
저의 생각은 예술자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수적인 관념중 하나가 순수라는 관념이라 생각합니다.
그 정반대는 강한 영감을 동반한 직관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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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최고 걸작이랄수 있는 9번 교향곡 (합창)의 초연을
베토벤이 직접 지휘했는데 홀에 들어서기전 흥행주와 돈때문에 대판 싸우고
올라갔다네요. ^^ 인류 역사상 최고의 명작에 넣을만한 작품을 발표하는
그 역사적인 날에 말이죠. ^^ 예술가 개인과 현실의 부딪힘은 전혀 상관없는 거지요.
예술가는 한낱 인간일 뿐이고 그의 작품은 숭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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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vs 직관
(오늘 퇴근하면서 생각할거 하나 생겼네요...감사)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들의 타고난 순진한 연주를 참 좋아하지만
특정연주자가 오랜동안 공들여 갈고닦은 예술세계보다 덜 순수하다고 생각해요.
아직 장사한번 안해본 도서관속 학생들의 착한마음도 좋아하지만
정주영회장처럼 시장판에서 산전수전겪으며 뜻을 지켜온분을 더 순수하게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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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보는듯한 글들도...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순없지만...
그건 제가 정말 간단히 훑어 읽었기때문과 지식부족일테니...
어찌됬든 무엇인지모르는 아주 좋은 내용이 담겨있을듯한 느낌도 오는군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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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브리티님께서 좋은 지적을 하셨네요.
순수란 정말 불순물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 예술계에서 순수를 말하면 예술이 다른 것(가치)에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는 것-종속적 지위로 떨어지지 않는 경향을 말합니다.
'아퀴나스의 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톱이 톱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단순히 모양만 톱인 작품일 경우 토마스 아퀴나스는 그것은 전혀 쓰임새가 없으므로 불필요하다는 판정을 내립니다. 즉 중세의 견해에서는 예술작품은 기술제품(공예품,Craft)과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당연히 톱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작품은 무가지하다고 판단했던 거지요. 순수한 의미에서의 예술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기능'이 존중 되어야 했고 당연히 작품 자체의 '순수한'가치는 온전히 배제 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 시대의 회화도 사실은 종교라는 가치를 위한 기술제품이었던 겁니다.
18세기를 지나 예술과 기술은 점진적으로 분리되기 시작하고 18세기 중엽 이후 칸트와 실러에 의해 미의식이 규정되고 바움가르텐에 의해 미학이 탄생합니다. 예술가의 사회적 지위는 높아지고 예술가는 신격화 되기 시작합니다. 낭만주의 시대의 예술가상은 탈근대인 오늘날에까지 그 영향을 발휘합니다. 신의 계시(직관)에 의한 작곡, 천재는 요절한다는 분위기.....낭만주의 시대의 예술은 모든 가치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탈목적적인 성격을 띄기 시작합니다. 예술은 도덕,정치,종교 그 어디에도 종속되는 것이 아닌 독자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지요. 이렇게 신성함을 등에 업은 Art for art는 오늘날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19세기를 넘어 예술가들이 하늘에 오른 예술의 지위를 땅에 내리려는 반-예술에의 시도를 해도(변기를 예술품으로 출품하는 등) 반 예술 작품은 곧 예술의 제도권으로 편입되어 버려 그 자체가 예술이 되어 버립니다.
20세기 넘어 조성을 해체하려는 시도를 쇤베르크가 행해도 여전히 현대는 대중음악의 형식으로 조성음악이 선택되는 것처럼 예술 (작품)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여전히 낭만주의 시대의 유미주의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예술은 예술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는.....이것이 '예술'에서의 순수입니다.
그러나 np님의 '순수'는 이러한 유미주의의 관점에서 논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단순한 인간적 성향에 관한 것이랄까.....
문학이나 미술에 비해 정치적 성향에서 가장 자유스러운(좋게 말하면) 분야는 아마도 음악일 겁니다.
아마도 표상, 또는 재현(representation)에서 가장 거리가 먼 분야이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우리가 사물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상이 눈에 맺히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라 본 대상의 의미를 머리속에서 재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빨간색을 예로 들면......국대 축구선수라면 빨간색을 보면 먼저 유니폼이 생각날 것입니다. 여기 저기의 몇몇 찌질이들은 빨갱이 생각이 먼저 날 것이구요. 즉 빨간색이 빨간색으로 지각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사유를 통해 빨간색이 가진 의미를 머리속에서 '재현'한다는 의미입니다.
