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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151.216.244) 조회 수 6658 댓글 5
아래의 기사는 i-string 기타지에 게재되었던 글로서, 최근 기타제작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본 글의 내용이 혹시라도 다소 도움이 될 것 같아 올려 드립니다.
토레스 기타의 전문 연주자로 널리 알려진 스테파노 그론도나의 인터뷰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스테파노 그론도나와의 인터뷰-

Interview by 스가와라 준(菅原 潤)
번역 : 신정하 (한국기타협회 자문위원)
Guitar Dream 2006년 통권 2호에서 발췌



토레스 기타를 여러 대 사용해서 녹음한 "팔랴/료벳" CD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연주자 스테파노 그론도나를 만나보았다.
세고비아의 그늘에 가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던 료벳에 새로운 빛을 투영한 연주로 평가받고 있는 그론도나는 세고비아의 열광적인 팬이었던 기타소년이었으나 이후 브림을 만나면서 현대음악에 눈을 뜨게 되었으며, 이후 토레스 기타를 만나면서 다시 기타 본연의 가능성에 눈을 뜨게 되었다.
달변인 그론도나씨는 화제가 료벳에 관한 이야기로 이르자 역시 특유의 어조로 힘차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첫 번째 질문입니다. 클래식 기타를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그론도나(이하 SG) : 아직 어린 시절이었던 1960년대, 제 주변에는 많은 소년들이 기타를 연주하였습니다. 저 역시 그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기타가 내는 소리가 좋아서 그 소리를 내어보고 싶어서 어느날 부모님께 기타를 사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열심히 부탁한 덕분에 기타를 얻게 되었지요. 서둘러 코드를 짚는 법을 배워서 할아버지 노래의 반주를 연주하는 정도였지만...
그 이후 집에서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것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께서 안드레스 세고비아의 레코드 앨범을 저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 연주를 듣고 저는 집에서 단지 즐기기 위해 연주하던 기타에서 벗어나, 세고비아가 연주하는 것처럼 기타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졌습니다. 그 레코드에서 느꼈던 감흥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습니다.

- 그 앨범은 세고비아의 어떤 레코드였습니까?
SG : 알베니즈, 그라나도스, 타레가, 밀란, 료벳 등의 작품을 연주한 앨범이었습니다. 유명한 프로베르거의 "지그"는 그 레코드에는 드 비제의 작품으로 적혀 있었지요(웃음). 정말 그 음반에서 나오는 소리를 좋아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왜 그 레코드의 소리가 그렇게 훌륭했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 음반은 2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44년, 하우저 기타에 거트현과 실크 베이스현을 사용하여 뉴욕에서 녹음한 것입니다. 당시에는 음반의 녹음에 사용한 현의 종류에는 그다지 주목하는 사람이 없었지만, 저는 그 분야의 재발견에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오늘날 그 가치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정말 훌륭한 소리입니다.

- 그럼 매일같이 그 연주를 들으셨겠군요...
SG : 매일 1번, 아니 2. 3번은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 저는 마음을 빼앗긴 곳이 또 있었지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였습니다. 이 오페라는 규모가 크고 여러가지 요소들이 많아서 정확하게 파악을 하기 어려운 오페라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매일매일 이 오페라에 매료되어 계속 듣고는 했지요.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제가 연주할 수 있는 악기로 기타가 있었고...

- 기타는 당신의 첫 번째 악기입니까?
GG : 그렇습니다. 그리고 유일한 악기이기도 하구요. 기타를 시작한 수년 뒤 잠시 다른 악기에 흥미를 가진 적은 있습니다. 저는 세고비아의 편곡물을 즐겨 연주하였습니다만 필연적으로 편곡물에는 원곡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 곡을 위한 원래의 악기가 투영이 되지요. 솔직하게 말씀드린다면 저는 피아노가 참으로 매력적인 악기라고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피아노라는 악기 자체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고 피아노의 어법에 끌렸던 것이지요. 피아니스트의 길을 가지 않은 것을 후회한 적도 있으나, 역시 기타야말로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기타가 말하는 언어를 더 좋아합니다. 기타를 통해 많은 경험을 축적하여 기타의 가능성을 스스로 추구해 나가고 싶었습니다.

