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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005.01.11 23:25

감정의 과잉

(*.106.199.10) 조회 수 3746 댓글 17
  얼마전에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봤당..
배경 좋고,
커뮤니케이션의 도구 기발하고(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에서는 편지,이 영화에서는 소니의 워크맨),
여쥔공 참하니 예쁘고,
무엇보다 남쥔공의 고딩때 모습이 별로 안잘생겨서 친근감도 느끼고...--..--a;;;

중간까지는 참 잼나게 봤다.
그런데...
중반 이후부터 시작되는 눈물바다 모드...
뭐, 연인의 죽음을 다루는 영화이다 보니 어디 눈물이 빠질수야 있으련만,
다만 연인이 죽은 후 지나가버린 17년의 세월은
첼로의 비통한 슬픔보다는 기타의 아련한 눈물 한방울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내게는 연인이 죽은지 17년이 지난후의 비통한 눈물은 좀 거시기하다는 생각이 들어
중반 이후에 약간만 눈물을 자제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아기자기하고 극적인 재미는 영화가 낫지만
개인적으로 소설이 더 와닿는 것 같았다...특히 쥔공이 다니던 중학교에서 여쥔공 아키의 뼛가루를
해지는 봄날 오후에 벗꽃날리는 교정속에 날리는 장면...아...ㅜ..-

예전에 이현세의 만화가 원작인<지옥의 링>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이 영화도 눈물이 바다를 이룬다...
보신 분은 아시다시피 쥔공 까치가 마지막에 맞아 죽는데(-..--;;)
까치의 시신을 부둥켜안고 울부짖는 엄지(전세영이라는 배우가 엄지역을 맡았던 걸로 기억난다)...
그런데...
기억이 정확한지 잘 모르겠다만,
거의 10분 정도를 울고불고 난리부르스를 추는게 아닌가...
"까치야~~(ㅠ..ㅠ)~"
절규하는 엄지의 마지막 모습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고...
난 그때 알았다...
배우들의 과도한 눈물은
유감스럽게도 내겐 하품을 유발할 뿐이라는 것을.
세월지나 최지우랑 권상우랑 울고불고할때도
마찬가지 느낌이더라...--..--;;

난 왜 눈물범벅 무비에는 심한 거부증세를 일으키는 걸까.
측근의 죽음은 몇번인가 지켜봤는데도.

아주 옛날이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선샤인>이라는 제목의 시리즈물 중의 하나를 봤었는데
마지막 장면이 대충 이랬던 것 같다.
애인이 죽을 병에 걸렸다....숨넘어가기 일보직전이다...
남자가 애인의 아이(아마 자기의 친자식이 아니었던 것 같다)를 품안(정확하게는 외투 안)에 안고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질주한다.
그러다가 얼마후에 집앞에 오토바이를 세우더니
물끄러미 집을 한번 쳐다보더니
이 한마디를 남긴다.
"...아마...지금쯤 죽었을거야..."
그러더니 집안에는 들어가보지도 않고 걍 오토바이에 애 태우고 또 달린다...
그리고는 엔딩 크레딧...--..--;;;

아마 연인을 죽음을 옆에서 지켜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랬을거다...

어쨌거나...
어린 내겐 이 무쟈게 절제된 마지막 장면이 마음에 팍 꽂혔던거다...

이런 영화 또 있었다...
<굳바이 마이 프렌드>라고,
마지막에서 병원에서 의사들 골탕먹이려고 시체놀이 하던중에
진짜로 죽어버리는 쥔공의 칭구.
장례식장에서 쥔공이 신발을 한쪽발에만 신고 나왔을 때
쪽팔리지만 진짜 무쟈게 울고 싶었다..ㅜ..-
옆에서 같이 보던 친구들 눈치보느라 울지도 못하고...참..나...

어디서 본 에세이인데
어느 화가에게 이세상에서 가장 슬픈 모습의 사람을 그리라고 했더니
눈물 범벅된 모습을 그린게 아니라
그냥 팔로 얼굴을 감싸고 머리를 두다리속에 파묻은 모습을 그렸단다.