빨갱이 얘기가 나와서 생각나는 말인데....이청준은 '소문의 벽'이라는 소설에서 '전짓불(후레쉬)'의 공포에 대해 언급합니다. 6.25전쟁 시절, 주인공의 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이 들어 닥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이 밤에 들이 닥치고서는 불현듯 방문을 확 여는데, 전짓불을 강하게 비춘 탓에 주인공과 가족들의 시각에서는 이들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민군인지, 국군인지 정체를 도저히 알 수 없었기에 그들이 주인공의 성향(국군편인지 인민군 편인지)을 물을 때 아주 난감하고 공포스러운 상황에 처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여기서 젓진불이 상징하는 바는...구태여 설명드리지 않아도 짐작 하실거라 생각합니다.
문학이나 미술은 이처럼 사물을 그 자체로 드러냄과 동시에 사물에 내포되어 있는 '상징/의미'를 표상(representation)할 수 있으므로 구상이든 추상이든 나름대로 현실 세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음악은.......드뷔시가 아무리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표현해도 그 음악 자체에 목신(Pan)이나 오후를 표상하기 어렵습니다. 만일 정말 그 음악에서 오후가 느껴진다면, 그건 제목에서 오는 선입관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또는 이후의 영화 음악에서의 유사한 분위기를 접하면서 무의식 중에 표상하게 된 것일 수도 있구요.
음악이 현실화,정치화 되는 것은 무엇보다 가사의 영향이 크겠지요. 그러나 위에서 어떤분께서 언급하셨듯 가사 자체는 음악예술의 순수함과는 거리가 있을 겁니다. 아무리 성악이 기악보다 먼저 등장했다해도 그레고리안 성가를 들으면 알 수 있듯이 성가 자체가 종교에 예속된 비순수한 것이므로.
예술의 탈목적적 성향(유미주의적 성향)에 무엇보다 잘 들어 맞는 것은 순수 음악이라는 생각입니다. 가사 없이는 그 어떤 현실을 재현하기에 힘드므로.....민중의 핍박, 전쟁의 공포 등을 재현하는 데에 태생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 아무리 4분33초동안 피아노를 연주하지 않고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벌여도......어쩌면 이러한 성향 때문에 현실 외면/도피의 수단으로 가장 먼저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종종 그러지 않습니까. 정치 얘기 하지말라,라고.
사족)철학의 문제를 '해소'한 비트겐슈타인의 식구 중에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있다고 합니다. 1차 세계대전에 참가해서 그만 한쪽 팔을 잃어버리죠. 그를 위해 씌여진 음악이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라장조'라 합니다.
음악가는.....순수 음악을 위한 음악가가 작품을 통해 현실세계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있을까요?
소르, 타레가,망고레의 음악을 연주하는 기타리스트가 작품을 통해 현실 세계에 참여할 방법은?
역시 촛불 하나 달랑 들고 비음악적으로 행동하는 수밖에.
그러다가 손가락이 날라가면.....그 누가 왼손을 위한 기타곡을 써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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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님께 죄송합니다. 순서가 바뀌었네요.
오타 수정을 하느라...... -
기타매니아에서 이런종종경우때문에 어이없는경우와 재미난경우가 발생하는데...
순서야 어찌됬든...
윗글은 지우진 말아주세용..
원글자가 지울수있으니...
M.D.님 뭐 게인 페이지에라도 남겨두심이....
제가 좀 더 이해해와 암기(?)해볼만한 부분들이 두번째문단부터 시작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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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운영자님께~~
꼬릿말 수정기능이 없어서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솔직히 좀 많은 듯해용..
시스템상의 어려움때문은 아닌듯한데...
운영제도를 주관적잣대가아닌 객관적인 시스템을 추가해보시는것도 생각해보실필요도 있어보여용~ -
몇 년 전에 쇼스타코비치의 Jazz Suit No2를 듣고 흠뻑 빠져 인물 검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생애를 살펴보니 스탈린 치하에서 마음의 고생을 많이 했더군요. 초기 작품이 브르조아적이다 해서 비판 받고 '혁명'이라는 곡을 만들었는데 초반부에 암울한 색조를 넣어 스탈린 치하에서의 짓눌린 민중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예술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referent)과 그 상징(symbol)과의 거리감이나 적절성에서 멋과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듯합니다. 너무 멀면 이해가 되지 않아 거리감이 생기고, 너무 가까우면 신비감이나 멋이 떨어집니다. M.D.님의 얘기처럼 그 관계가 제일 아리송한 게 역시 음악이 아닌가 합니다. 밝다, 어둡다, 흥겹다 이런 정도의 느낌을 갖지 그 속에서 이야기를 엮기에는 수준이 딸리는지 어려움이 있더군요.