- 세고비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SG : 앞서 말씀드린 세고비아의 그 레코드는 당시 10살이었던 나의 감각을 일깨워 준 음반이었습니다. 예술가로서의 경력이 쌓이고 성숙한 창의성을 추구하고 있는 오늘날의 제가 다시 그 음반을 들어보면, 그 레코드가 발하는 개성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고비아의 좋고 나쁜 면을 떠나서 말이지요.
처음으로 세고비아를 만났던 것은 23세 무렵이었습니다. 이후 연락을 계속해 왔었구요. 마드리드에서 그를 처음 만났습니다만 곧 그라나다와 영국에서도 만났지요. 1981년 리즈 캐슬에서의 세고비아 콩쿨에도 참가하였고... 영국에서 세고비아는 연주여행차 머물고 있던 호텔로 저를 불러 연주를 듣고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 세고비아는 당신의 연주를 듣고 어떤 말을 해 주었나요?
SG : 당시 저는 완전히 세고비아 스타일로 연주를 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너무 빠르지 않게" 연주하라는 충고만 해 주었습니다. 저는 젊은 시절의 세고비아보다도 더 빠른 템포로 연주를 했었지요. 세고비아가 이야기해 준 것 중에 잊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나는 기타를 연주할 때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음악과 직접 이야기를 합니다. 기타를 통하여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주는 단순히 연주행위가 아니라 사랑의 행위인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세고비아는 제 어깨에 손을 얹었습니다. 그 때의 느낌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 세고비아는 존 윌리암스에게는 "기타의 황태자"라는 찬사을 했습니다만...당신에게는 어떤 말을 해 주었나요?
SG : 저에게는 “예술가"라는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그런 찬사도 중요하겠지만 세고비아에게서 받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격려의 말들입니다. 그는 친절히도 저의 연주가 매우 훌륭하다고 말해 주었으며 음악을 계속하도록 격려해 주었고, 제가 단순한 연주자가 아니라 보다 훌륭한 수준의 기타리스트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한 격려의 말들 덕분에 저는 더욱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런 격려는 어떤한 찬사나 글보다도 나에게는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 그 당시 당신이 사용하셨던 기타는 무엇이었는지요?
SG : 라미레즈! 당시에는 모두 세고비아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죠. 제가 로마에서 지도를 받은 오스카 길리아, 호세 토마스, 호세 루이즈 곤잘레스 선생님들 모두가 라미레즈를 사용하였습니다. 당시에는 라미레즈가 기타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그러나 저는 라미레즈에 흥미를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악기의 소리에 불만을 느끼고 있기도 했습니다. 좋은 라미레즈를 구하기 위해 마드리드의 라미레즈 악기점을 방문해서 많은 라미레즈를 시주해 본 적이 있습니다. 1960년 혹은 1961년에 세고비아가 협주곡 녹음에 사용한 라미레즈는 확실히 매우 훌륭한 기타였습니다만, 다른 라미레즈 기타들은 솔직히 그다지 좋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라미레즈가 저에게 기타를 한 대 선사하였습니다만 그 역시 만족스러운 기타는 아니었습니다. 세고비아 자신도 역시 같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기에, 음반 녹음에 하우저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무렵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일본의 고노 기타도 사용해 보았지요. 나중에는 플레타를 연주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악기에 대한 관심은 깊어갔지만 어떤 기타를 접하여도 결국 라미레즈의 주변에 머물게 되는 셈이었으며, 완전히 제가 납득할 수 있는 기타는 구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기타도 발상 자체가 애초에 같은 음에 기초를 둔 것들이어서, 어떤 의미로는 모두가 같은 기타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1980년 후반에 들어 새로운 음을 시험하던 기타 제작가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루비오, 로마닐료스 등의 제작자를 알게 되었지요. 로마닐료스는 점차 잃어가고 있던 전통적인 스페인 기타의 원래의 소리에 초점을 맞추어 기타 제작을 시작한 제작가 중 한 명입니다. 당시 세고비아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에 있지 않았던 유일한 기타리스트인 줄리안 브림이 선택한 악기가 바로 이 로마닐료스였지요.

- 세고비아의 클래스에서 졸업을 한 것은 언제였나요?
SG : 마지막으로 세고비아를 만났던 1985년 무렵에 저는 처음으로 프로 기타리스트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세고비아의 클래스를 마쳤던 것이죠. 제가 18살이었던 때만 해도 저에게는 세고비아가 유일한 존재였습니다만, 이후에는 레파토리에 바흐도 추가되었고, 헨체의 "왕궁의 겨울음악" 등과 같은 현대음악에도 손을 대기 시작하였습니다. 즉 세고비아의 레파토리 이외의 곡들도 연주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 18살 무렵에는 어떤 일이 있으셨나요?
SG : 줄리안 브림의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했습니다. 작곡가 한스 베르너 헨체가 몬테플챠노의 페스티발에 브림을 초청하였고, 브림은 당시 헨체의 새로운 작품을 헌정받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이탈리아를 방문했습니다.
브림의 마스터클래스에서 저는 바이스의 "로지 백작의 무덤에 바치는 추도곡"과 세고비아 레파토리의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는 폰세의 "남쪽의 소나티네'를 연주했습니다. 연주를 마치자 브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치 진짜 세고비아가 연주하는 것과 같은 연주로군. 그런데 자네 오늘 왜 여기에 왔나?" 그래서 제가 "아무래도 뭔가 좀 다른 것을 찾아서 왔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당시 브림은 막 완성된 로마닐료스 기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기타는 브림의 연주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악기지요. 당시의 브림은 현재의 저의 나이보다 젊었지만 연주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금년(인터뷰 당시인 2006년) 저의 일본 순회 연주에서 같은 악기로 연주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 브림이 소유하고 있던 그 로마닐료스로 말씀인지요?
SG : 그렇습니다. 제가 "남쪽의 소나티네"를 연주했을 때 브림의 무릎에 놓여있던 1973년에 만들어진 바로 그 로마닐료스입니다. 브림이 이 기타에서 뽑아내는 음을 들으며, 저는 많은 것을 배웠고, 또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브림은 최고의 영감을 전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저를 크게 성장시켜준 은인입니다.

