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6 11:41
인터넷에 떠돌던 사진 한 장...
(*.255.174.172) 조회 수 5377 댓글 19
기타의 몇 호수와 브랜드,그리고 보다 더 정교한 소리를 쫓는
요즘 시대에
참 많은 걸 느끼게 하는 사진입니다.
한 때 인터넷을 떠돌던 사진이라 거의 다 보셨으리라 생각되네요.
아주 오래 전
기타 한 대 살 엄두조차 못 낼 적에 바로 위에 형님이 빌려온 낡은 기타로
세광음악사에서 나온 가요책의 운지표를 보며 코드를 치던 생각이 듭니다.
저의 최초 시작곡이 아마도...
'뜸북새'일 겁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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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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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네요..기타 헤드를 보니까 자꾸 헤르만하우저 악기가 생각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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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 마음이 짠하네요
저도 예전에 기타가없어서 스티로폴 짤라 7프렛까지 만들어 음계연습했던 기억이.. -
cigarbox 기타 라고 해서 저거 비슷하게 생긴게 있긴 한데요.
저건 쓰레기더미에 버려진 기타에서 넥과 브릿지만 떼어내
나무박스에 들이 붙인거네요. 저렇게 하면 소리는 납니다. ^^
굽어진 할아버지의 등을 보니 살아온 날의 고난이 보이는군요. -
개인적으로 인터넷상에서 이사진을 보고 참...마음이 서글펐던 기억이...
노인의 모습과 노인의 처지와 비슷한 기타의 모습
상대적으로 젊은이들의 모습과 그들이 연주하고 있는 바이올린이 눈에 띄면서...
기타라는 악기는 왠지... 소외당하고 주변에서 맴도는 듯한 느낌...
휴~~ 좀 그랬습니다. -
지난 달에 100호 기타를 구입했는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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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까지 단정히 입으시고 청중들에게 예의를 갖추시느라 신경을 많이 쓰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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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을 다시봐도 좋은사진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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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자의적 해석을 해 봅니다.
가난한 기타의 모습과
할아버지의 남루한 모습은(비록 양복은 갖추었더라도) 제도권에서 완전히 소외된 존재라는 것을 나타내주는 것 같고
제대로 된 악기를 갖춘 여성들은 비록 할아버지보다는 처지가 좋아 보이지만
연주의 장소가 '연주회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왠지 제도권에서 소외되어 있는 듯 합니다. 자의에서든 타의에서든(영화 '바이올린 플레이어'가 생각나지요?).
뭐랄까.....벤츠나 아우디만 취급하는 귀족들의 세계에서
아반테나 프라이드의 처지를 부러워하는 리어카의 관점이랄까.
물론 100% 자의적 관점입니다. 다소 삐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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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위 사진이
현실을 잘 반영한 작품같다는거죠......
누구나 비슷하게 그 현실을 사진으로부터 직감적으로 느끼기에... -
나는 가진것 없다. 그래도 직장에 나갈때는 양복을 입고 간다. 나의 직장은 거리라는 곳이다.
내 악기는 소리가 작다. 바이올린처럼 야외에서 연주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후미진 골목에서...
소리가 잘 울릴수 있는곳... 성당의 입구.... 그리고 지하철 환승터널에서 연주한다...
나는 오늘 동전 100개를 긁었다. 100달러가 아니다. 10달러이다. 가끔씩 넉넉한 할머니
성당 미사가 끝나고... 받은 영발에 1달러 지폐를 넣어 줄때도 있다. 그러면 나는 예수님이 나의 빵을 위해
준것임을 느낀다. 그런날은 아내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를 사갈수도 있을지 모른다.
사람들은 그냥 지나친다. 가끔 멀치감치에서 동전하나 툭 던져준다. 가끔은 사람들보다.. 개가 잠깐 멈춰
음악을 듣거나 짖어댄다. 그러면 맹인견에 끌려가던 할머니가 10달라를 주기도 한다.
나의 연주는 초라하다. 나는 안다. 조율도 안맞고... 음악적 해석 같은 것은 없다... 박자도 마음대로 연주한다.
