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43.135.89) 조회 수 11134 댓글 1
◆ 파야를 연주한 음반



  파야는 인기 있는 작곡가이니 만큼 음반도 부지기수로 많다. 이 많은 음반들에서 옥석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오페라 《허무한 인생》의 전곡을 연주한 음반이 많지 않아 필자가 보유한 2종의 음반만 들어보았다. 파야의 제자인 에르네스토 알프테르(HMV)가 지휘한 음반과 라파엘 프뤼벡 데 부르고스(Angel)가 지휘한 음반이 있는데 어느 것이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연주다. 다만 알프테르의 음반은 모노 녹음이라 아무래도 음질에서 떨어진다는 면에서 스테레오 음반인 부르고스의 연주를 권하고 싶다.

  살루드(Salud) 역은 둘 다 로스 앙헬레스가 맡고 있는데 알프테르 지휘에서 더 싱싱한 가창을 보여주고 있지만 부르고스 지휘에서는 원숙미가 느껴진다. 2막의 아리아 《거기서 그는 웃고 있건만》는 부르고스의 음반이 더 낫다.

  전곡 연주가 아닌 아리아만을 수록하고 있는 음반도 있는데 로빈슨의 지휘와 로스 앙헬레스의 콤비에 의한 음반(EMI CDH 7 64028 2)은 최고의 명연을 들여주고 있다. 1948년도 녹음이라 다소 낡았지만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협연도 최고이다. 《행복은 웃는 자의 것》과 《거기서 그는 웃고 있건만》은 로스 앙헬레스의 연주 중에서 단연 최고로 꼽고 싶다.



  《7개의 스페인 민요》도 많은 음반이 있다. 콘치타 수페르비아(C. Supervia 1895~1936)의 노래(Odeon)는 지나간 세대의 창법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롭다. 하지만 다소 심한 듯한 비브라토가 약간 귀에 거슬린다. 테레사 베르간사의 노래(BIS)는 힘있고 어두운 음색이 곡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는데 표정이 다소 딱딱한 느낌을 준다.

  로스 앙헬레스는 스페인 정서에 맞는 모범적인 노래(Angel)를 들려주고 있는데 육감적인 집시 여인의 체취까지 느껴지는 훌륭한 연주이다. 기타 반주로 편곡한 음반도 있는데 예페스(N. Yepes)의 기타반주 아래 테레사 베르간사는 피아노에서보다 더 멋진 연주를 들여주고 있다. 피아노 반주보다도 기타 반주가 어울리는 건 기타가 스페인의 민속악기이고 이 곡들이 기타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파야의 대표적인 작품인 《사랑은 마술사》도 스토코프스키(Columbia), 장 마르티농(Columbia), 줄리니(Angel), 로젠탈(Westminster), 앙세르메(Decca) 등이 지휘한 음반이 있는데 줄리니의 음반을 추천한다. 오케스트라는 앙세르메가 좋으나 독창자의 가창이 로스 앙헬레스에 비해 스페인적인 감성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어 다소 아쉽다.

  줄리니와의 콤비에 의한 로스 앙헬레스가 부른 《괴로운 사랑의 노래》은 정말 일품이다. 이 노래는 스페인의 전통적인 깐떼 혼도 스타일의 노래인데 스페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정서가 있으므로 스페인 사람이 아닌 경우는 제대로 표현이 어렵다. 《도깨비불의 노래》, 《사랑놀이의 춤》도 절창인데 집시여인의 관능적인 분위기까지 잘 포착하고 있다.



  《스페인 정원의 밤》도 아르헤리히(Erato), 하스킬(Philips), 소리아노(EMI), 라로차(Decca), 카자드쉬(Columbia)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다들 비중 있는 피아니스트들이지만 라로차 여사와 코미시오나 콤비에 의한 연주와 소리아노와 부르고스의 콤비에 의한 연주를 추천한다. 어느 것 하나 기울지 않는 팽팽한 연주다.

  특히 코미시오나의 지휘는 밤의 풍경을 기막히게 묘사하고 있다.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는 옛부터 색채감 있는 이러한 작품에서 두각을 나타낸 만큼 물 만난 고기처럼 지휘자를 잘 따르고 있다. 독주자인 라로차 여사의 연주도 발군이다. 소리아노와 부르고스의 콤비도 훌륭하다. 이들은 둘 다 스페인 음악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가들이라 여유가 느껴지는데 대략 25분이 걸리는 연주시간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음악에 빠져들게 만든다.  