- 토레스 기타는 어떻게 접하게 되었습니까?
SG : 마음에 드는 기타를 찾는 것에 다소 지쳐, 제가 원하는 음을 내는 기타를 찾는 것은 더 이상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던 무렵에 라미레즈 악기점에 다시 들렀습니다. 그 악기점의 진열대에는 오래된 기타들의 컬렉션이 비치되어 있었는데 저는 그 악기들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 곳에는 심플리시오와 토레스가 놓여 있었지요. 그 토레스는 1854년 만들어진 것이었고 토레스 모델로는 1기에 해당하는 것이었는데 아마도 그 악기는 현존하는 토레스 중 가장 오래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직접 악기를 만져본 후, 저는 이 악기에서 뭔가를 느꼈습니다. 토레스와 심플리시오 모두 확실히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2대 모두 앞판은 시더가 아닌 스프루즈로 만들어졌고, 따라서 성숙한 음을 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오래된 악기가 과거의 악기가 아니라, 과거로부터 현대에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악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저와 토레스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연주가능한 토레스 등의 역사적 명기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라미레즈의 영향을 그다지 받지 않은 기타도 같이 찾아보았습니다. 당시 스페인의 기타 제작자들은 라미레즈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모든 악기의 전체적인 형상 등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파울리노 베르나베는 매우 훌륭한 제작가이지만, 라미레즈가 1960년대에 구축한 기타 제작정신에 크게 영향을 받은 제작가입니다. 베르나베의 기타는 기타계에 혁신적인 산물을 제공하였으나 결국 라미레즈가 진화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라미레즈 이전의 오래된 악기들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혀진 상황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지요.
라미레즈 이전의 오래된 악기들에 눈을 뜨기 시작한 이후, 루비오, 로마닐료스 등의 제작가와 다시 만났습니다. 그들은 당시 30대의 젊은 제작가들이었고 스프루즈를 사용한 기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저는 루비오의 기타에 라미레즈에는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한편으로는 토레스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면서, 저는 이들 젊은 제작가들이 토레스의 형태를 가진 기타의 역사를 이어나가 주도록 계속 자극하였습니다.
다음은 헤르만 하우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하우저는 기타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로서 토레스의 세계에 독일의 제작정신을 접목시킨 인물입니다. 그의 기타는 결코 스페인 스타일의 기타는 아닙니다. 밸런스가 보다 완벽하였고, 그래서 세고비아의 파트너로서 선택된 것입니다. 기타 제작가로서의 하우저의 역량과 세고비아의 열의가 합해져서 그만큼 훌륭한 음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브림도 로마닐료스 뿐만이 아니라 하우저도 같이 사용하였습니다.

- 토레스를 연주회에 사용하신 것은 언제부터입니까?
SG : 실제로 토레스를 소유하게 된 것은 스위스의 Jacques Vincent를 알게 된 다음부터입니다. 상태가 매우 좋은 토레스를 구하려고 이곳저곳을 탐방하고 다니면서 토레스의 소유자들을 찾아 직접 연주해 볼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 사람들 중 한 사람이 Jacques였고, 지금까지 그와는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 그것이 언제쯤이었는지요?
SG : 199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Jacques는 심플리시오와 엔리케 가르시아에도 관심이 많아서 이 두 제작가의 기타에 관해서도 열심히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가 수집한 기타들 중에는 물론 토레스도 있었고 그 토레스를 나에게 빌려 주었습니다. 먼저 몇몇 연주회에서 이 토레스를 시험 연주해 보았고 이후 "La Guitarra de Torres"라는 음반을 이 악기로 녹음했습니다. 이 음반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고, Jacques와의 우정의 기념비가 된 셈입니다. 이것이 제가 처음으로 사용한 연주가능한 토레스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연주가능한 토레스가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어디든 항상 달려가서 연주해 보았고, 지금까지 15대 이상의 토레스를 연주회장에서 사용하였습니다. 아마도 연주회 이전에 시험해 본 토레스의 수는 2배 이상일 겁니다. 바르셀로나 음악박물관에는 미구엘 료벳이 사용하던 토레스도 있었습니다만, 또한 종이세공(papier-mache)으로 만들어진 유명한 기타도 있었습니다. 박물관의 요청으로 이 2대의 기타를 사용하여 카탈로니아 음악당에서 연주회를 가진 적도 있습니다.