과거지사중 하나인데...--..--;;
지금보다 한참 어렸을 때
무쟈게 좋아하던 여친이랑 마지막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Crying in the rain했다는거 아닌가...--..--;;
빗속에선 울어도 그게 눈물인지 빗물인지 콧물인지 알바아니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참 그런 맘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약간의 후끈거림이 뺨위를 활키고 지나가는거다...
이건 그래도 남몰래 흘린거니까 그다지 거시기하지는 않지만
뇨자 앞에서 흘린 눈물 생각하면
지금도 자다가 벌떡 깬다...
흐미...쪽팔려라...

눈물을 남자의 수치로 여기는 문화(남자는 생전에 세번만 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에서 자란 나같은 넘은 기억속의 눈물조차 어쩔때는 싹싹 지워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어쩔 땐 눈물콧물이 지나간 기억을 좀먹으니까..
캔디도 울지 않거늘...--..--;;

어쨌든 그리하여 내겐
과도한 눈물은 세월지나 부끄러움으로 대체(?)된다...는, 좀 이상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간혹 집에서 슬픈곡을 녹음할 때,
어쩔 땐 이유모를 자뻑/과잉감정 모드에 취하여
과잉루바토로 기름칠을 하는데
녹음 다 한 후에 들어 보면
이건 딱 '까치 죽은 뒤 엄지의 10분간의 눈물범벅' 그 이미지인거다...
연주할 땐 나름대로 감정이 들어간 연주라고 생각했건만
돌아서서 들어보니 신파도 이런 신파가 없는거다...
쪽팔려서 몽땅 삭제...--..--;;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루바토 쓰면 아니된다는 애기 절대 아니다...--..--;;
(어떤 곡엔선 루바토 안쓰면 꼭 철인 28호가 연주한 것 같으니까..)

앞으로도 바램이 있다면
내 연주는 다소 부족하고 후져도,
딱 '지금쯤 죽었을거야...' 이 정도만 되었음 좋겠다...












   ▧
Comment '17'
  • 아. 2005.01.11 23:41 (*.243.216.201)
    정말 감동적인 글이군요. 특히 (▧) ←이 부분이요. -_-"
  • 아. 2005.01.11 23:45 (*.243.216.201)
    혼자 우는 건 괜찮은데... 누가 보면 엄청 쪽팔려요, 저도. 항상 젤~ 고치고 싶은 것 중 하나예요. 잘 우는 것이..-_ㅜ
  • 아. 2005.01.11 23:50 (*.243.216.201)
    저도 저 자신의 감정과잉이 싫어요. 그런 사람도 별루고... 특히 애정문제에 있어서 감정과잉인 저 자신은 자괴감.. 모멸감.. 수치심.. 완전히 이런 느낌을 주죠.

    저도 앞으로 바램이 있다면...
    제 사랑이 다소 부족하고 후져도...
    제발, '지금쯤 죽었을 거야...' 이 정도에서만 그쳤으면 좋겠어요.
  • ZiO 2005.01.11 23:56 (*.106.199.10)
    저두요...ㅜ..--
    내 머리속에 지우개만 있다면 몽땅 쓱싹 쓱싹~~