  《삼각모자》도 부르고스(EMI), 앙세르메(Decca), 찰스 메케라스(Vanguard), 로진스키(Angel), 헤수스 아람바리(Columbia), 엔리케 호르다(Hallmark), 불레즈(Columbia), 줄리니(EMI), 헤수스 코보스(Claves) 등이 지휘한 음반이 있다. 이 중 부르고스와 앙세르메를 추천한다. 부르고스는 원래 독일인이었지만 스페인이 좋아 귀화한 만큼 스페인 음악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앙세르메는 오케스트라로 그림을 그린다는 지휘자니 만큼 오케스트라를 다루는 솜씨가 뛰어나다. 독창자로 나오는 수잔 당코의 귀여운 노래도 좋다. 이 작품은 유난히 스페인의 여러 가지 춤곡이 많이 나오는데 '방앗간집 마누라의 춤'은 판당고(Fandango)라는 춤곡을 토대로 한 것이고, '이웃사람들의 춤'은 세기디야(Seguidilla)라는 춤곡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 곡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방앗간 주인의 춤'은 파루카(Farucca)라는 아주 격렬한 춤으로 기타곡으로 편곡하여 자주 연주되고 있다. 헤수스 코보스가 지휘한 음반(Claves)은 이 곡의 원곡인 《시장과 방앗간집 마누라》을 연주하고 있는데 이 두 곡을 비교해서 들어보면 작곡가의 개작과정을 짐작해볼 수 있어 무척 재미있다.



  《페드로 주인의 인형극》, 《쳄발로 협주곡》, 《아틀란티다》는 음반이 많지 않고 아직 CD로 나온 음반이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 파야의 작품 중 연주기회도 많지 않고 그리 인기 있는 곡들이 아니라서 CD녹음은 한참을 기다려야할 것 같다.

  《페드로 주인의 인형극》은 아르헨타(London)와 에르네스토 알프테르(Ducretet Tomson)가 지휘한 음반이 있는데 아르헨타의 녹음을 추천한다.

  《쳄발로 협주곡》역시 2종의 음반이 있다. 아르헨타(London)와 불레즈(Columbia)가 지휘한 음반이 있는데 아르헨타의 음반은 《페드로 주인의 인형극》과 같이 커플링이 되어 1장의 음반으로 둘 다를 들어볼 수 있어 좋다. 다만 LP녹음이라 음반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흠이다.