■ 주 : 이 종이세공 기타란 측후판을 나무가 아닌 목재 섬유소를 채운 세공 마분지로 만든 기타로서, 기타에 있어서 전면판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자주 언급되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1862년 토레스작의 기타입니다.
이 기타에 대해서는 기타매니아에 고정석님께서 상세히 내용을 올려주신 적이 있습니다(아래 링크 참조)

http://www.guitarmania.org/z40/view.php?id=gowoon29&page=1&sn1=&divpage=1&sn=on&ss=on&sc=on&keyword=고정석&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79

- 바르셀로나 음악박물관은 이전에 료벳의 전시회도 개최한 바 있지 않습니까?
SG : 제가 바르셀로나 박물관을 방문한 것은 1995년이었으므로 그 전시회가 막 끝마쳤을 무렵일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그 연주회는 그 전시회보다는 조금 뒤의 일입니다.
처음에는 제가 박물관과 직접 전화로 연락을 했습니다. 토레스의 세계에 매료되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하고, 부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토레스를 보여주십사하고 설득을 했습니다. 박물관측이 저의 열의를 이해해 준 덕분에 허가를 받았고 그 이후 지금까지 박물관의 스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박물관을 통하여 저는 잊혀져가는 카탈로니아의 문화와 위대한 기타리스트 료벳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 그리고 그와 더불어 세고비아 이전의 세계에도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고비아는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예술가였기 때문에, 세고비아 이후에 자라난 세대들은 오늘날의 기타가 세고비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에게 있어서도 역시 세고비아는 원점의 의미가 있고 또한 스승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저에게 하나의 교범이었으며 마치 신과 같은 존재였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세고비아가 그어놓은 어떤 의미의 경계가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마에스트로 세고비아의 영향력은 지나치게 크게 작용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오스카 길리아, 호세 루이스 곤잘레스. 호세 토마스 등의 거장들이 세고비아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은 그들이 젊은 시절의 세고비아를 직접 만나서 배웠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지금도 녹음된 음반을 통해 젊은 시절의 세고비아를 접해 볼 수는 있지만, 30세, 나아가 23세 무렵의 세고비아가 어떠한 인간이었는지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고비아의 세계에서 벗어나 카탈로니아와 타레가, 그리고 료벳의 세계를 재발견 해 보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타레가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료벳은 사람들에게 거의 잊혀지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들었던 레코드는 세고비아가 연주한 료벳이 편곡한 그라나도스의 작품 "고야의 마야"가 수록된 음반이었으며, 이 레코드에서는 스페인의 영감이 느껴집니다. 저는 그 1919년에 쓰여진 료벳의 자필 편곡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젊은 날의 세고비아가 료벳, 엔리케 가르시아와 함께 찍은 사진도 남겨져 있는데, 세고비아는 그 당시 바르셀로나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카탈로니아를 방문했을 때, 저는 료벳이 활동하던 당시의 이러한 흐름을 이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시대의 악기인 토레스의 가치를 재발견하였고, 료벳 주변에 존재하던 활동력의 모든 것을 단순히 기타에 관련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당시 카탈로니아의 근대주의자들의 움직임으로서 이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료벳은 모리스 라벨이나 드뷔시, 그리고 같은 지방 출신의 피아니스트였던 비냐스 등과 같은 프랑스 파리의 음악계 명사들과 교류하였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그에 관한 상세한 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은데요...
SG : 누구도 아직 그것에 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것에 관한 글을 써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료벳에 관해 논하려면 그가 살았던 시대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료벳은 훌륭한 기타리스트인 동시에 훌륭한 작곡가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예술전반에 걸쳐 매우 뛰어났던 사람으로서 대단히 지적인 인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는 급격한 시대의 변화에 비해 지나치게 순진한 성품의 사람이었습니다. 료벳의 개성은 매우 복잡해서 결코 기타만을 통해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는 어느 분야이든 매우 깊게 몰두하는 성격의 사람이었습니다. 때로는 기타 이외에도 그림을 그리는 것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연주도 했고 작곡도 하였고... 그러한 것이 그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면도 있었겠지만, 동시에 그 자신에게 있어서 불만족스러운 점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관심이 있는 모든 분야에 있어서 프로페셔널한 경지에 이르고 싶어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상당히 낙담하는 성격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후 스페인 내란을 거치면서, 모든 면에서 낙담한 그는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료벳은 이렇듯 정신적으로는 상당히 연약한 사람이었습니다.