촛불이 다시 타오른 모양입니다. 사제가 나서는 폼이 꼭 영화 '로메로'에서 로메로 신부의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촛불을 음악으로 상징화하면 어떤 곡에 가까울까요. 음악이든 영화든 꼭 한번은 표상화될 법한 소재인 같습니다. 오늘도 공기는 참 맑고 신선합니다. -
공산주의 국가의 경우 대다수의 추상미술을 금기시 했는데 이유는 체제의 선전을 위한 도구로서 추상미술(러시아 구성주의)은 너무 모호하다는 것이겠지요. 그들에게 체제의 선전을 위해 적절한 미술은 현상계의 재현에 불과한 구상미술이었을 겁니다(사회주의적 사실주의). 프랑스 혁명기에 혁명 지도자들은 주관적 미적 경험으로서의 음악을 배제하고 정치적,도덕적으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음악은 혁명의 정당성을 노래하는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가사없는 기악곡은 의심을 받기에 이르기도 합니다.
확언할 수는 없지만 쇼스타코비치에 대한 억압도 비슷한 이유로 보입니다. 나름대로 그들만의, 역사와 타 예술과의 형평을 위한......
현상계의 대상을 모사하는 능력에서 음악은 단연 꼴찌를 달릴 겁니다. 가사와 표제에서 오는 선입관을 배제하면 라벨의 '일출'은 '해돋이'가 아니라 사람에 따라서는 '용암의 분출'로도,'예수의 부활'로도 표상되어질 수 있습니다. 그나마 일출을 일출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궁색한 근거는 단지 '분위기적 유사성'에 불과하겠지요.
그러나 낭만주의 시대의 많은 예술가들은 현상계를 모사할 수 없다는 음악의 이러한 모호성이야 말로 다른 가치(도덕,정치,이념)에의 탈-목적적이고 음악 자체로서의 합-목적적 특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를 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한슬릭은 '합창'교향곡에 가사를 도입한 베토벤에 대해 '다 완성해 놓은 대리석 조각에 머리만 색을 칠한 조각가'라고 빈정거립니다. 기악음악은 그 자체로서 완전하고 그 어떠한 음악 외적인 요소는 필요하지 않다는 거지요.
E.T.A.호프만은 "기악음악은 인간에게 미지의 왕국을 드러낸다. 이 왕국은 인간을 둘러싼 외부의 감각적 세계와는 공통된 것이 없는 세계이다"라고 말합니다. 실러는 역시 19세기 초에 '예술은 현실 세계와 완전히 문을 닫아야 된다'라고 말합니다. 금모래 님의 말씀 중 "그 (음악의 표현)속에서 이야기를 엮기에는 수준이 딸리는지 어려움이 있다"라는 점을 이들은 외려 이데아적인 아름다움 자체로 긍정합니다.
기악 예술인 클래식기타 음악을 하는 분이 대부분인 이곳 역시 이러한 '예술을 위한 예술'에의 성향을 띌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단언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예술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referent)과 그 상징(symbol)과의 거리감이나 적절성에서 멋과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듯 하다. 너무 멀면 이해가 되지 않아 거리감이 생기고, 너무 가까우면 신비감이나 멋이 떨어진다"는 말씀에 참 많이 동감이 됩니다. 어떠한 상징을 독백으로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는 영화를 보면 참 머쓱해집니다.
은유,알레고리 없이 현상에만 집착하는 영화는 잔재미가 떨어집니다.
기타노다케시의 영화'소나티네'나 '하나비'는 이러한 상징에의 아름다움이 대비를 통해 아름답게 그려집니다(개인적으로 소나티네를 더 인상 깊게 봤습니다만). '소나티네'에서 순진무구한 여인이 해변에서 불꽃놀이로 밤하늘을 수놓을 때(예술-창조) 주인공인 기타노다케시는 살상을 위한 총격으로 밤하늘을 번뜩이게(살인-파괴) 합니다.
