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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
(*.49.0.207) 조회 수 4908 댓글 13
일본의 기타드림지에 개제된 파벨 쉬타이들의 인터뷰를 제가 번역기고한 것입니다.

와우기타에서 발간하는 i-string 기타지 과월호에 실려 있습니다.




■ 파벨 쉬타이들과의 인터뷰

Guitar Dream 2007년 통권 8호에서 발췌

Interview by 스가와라 준(菅原 潤)
옮긴이 : 신정하 (한국기타협회 자문위원)



"기타의 마술사". 누가 처음 이렇게 부르기 시작하였는지는 모르지만 파벨 쉬타이들은 근자에 이런 호칭으로 불리우고 있다. 확실히 기타를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연주하는 모든 음들을 컨트롤하는 쉬타이들의 연주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호칭이라는 생각이 든다.
쉬타이들은 1983년 체코의 슈프라폰 레이블에서 음반을 처음 녹음한 이후 지금까지 10여장의 음반을 취입하고 있으나 현재 입수가 가능한 음반은 다음의 4장 정도가 되겠다. 이탈리아의 Flame 레이블에서 녹음한 "파가니니: 소나타와 기르비치(2001년)"와 "메르츠: 음유시인의 노래 Op.13(2003년)", 그리고 낙소스 레이블로 출시된 "레냐니: 36개의 카프리스와 환상곡(1998년)"과 "코스트 작품집 Vol.3(2000년)"이 그 앨범들이다. 이 음반들은 쉬타이들의 예술성을 명백히 전해주기에 충분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쉬타이들의 팬이라면 다소 미흡하다는 느낌 또한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쉬타이들이 실제 무대 연주에서 보여주는, 악상과 함께 변화하는 그의 표정을 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연주자의 표정과 실제 연주되는 음악과는 무관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도 있겠지만, 때때로 유머러스하게까지 보이는 쉬타이들의 연주할 때의 표정은 그의 커다란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다음 녹음은 DVD로 출시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질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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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틀림없이 당신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바쁜 기타리스트 중 한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최근 1년간 몇 나라 정도에서 연주를 하셨는지요?
파벨 쉬타이들(이하 S) : 네, 상당히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확실히 세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40개국 이상에서 연주를 했던 것 같습니다. 1년에 8개월 정도는 집을 비우고 있구요. 하지만 연주여행은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입니다. 재미있기도 하지만 제 나이 정도라면 아직 좀 더 연주여행을 하여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계획도 여러가지 있습니다. 체코의 바이올린 연주자 가브리엘라 데메테로바(Gabriela Demeterova)와의 이중주라든지... 그리고 여러 기타리스트들과의 공연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암파올로 반디니(Giampaolo Bandini), 듀오 소나레의 멤버인 옌스 와그너(Jens Wagner) 등과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위대한 재즈 베이스 주자인 미로스라프 비토우스(Miroslav Vitous: 재즈-퓨전 그룹인 웨더 리포트의 창설멤버이자 칙 코리아 트리오의 멤버이며 작곡가이기도 한)와의 공동작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좀 더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겠군요.

- 흥미로운 계획들이 많이 예정되어 있군요. 하지만 매일 연주여행이 계속되는 생활을 어떻게 견디어 나가시는지요?
S : 실은 여행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피곤하기도 하거니와 위험하기도 하고. 공항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야 하므로 새로운 곡의 준비할 시간도 줄어들게 되지요.
솔직하게 말씀드린다면 저는 연주회보다는 연습하는 시간이 더 좋습니다. 그래서 연주회의 수도 줄일까 생각 중입니다. 몸은 엄청난 속도로 이동해 다니는데 마음은 말을 타고 다니는 그런 기분입니다. 이런 상태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죠.

- 연주여행을 하시던 중에 기억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도 있으신지요?
S : 꽤 많이 있지요. 그러고보니 웃지도 울지도 못할 에피소드가 하나 있네요. 어느 연주회에 갔을 때의 일인데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이 연주자가 엉망진창으로 연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연주를 멈추고는 객석을 향해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에요. "여러분, 저는 긴장을 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원래 테크닉이 없어요" (웃음) 참 솔직한 양반이죠? (웃음)

- 이전에 일본을 방문하셨을 때 스카를라티의 녹음을 준비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S : 아 그거요. 레냐니의 36개의 카프리스를 녹음할 때에도 6년간 준비를 했었지요. 천천히 준비해야죠(웃음).