- 료벳은 전성기에 세계 3대 음악가로 불리운 적도 있었습니다만, 왜 이렇게 쉽게 잊혀졌을까요?
SG : 료벳은 30세 무렵에 각지를 순회하면서 성악가, 피아니스트 등 다른 음악가들과 적극적으로 공연활동을 했습니다. 그는 세고비아와 견주어 손색이 없는 커리어를 쌓고 있었습니다. 한편 세고비아의 커리어는 음향매체의 발전에 의해 만들어진 면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료벳의 시대에는 아직 음향매체가 그다지 발전하지 않았던 시기였으므로 훌륭한 녹음을 남기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세고비아의 전성기에는 녹음기술이 거의 실용적인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물론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는 료벳의 녹음도 남겨져 있으며 그 자체가 나름 훌륭하고 흥미깊은 것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녹음에서 전성기가 지난 쇠락의 그늘을 느낍니다. "스케르쪼 왈츠", "소르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등을 작곡할 무렵의 전성기의 료벳을 전해주는 녹음은 현재 남아있지 않습니다. 결국, 진정한 료벳의 세계는 전혀 알 수 없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그론도나씨가 료벳에 관한 서적을 집필하신다면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SG : 저도 하루빨리 집필하고 싶습니다만, 좀체로 글을 쓸 시간이 나지를 않습니다. 아직 조사하고 연구할 것이 많습니다. 카탈로니아의 역사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므로, 음악학자 이상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 스페인의 음악학자 수아레스 파하레스가 훌리안 아르카스에 관한 책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만, 아마도 그가 다음 연구의 주제로 료벳을 택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SG : 납득할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당시의 스페인이 카탈로니아와 카스틸랴, 그리고 그 이외의 지역으로 분단되어 있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스페인에서 카탈로니아를 따로 떼어내서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으면, 카탈로니아 문화의 뿌리나 당시의 분위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사람인 저는 그것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면서 서술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스페인 사람인 수아레스 파하레스도 그것이 가능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군요.

- 그론도나씨의 최신 음반인 "팔랴/료벳" CD는 상당히 평이 좋습니다. 특히 토레스의 음이 매우 훌륭합니다.
SG : 감사합니다. 음반 녹음에 대해서는 제가 재발견하여 녹음한 "리라 오르페오" 합주단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료벳이 22세였을 때 그의 제자들을 모아 이 합주단을 조직하였습니다. 합주단의 편성은 포르투갈형 만돌린(작은 기타 모양의 6코스 악기), 기타, 그리고 저음부를 위한 대형기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료벳은 이 합주단을 위하여 몇 곡의 카탈로니아 민요, 6부 합주를 위한 알베니즈의 "그라나다", 그리고 클래식 작품의 편곡 몇 가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을 모두 이번에 녹음했습니다.
다음은 팔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팔랴의 음악은 프랑스 인상주의 악파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 단순한 스페인 음악 이상의 작품으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료벳은 팔랴와 지속적으로 교류를 하였고 그 결과물로서 "드뷔시 찬가"를 작곡하게 하였으며 또 그것을 초연했습니다. 팔랴는 료벳의 연주에 대단히 감동을 하였으나 아쉽게도 그가 남긴 기타곡은 이 1곡 뿐입니다. 그러나 료벳은 팔랴의 작품 몇 곡을 기타를 위해 편곡하였습니다. 독주용 편곡도 있으나 이중주를 위한 편곡이 특히 훌륭합니다. 료벳이 편곡한 이들 이중주 작품들을 알리기 위하여, 저는 이번에 2대의 토레스를 사용하여 이 작품들을 녹음하였습니다.
"사랑은 마술사", "쿠바풍" 이 두 작품은 료벳이 제자인 마리아 루이자 아니도와 결성한 유명한 듀오를 위해 직접 편곡한 것입니다. 이 작품들은 1920년대 후반까지 계속 연주되었으나 정식 악보로서 출간되지 않은 상태로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이 작품들을 제가 이번에 재발견하여 연주하였습니다. 이 작품들과 더불어 "7개의 스페인 민요"의 자필보도 같이 발견하였습니다. 이 곡은 기타의 레파토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편곡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녹음한 CD를 위해 여러 대의 토레스가 사용되었습니다만, 료벳과 토레스의 관계 또한 중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카탈로니아 지방은 지적이며 매우 감수성을 고양시키는 지방입니다. 스페인 본토보다는 유럽 내륙에 좀 더 가까운 토양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한 감성적인 환경에서 현대에 이르는 클래식 기타의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이라면 클래식 기타와 플라멩코 기타가 함께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겠습니다만 그 당시는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플라멩코 기타가 안달루시아 지방의 것이라고 한다면, 클래식 기타는 카탈로니아 지방의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일례로 아구아도의 경우에도 마드리드에서 살고 있었지만 그 또한 카탈로니아 지방과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토레스라는 새로운 기타가 만들어지게 되자 바르셀로나 지방은 이 새로운 기타를 받아들여 70~80%의 토레스 기타가 이곳에서 팔리게 되었습니다. 타레가가 토레스를 사용하였던 것은 물론이구요. 그러다보니 토레스를 타레가와 료벳과 함께 관련시켜 생각하게 되지만, 실은 토레스는 타레가나 료벳보다 한 세대 전의 인물이지요.

