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012.04.11 08:19

시인......신동엽

(*.172.98.189) 조회 수 5328 댓글 0

 

 sin.d.y.jpg

 

 

 

우리마을  시인이   엊그제 추천해주신 

시인 신동엽.

 

시  읽다가 깜작 놀랬네요.

이렇게 멋진 시가 있다니.....

 

 

 

"정본 문화사대계"

라는 시 한번 읽어보세요.

소름끼쳐요,  워낙  아름다워서.

 

 ....................................................................................

 

 

 

오랜 빙하기(氷河期)의 얼음장을 둟고

연연히 목숨 이어

그 거룩한 씨를 몸지녀 오느라고

뱀은 도사리는 긴 짐승

냉혈(冷血)이

좋아져야 했던 것이다.

 

  몇 만년 날이 풀리고,

 흙을 구경한 파충(爬蟲)들은

구석진 한지에서 풀려나온

 털 가진 짐승들을 발견하고

쪽쪽이역량을 다 하여

 취식하며 취식당했다.

 

  어느날, 흙굴 속서

털사람이 털곰과 털숲 업슬고 있을 때,

 그 넘편 골짜기 양지밭에선

 긴긴 물건이

암사람의 알몸에 붙어 있었다.

 

  얼음 땅, 이혈)異血) 다스운 피를 맛본 냉혈은

 다음 날도 또 다음 꽃 나절도 암사람의 몸 에 감겨

 애무 흡혈(吸血)하고 있었으나

 천하, 욕(慾)을 이루 끝 새기지 못한 숫뱀은

 마침내 요독을 악으로 다하여

 앙! 앙! 그 예쁜 알몸을

물어 죽여버리고야 말았다.

 

  암살진 피부는

대대손손 지상에 살아

징글맞게 미끈덩한

 눈물겨운 그 압축(壓縮)의 황홀 을.

내밀히 기어오르게 하려 하여도

 냉혈 그는 능청맞은 몸짓으로

천연 미끄러 빠져 달아나 버리는 것이었다.

 

  오랜 세상,

그리하여 뱀과 사람과의 꽃다운 이야기는

 인간 사는 사회 어델 가나

끊일 줄 몰라 하더니,

오늘도 암살과 숫살은 원인 모를 열에

 떠 거리와 공원으로 기어나갔다가

 뱀 한 마리씩 짓니까려 뭉개고야

숨들이 가바 돌아왔다.

 

  내 마음 미치게 불질러 놓고

 슬슬 빠져나간 배반자야.

내 암살 꼬여내어

징그런 짓 배워 준 소름칠 이것아.

소름칠 이눔아.

 

 이들 짐승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인정은

오늘 없어도,

 내일날 그들의 욕정장(慾情場)에

능 구리는 또아리 틀어

그 몸짓과 의상은

꽃구리를 닮아 갈지이니.

  

이는 다만

또 다음 빙하기를

남몰래 예약해둔

뱀과 사람과의

아름다운 인연을 뜻함일지 니라.

 