- 그렇다면 최근에는 어떤 녹음을 하셨는지요?
S : 미로스라프 비토우스와의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는데 참으로 재미있습니다. 비토우스와 같이 작업하는 내용은 우리들 클래식 기타의 영역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즉흥연주도 물론 포함이 되겠지만 클래식 연주자라면 해서는 안되는 것들을 여러가지 하고 있기도 하죠.

- 클래식 기타리스트가 해서는 안되는 것들이라면 어떠한 것을 말씀하시는지요...?
S : 술을 마시고 녹음을 한다든가(웃음) 녹음 전에 연습을 절대로 같이 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것들이죠...

- 그렇군요...(ㅡㅡ;;)
그럼 앞으로의 녹음계획에 대해서 좀 말씀해 주시죠...
S : 저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기로 하고 있습니다(웃음).




ㅡㅡ;;



(인터뷰를 담당한 스가와라씨가 얼버무리면서 넘어가려는 쉬타이들씨에게 계속 질문을 하여 일본의 기타리스트 宮下祥子와 소르의 작품을 녹음하게 된 이야기를 이끌어냈습니다. 일본 방문시에 특화된 이야기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단 쉬타이들씨는 앞으로도 소르의 이중주곡들은 지속적으로 연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역자 주)

- 사용하시는 악기는 1830년에 만들어진 니콜라우스 게오르그 리스(Nikolaus Georg Ries)의 오리지널 악기를 사용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지금도 이 악기를 사용하고 계시는지요?
S : 아닙니다. 지금은 베른하르트 크레쎄(Bernhard Kresse)가 만든 기타의 복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낭만파의 음악에 아주 잘 어울리기 때문에 리스의 악기를 사용해 왔습니다만 아무래도 너무 오래된 악기이고 다루는데 많은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연주여행을 할 때에는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

- 그렇다면 현대적인 기타 중에서는 어떠한 것을 사용하고 계시는지요?
S: 칼 하인쯔 뢰미히(Karl Heinz-Roemich), 아벨 가르시아(Abel Garcia), 세르지오 아브뢰(Sergio Abreu), 프란츠 붓쳐(Franz Butcher)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주곡의 레파토리에 따라서 어울리는 방향으로 여러가지 악기를 맞춰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스페인 제작가와 그 유파들의 기타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밍고 에스테소(Domingo Esteso), 프란시스코 심플리시오(Francisco Simplicio), 그리고 헤르만 하우저(Hermann Hauser)와 같은 기타들이죠.
오늘날의 제작가들은 기타의 음을 점점 더 크고 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만 저는 아무래도 기타의 아름다움은 오히려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타는 기타로서 존재하여야 하기 때문이죠. 문제는 악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연주하는 장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콘써트 홀의 음향이 문제이죠.

- 당신은 전세계에 걸쳐 마스터클래스도 지도하고 있습니다만 최근의 학생들의 경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끼고 계시는지요?
S : 저는 연주하는 사람 개개인마다의 차이가 있기에 음악이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자기자신이 바라는 연주를 할 수 있는가, 학생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제대로 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 가르쳐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크닉적인 면 뿐만 아니라 음악이라고 하는 문화 자체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음악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어디에 긴장이 있고 또 어디에서 그 긴장이 완화되는지 아는 것입니다. 기계적으로 연주하여서는 안되죠. 밀려왔다 다시 밀려나가는 파도와 같이 연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음악의 어디에서 어떤 이야기를 말할 것인지 확실히 자각하고 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 부분은 지하철을 타는 곳" 이라든가 "이 부분은 말하자면 마치 어머님이 편찮으신 것 같은 부분이다"(웃음)라든가...

- 최근 알베니즈의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하고 계시는데 레파토리로서 몇 곡 정도가 늘었는지요?
S : 정말로 몇 곡이 늘었는지 곡 수를 알고 싶으신 건가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알베니즈와 그라나도스의 음악이 저를 기다리고 있고 그들의 음악을 저는 정말로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 프로그램을 자주 바꾸는 기타리스트들에 비해 당신은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오랜 기간동안 프로그램의 변화가 없는데요. 이것은 어떤 이유에서인지요?
S : 매년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는 싶습니다만... 확실히 같은 곡을 여러 차례 연주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매번 연주할 때마다 처음 연주하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음악이라고 하는 것은 같은 음악이라도 몇번이고 되살아나고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 다른 쟝르의 음악은 어떤 것을 좋아하십니까?
S : 먼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는 쟝르의 차이에는 그다지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감동을 느끼는 음이 어떠한 것인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어떤 음악에서는 몸의 구석구석까지 떨리는 것을 느낍니다. 저 보다 훨씬 훌륭한 음악가들에게서 배운 것입니다만, 음악에는 세 가지 요소만이 존재합니다. 육체, 두뇌, 정신의 세 가지 요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은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음악입니다. 그러한 요소들을 모두 갖춘 음악들은 완성되어 가는 과정 속에 의미심장한 비밀들이 있기 마련이고 저는 그 비밀들에 이끌리게 됩니다. 결코 다른 사람에게 침해당할 수 없는 그런 비밀들 말이죠...