반면에 낙서인지 뭔지 모를 쟝 미셸 바스키아가 그린 그림들은 뭘 의미하는지, 어떠한 의도가 있는지 파악이 안 되는 탓에(아마 '낙서'도 예술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을 강조했던 건 아닐까?)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의미를 안다고 해도 간혹은 허망해지는 건 마찬가지. 잭슨폴록이 물감 묻은 붓을 '뿌려서' 그린 그림에는 회화에 '우연'을 도입했다는 의미가(미리 계획된 구성을 전면 폐기한다는 실험성)있음을 이해해도 결국엔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고?"라는 물음만 남습니다. 아마도 세파에 찌들어 어린이 시절의 순수성을 잃고 불순해진 탓이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조성을 잃거나, 불협화음 또는 퍼포먼스로 일관한 음악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둘 중 하나겠지요. 내가 진보적인 예술가들에 비해 너무 무지하거나 아니면 비순수하거나...그렇지 않다면 보편적이고 평범한 범인들에 비해 그들이 너무 되바라졌거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떨지..... -
m.d님 글이 너무 길어서 .. ^^
한부분만 말씀드리면.. 가사가 기악자체의 순수함을 떨어뜨리다는건 단정하기가
힘들다도 봅니다. 왜냐면 베토벤 합창의 피날레도 가사가 무슨뜻인지도 모르고 듣고
말러교향곡(10곡중 무려 5곡이 가사붙은 성악적 교향곡임) 바그너의 극악 , 많은 오페라..등등
순수히 가사의 의미를 모르고 들어도 충분히 감흥이 오기 때문입니다. 가사를 안다면
그 감흥이 새롭게 다가올수도 있어나 그 감흥이 그 가사에 적절히 대응하는 정당성인지는
보장할수가 없는 거지요. 음계로 이루어진 모든 음악은 가사의 여부와 관계없이 그 자체로
가능성을 지니고 무한확장할수 밖에 없을겁니다.
(장윤정의 "어머나"가 유난히 슬퍼게 느껴지는 버스의 창가에 비스듬이 기대어 석양을 바라보는..) -
위에서 언급한 분들(한슬릭,호프만)은 음악, 그러니까 악음만으로도 충분히 미적인 가치를 다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완전한 예술에 가사-시-문학 같은 요소를 부가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지요. 아마도 문학 같은 요소의 부가가 음악 예술의 순수성을 훼손한다는 의미로 '다 완성해 놓은 대리석 조각에 머리만 색을 칠한 조각'이라고 얘기한 것 같습니다.
가사-시-문학은 현실을 모사하는 것을 넘어 머리속에서 표상하는 것까지 표현할 수는 있으나 그래봤자 현상계에 머물러 있다, 음악은 현상계 따위의 모사나 표상이 아니다, 이데아 그 자체다....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신의 영역이랄까......
훈님께서 말씀하신 '가사의 의미를 모르고 들어도 충분히 감흥이 온다'는 것 자체가 그들의 논의를 증명하는 셈이겠지요.
훈님께서 "자장면에 고추가루를 뿌려도 자장면 본래의 맛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괜찮다"라고 말씀 하신다면 위에서 언급한 분(한슬릭)은 "자장면 맛에 조금은 방해되니까 고추가루 따위는 치워라. 자장면은 그 자체로 이미 완벽한 맛이다" 뭐 이런 의미는 아니었을까요?
-
음악은, 크게는 성악과 기악으로 나뉘지만, 협의적으로는 기악만을 일컫는 것입니다. 기악은 또 표제음악과 절대음악으로 나누는데, 이때 성악은 여기서 배제됩니다. 그건 가사가 주는 영향으로 말미암아 문학에 보다 더 가까운 것으로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순수한 음악적 예술성을 논하는 토론이라면 성악은 처음부터 배제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
이야기가 주제와 좀 거리가 멀어진 듯해서 다시보니까 BACH님의 글이 주제를 잘 꿰뚫은 것 같습니다.
