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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012.04.11 08:19

시인......신동엽

(*.172.98.189) 조회 수 6062 댓글 0

 

 sin.d.y.jpg

 

 

 

우리마을  시인이   엊그제 추천해주신 

시인 신동엽.

 

시  읽다가 깜작 놀랬네요.

이렇게 멋진 시가 있다니.....

 

 

 

"정본 문화사대계"

라는 시 한번 읽어보세요.

소름끼쳐요,  워낙  아름다워서.

 

 ....................................................................................

 

 

 

오랜 빙하기(氷河期)의 얼음장을 둟고

연연히 목숨 이어

그 거룩한 씨를 몸지녀 오느라고

뱀은 도사리는 긴 짐승

냉혈(冷血)이

좋아져야 했던 것이다.

 

  몇 만년 날이 풀리고,

 흙을 구경한 파충(爬蟲)들은

구석진 한지에서 풀려나온

 털 가진 짐승들을 발견하고

쪽쪽이역량을 다 하여

 취식하며 취식당했다.

 

  어느날, 흙굴 속서

털사람이 털곰과 털숲 업슬고 있을 때,

 그 넘편 골짜기 양지밭에선

 긴긴 물건이

암사람의 알몸에 붙어 있었다.

 

  얼음 땅, 이혈)異血) 다스운 피를 맛본 냉혈은

 다음 날도 또 다음 꽃 나절도 암사람의 몸 에 감겨

 애무 흡혈(吸血)하고 있었으나

 천하, 욕(慾)을 이루 끝 새기지 못한 숫뱀은

 마침내 요독을 악으로 다하여

 앙! 앙! 그 예쁜 알몸을

물어 죽여버리고야 말았다.

 

  암살진 피부는

대대손손 지상에 살아

징글맞게 미끈덩한

 눈물겨운 그 압축(壓縮)의 황홀 을.

내밀히 기어오르게 하려 하여도

 냉혈 그는 능청맞은 몸짓으로

천연 미끄러 빠져 달아나 버리는 것이었다.

 

  오랜 세상,

그리하여 뱀과 사람과의 꽃다운 이야기는

 인간 사는 사회 어델 가나

끊일 줄 몰라 하더니,

오늘도 암살과 숫살은 원인 모를 열에

 떠 거리와 공원으로 기어나갔다가

 뱀 한 마리씩 짓니까려 뭉개고야

숨들이 가바 돌아왔다.

 

  내 마음 미치게 불질러 놓고

 슬슬 빠져나간 배반자야.

내 암살 꼬여내어

징그런 짓 배워 준 소름칠 이것아.

소름칠 이눔아.

 

 이들 짐승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인정은

오늘 없어도,

 내일날 그들의 욕정장(慾情場)에

능 구리는 또아리 틀어

그 몸짓과 의상은

꽃구리를 닮아 갈지이니.

  

이는 다만

또 다음 빙하기를

남몰래 예약해둔

뱀과 사람과의

아름다운 인연을 뜻함일지 니라.

 

(  인터넷에서   복사해왔는데 원 시와는  줄과 열이   다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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