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오늘 아침도 브라만 8현을 보듬으면서 시작했습니다. 비좁은 연구실
한 켠에서 울리는 8현의 묵직한 울림은 어제 있었던 상념과 피로를
말끔히 밀어 냅니다. 어느 산골에선가 추운 서리 먹으며 자랐던
스프러스가 명장의 손을 거쳐 악기로 변신하는 과정이야말로 신비한
일입니다.

10여 년 전에 가졌던(지금은 망가져 폐기된) 라미레즈 6E 연습용
기타로 고딕식 성당에서 연주하던 기억이 납니다. 돌덩어리 뮌스터
대성당 안에서 기타는 갑자기 F 트럼펫의 진동으로 짜릿하게 돌변합니다.

연주자 자신도 놀랄 정도의 황홀한 울림에 어안이 벙벙해 지곤 하지요.
이곳 연구실은 그것만큼 리버브는 되지 않지만 마음 속의 울림으로
그 순간을 상기해 봅니다. 건물 주위의 안개도 이 악기의 울림을 아는지
사각사각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여러분 악기를 사랑해 보세요. 악기도 여러분을 사랑해 줄테니까요.
The Road not taken.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도,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음성도 여덟 줄의 떨림을 타고  
보드랍게 살랑이고 있습니다

옆에 있던 디지털 카메라로 녹음해 <칭구 연주>에 올려봅니다.
음질이 너무 낮아 죄송하지만 그냥 올립니다.  

다음 주에 목욕탕에서 녹음해서 올려 볼게요.
Comment '10'
  • 콩쥐 2009.02.25 10:19 (*.161.67.153)
    시간나실때 독일이야기 좀 해주세요...
    독일사람들, 뮌스터 가게들, 음식과 풍습.....
    정말 궁금해요....
    정말 맥주와 감자 소세지가 전부는 아니겠죠?

    자작나무 카페 연주회에서 뵈요....
  • 섬소년 2009.02.25 10:34 (*.253.195.40)
    파리 만큼은 못하지만 베를린은 유럽 문화의 또다른 중심지입니다. 중앙부의 인젤보겐(서울의 여의도 같은 곳)에는 각종 박물관이 30여 개가 흩어져 있어 패키지 티켓으로 독일과 유럽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지요. 파리, 비엔나, 런던과 로마와 더불어 유럽을 떠받치는 문화의 기둥들이지요. 일찍이 1930년대 바리에테와 탱고의 중심지였던 베를린, 지금도 각종 영화제와 연극, 바리에테(쇼도 보고 연극도 보고 카바레[일종의 만담])가 이어지는 베를린의 밤은 파리 못지 않은 매력 덩어리입니다. 길거리 선술 카페와 홍대 근처 카페톤을 연상케하는 (정태춘이나 장기하 분위기의) 음악 카페도 즐비합니다. 길모퉁이에는 아인슈타인이 즐겨 찾았다는 CAFE Einstein이 있는데 시간을 80년전으로 돌려놓은 인테리어에 전쟁의 화약 냄새가 아직도 배어있을 책들이 사면의 벽을 바닥부터 천장까지 빼곡히 채우고 있는 곳입니다. 넓게 보면 프랑크 제국 시절에는 프랑스와 독일이 한 나라였으니 완전히 다른 나라도 아니지요. 국경 근처에 스트라스부르크(불어로는 스타라스부르)가 두 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가장 잘 조화시켜 놓은 곳입니다. 토요일 연주를 위해 연습할 시간 입니다(꾸벅~!)
  • 콩쥐 2009.02.25 10:39 (*.161.67.153)
    헤미 쥬셀메도 스트라스부르에서 기타공부를 했다는데
    다들 그곳 참 아름답다고 하던데요....지역명이 독일식이다 했어요....

    베를린 꼭 여행가봐야겠군요....
    제가 초청했던 마르틴 괴츠가 베르린에서 기타선생님으로 활동하고있으니 조만간...
    기타로 독일에 유학한 학생들 참 많은데 그분들은 지금쯤 정말 좋은시간을 갖고 있겟군요...
  • 최동수 2009.02.25 10:43 (*.237.118.155)
    감동적인 글 잘 읽었습니다.
    훌륭한 연주도 물론 기대됩니다.
  • 섬소년 2009.02.25 10:46 (*.253.195.40)
    저는 최동수님을 아직 뵌 적이 없지만 이곳에 올려 놓으신 좋은 글들을 읽으며 많은
    배움을 얻고 있습니다. 지금은 학생들 가르치는 훈장이지만, 사랑하는 악기를 보듬는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혹시 시간이 되시면 자작나무 연주회에 오시면 영광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섬소년 2009.02.25 13:07 (*.253.195.40)
    브라만 (#143) 8현 악기의 사양과 특성

    1. 8현 (하나바흐-하이텐션[7+8현]+사바레즈[1~6현]): 몇 가지 줄을 써보니 다다리오는
    매우 안 어울리고, 지금은 1~6현도 하나바흐로 바꾸었는데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2. 650mm, 스프러스
    3. 지판은 6현 기타보다 약간 좁게 조절되었습니다.
    4. 쉘락 도장인데, 아직 한 번 더 마감칠 해야하고 헤드머신은 4조X2열로 교체될 예정입니다.
    5. 저음은 매우 풍성하고 고음은 단단한 질긴 소리가 울립니다.