- 훌리안 아르카스의 세대였군요.
SG : 그렇습니다. 아르카스는 안달루시아 태생이지만 그의 음악은 고전적인 내용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도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토레스 기타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토레스의 가능성에 보다 공헌한 사람은 아르카스도 타레가도 아닌 료벳이었습니다. 이러한 점은 료벳이 화음을 다루는 방법에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료벳이 조성을 통하여 악기의 가능성을 시험한 것은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로서 매우 현명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마지막 작품인 "전주곡"에서 보여지듯 그는 의식적으로 조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 "전주곡"은 거의 무조에 가깝지요.
SG : 그렇습니다. 료벳 작품의 특징은 구조적으로는 단순하지만, 조성은 매우 복잡한 면이 있습니다. 저는 료벳이 단지 기타 작곡가로서 뿐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작곡가가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단 아쉽게도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질 못하였던 것이죠. 기타 작품 이외에는 남기질 못하였던 것입니다. 기타는 매우 훌륭한 악기이지만, 동시에 료벳의 작곡을 제한하는 요소로서도 작용하였습니다. 만약 관현악을 위한 작품을 작곡하였더라면 그는 좀 더 그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기타를 위한 규모가 큰 작품이라도 남겼더라면 좋았겠습니다만 소품만을 많이 남겨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 작품들의 내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것들입니다. 료벳은 언제나 자신을 억눌러 온 것 같습니다. 대작을 남기지 않은 그의 내면에는 감수성이 예민한 그의 성격이 원인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기타계는 좀 더 료벳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앞서 아구아도의 이야기가 잠시 나왔습니다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1838년 아구아도가 파리에서 마드리드로 돌아오면서 라브레보트(Laprevott)와 라코트(Lacote) 기타를 가지고 귀국하였다고 합니다.  이 2대의 기타는 통상적으로 그들이 사용하던 기타보다 사이즈가 큰 것들이었을 뿐만 아니라 2대의 디자인도 동일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아구아도가 애초에 이들 기타의 형상을 디자인하여 당시 파리의 2대 제작자였던 라브레보트와 라코트에게 제작을 의뢰하였던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기타들이 마드리드에 들어오면서 그 2대의 기타의 형태가 널리 퍼지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습니다. 그 결과 스페인의 기타는 오늘날과 같은 큰 사이즈의 기타로 변모하게 되지 않았느냐는 추론인데요. 요컨데, 기타 형태의 대형화는 아구아도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토레스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나타나게 되었지 않느냐는 가설을 제가 세워 보았습니다만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SG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작가들이 기타를 크게 만들어 보려고 생각하였다면 그 이유는 바로 울림 때문입니다. 기타의 울림을 개선해 보려는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토레스 기타는 점차 크기가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CD에 수록된 기타 이중주에서 110번, 111번으로 각각 넘버링된 토레스를 사용하였는데, 한 대는 사이즈가 크고 한 대는 사이즈가 작습니다. 각각의 기타가 용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음향은 같은 울림이 나옵니다. 보다 큰 음량을 얻기 위하여 기타를 크게 만들었던 제작가가 있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들은 토레스와 같은 훌륭한 결과는 얻지 못하였다고 생각합니다.

- (질문한 내용에 해당하는 적절한 대답을 얻지는 못하였다고 생각하였지만 다음으로 화제를 돌려) Max Eschig社에서 출간한 료벳의 편곡작품 중에 에밀리오 푸졸의 이름을 붙여 출판한 악보들이 있습니다만 푸졸은 이 작품들에서 어떤 역할을 하였습니까?
SG : 푸졸은 몇 군데 부분적으로 변경을 가했습니다. 원래 편곡이라는 것은 료벳이 이중주 편곡을 한 것과 같이 음을 추가하고 변경하여도 좋은 것입니다. 단 이러한 변경은 원칙적으로는 편곡자 본인이 행하여야 하는 것이기는 하지요... 푸졸은 연주가로서보다는 음악학자로서의 업적이 큽니다. 비우엘라에 처음으로 주목한 것은 푸졸입니다. 기타 이전의 악기인 비우엘라의 재발견에 의해 기타의 레파토리는 한층 더 시대를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업적은 실로 위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작곡가로서의 푸졸은 료벳과 비교한다면 예술적인 관점에서 다소 단순한 면이 있습니다.

