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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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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벙덤벙 기타제작 마스터 클라스 參加記
Two Days with Fraulein Angela
Angela Waltner Classical Guitar Master Class

둘째 날
  
전날 하루 종일 서서 작업을 하고 thicknessing 작업 등 팔을 많이 써서 슬슬 욱씬거린다.
이 날도 앞 뒷판 브레이싱 추가 작업 및 센딩작업이 이루어졌다. 네모난 브레이싱의 윗 부분을 끌로 살살 라운딩하고 양쪽 끝을 낮추는 작업이었다. 다른 분들은 대부분 브레이싱의 높이가 낮고 정교하고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었는데, 나의 것은 여전히 투박하고 높게 솟아 있었다. 플레타 모델이니까. 다른 분 들도 특별히 지적을 하지 않았고, 원래 설계도도 없으니까 대충 눈대중으로 작업을 한 것이다. 그래도 무언가 불안하여 끌로 조금씩 더 밀어 낮추는 시늉은 하였다. 이어 곽 선생님께서 넥을 가공하여 가져다주시고 앞판과 센터 잡아 넥 연결! 역시 선생님들의 정교한 작업! 이어 측면 sides 의 합체! 내 것은 640mm이므로 표준형보다 약간 줄여 작업을 하였지만, 결과적으로 650mm 표준형과 큰 차이가 없게 되었다.
넥과 지판은 640mm, 사운드홀 통은 650mm로 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 드디어 뒷판 뚜껑을 덮기 전의 상태가 오후 5시쯤 마무리 되었다.

앙겔라-이그나시오

드디어 때는 왔다. Angela가 슬며시 다가왔다. fan braces 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본다. 그리고는 다시 braces를 살피더니 대뜸 ‘Should I ?' 라고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도와줄까 하던 Angela가 다른 표현을 썼다. 물론 Should I ? 도 도와줄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순간 그녀의 얼굴에서 ‘내가 할까? 아니 내가 손대야 하겠다.’라는 단호한 표정이 읽혀졌다. 찰나의 갈등이 스쳐갔다. 그리고 이내 그의 표정에 압도되어 나는 ‘오케이’라는 말을 입 밖에 흘리고 있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Angela는 정교하고 넓적한 끌을 찾아 손에 쥐고 있었다. 끌을 쥔 그의 손이 통안의 braces를 향하여 내려가는 순간 내 목구멍에서는 ‘안돼! 하지마’라는 말이 튀어나오려다가 그의 끌이 braces를 향하여 사정없이 박히자 ‘그럼 내 플레타는?’으로 바뀌어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후로 그의 작업은 엄지만한 손대패 등 도구를 바꾸어 가며 거의 이삼십분 말없이 진행되었고, 내가 작업한 브레이싱은 그 높이가 반 이상이 잘려 나갔다.

Angela가 작업하는 동안 최동수 선생님께서 다가 오셨다. 선생님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지팡이 기타, 지팡이 바이올린을 만드신 진정한 기타제작 취미를 가지신 분이다.    
최동수 선생님: (빙긋이 웃으시면서) 왜 그러는데?
나           : 자기가 하겠대요.
최동수 선생님: (작업하는 것을 들여다 보시고는) 음 고집이 있어. 봐 이게 부채살만 9개이지 Angela 자기 모델하고 같은 거야. (그리고는 Angela를 보며) 앙겔라-이그나시오 ! 하고 외치셨다. 나는 처음에 이그나시오가 Angela의 세례명 쯤 되는 줄 알았다. 아 이런 무식!
플레타가 플레타 이그나시오 이잖아! 최동수 선생님의 설명. 그러니까 이건 플레타가 아니라
앙겔라-이그나시오란 말야! Angela는 최동수 선생님의 말을 듣고 뜻 모를 미소를 짓고 있었다. 추가 움직이고 있었다. 좋아해야 할까, 싫어해야 할까?
최동수 선생님께서 나를 보고 웃으시더니 ‘괜찮을거야. 얘 이론이 명확하고 고집이 있어 음’ 하고 위로하신다. 브레이싱을 깎아 낮춘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 듣기는 했지만 여기서 제대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작업이 끝나고 나는 ‘당케 쉔’ 하였고, Angela는 내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오케이’ 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다행히 상판 보강목 Patch 부분은 높은 채로 손을 대지 않았다.

이후 저녁시간을 전후로 상판과 측면을 잇는 보강목 조각을 일일이 아교로 붙이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뚜껑이 닫히다

저녁식사후 드디어 뒷판 뚜껑을 닫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뚜껑이 열리면 열이 나는 법인데, 뚜껑이 닫히게 되었으니 앙겔라-이그나시오 문제는 어둠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궁금하다.
‘이 바보야, 이렇게 부채살을 만들면 기타가 엉망이 돼’ 이었을까. 아니면
‘Angela master Class인데 내 도움 하나도 안 받고, 인중서 받을려고 어림없지’였을까,
아니면 ‘플레타는 원래 그렇게 하는 게 아니란다’였을까.
여기까지 참고 읽으신 독자는 적어도 조금은 화가 난 것이라고 짐작하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전혀 아니다. 오히려 유쾌하다. 원래 플레타란 그저 지향점이었을 뿐이다.
그저 소리가 나기는 하는 것인지, 그런 것이 서로 영향을 미쳐 어떤 소리로 나게 되는지
그 점이 궁금할 뿐이다.

어쨌든 기타는 지판과 브릿지 그리고 약간의 테두리 장식등 마감을 제외하고는 몸통이 완성이 되었다. 이틀 만에! 뼈와 살이 완성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가구에 불과하다. 이제 시간을 두고 신경과 피를 부어 넣어야 악기로서 생명을 지니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확하고도 정교한 셋팅을 하는 것이다. 이제 40%쯤 완성되었다고나 할까? 나는 내 기타가 제대로 소리(음악적인)가 날지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만들어진 가구의 구조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고, 그 한계범위 내에서 최대한 소리가 나도록 이끌어 내는 것은 앞으로의 일이다.
그리고 누가 알겠는가? 기타가 완성되는 날. 이런 메일을 Angela에게 보낼지.
‘Fraulein Angela, I was happy with you in two days. My guitar is a model. Thanks.' 라고.
혹시라도 먼 훗날 이 때의 일을 추억할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한 일일 것 같다.
Angela! 그 때는 지금보다 더 훌륭한 멋진 기타제작가가 되어 있으시라!

자 이제 도전들 하시라! 젊은이들은. 무엇이든지! 나처럼 35년 허송세월 보내지 마시고.

후기

음악적 소리가 안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나의 탓이다. 디테일도 없이 엄벙덤벙 덤볐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즐겁다. 소리가 난다면 그것은 모두 선생님들의 덕분이다. 제작가이신 곽웅수 선생님, 김중훈 선생님, 이성관 선생님, 그리고 Angela를 포함하여.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

숲속의 꿈, 당신이 이 긴 트레몰로곡을 치겠다고?  꿈도 못꾸냐?
기타를 만들겠다고? 꿈도 못꾸냐? 자 이제 만들었잖아!!!!!

여보 기타 만들어 왔어. 인증서랑. 사랑해!

시간이 없어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멀리서 오신 아이모레스님, 블루제이님, 지초이님, 그리고 정면님, 기타바보님, 고정석님, 이름들을 잘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모두 전문적인 지식과 열정을 가지신 모든 분들! 좋은 악기를 완성하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최동수 선생님과의 대화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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