    이 악기가 저에게는 매우 소중하고 좋은 악기이자만 특정 악기를 광고하는 의미로 쓰는 글은 아닙니다.
  • 진철호 2009.02.26 04:23 (*.241.174.96)
    오...
    8현이면... 캅스베르거도 연주할 수 있는데...
    악보 보내드릴까요?^^
  • 섬소년 2009.02.26 10:59 (*.253.195.40)
    지금이라도 당장 부퍼탈 진철호 선생님과 만나고 싶지만, 다음
    5월에 제주에 오실 때 타블라투어 말고 5선지 악보 몇 개 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10월 기차를 타고 가면서 Wuppertal
    Schwebebahn을 보면서 21년 전 독일 땅을 처음 밟은 기억을
    되새겼습니다.
  • 더많은김치 2009.02.27 02:07 (*.20.56.177)
    8현 브라만 기타 연주하시는 모습 너무 멋지십니다.
    기타도 너무 멋지게 보이네요.. 그 장중한 베이스와 화려한 음색이 제게도 들리는 듯 합니다..
  • 진철호 2009.02.27 08:39 (*.241.164.247)
    그러면 모레에 있는 공연 끝내고 캅스베르거 7번을 악보로 옮겨서 바로 메일로 보내드릴께요.
    스켄하면 되거든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87 나를 살린 에스트렐리타(Estrellita) 34 최동수 2009.03.12 4873
3486 기분이 쫌~ 2 file 퍼런하늘 2009.03.11 4338
3485 음정오차허용범위 13 2009.03.10 4895
3484 ★★고속도록 차량 신종 사기꾼 수법 알아두기★★★ 7 하울 2009.03.10 5575
3483 오늘부터 제주도 공부. 5 file 콩쥐 2009.03.09 4471
3482 분장실의 강선생님...안영미 1 file 콩쥐 2009.03.09 4260
3481 pf 마무리 14 file galantstyle 2009.03.08 3705
3480 1살 아이의 피아노 독보력과 현대음악 연주 2 SPAGHETTI 2009.03.07 4185
3479 pf...poco forte 7 file galantstyle 2009.03.07 6461
3478 맹박도 전도 1 file Na moo 2009.03.05 3473
3477 외국 살면서 못해먹는 그리운 한국 음식... 42 file 파크닝팬 2009.03.05 4287
3476 혹시 남는 강아지 있으세요? 7 file 콩쥐 2009.03.04 3692
3475 꽃보다 남자에 "현중"이 쳤던 ... 1 91학번 2009.03.03 2873
3474 또 러시아여행 떠나는 배모씨님. 4 file 배모씨팬 2009.03.03 4190
3473 1% 지지라는데요? 훈훈해지는.. 11 봉봉 2009.03.03 4139
3472 이토히로부미가 오늘의 역사 인물이라고 선정되다니... 2 봉봉 2009.03.02 3904
3471 이야기 하나 ( 장인이란?? ) 4 장인 2009.03.02 5213
3470 나라를 또 빼앗기고...... 1 삼일절 2009.02.28 3879
3469 안철수 "일자리 위해선 토목공사보다 IT" 1 mauro 2009.02.27 3406
3468 4년간 공들인 T-50 수출 끝내 좌절 4 file 꽁생원 2009.02.27 4159
3467 문득 돈을 쓰고 싶어지는데.. 18 충동 2009.02.26 4130
3466 클림트의 그림한장. 5 file 콩쥐 2009.02.25 4345
» Brahman #143 보듬고(제주도 골방에서) 10 file 섬소년 2009.02.25 4296
3464 클림트와 죽음의 에로스 7 기타레타 듀오 2009.02.25 5719
3463 지금은 두주일간의 바캉스기간 file 콩쥐 2009.02.24 4723
3462 퐁듀 7 file 콩쥐 2009.02.24 6165
3461 껍질콩 2 file 콩쥐 2009.02.24 4625
3460 지하철사진 file 콩쥐 2009.02.24 12660
3459 지하철 사진들... 2 file 콩쥐 2009.02.24 10723
3458 19금 1 file 2009.02.24 5885
3457 와인 바 연주 딜레마 15 연주자 2009.02.22 4652
3456 파리의 매력 11 file 콩쥐 2009.02.22 4461
3455 집으로 초대 8 file 콩쥐 2009.02.20 4418
3454 작은아침식사 4 file 콩쥐 2009.02.20 3878
3453 콘쎄트헤보우 암스테르담 4 file 콩쥐 2009.02.20 4259
3452 암스텔담 2 file 콩쥐 2009.02.20 3574
3451 기타리스트 핀켈슈타인과 함께 3 file 콩쥐 2009.02.20 4749
3450 오페라극장 4 file 콩쥐 2009.02.20 3807
3449 파리의 메트로 8 file 콩쥐 2009.02.20 4661
3448 책 '누구나 일주일 안에 피아노 죽이게 치는 방법'을 보고 1 와기영타 2009.02.18 4941
3447 [펌] 네놈이 이명박이면 나는 세종대왕이다~!! 16 file 이명박 2009.02.16 7228
3446 concertgebouw 1 konggy 2009.02.15 5863
3445 (re)빈센&#52012; 카피롤라 현대악보판 2 file Cho Kuk Kon 2009.02.14 8223
3444 여기 링크... 지금은 1970-80 년 1 봉봉 2009.02.14 6418
3443 한일병합 100주년? 3 명왕성 2009.02.12 3724
3442 페페 로메로의 바하 LP 1 file cho kuk kon 2009.02.11 4141
3441 이명박 "신빈곤층 챙겨라" 13 THE CYNICS 2009.02.05 4171
3440 한 두달간은 기타 치기 틀렸습니다! ㅠㅠ 18 jazzman 2009.02.05 4594
3439 개란 동물은... 7 파크닝팬 2009.02.05 3771
3438 원수를 어찌 해야 좋은걸까요? 2 지나가려다 2009.02.04 4537
Board Pagination ‹ Prev 1 ...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