  파야의 미완의 대작인 칸타타 《아틀란티다》는 그의 제자 에르네스또 알프테르(E. Halffter)가 완성하였는데 EMI에서 1978년 LP로 녹음하였다. 라파엘 프뤼벡 데 부르고스의 애정 어린 지휘가 담긴 음반을 추천한다.
Comment '1'
  • 2004.04.06 00:15 (*.105.92.6)
    오늘 들어본 알바로 삐에리의 음반에 바로 파야의 곡이있더군요..
    정천식님의 파야에 관한글이 생각나 더 귀기울여듣게 되더군요.
    cancions populares espanolas for violin and guitar 라는곡인데
    호타, 아스투리아스, 폴도등등 귀에 익은 정열적인 멜로디가 들렸어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4 엘튼 존 jazzman 2004.09.25 8069
1133 마이클 호페의 'beloved' 2 돈이 2004.09.19 11377
1132 한줄만 더. 37 ZiO 2004.09.18 10625
1131 민중음악의 생명력이 살아 숨쉬는 사르수엘라 7 file 1000식 2004.09.16 13401
1130 마리나 음반사진 16 file 1000식 2004.09.16 10563
1129 자신의 순결을 뿔로 범하게 될 젊은 처녀 30 file 1000식 2004.09.16 12618
1128 제가 갈브레이쓰의 연주를 좋아하는 이유~ 18 seneka 2004.09.15 8113
1127 나의 꿈, 나의 사랑 스페인음악 7 1000식 2004.09.14 10445
1126 갈브레이스의 샤콘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세요? 43 file 1000식 2004.09.13 14274
1125 -- 제가 생각하는 갈브레이스의 샤콘느, 그리고 옜날 음악~ 26 오모씨 2004.09.14 11009
1124 [re] 내사랑 폴 갈브레히쓰. 6 2004.09.13 8554
1123 갈브레이스가 사용한 악기에 대하여 12 file 1000식 2004.09.13 11506
1122 갈브레이스의 연주 모습 5 file 1000식 2004.09.13 10230
1121 석달 전쯤 갈브레이스의 모습... 5 file 아이모레스 2004.09.13 8899
1120 He loves you so 1 file 김동훈 2004.09.11 9134
1119 Milonga(Jorge Cardoso) - 곡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s2govia 2004.09.09 9242
1118 Bach fuga in A minor 줄리안 브림 51 file niceplace 2004.09.01 13036
1117 [re] Bach fuga in A minor 줄리안 브림 5 file 이웅재 2004.09.02 11183
1116 카렌 4 우러라 기타줄 2004.09.02 10471
1115 segovia 샤콘느 51 file niceplace 2004.08.31 11743
1114 [re] 이건 MCA 랑 무슨 차인지... 2 file 찾던이 2004.09.01 9277
1113 [re] 녹음기술 6 niceplace 2004.09.01 7571
1112 Segovia의 샤콘느 - EVEREST 녹음 8 1000식 2004.08.31 9611
1111 [re] segovia 샤콘느-CD 18 file niceplace 2004.08.31 8725
1110 기타역사에는 누구의 이름이 기록될까..요?........... 2 2004.08.29 8007
1109 혹시 1 안녕하세요^^ 2004.08.12 9390
1108 Fantasia(S.L.Weiss) 에 대한 곡설명을 알고 싶습니다.( 뱅이 2004.08.12 9922
1107 롤랑디옹 flying wigs에 대해서.. 3 kanawha 2004.08.03 7811
1106 앤드류요크의 4중주곡 Spin 가지고 계신분 없나요? 2004.08.02 7461
1105 뿌욜의 땅벌... 기타사랑 2004.08.01 7968
1104 듀엣곡 좋은 거 뭐 없을까요? 1 병신이 2004.07.30 9334
1103 티비 cf중에서 '보성녹차'에 나오는 음악의 제목을 알고싶습니다~ 챠우챠우 2004.07.21 10098
1102 (박자와 관련하여..) 흐름을 깨서 죄송합니다. 40 포에버클래식 2004.07.11 13713
1101 Dust in the wind - Kansas 1 gmland 2004.07.03 10741
1100 Stairway to Heaven 9 gmland 2004.07.02 10518
1099 추억의 스카보로우 10 LSD 2004.06.30 9404
1098 Scarborough Fair 영상시 2 고정석 2004.07.02 7736
1097 [re] 스카보로우의 여인 19 gmland 2004.07.01 9490
1096 장대건님 연주회 끝난 후 이야기 한 토막 2 으니 2004.06.21 7085
1095 하프의 마음, 하프의 영혼 사발레타 정천식 2004.06.19 12716
1094 사발레타가 연주하는 알베니스의 말라게냐 1 정천식 2004.06.19 9311
1093 여섯개의 은빛 달빛, 망고래의 생과 시간들. (리차드 디. 스토우버) 3 file 데스데 리 2004.05.24 7437
1092 20세기를 예비한 바이올리니스트 - 사라사테 5 정천식 2004.05.11 14709
1091 클래식 기타곡좀 추천해주세요... 5 kalsenian 2004.05.05 9073
1090 [질문]Paco de Lucia의 Fuente Y Caudal 1 의문의 2004.04.30 9986
1089 모든 기타협주곡에 대하여 수배령을 내립니다. 59 정천식 2004.04.20 13693
1088 탱고와 아르헨티나 민속문화 5 file 정천식 2004.04.17 13570