- 비토우스와의 녹음을 하시는 중에는 육체, 두뇌, 정신 중 어느 쪽에 좀 더 이끌리셨습니까?
S : 정신적인 면입니다. 비토우스에 대해 말하자면, 그의 연주는 항상 천사가 강림하여 대신 연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 음악은 결코 미리 준비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음악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딱 한 번만에 일어나는 일이고 두 번 다시 그와 똑 같은 연주는 할 수 없습니다.

- 비토우스와의 녹음은 당신의 기타 연주와 그의 베이스 연주 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까?
S : 아닙니다.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컴퓨터로 입력되는 풀 오케스트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결혼은 하지 않으셨는지요?
S : 아무래도 사생활에 관계된 질문은 대답하기가 어렵네요(웃음)...;;

- 당신은 프라하 같은 도시를 피해 교외에서 생활하신다고 들었습니다만...
S : 도시는 살아가기에 그다지 쾌적하지가 않으니까요. 도시에서 사는 편이 주변도 재미있고 훌륭한 사람들도 많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저는 자연 속에 있을 때 진정한 자유를 느낍니다. 저는 숲의 향취를 정말 좋아합니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냄새나 소리보다는 바람의 소리와 새의 지저귐이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도회생활이 아무래도 좀 더 편리한 점은 있겠습니다만 말이죠.

- 자연이 당신에게 음악의 영감을 일으켜주고 있는지요?
S : 영감과 힘을 줍니다. 주변이 조용하다면 아무래도 긴장을 풀 수 있으니까요. 숲 속에서 나무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강이나 바다를 직접 바라보고 있노라면 음악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숲 속에 들어가면 좋답니다. 숲 속에서 주변의 소리들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것이 최고의 음악입니다.

- 카를로 도메니코니氏가 낚시를 하러 당신의 집에 머문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당신도 낚시를 좋아하시는지요?
S : 저는 살생을 취미로 하지 않으므로 낚시나 사냥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아합니다. 강가에서 놀기도 하고 때로는 저도 물고기를 잡기도 하지요. 도메니코니에게 잡힌 물고기는 가엾게도 세상을 떠날 운명이겠지만(웃음...;;), 저는 잡은 물고기는 반드시 다시 풀어줍니다.
집 근처에 강이 하나 있는데 도메니코니는 그 강이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그는 그 강의 이름을 따서 "베로운카(Berounka)"라는 곡을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저와 바이올린 연주자 가브리엘라 데메테로바를 위한 곡이지요. 참으로 아름다운 곡입니다.

- 말씀하신 도메니코니의 "베로운카"라는 곡에 대해 좀 더 알려 주십시오.
S : 4악장으로 구성된 연주시간 23분 정도의 곡입니다. 한 사람은 대지 위에 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허공을 걷고 있다가, 후에 서로 자리를 바꾸게 되는 그런 이미지의 곡입니다.

- 만약 당신이 기타리스트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S : 요리사가 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결국 기타리스트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습니다.

- 요리를 좋아하시나 봅니다. 우리의 오감(五感)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그리고 촉각으로 구성되지만 특히 미각은 음악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좋은 음악가들이 미각에도 까다로운 면을 보이기도 하고..
S : 글쎄요... 롯시니도 요리사의 경력이 있었다고는 하지요. 하지만 요리를 매일 하는 것과 휴일날 친구들을 위해 요리를 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음식을 맛보는 것과 음악을 즐기는 것 둘 다 인간이라면 공통적으로 즐기는 취미라는 생각은 합니다. 그러므로 연주회의 프로그램 또한 일류 레스토랑의 메뉴와 같이 짜여지지 않으면 안된다고도 생각이 들구요.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지나치게 달지도 쓰지도 뜨겁지도 않은 요리. 가끔은 이와는 좀 다른 요리도 좋겠지만 아무래도 차가운 요리는 "No Good" 입니다...^^

