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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008.12.12 23:49

위스키

(*.237.118.155) 조회 수 5517 댓글 7
년말이 다가오니 아무래도 술한잔 하는 모임이 잦게되겠지요.
이즈음에는 와인이나 위스키도 제법 환영받는 듯하므로,
우선 위스키에 대한 상식적인 얘기를 좀 나누렵니다.


위스키

최근 세계 굴지의 종합주류회사인 페르노 리카 그룹은 "슈퍼 프리미엄 스카치위스키인 로얄 살류트 38년산‘스톤 오브 데스티니(운명의 돌)’를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서 출시한다. "고 밝혔다.
시바스 리갈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유명한 제품군을 갖고 있는 이 리카 그룹의 한국 책임자는“ 면세점 판매까지 포함할 경우 한국은 로얄 살류트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나라”라며 첫 출시 지역으로 한국이 선택된 이유를 밝혔다.

위스키가 본격적으로 우리네 주류문화를 파고 든 시기는 반세기 남짓 전인 6.25 한국전쟁 와중이라고 말하면 틀리지 않을 듯하다.
주한미군의 피 엑스(PX)에서 위스키가 흘러나왔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자유당 통치 시절에 조니 워커(Johnny Walker)는 마치 위스키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었다.
특히 병모양이 네모나서 어쩌다 조리대에서 넘어져도 굴러 떨어지지 않기에 여염집 참기름 병으로 무척 인기가 있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위스키를 서너 가지만 살펴본다.
무엇보다 조니 워커를 빼놓을 수 없는데 레드라벨을 비롯하여 4가지의 라벨로 구별된다.
블랙라벨은 스코트 랜드에서 생산된 12년 이상 숙성된 몰트위스키를 사용하여 만든 디럭스 급으로 1994년 스카치위스키(Scotch Whiskey) 탄생 5백주년기념 주류품평회에서 영예의 금상을 수상하였다.
골드라벨(18년)은 조니 워커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하여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블루라벨(30년)은 조니 워커 최고의 술로 스카치위스키 예술의 극치를 구현하는 명품이어서,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모든 병마다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시바스 리갈(Chivas Regal)이 등장한다.
이것은 13세기 말엽 잉글랜드 국왕 에드워드 1세의 침공에 맞서 스코트랜드를 지킨 알렉산더 3세의 용맹한 기사(Chivalry) 로버트의 예기와 시바스 가문의 이니셜을 합성시켜 상표명을 지었으며, 프리미엄급 위스키 중 세계 1위의 판매량을 자랑한다.
그래서 그런지 군사정권 시대에는 위스키 계에도 쿠데타가 일어나 조니 워커를 밀어낼 정도로 대단한 세력을 과시하였다.

밸런타인(Ballantine)이야 말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위스키이다.
저장 년수에 따라 맛과 향의 차이가 두드러진 것이 특징으로 캐나다의 거대주류기업 하이렘 워커사의 자회사인 조지 밸런타인사 제품이다.
발렌타인데이(Valentine Day)와 어감상 친근감이 보태져서 특히 호감을 갖는 듯하다.
한동안 조니 워커나 시바스 리갈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밸런타인이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해진 데는 일화도 있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다음 어느 대통령이 외국을 순방하였을 때 일이다.
만찬에 밸런타인(17년)이 나오자 한잔 들더니“카아, 맛 참 조 오 타”하였다는 얘기다.
그 때 수행한 모 대기업에서 꽤나 많은 수량을 청구하자 밸런타인이 그만한 재고가 없어서 당황하였다는 것이다.
그해 연말에 지체 높은 인사들에게 그 위스키가 골고루 전달되었다는 소문도 들린다.

우리나라에서 시판되는 것은 밸런타인 블렌딩 전문가가 우리나라에 와서 소주를 비롯한 각종 술맛을 보고, 마시는 사람들의 취향을 참고한다고 한다.
국내에 출하된 어떤 위스키는 2종의 몰트위스키와 30여종의 그레인위스키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블렌딩하였다고 들었다.
흔히 블렌디드 위스키에 혀끝만 대보고도 몇 년산인지 척척 맞추는 놀라운 분들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을 방문한 블렌딩 전문가 자신이 특정 위스키를 식별할 수는 있어도 각양각색의 블렌디드 위스키를 년산별로 구별하기는 힘들다는 기사를 신문에 남겼다.

