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001.10.03 13:44

지휘자 이야기...

(*.90.2.163) 조회 수 7415 댓글 5
지휘자

  교향악단은 커다란 악기와 같습니다.. 지휘자는 그 악기를 움직이는 연주자...
연주자의 머리속에 있는 음악을 그려내는 가장 완벽한 악기가 교향악단이 아닐까요?

  그 음악이 지휘자라고 하는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니 민주주의는 교향악을 연주하는데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휘자를 독재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토스카니니

  이태리 사람인 그는 모든 곡을 되도록 빠른 박자로 연주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그는 인격과 덕망이 높아서 세인들의 존경을 받았지만, 악단의 단원들에게는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얼마나 신경질적이고 옹고집이 세었는지, 연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지휘봉을 꺽기도 하고 그래도 분이 풀이지 않으면 손수건도 찟고, 웃옷을 벗어 갈기갈기 찢기도 하고, 단원의 악보도 찢고, 보면대도 걷어차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단원들은 집에 아이가 울며 말을 듣지 않으면 "너 계속 때 쓰면 토스카니니에게 데려간다" 라고 엄포를 낼 정도였다나?


  카라얀

  엄청난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지휘자입니다... 지휘할 때 시종일관 눈을 감고 지휘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빨려들어 가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리허설 할 때, 그도 역시 단원들에게 무척 엄격했다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자신이 요구한 것이 나오지 않으면 아주 큰소리로 야단을 쳤다고 하는군요. 분노의 아리아를 부르며...


  발터

  대부분 악단 단원들은 말 많고 잔소리를 많이 해대는 지휘자를 무척 싫어했다고 합니다.
  발터의 경우는 성격이 온화하고 상당히 인격적이라고 합니다. 잔소리도 그리 많이 하지 않고....  언젠가 테레비에서 발터의 리허설을 본 적이 있었는데요..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이었나... 중간 중간에 자신의 해석을 단원들에게 자상하게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클렘페러

  요즈음 제가 좋아 하게된 지휘자입니다.
  아주 건장한 체구에 무뚝뚝한 사자와 닮은 얼굴... 그는 젊었을 때 난봉꾼이었다고 합니다. 20대에 어느 연주회에서 그가 사랑한 유부녀의 남편이 채찍을 들고 나타나 연주도중 그에게 달려들었는데, 지휘를 그만두고 격투를 벌였다고 합니다. 그 남자가 도망가고 클렘페러는 청중에게 "지금 소동은 제가 00을 사랑했지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라고 말하고 다시 지휘를 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그의 인생은 시련이 많았습니다... 뇌종양으로 수술 받기도 하였고, 뇌출혈로 쓰러지기도 하였으며, 말년에는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잠이 들었다가 옷에 불이 붙었는데 불을 끄려고 옆에 놓여 있던 알코홀을 잘 못 부어 전신에 화상을 입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인지 그를 일컬어 "옛날에는 불량자, 지금은 성자", 혹은 "현대의 바흐" 라고 합니다.
  악단 단원들은 그를 진정 존경하였나 봅니다. 그는 한때 EMI 소속 교향악단을 지휘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EMI는 그 교향악단을 해체하였는데, 그 단원들이 다시 모여 단원지주회사를 설립하여 필하모니아 교향악단을 만들어 그를 종신 지휘자로 추대하였다고 합니다.
  온갖 고행을 격은 그의 말년의 연주는 토스카니니와는 다른 특유의 느린 템포로 일관합니다. 그의 '느림'은 흔히 '힘든 벼랑을 기어오르는 등반가의 투쟁'으로 비유되었다고 합니다. 유려한 선율, 투명한 사운드도 그의 음악에서 찾아보기는 힘들고, 감각적 흥분을 자아내는 템포의 약동도 없지만, 그의 음악에는 집중력과 의지로 투철하게 무장된 일종의 '이상주의적 긴장감'이 시종 배경에 깔려 있다고 합니다. 느린 템포마저도 그에게는 일종의 투쟁이었을 겁니다.

이런 클렘페러의 연주가 요즘 제 가슴에 와 닿습니다.


채소...