- 오늘날 당신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타리스트 중 한 사람입니다만 그 과정속에 이제까지 당신이 만났던 사람들, 예를 들어 존 윌리암스와 같은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시는지요?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당신이 훌륭한 음악가이기 때문이겠습니다만...
S : 저는 무척 운이 좋아서 많은 위대한 인물들과 교류하고 또 그들과 친분을 쌓을 기회도 많이 얻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만난 그 사람들 모두 예술가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무척 훌륭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결코 천박스러운 대화는 하지 않지요. 그런 사람들과는 같은 테이블에 앉아 서로 이야기하고 의견을 청취하기만 해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런 만남이 저에게 있어서는 큰 배움의 장(場)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받는 통상적인 교육은 그다지 신뢰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물정을 잘 알고 그것을 실천해 나가는 사람이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편하게 친구라고 부르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저는 그들을 마음속 깊이 존경하고 있습니다.
존 윌리암스와는 몇 차례 만났었고 저는 그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의 연주와 이야기를 여유있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지요. 또한 레오 브라우워와의 만남도 즐거운 일입니다. 저는 그가 우주인이 아닌가 생각해요(웃음^^).
내년에 프라하에서 그가 작곡한 "파가니니 찬가(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이중협주곡)"를 연주할 예정인데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즐거워지는군요.

- 기타는 가족의 영향으로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S :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 뿐만은 아니었구요.
아버지는 음악을 무척 좋아하시는 분이셨지만 재즈라든가 멕시코나 미국의 영화 등에 나오는 기타 반주의 낭만적인 노래들을 좋아하는 정도였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가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하셨지만 악기를 다루지 않으셨기 때문에 아직도 악보를 볼 줄 모르십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로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특히 좋아했던 음악은 블루글래스나 컨츄리, 블루스 음악이었지요. 부모님께서도 저를 지원해 주셨구요. 그래서 밴드에 들어가 연주를 했습니다.
9살 무렵에 선술집에서 연주한 것이 저의 첫 연주회였던 셈입니다. 비록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열렸던 멋진 모임-요컨데 노숙자들 앞-에서 연주한 것이었지만(웃음...^^;;).
저는 기타와 만돌린, 베이스를 연주하였고 노래도 불렀습니다. 하지만 프로 음악가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 이후에는 그런 모든 것을 버리고 악보를 제대로 읽는 법을 배웠고 소르와 카룰리의 작품을 연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파리 국제기타콩쿨에서 우승(1982년)하기 이전에 당신이 좋아하던 기타리스트는 누구였는지요? 역시 세고비아였나요?
S : 물론 세고비아였습니다. 그리고 앙헬 이그레시아스(Angel Iglesias : 1917-1977)도 좋아했지요. 이그레시아스의 오래된 1940년대 녹음을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밀란 젤렌카를 빼 놓을 수 없지요. 그는 저의 스승이자 지금은 너무나도 소중한 친구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처음으로 감동하였던 소리들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런 음들이야말로 자신이 목표로 하는 그런 소리가 되기 마련이니까요.

- 파리콩쿨 우승 이후 자신이 가장 최고라고 생각하는 스타일을 따라 크게 변화하게 되었고... 그리고 지금은 누구와도 다른 스타일의 연주자가 되신 셈이군요.
S : 그렇지요. 오늘날의 파벨 쉬타이들은 누구보다 독특한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14살 무렵의 녹음을 들어보면 지금의 쉬타이들의 모습이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연주라고 하는 것은 쓰여진 음악이 기능을 하도록 하는 문법과도 같은 것으로서, 자신이 그 음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해 주는 것입니다. 더우기 그 표현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르치는 사람이 이렇게 저렇게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학생 자신이 잘 듣고 스스로 이해하여 깨닫게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문제는 이런 것들입니다. 배우고 연주하고 있노라면 주변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듣게 되지요? "너는 지나치게 낭만적인 스타일로 연주해", "이건 춤곡으로 들리질 않아", "너는 비브라토를 너무 넣어서 연주하는구나" 등등... 그러다 보면 "당신이 말하는 걸 들으니 역시 내가 틀린 것 같으네요"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그리 되지 않도록 가르치는 사람이 학생 스스로가 매사를 주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도록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 이전에 궁도(弓道)와 선(禪)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만 지금도 책을 많이 읽고 계시는지요?
S : 네, 많이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는 돈 미구엘 루이스(Don Miguel Ruiz)가 쓴 "4개의 약속(The Four Agreements)"이 좋았습니다. 저도 노래나 시를 많이 쓰고 있어서 문학작품에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체코의 인기작가 보후밀 흐라발(Bohumil Hrabal)과는 직접 만난 적도 있습니다. 우리들도 연주를 할 때에는 음악에 스토리성과 서정을 불어넣지 않으면 안되니까요.