또 버번이라고 하는 아메리칸 위스키도 있다.
톡 쏘는 맛과 더불어 진한 향기가 일품이다.
미국 이민초기에 켄터키 주의 버번에서 스코트 랜드의 이주자들이 만들기 시작한 밀주가 원조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잭 다니엘(Jack Daniel)은 테네시 주에서 생산된 버번이다.
옥수수를 주원료로 썼으므로 지금도 옥수수를 절반 이상 함유하는 것을 버번위스키(Bourbon Whiskey)라 부른다.


위스키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으나 중세기 연금술의 도움을 받아 아일랜드에서 탄생하였다는 얘기가 맞는 듯하다.
연금술은 4세기 경에 이집트에서 시작된 학문으로 이후 스페인에 전파되었는데, 연금술 실험과정에서 무슨 발효액을 넣었더니 알코올 도수가 강열한 액체가 우연히 얻어졌다.
그것이 인류가 증류주(Distilled Spirits)를 체험하게 된 시초라고 전해진다.
이 액체를 라틴어로 아쿠아비타(생명의 물)라 불러 불로장수의 비약으로 다루었다.
12세기경에 이 생명의 물의 제조법이 바다를 건너 북부 아일랜드로, 이어서 스코트 랜드로 전해졌으나 당시는 가정에서 소규모로 제조되었다.
스코트 랜드에서 제조된 초기의 위스키는 갓 증류해 낸 무색투명한 알코올 그 자체로 풍미가 조잡스러워 별 맛이 없는 것이었으나, 밀주시대를 맞이하여 엄청난 발전을 이룬다.
1707년 잉글랜드와 스코트 랜드가 합병되어 대영제국이 탄생한 후, 세원을 확보하기 위해 양조에 종전보다 높은 과세를 부과하게 되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알코올 증류업자들이 하일랜드의 산간에 숨어서 밀주를 제조하게 된다.
이들은 술의 원료인 몰트(맥아,Malt)를 건조시킬 연료로 산중에 매장되어 있는 이탄(泥炭,Peat)을 채취하여 사용했는데 이로 인해 훈연취(熏煙臭)가 배어든 맥아를 발효시켜 단식증류기로 증류한 결과 특유의 향(Smoke향)이 발생하였다.
한편 산간에서 밀주의 판로가 여의치 않아 누적되자 스페인에서 들어온 세리와인의 빈 참나무통을 주워 모아 술을 담아 산막에 은폐시켰다.
얼마 후 술통을 열어본 결과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된다.
통에서 나온 술은 투명한 호박색이었으며, 짙은 향취와 맛이 증류 당시의 술과는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이것이 바로 저장의 동기가 되었으며, 궁여지책의 수단이 도리어 질적 향상을 가져와 그 인기가 날로 높아졌다.
19세기 중반 유럽의 포도가 병충해로 전멸하게 되면서 위스키는 세계적인 술로 발 돋음을 한다.
19세기 말에 연속식 증류기가 발명되자 이를 사용하여 옥수수 등 다른 곡물로 값싼 그레인위스키를 제조하기 시작하였다.
오랜 논쟁 끝에 그레인위스키도 위스키로 인정되자 1853년경에는 몰트위스키(Malt Whiskey)와 그레인위스키(Grain Whiskey)를 섞어 다양한 맛과 향을 내는 블렌디드위스키(Blended Whiskey)가 출현한다.
이윽고 런던의 상류계급마저 선호하게 되자 급성장하며, 나아가 수출에 알맞은 맛과 수요를 충당하여 양산하게 된다.
오늘날 음용되고 있는 위스키의 대부분이 블렌디드위스키 이다.
이와는 달리 글렌피딕(Glenfiddich)과 같은 순수한 몰트위스키도 옛 명성과 더불어 단골을 상대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스코트랜드에서는 각종의 위스키 원액을 일정한 곳에서 증류시켜 보관하고 있다.
블렌디드위스키 제조사들은 종류별, 년산별로 구입한 각양각색의 위스키를 혼합하여 병에 담아 판매하는 것이다.
여기서 각 제조사별 블렌딩의 노하우란 위스키의 스타일 즉 자사만의 특유하고 동일한 맛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영국의 스코트 랜드에서 증류되는 위스키를 총칭하여 스카치위스키라 하며, 그 외에 캐나디안위스키와 아일랜드위스키가 별도로 독자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참고로 위스키는 원액의 숙성 년수에 따라 분류하기도 하는데, 슈퍼 프리미엄급은 15년 이상, 프리미엄은 12년 이상 그리고 12년 미만의 경우 스탠더드 위스키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위스키를 개발하기 시작 하였으나 수년 이상의 숙성에 따르는 재고 증가로 인한 자금부담과 수입원주와의 가격 경쟁력 문제 등으로 1991년에는 생산이 중단되었다. 현재 국내 위스키의 제조는 전량 수입원액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비행기를 타거나 면세점에서나 구할 수 있었던 위스키가 90년대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이제는 주류백화점까지 들어설 정도로 우리네 주류문화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런데 일부 유흥가에서는 아직도 가짜 위스키를 내어놓는다는 기사를 더러 접하곤 한다.
주류백화점에서 이만여 원 하는 것을 십여 만원을 받고 말이다.
참 맛도 모르면서 흥청대는 분위기에 휩쓸려 위스키를 탐하는 부류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부류들이 외국에 나가면 현지에서는 위스키보다 비싼 소주를 꼭 찾는다는 것이다.
World Trade Center 테러사건 이후 지금은 어림도 없지만, 그 전에는 아예 소주 팩을 여행가방에 넣고 떠나는 사람도 여럿 보았다.
우리네 음식은 대부분 소주와 잘 어울린다.
후라이드 치킨이라면 몰라도 닭백숙에 위스키는 좀 그렇지 않을까?
어언간 위스키가 국내 주류 시장을 상당히 잠식하고 있다.
주류제조회사야 두 가지 다 취급하니까 나막신이 팔리던 고무신이 팔리던 문제될 까닭이 없겠으나, 우리네 입장에서 볼 때 맛 좋은 소주를 놔두고 세계에서 열 손가락에 들도록 많은 위스키와 원액까지 수입하는 것이 과연 잘 되어가는 일인지는 모르겠다.