- 푸졸은 우루구아이의 작곡가 브로콰(Alfonso Broqua)의 작품도 자신의 운지로 출판하였습니다. 그 작품은 료벳에게 헌정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SG : 그렇지요. 료벳이 많은 작품을 헌정받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료벳과 빌라-로보스와의 관계도 잊혀져 있던 사실 중 하나입니다. 그들은 파리에서 만났고, 료벳은 빌라-로보스의 "쇼로스 1번"을 연주회에서 연주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료벳의 "전주곡"은 조성이 무조에 가까운데 이것은 빌라-로보스의 영향에 의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 료벳은 빌라-로보스의 "연주회용 왈츠"도 연주회에서 연주하였다고 합니다만....
SG : 그렇습니다. 지금은 상당히 가까운 사이로 지내는 Mercedes Crehuet라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은 1935년 만년의 료벳에게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던 분입니다. 그녀는 지금 바르셀로나에서 살고 있으며 현재 86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녀와 9번 정도 만났고 그녀는 료벳에 관한 이야기를 상당히 많이 들려 주었습니다. 그녀가 들려준 이야기 중에는 재미있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녀는 전성기의 세고비아에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받았지만 그녀가 진정으로 사랑하였던 것은 어디까지나 스승 료벳이었다고 하더군요. 세고비아를 "불"에 비유한다면 료벳은 "물"과 같은 사람이었다고 말하기도 했고... Mercedes는 저에게 있어서 그 당시의 세계로 통하는 열쇠와 같은 사람입니다. 그녀의 내면은 아직도 젊어, 당시 일어났던 일들을 단순히 과거의 추억이 아니라 마치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처럼 이야기 해 줍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저도 마치 1935년에 태어난 사람과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젊은 시절의 세고비아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고, 료벳이 지금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죠. 우울하고 까다로우며 때로는 고독하고 또 때로는 무척이나 쾌활하였다는 료벳의 모습이 눈에 떠오릅니다.

- 이번에 출시되는 2매조의 CD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SG : 12월(2006년)에 출시예정인 료벳의 솔로 작품집입니다. 음반의 타이틀은"Respuesta(음반에 수록된 즉흥곡의 제목)"로 할 예정입니다. 2장 중 1장은 모두 오리지널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른 1장에는 "카탈로니아 민요집"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CD는 모두 거트현과 실크현을 사용하여 연주하였습니다. 이것은 오늘날에는 잊혀진 어떤 연주의 방향성을 추구하기 위한 저 나름대로의 결론입니다. 제가 처음 들었던 세고비아의 연주에서 감동을 느낀 것은 연주의 훌륭함 뿐만이 아니라 그것이 거트현을 사용한 연주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거트현은 과거의 유물로 남겨졌습니다. 확실히 거트현은 가격이 비싸고 수명이 짧으며, 습도에도 영향을 많이 받으며 보푸라기를 제거해 주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로 인해 연주자들은 많은 고민을 하였는데, 그나마도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거트현은 입수하기도 대단히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나일론현이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세고비아는 나일론과 거트현의 차이에 대해 그다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생도들은 자연스럽게 모두가 나일론현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거트현은 더 이상 원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1960년대에 들어와 라미레즈 기타가 보급되면서 기타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성을 가지게 되어 거트현 시대의 감각은 거의 잊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대를 살아가는 음악가이지만, 저 자신의 감각에 충실하게 따르면서 결국 거트현의 음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퀼라(Aquila)社의 제품을 제조하는 미모 펠루포(Mimo Peruffo)와 10년간 같이 연구를 했습니다. 첫 녹음을 하기까지 여러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제가 추구하는 이전 시대의 음향은 거트현과 실크코어 베이스의 현에 토레스 기타를 사용하는 조합을 통해서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 료벳 이후에는 어떠한 것을 다루어 보실 예정이신지요.
SG : 페르난도 소르나 나폴레옹 코스트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해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러려면 라코트 기타가 필요하게 될 겁니다. 이 작업은 저로서는 매우 흥미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음악의 흐름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마넨의 환상곡이나 몸푸, 그리고 파이사(Josep Paissa)나 카사도(Gaspar Cassado)와 같은 카탈로니아의 작곡가들에 대해서도 주목해 보고 싶습니다. Paissa는 아르헨티나로 이주를 했습니다만 원래는 카탈로니아 출신의 작곡가입니다.
하지만 역시 아직은 료벳에 좀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라우라 몬디엘로(Laura Mondiello)와의 이중주를 포함한 CD를 녹음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라우라는 매우 훌륭한 저의 제자입니다. 그녀는 저에게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이미 나름대로 연주를 잘 하고 있었지만 오랜 기간 저에게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 이제 인터뷰에 할당된 시간이 거의 다 끝나가고 있습니다. 화제를 좀 돌려 볼까요. 연습은 매일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SG : 기본적으로는 내키는대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일정하게 하는 그런 일과는 따로 정해두지 않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의 자기자신을 재발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자신, 어제의 연습, 내일의 연습 등은 잊어버리고, 지금 현재의 자신에 집중해서 자신을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창 밖을 내다보고 비가 오고 있으면 "오늘은 비가 오는구나", 맑으면 "오늘은 좋은 날씨구나"라고 단순히 생각하곤 하지요. 그러나 거기에서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도대체 어째서 좋은 날인지, 좀 더 "오늘"이라는 날을 느끼지 않으면 안됩니다. 연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케일을 연습해도 좋고 아르페지오를 연습해도 좋고, 어떤 연습을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런 연습을 단순히 기계적인 연습으로 행하게 되면 그것은 자기자신을 패턴화 시켜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어떠한 연습을 하건, 그 연습을 통해 자신을 진화시켜 나가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을 일정한 패턴 속에 가두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 이번 일본 방문 중에도 레슨을 하셨는데요, 학생들에 대해 음악과 테크닉에 대해 조언해 주실 것은 없으신지요?
SG :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자기자신을 지켜나가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음악이 요구하는 일정한 가이드 라인은 지켜나가야 하겠지만, 자기자신을 지켜나가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런 가이드 라인은 어떤 의미에서는 제한이 되는 것이겠죠. 음악을 배운다는 것은 그런 과정을 통해 단련해 나가면서 자신의 개성에 대해 배워 나가는 것입니다. 좋은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음악을 잘 창조하는 사람, 음악의 흐름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 자기자신을 단련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SG : 음악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음악에 충실히 따르고 많은 음악을 접하는 것입니다. 단지 지식만이 아니라 감정, 감각으로 음악을 받아들이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진정한 음악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잘 가려서 선택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순수한 진실에서 만들어진 음악과 단순히 주의를 끌기 위하여 만들어진 음악을 구별해 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단 실제로 그 사람을 만나 잘 확인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맹목적으로 그 사람을 믿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어차피 자기자신을 탐구해 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인터뷰를 마친 이후에도 이야기는 계속되어 결국 2시간을 넘기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제를 바꾸어도 결국 카탈로니아 문화, 료벳의 이야기로 화제는 되돌아왔다. 인터뷰 당시 그론도나씨의 머리 속은 온통 이 2가지 주제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2006년 4월, 그론도나씨가 파리에서 라코트 기타의 연구가를 만났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다음에 진행될 그의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되고 있는 듯 하다. 그론도나씨에게 "취미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니 오랫동안 생각한 후 "역시 기타로군요"라고 대답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Comment '5'
  • 고정석 2008.09.08 15:03 (*.92.51.167)
    음반이나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피상적으로만 알아온 스테파노 그론도나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 최동수 2008.09.08 15:28 (*.11.13.194)
    감사합니다.