1087 [요청] 브라우워의 곡중 Suite No.2 Mebae는? 6 file 옥용수 2004.04.12 9992
1086 저작권에 관하여...(FAQ).. 2004.04.11 7730
1085 [퍼온글] 기타와 다른악기와의 쉽지않은 중주에 관하여...(오모씨님의 글) 5 2004.04.11 9063
1084 디용 전주 황추찜닭 공연 후기. 17 오모씨 2004.03.31 11407
1083 변태가 되어가는 나의 귀....... 27 오모씨 2004.04.02 9927
1082 안녕하세요. 숙젠데..^^; 도레미파 솔라시도.. 이름의 유래에대해 알고 싶습니다. 6 hesed 2004.04.06 10112
1081 Ut queant laxis(당신의 종들이) 악보 2 file 정천식 2004.04.07 12372
»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4) 1 정천식 2004.04.02 11134
1079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3) 2 정천식 2004.03.29 9428
1078 파야 - 시장의 춤(오케스트라) 정천식 2004.03.30 10866
1077 파야 - 시장의 춤(기타연주) 정천식 2004.03.30 9878
1076 파야 - 물방아꾼의 춤(오케스트라) 정천식 2004.03.30 10133
1075 파야 - 물방아꾼의 춤(기타연주) 정천식 2004.03.30 9612
1074 몇자 안되는 간단의견 넘 아까워서 퍼왔습니다......."무한이 확장되는 경험 2004.03.28 7610
1073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2) 3 정천식 2004.03.26 9348
1072 LAGQ - 파야의 괴로운 사랑의 노래 정천식 2004.03.30 9489
1071 파야의 도깨비불의 노래 정천식 2004.03.26 11334
1070 LAGQ - 파야의 도깨비불의 노래 정천식 2004.03.30 8991
1069 파야의 폴로 - 수페르비아의 노래 정천식 2004.03.26 9992
1068 파야의 폴로 - 예페스의 연주 정천식 2004.03.26 9499
1067 파야의 폴로 - 후쿠다 신이치의 연주 정천식 2004.03.26 9999
1066 역시~디용.....Roland Dyens 의 인터뷰.............(97년 soundboard잡지) 8 맹구 2004.03.23 8383
1065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1) 2 정천식 2004.03.23 9563
1064 파야의 스페인 무곡(기타2중주) 정천식 2004.03.24 10698
1063 파야의 스페인 무곡 오페라 버전 정천식 2004.03.23 10394
1062 바하곡을 연주한다는 것... 23 황유진 2004.03.17 8150
1061 세고비아 & 망고레 41 지어 ㄹ 2004.03.17 19009
1060 인류 평화의 염원이 담긴 새의 노래 4 정천식 2004.03.15 9126
1059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4) 정천식 2004.03.14 9541
1058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3) 3 정천식 2004.03.13 9221
1057 [re]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3) 2 정천식 2004.03.14 8509
1056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2) 1 정천식 2004.03.11 8748
1055 질문. 6 진성 2004.03.11 7619
1054 [re] 질문. 2 file 정천식 2004.03.11 9833
1053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1) 7 정천식 2004.03.10 10188
1052 [re] Omar Bashir의 우드(Oud)연주.. 4 옥용수 2004.03.11 8412
1051 타레가의 "무어인의 춤" 3 정천식 2004.03.10 10925
1050 커트코베인과 클래식기타 10 한민이 2004.03.09 8728
1049 근데...음악성이란게 정확히 뭘 말하는거에요? 19 마왕 2004.02.06 8277
1048 [re] 음악성.........꼬추가루 넣은 안동식혜. 4 2004.02.06 7466
1047 [re] 근데...음악성이란게 정확히 뭘 말하는거에요? 8 ... 2004.02.06 7611
1046 밑의 글들을 일고... 18 vandallist 2004.02.06 8277
1045 [re] 밑의 글들을 일고... 푸하하하하 2006.01.21 7171
1044 위의 글을 읽고... 6 지나가다 2004.02.06 8231
1043 [re] 답답... 21 답답... 2004.02.06 7713
1042 [re] 커트 코베인이 뭘 어쨎길래.. 1 마왕 2004.02.06 7348
1041 한말씀만... 4 file jazzman 2004.02.06 8893
1040 테크닉과 음악성에 대한 이런 생각도 있습니다.. 15 seneka 2004.02.05 8166
1039 쵸콜렛을 좋아하세요?(3) 정천식 2004.03.04 8910
1038 쵸콜렛을 좋아하세요?(2) 정천식 2004.03.03 8903
1037 쵸콜렛을 좋아하세요?(1) 정천식 2004.03.02 8354
1036 스트라디바리 사운드의 비밀, 기후 탓?[잡지 월간객석에서 퍼옴] 9 김동선 2004.02.29 7891
1035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큰 별, 알베니스(3) 3 정천식 2004.02.26 9662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