2005년에 쓴 글이므로 약간 시차가 있을 듯합니다.

Comment '7'
  • Jason 2008.12.13 01:38 (*.99.151.218)
    우와~ 정말 최동수님께선 다양한 방면으로 지식이 풍부하십니다. 부럽부럽...

    저는 글렌피딕(Glenfiddich)하구 잭다니엘 제품 싱글배럴, marker's mark 켄터키 버번 위스키를 좋아합니다.

    저녁에 와인이나 위스키를 언더락으로 한잔씩 합니다.
  • 더많은김치 2008.12.13 07:51 (*.20.56.177)
    캐네디언 위스키가 별도의 독자적인 것이었군요..
    몰랐네요. 전 그냥 따라쟁이 위스키라고 생각하고, 싼맛에 마셨는데 ㅋㅋ,
    (근데, 제 의견으로는 부드러움을 추구하시는 분들께는, 캐네디언 클럽과 크라운 로얄은 비추 입니다.)
  • 홈즈 2008.12.13 09:43 (*.138.125.123)
    저는 저니워커블루나 로얄샬루트..발렌타인21년산.......즐겨 마십니다.....
  • 최동수 2008.12.13 10:11 (*.237.118.155)
    루팡 덮처서 뒤로 빼돌린 듯한 감이 잡히누만요.
  • Jason 2008.12.13 13:30 (*.99.134.211)
    홈즈님은 부자인가벼....비싼술만 드시고..
  • 홈즈 2008.12.13 13:55 (*.252.33.235)
    한국에선 소주 마시고 미국가면 위스키를 즐겨마십니다.....ㅋㅋ
  • 홈즈 2008.12.15 09:29 (*.142.217.230)
    루팡님은 약간 바보입니다.....삼국지에서 제갈량이 남만의 맹획을 일곱번잡고 풀어줄때마다

    저한테 위스키를 꼭 선물로 주더군요.......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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