    기타에 관한 기사는 그게 제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읽으면 읽을 수록 재미있습니다.

    저도 잘 모르는 글을 쓰는데 붙잡혀서, 약간 지쳐있었는데,
    신선한 글을 만나게 되니 정신이 새로워지는군요.
    길라잡이는 잠시 놔두고, 님의 기사나 읽을까 합니다.
  • 신정하 2008.09.08 15:48 (*.151.216.244)
    재미있게 읽어주신다면 제가 오히려 감사드리구요....
    최동수님께서 길라잡이 글에 올려주시는 많은 제작가들의 인터뷰 내용처럼, 연주자들의 인터뷰도 그들만의 기타에 대한 생각과 접근방식을 알 수 있어 매우 흥미롭습니다.
    각 연주자들의 생각이 어떤 경우에는 매우 파격적인 경우도 있고 또 심지어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두루 읽다보면 "아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그론도나는 토레스와 그 이전이라는 원형에 심도있게 접근을 하는 연주자라, 그의 행보가 제작하시는 분들에게도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 콩쥐 2008.09.08 16:50 (*.161.67.101)
    파리에서 그론도나를 만나 그의 손톱을 봤는데
    끝이 뾰족한 완전이 삼각형의 손톱입니다.
    소리가 딱딱하고 각지게 날것같은 손톱모양에서
    음반이나 연주회장에서 아주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내는 그론도나는 정말 이해불가입니다.
    신정하님의 이 번역은 정말 귀중한 번역자료라고 생각됩니다..감사드려요.
  • Kyung Yoo 2008.09.09 06:46 (*.233.107.244)
    어느 제작가 한분이 Grondona 와 악기에 대해서 의견들을 나누는일들이 제작에 도움된다는 말을 하더군요.

    Bream 이 Romanillios를 비롯한 많은 제작가들에게 영향을 준것같이 Grondona 도 Bream에 뒤를따라
    악기제작에도 연주가로서 많은 공헌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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