'예술은 가치로부터 좀 떨어져 있는 순수 예술이 기본적으로는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는 보편적인 상황하에서의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바이지 항상 그럴 수는 없으며, 그래서는 안된다고 봅니다'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집니다. 인간 생명과 존엄이 침해 당하고 훼손 되거나 조국이 적에게 침략 당하거나 할 때는 순수하고 싶어도 순수해질 수가 없는 거겠죠. 그런데도 순수만을 지향하려한다면 그는 감정이 둔하거나 멍청이거나 또는 순수를 핑계로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더 나아가서는 그런 상황에서 오히려 그 생명과 존엄을 해치는 편과 조국의 침략자 쪽에 서서 그들을 찬양하는 예술인이 있다는 겁니다. 시인 서정주와 작곡가 홍난파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라는 시구를 멋들어지게 외었던 사람들은 서정주의 친일 행적을 접하면 정말 두 눈을 의심할 정도가 됩니다. 또 '봉선화'의 작곡가인 홍난파도 그렇죠.
음악이 대상을 표상화하는 데 직접적이지 않지만 그것 역시 인간 정서의 산물이라면 현실과 삶과 동떨어져서 작곡되거나 연주되는 음악이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이슬람 궁전의 아름다움을 보고 감탄하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작곡한 거나, 수많은 사람이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을 보고 어떤 곡을 만들었다면 그 곡이나 알함브라나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느끼는 것이 있다면 시청광장에서 촛불과 함께 연주회를 해본다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봅니다. 그 함성 속에서 연주될 만한 기타곡이 뭔지는 생각해봐야겠습니다만.........
M.D.님은 아무래도 미학을 전공하신 듯 들을 만한 게 많습니다 그려. "기악음악은 인간에게 미지의 왕국을 드러낸다. 이 왕국은 인간을 둘러싼 외부의 감각적 세계와는 공통된 것이 없는 세계이다"라는 호프만의 말은 참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
제가 이해하는 지 모를 정도로 어렵기도 하고 좋다고 생각되는 의견이 많이 개진되고 있군요.
저는 기악과 성악의 차이는 추상성과 구체성의 기본 구도가 전제된다고 봅니다. gmland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기악음악을 구분하는 그런 관념 중 표제음악이 극단적인 형태로 나아간게 가사달린 성악이라 생각합니다.
기악은 M.D님이 인용하신 여러 표현대로 추상성이 많은 부분 드리워져 있습니다. 낭만파 음악은 그래도
양호합니다. 바흐의 다성음악 혹은 다성적 음악에 이르면 그런 분위기는 심각해집니다.
음악을 위한 음악인가 혹은 음악에 도대체 어떤 감흥이 내재되어 있나 끊임없이 고민하게되죠.
기악과 성악이 주는 음악의 표상은 바흐 평균율과 구노의 아베마리아를 보면 뭔가를 알 수 있다고 봅니다.
평균율 제1권 프레류드 C장조와 이를 바탕으로 선율을 단 구노의 구체적인 선율, 나아가 그 가사를 생각해보면
그러한 점에 실증적인 예를 제시한다고 봅니다.
도대체 뭔지 모를 정도로 모호하고 추상적인 선율 진행에서 추출된 단선율과 더욱 구체화된 가사의
첨가과정을 통해 숙연하고 명쾌한 음악 하나가 탄생하는 걸 볼 수 있으니까요.
이를 보면 기악이 성악에 비해서 음악적 가치가 있다거나 완벽하다고 추가적인 가치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는 가치의 문제가 아닌 구체화의 정도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이는 바흐의 프렐류드와 그에서 추출한 단선율간의 우열의 문제를 따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여기서 가사 딸린 성악의 역할도 비슷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봅니다. 그 선율을 더욱 구체화 시키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저는 음악에 있어서 예술을 위한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건
음악자체의 말을 보면 그대로 드러납니다. 음과 악흥의 총체적 결합이 이 음악이니까요. 아무리 추상적이고
모호하고 해도 거기에는 필히 악흥이 서려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음악은 그걸 쉽게 캐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저는 관념의 음악같은 바흐의 기악음악에서도 음악의 감흥을 찾곤 합니다.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모호하지만, 음악이란 예술의 본질로 믿기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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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어령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던게 생각납니다.
꼭 한쪽눈을 감고 살아라. 한쪽눈을 감고 꿈을꾸고, 한쪽눈은 뜬채로 현실을 직시해라.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게 가장 행복한 것이고, 그런 것을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타협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의 저를 보면, 늘 기타를 벗삼지만, 사회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졌을때는 기타를 손에들어도
마음도 편하지않고, 기타의 매력적인 선율도 아름답게 들리지가 않아요..... ㅜ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