...참고 글...
- 유윤종의 고전음악 칼럼, 거장의 숨결 -오토 클렘페러, http://cnc.or.kr/column/  
- 음악으로 사랑을 배웠네, 김원구
Comment '5'
  • anema 2001.10.04 16:52 (*.46.7.45)
    채소님 글에 감동해서 클렘페러의 에로이카를 오늘 들어볼 작정입니다
  • 채소 2001.10.05 11:07 (*.90.2.163)
    정말로 황공하옵니다.^^ 저의 졸필을 보고 감동까지 하시니...
  • 2001.10.13 12:23 (*.219.58.26)
    혹시...므라빈스키는 좋아하지 않으시나여???
  • 채소 2001.10.14 15:34 (*.90.2.163)
    예.... 전 약간 느릿느릿하고 억제된듯한 연주가 좋더라구요...
  • 2001.10.15 01:20 (*.58.85.206)
    클렘페러의 말러 2번(EMI) 듣고 있습니다. 그런 사연이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4 [re] [질문]바하와 건축 (도움글 조금 더) 으니 2002.06.11 6792
733 바하와 건축 (도움글 조금 더)에 대한 도움글 더... ^^ 신동훈 2002.06.11 6991
732 [re] [질문]바하와 건축 채소 2002.06.08 6273
731 [re] [질문]바하와 건축 1 file 신동훈 2002.06.08 6869
730 Milonga Del Angel (A.Piazzolla) orpheous 2002.05.23 8039
729 [re]Milonga Del Angel과 옥타브하모닉스 1 nitsuga 2002.05.24 9013
728 senza basso, JS Bach 2 채소 2002.05.23 7335
727 바하의 실수... 글구 울나라 음악 8 신동훈 2002.05.22 6648
726 반박글 절대 아님. 9 지나가는얼빵 2002.05.24 6876
725 덧붙여... 단순한걸루 보면... 6 신동훈 2002.05.24 10270
724 으니 2002.05.20 6597
723 카바티나 7 orpheous 2002.05.02 6659
722 아~~~ Jordi Savall!!! 10 일랴나 2002.04.26 6253
721 트레몰로에 대한 변증법적이 고찰........지얼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8 2002.04.16 10037
720 음... 1045번... ㅡㅡ+ 5 신동훈 2002.04.12 7621
719 연주에 관한 몇가지 단상들.......(과객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2002.04.10 6348
718 지기스발트 쿠이겐 VS 라인하르트 괴벨 2 lovebach 2002.04.05 8718
717 바흐의 주요 건반음악 작폼 음반목록 입니다~~~~ 1 lovebach 2002.04.05 35869
716 바흐작품목록 2 6 lovebach 2002.04.03 23036
715 바흐작품목록 입니다~~ 한번 보세요~~~~ ^^ 1 1 lovebach 2002.04.03 10843
714 음... 사라진 바하의 협주곡들... ㅡㅡ; 9 신동훈 2002.03.30 6761
713 악상기호 x는 무슨뜻이죠? 6 으랏차차 2002.03.28 10711
712 질문이여.. 1 모기 2002.03.27 7411
711 브람스의 주제와변주.... 1 호왈 2002.03.04 6257
710 나이트클럽 1960에서요... 2 배우고싶어요 2002.03.04 6539
709 bouree`가 보뤼에요? 부레에요? 아니면 뭐라구 읽어요? (냉무) 2 으랏차차 2002.02.13 7200
708 미국에서 사는 것이... 3 셰인 2002.02.11 7486
707 [re] 한국에 사는것이... 2 2002.02.12 7567
706 채보가 뭐에여? ^^;;; 3 아따보이 2002.02.08 8280
705 [re] 채보 요령 12 지얼 2002.02.08 12188
704 음악의 편가르기.....클래식과 대중음악등등.....의미없음. 2002.02.01 7650
703 안트리오 얘기... 5 채소 2002.01.29 6488
702 일랴나님... BWV1027-1029에 대해서!!! 3 신동훈 2002.01.28 10201
701 진정한 대중음악은 죽고 쑈만남는이유...1 2 2002.01.27 6193
700 클래식기타는 왜 일렉만 못할까?(퍼온글) 7 2002.01.23 9860
699 [re] 클래식기타는 왜 일렉만 못할까? 이레네오 2002.02.13 7051
698 원전연주의 의미 17 으랏차차 2002.01.23 6783
697 동훈님, 바흐 1027,28,29 설명 좀 5 일랴나 2002.01.22 6714
696 바흐 평균율 곡집과 연주에 대하여... 1 채소 2002.01.17 13730
695 바하의 건반악기를 연주함에 있어... 2 신동훈 2002.01.17 7745
694 음악사에 있어서 마지막 화가는 바흐다... 4 채소 2002.01.17 7379
693 결혼식같은 곳에서 축가로 연주해줄수 있는 곡 어떤게 있을까요? 11 화음 2002.01.13 7017
692 글렌굴드에디션의 바흐 골드베르그 바리에이션. 5 기타랑 2002.01.12 7056
691 바흐의 영국조곡... 3 으랏차차 2002.01.07 7175