    뭐...이젠 연애기는 다시는 찿아올 수 없을 뿐더러(찿아오면 큰일남--..--;;) 마음이 사막화 되어서 그럴일도 없겠지만요...
  • 그러니까 2005.01.12 00:01 (*.250.93.206)
    전형적인 남자시군요?
    남자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여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거죠
    여자들이 왜 그렇게 오래 전화통화를 하는지..등등..
    정신적인유대감을 중요시하기때문에 드라마의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해 눈물지으면 남자들은 비웃죠...
    말도안되는 에스에프영화보며 환호하는 주제(?)에...
    뭐 이렇게 말했다고 제가 마눌님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뜻은 아니구요.
    루바토도 남자한테는 안먹혀도 여자한테는 먹힐수가있고 감정과잉의 데드라인도 상대에따라 천양지차.
  • 아. 2005.01.12 00:03 (*.243.216.201)
    저는 여잔데요. 그러니까님은 여자의 마음을 이해 못하시는 듯..^^;;
  • ZiO 2005.01.12 00:04 (*.106.199.10)
    우씨...들켰당...
    팀버튼의 <화성침공>보면서 얼마나 환호했덩가...(--..--;;)
  • 아. 2005.01.12 00:05 (*.243.216.201)
    전 전화통화 짧게 해요. 왜냐...전화세 많이 나올까바 넘 겁나서..-_-"
    루바토가 여자한테 먹힐까요? 흠.. 글쎄요... 적당히 넣는 건 반드시 필요하고 과도하게 넣는 것은 절대 피해야 겠죠. 느끼할테니까요^^;;
  • ziO 2005.01.12 00:06 (*.106.199.10)
    앞으로 과잉루바토를 리마리오루바토로 칭하겠습니다...(--..--;;)
  • 아. 2005.01.12 00:09 (*.243.216.201)
    후후^^ 열두시 넘었고 눈이 막 감기네요. 채팅 잼있는데 자야겠어요. ^^
    글고 오늘부터 나의 좌우명은 "마음의 사막화"로 결정했어요! -_-)/
    안녕히 주무세요, 지얼님~^^
  • ziO 2005.01.12 00:10 (*.106.199.10)
    그러지마시고 "마음의 사막의 우물화"로 하셔용...
    안녕히 주무셔요~^^
  • 그러니까 2005.01.12 00:25 (*.250.93.206)
    저는 눈물마른넘님의 글에대한 리플이었구요.
    속으로는 여성적이지만 페미니즘에 젖어 남성화된걸로 가장하시는 여성분들빼고,
    일반적인 여성분들에 대한 내용이었구요.
    아.님 말씀처럼 저는 남성이라서 여성들을 이해못하는게 맞구요 (그러니까 부부싸움을 하겠죠?)
    방송국에서 시트콤방청객을 여성만 쓰는이유는 감성(눈물)이 메말라 박수도 안치고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남성들을쓰면 음향효과가 제로이기 때문이죠.
    여기서 리플달며 말장난하는 것조차도 남성적이기 때문이죠. 여성분들은 이런사이트 별로 좋아하지 않을껄요?
    가끔들려도 리플달기보다는 죽~훌터보고 나가버리겠죠... 차라리 친구들이랑 채팅을하지.
  • 아. 2005.01.12 00:50 (*.243.216.201)
    매냐에 글 쓰는 분들이 대개 남성분들이신 듯 한데... 매냐 올라오는 글들이 냉철하고 이성적인가...음... 잘 모르겠다. -_-""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비몽사몽혼잣말...)
  • 까치 2005.01.12 00:52 (*.238.78.39)
    쭈삣~
  • 한민이 2005.01.12 01:15 (*.92.79.116)
    지옥의링은 만화책이 더 슬퍼여.. 전 만화책보다가 울뻔했죠..

    까치는 돈을 벌기위해서 뚜드려맞죠.. 맨날.. 뚜드려맞다보니.. 그 맷집으로

    챔피언 타이틀전까지 올라갈 수 있는 실력이되고..

    결국은 링위에서 두드려맞아서 죽어요..

    정말 슬펐어요.. 최고로 슬픈만화예요.. 울뻔했죠.. 만화보다가 울뻔했다니.. 흐미.. 쪽팔료..
  • 니슈가 2005.01.12 01:33 (*.180.231.118)
    제가 아는 나는 눈물을 흘리되 그 슬픈 감정표현에 미숙한 편이라는 생각입니다. 너무 급하고 격하고,,, 그래서 그럴바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막연한 쪽팔림 두려움이 앞서는 거지요.
  • 허니 2005.01.12 20:38 (*.161.10.37)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웃고싶을때 웃고 울고접을땐 울어야 한당께! 자기감정을 이성으로 통제하고 감추자면....
    병걸려유~ 우하하하,으흐흑.(넘썰렁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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