(  인터넷에서   복사해왔는데 원 시와는  줄과 열이   다르군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9 클래식 음악/연주에 관한 TED 강연 한편 5 TERIAPARK 2012.01.09 10180
68 음악 영어 - Jason Vieaux (제이슨 비오) (1) - 타레가 음악의 작풍과 스승 아르카스의 영향 9 SPAGHETTI 2010.04.25 8575
67 Joan Manuel Serrat(존 마누엘 세르랏) 마스티븐 2013.06.05 5292
66 아도로 기타 코드진행 에드립 2012.11.27 5614
65 나나 무스쿠리/ 당신과 함께하니 죽음도 두렵지 않으리(N0 Me da Miedo Morir Junto A Ti) 1 에스떼반 2011.09.03 8564
64 16세기 이태리의 마드리갈? AMALILLI MIA BELLA(나의 아름다운 아마릴리) 1 에스떼반 2011.07.23 8140
63 나나무스쿠리/안드레아보첼리/아마폴라(양귀비꽃)에 관한 이야기와 노래&악보 1 file 에스떼반 2011.07.12 12168
62 플라시도 도밍고(QUE TE QUIERO)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 에스떼반 2011.06.10 6466
61 안드레아 보첼리 (Melodrama) 스페인어 버전 3 에스떼반 2011.04.03 7756
60 김소월-진달래 꽃 (에스떼반) 10 file 에스떼반 2010.10.21 8725
59 김 소월 - 사랑의 선물 (ESTEBAN JEON) file 에스떼반 2010.10.21 6456
58 Viva mi patria Bolivia 콩쥐 2010.10.16 5656
57 듀오 : 나나 무스쿠리 &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Sé que volverás 2 에스떼반 2010.10.16 7237
56 Lagrimas Interminables(눈물이 쉬르르 흘러납니다) --- 에스떼반 노래 17 file 고정석 2010.10.01 7027
55 F.Schubert - 자장가 -한국어, 스페인어, 영어, 독일어 2 file 에스떼반 2010.09.18 9425
54 She was beautiful (Cavatina) -에스떼반 노래 1 file 에스떼반 2010.09.13 5676
53 가을편지(고은 시인), 한국어, 스페인어, 영어 가사노래 9 에스떼반 2010.09.10 7497
52 El Condor Pasa 9 에스떼반 2010.08.30 6487
51 스페인어 목욕 2 이웃 2010.08.05 5445
50 Hasta Siempre Comandante(사령관이여 영원하라)- Nathalie Cardone 6 file 에스떼반 2010.07.30 7410
49 Cuba 가수 Pablo Milanes의 노래 YOLANDA 7 에스떼반 2010.07.18 7443
48 FRIEND "ChinGu" 3 Esteban 2010.06.30 5097
47 La Carta del Adios (눈물로 쓴 편지)-스페인어, 영어 가사, 11 file 에스떼반 2010.06.10 7593
46 빗물 - 김중순 작사 작곡, 안형수 편곡 1 고정석 2010.06.08 6564
45 슈베르트 자장가 - 노래 송창식 14 file 고정석 2010.06.03 8619
44 가을 편지 - 김민기 작곡, 고은 시 4 file 고정석 2010.06.07 8437
43 Frantz Schubert 의 자장가- 스페인어, 영어 가사 3 에스떼반 2010.06.07 7417
42 사랑이야(송창식노래, 한성숙 작사 작곡)- 영어, 스페인어,핀랜드어가사 번역 23 file Esteban 2007.05.21 11047
41 Adoro 15 file 금모래 2010.05.26 11266
40 어제 내린비 Cayendo Lluvia desde ayer 5 2010.05.26 6454
39 진태권님께-우리의 노래를 기타아 연주와 노래로 2 에스떼반 2010.04.08 6432
38 음악스페인어 5 2010.05.26 5545
37 노래하는 시인 유종화 - [세월이 가면], [바람 부는 날] 1 정천식 2012.12.10 8640
36 시인 정호승 3 file 2012.04.18 6964
35 이성복.........그날 file 콩쥐 2012.04.14 6381
34 시인 기형도 5 file 콩쥐 2012.04.11 5894
» 시인......신동엽 file 콩쥐 2012.04.11 5328
32 수선화에게 2 file 금모래 2012.02.16 5882
31 밤 외출 - 금모래 3 금모래 2011.12.03 5687
30 음악 무명 2011.10.25 5304
29 추억의 청계천 - 3 2 최동수 2011.08.11 6975
28 추억의 청계천 - 2 1 최동수 2011.08.11 5975
27 [re] 살곶이 다리 file 금모래 2011.08.11 6139
26 추억의 청계천 - 1 4 file 최동수 2011.08.11 6210
25 선인장 - 금모래 3 file 금모래 2011.07.24 5731
24 비밀의 방 - 금모래 file 금모래 2011.07.24 5339
23 사금파리조약돌 - 금모래 2 file 금모래 2011.07.24 5783
22 토마스 무어-THE MEETING OF THE WATERS 1 에스떼반 2011.06.20 5788
21 아일랜드 민요-THE TOWN I LOVED SO WELL(내가 사랑한 고향) 2 에스떼반 2011.05.21 7047
20 아일랜드민요/Orla Fallon(셀틱우먼)노래-"Carrick Fergus" 1 file 에스떼반 2011.05.06 12854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Next ›
/ 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