-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 '13'
  • 이브남 2008.07.27 23:16 (*.235.187.106)
    미니압바님이셨군요~ 잘지내시죠? (__)

    실은 그간 글을 보면서...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어서 아는체를 못했습죠...^^;


    인터뷰 잘 읽었구요...
    이런 좋은 연주자를 이제서야 알게 되었네요~ ^.^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
  • ... 2008.07.27 23:20 (*.49.0.207)
    온라인 활동하는 거나 글 쓰는 거는 오래 전부터 거의 안합니다.
    역시 아무래도 연주하는 것이 좋아서...
    요즘은 잡지 기고도 끊고 온라인 활동도 거의 안 하고 있습니다.
    밥벌이하며 가정생활하며 기타 연습하기에도 사실은 시간이 모자라죠...
    다른 활동 하시는 분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앙상블 활동은 여전히 잘 되고 계시죠?
    이브남님 대단합니다...
  • 콩쥐 2008.07.28 14:43 (*.161.67.236)
    i-string 잡지 읽어보며 번역해주신것 너무 즐겁게 보고 있었어요...
    특히 지난번 스가와라 준이 대담을 한 누구더라...
    바로쎌로나를 방문하여 타레가의 토레스등등을
    이야기해준 이탈리아 연주자에 대한글이 너무 재미있었어요...감사드려요.
    항상
    기타문화에 큰 역할을 해주시는거 넘 감사합니다....
  • 최동수 2008.07.28 15:26 (*.255.184.179)
    5월호 i-string에서 여러 글들과 함께 읽던 것보다,
    매니아와 같이 새로운 장에서 다시 대하게되니, 훨씬 느낌이 좋군요.
    잘 읽었습니다.
  • ... 2008.07.28 15:36 (*.151.216.244)
    최동수 선생님의 기타에 대한 열정...
    항상 존경의 마음으로 올려 주시는 글과 악기소개 잘 읽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꼭 한번 인사 드리고 좋은 말씀 듣고 싶습니다.
  • ... 2008.07.28 15:41 (*.151.216.244)
    콩쥐님 말씀하신 그 기사는 스테파노 그론도나의 인터뷰입니다.
    그론도나가 너무나 열정적인 사람이라 다소 주관적인 면이 개입된 면도 있지만...
    그 인터뷰의 내용은 상당히 중요한 글입니다.
    인터뷰 내용 안에 바르셀로나와 카탈로니아 문화에 대한 이야기와 토레스의 의미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스페인 기타라면 마치 모두 비슷한 계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원점인 파노르모와 토레스를 다시 재조명해야 한다는 것...참 인상적인 글이었습니다.
    저는 제작에는 문외한입니다만...
    토레스의 좋은 카피모델도 심도있게 공부하여 시도해 본다면
    상당한 결과물이 그 과정에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orangutan 2008.07.28 15:54 (*.143.233.69)
    역시 연주가가 극찬을 받는데에 있어서는 그 기타 실력 뒤에 숨겨진 깊은 곳이 또 있는 것 같군요..^^ 번역 잘 읽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연주가인데.. 이렇게 그 사람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서 정말 좋네요^^
  • 최동수 2008.07.28 16:10 (*.255.184.179)
    ...님,
    일산이 좀 멀긴하지만 틈나실 때 저의 공방에라도 들려주신다면 환영하겠습니다.
    H/P : 017-259-3903

    내친김에 부탁 한마디,
    8월 초에 시작 예정인 담론 "명기에의 길라잡이"에도 적극 지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제 자료는 제작에만 국한되어 있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넓은 시각에서 조언이 필요합니다
  • ... 2008.07.28 17:04 (*.151.216.244)
    아! 제가 집이 일산이고 직장이 파주입니다^^
    꼭 한번 연락 드리고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 콩쥐 2008.07.28 17:12 (*.161.67.236)
    직장이 파주?
    서울서 언제 파주로 옮기셧네요...우리동네네요.....와..좋네요..
  • ... 2008.07.28 17:16 (*.151.216.244)
    서울-인천-부평-안산-용인 찍고 일산에서 2년 7개월간 봉직하다가 파주로 옮긴지 2년째여요...
    세월 빠릅니다.
  • 콩쥐 2008.07.28 23:34 (*.88.130.172)
    컥...심하다....OTL
  • ... 2008.07.29 00:32 (*.49.0.207)
    연습하기 좋은 환경을 찾아다니다 보니 그리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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