그래도 항상 박자가 같은것을 보면... 아예 악보를 읽지 못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래도 오타는 절대 없다. 1곡은 10000번은 쳤기 때문이다. 나는 내 연주에 돈을 던져주는 사람은.... 다만 동정임을 안다. 나의 생계에 동정하는 것이다.
나는 그런 동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집에 빵을 가져 갈 수 있다. 그래서 정중하게 양복을 입고 다닌다. 동정과 존경이 섞이게 하는 것이 나의 마케팅 전략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음악에 대한 예우이다. 나의 빵에 대한 예우이다.
사람들은 내가 기타 살 돈이 없는지 안다. 물론 지금은 없다. 하루에 한끼를 굶으면 아마도 몇달 후에는 살수 있을지 모른다. 세고비아 10호로... 그래도 내 기타가 신기하여서인지 동전이 많이 던져진다.
그래도 거리에서 저렇게 음량이 크고 훌륭한 악기의 연주를 들을때면... 내 악기의 초라함도 느
끼지만... 그것보다도 좋은 기타를 가져서 좋은 연주로 하루에 30달라씩 벌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나는 저런 연주자를 보면서 많이 배운다... 나의 집에는 텔레비도 없어서 연주는 라디오로만 가끔 듣는다. 나는 음악을 정식으로 배운적이 없다. 거리가 나의 음악 스승이다. 스승은 나에게 빵을 준다
줄도 간지 1년 됐다. 4번줄 끊어지면 국산 세고비아로 간다.
4번줄 말 올해 5번 갈았다.
언제까지 기타를 연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들 학교도 다 못 보냈다. 다들 중학교 중퇴했다.
나는 직장에서 가끔 쫓겨난다. 국가에서 쫓아낸다. 거리를 어지럽힌다고... 직장에 매일 출근하고 싶다.
비가 오는 날... 너무 추운날... 은 공휴일이다.
이제 5년후엔 연주하지 못할것이다. 의료보험 같은것도 없다. 연주하지 못해 빵을 못구하면
아마도 거리에서 굶어 죽을지도... 어차피 굶어 죽기는 마찬가지이다.
나는 음악을... 아니 노래를 좋하는 한다. 그러나 특별한 의미는 없다. 그러면서도 전부이다. 내 존재의 전부...
내가 사리지면... 또 다른 걸인이 내 자리에서 음악으로 구걸을 할 것이다.
내가 1년이라도 초등학교에서 음악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면... 지금처럼은 초라하지 않을지도...
소설을 써 봤습니다.^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할아버지의 표정이 궁금합니다. 뒷모습..굽은 등,... 남루한 기타..
밝은표정의 젊은 연주자들.. 젊으니 거리에서 평상복차림으로 일상에 구애받지않고 저런 자유로운
연주를 할수있는거고
젊다. 늙었다.
앞모습과 뒷모습..
이것만 봐도 이 사진이 의미하는것이 뭔지..
그냥 봐도 안타깝고 측은한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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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케티님 책 내시면 제가 한권 살게요.
독자한명 확보 !!!!!!!!!
동전모아 집에 있을 아이들 빵사준다는거 감동입니다.... -
처음 보는 사진이고...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진입니다..
스파게티님의 짤븐 소설도 너무 가슴 아련하고...
보는 사람마다 짧은 소설을 머리속에 떠올리게 하는 멋진 하나의 이야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놔ㅋ 애처러운 심정으로 댓글을 읽다가.. 4번줄 끊어지면 국산 세고비아로 간다.. 에서 너무 웃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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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저 어깨에 걸린 끈 좀 보세요.
아플텐데,누가 끈이라도 바꿔주었으면.... -
멋진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댓글에 할아버지 표정 궁금하시다는 분 글을 보니
갑자기 생각난 엽기 반전..
할배왈 " 내자린데..." ㅋㅋ;; -
많은 상상을 하게 해주는 이 사진에 예술점수를 100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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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가,,, 스산한 미소가 어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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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스파게티님 눈물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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