690 차차님~~~ 한번 심호흡하시구... 7 신동훈 2002.01.08 7499
689 사라장과 환상적인 카르멘조곡연주 ....플라치도 도밍고 지휘. 2002.01.06 8200
688 아이렌다이즈에 대해서... 3 으랏차차 2001.12.28 7113
687 암기의 이해와 암보력 향상을 위한 제안 1 고정석 2001.12.17 9421
686 자유로운 영혼: 집시 8 고정석 2001.12.17 7748
685 플라멩꼬 : 피맺힌 한의 노래, 눈물의 기타 1 고정석 2001.12.17 8369
684 미니말리즘 좋아 하세요? 15 채소 2001.12.11 6982
683 원전연주 이야기(14)원전연주 단체-사발과 에스페리옹20...二 신동훈 2001.12.06 7159
682 원전연주 이야기(13)원전연주 단체-사발과 에스페리옹20...一 신동훈 2001.12.06 6265
681 원전연주 이야기(12)원전연주 단체-쉬뢰더와 카펠라 사바리아...Dos 신동훈 2001.12.04 8308
680 원전연주 이야기(11)원전연주 단체-쉬뢰더와 카펠라 사바리아...Uno 신동훈 2001.12.04 7923
679 원전연주 이야기(10)원전연주 단체-피노크와 잉글리쉬 콘써트...이 신동훈 2001.12.03 6629
678 원전연주 이야기(9)원전연주 단체-피노크와 잉글리쉬 콘써트...일 신동훈 2001.12.03 6408
677 저..바흐의 류트곡에 대해서여.. 히로 2001.11.29 6511
676 고음악에 대한 좋은 싸이트를 소개합니다. 신정하 2001.11.29 7119
675 작곡할때 쓰기 좋은 소프트웨어좀 알려주세요. 2 렐리우스 2001.11.23 7441
674 케키가 가장 졸껄여... ^^ 6 신동훈 2001.11.23 6883
673 바흐 샤콘의 비밀 6 채소 2001.11.19 8141
672 바흐의 샤콘느를 듣고.. 1 채소 2001.11.24 6293
671 1/f ???? ! 2 채소 2001.11.15 9939
670 원전연주 이야기(8)원전연주 단체-아르농쿠르와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투 신동훈 2001.11.15 7208
669 원전연주 이야기(7)원전연주 단체-아르농쿠르와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원 신동훈 2001.11.15 7221
668 악보가 안 외워질때... 2 기타초보 2001.11.12 8888
667 외우는 법. 석재 2001.11.14 7042
666 [re] 악보가 안 외워질때... 채소 2001.11.13 7163
665 기타녹음시 테크닉에 대하여... 2 햇새벽 2001.11.04 7301
664 기타악보로편곡할때 도움이 돼는 좋은책이 있으면좀 알려주세요. 7 렐리우스 2001.11.03 7244
663 원전연주 이야기(6)원전연주에 쓰이는 악기는...서이!!! 10 신동훈 2001.11.02 7379
662 원전연주 이야기(5)원전연주에 쓰이는 악기는...둘!! 2 신동훈 2001.11.02 7873
661 원전연주 이야기(4)원전연주에 쓰이는 악기는...하나! 3 신동훈 2001.11.02 6573
660 원전연주 이야기(3)바하음악에 있어서 원전연주의 의미... 3 신동훈 2001.11.01 6972
659 원전연주 이야기(2)요즘에 있어 원전연주가 필요항가... 13 신동훈 2001.11.01 6760
658 원전연주 이야기(1)원전연주란... 5 신동훈 2001.11.01 6713
657 동훈님 바흐 작품중 원전연주로 된 음반 추천바랍니다 1 일랴나 2001.10.31 7545
656 우선 연주자와 음반부터... 3 신동훈 2001.10.31 7246
655 동훈님이 고민하는 것 같아서 도움을 드리고자.. 1 일랴나 2001.10.31 6657
654 독일 바이얼린이스트 ........짐머만(짐메르만?) 1 2001.10.29 6860
653 궁금한게 있습니다. 양파 2001.10.25 6612
652 영화 여인의 향기 중에서... 5 木香 2001.10.23 6400
651 늦었지만.... 녹음 기재 질문에 대하여 1 셰인 2001.10.18 6932
650 동훈님 질문있슴다. 1 illiana 2001.10.16 7769
649 헨델...하프시코드 조곡임당!!!(요건 쬐금 짧아여 ^^) 신동훈 2001.10.17 8517
648 바하... 플루우트 소나타여~~~(겁나게 긴글...한번 생각하구 보셔여 ^^;) 5 신동훈 2001.10.17 7365
647 바비맥플린 이야기. 2 지얼 2001.10.05 6892
646 노래부르기... 1 채소 2001.10.05 6649
» 지휘자 이야기... 5 채소 2001.10.03 7415
644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13 지얼 2001.09.08 13884
643 존윌리암스의 진짜 음색은? 7 지얼 2001.09.06 6455
642 콩쿨에 도전하시려는분만 보셔요... 22 2001.08.31 7045
641 음악듣기.... 반성... 3 채소 2001.08.26 6433
640 [re] 음악듣기.... 반성... 1 지얼 2001.09.22 6931
639 영화속 기타이야기 2 지얼 2001.08.26 8401
638 음악?? 5 강민 2001.08.22 6256
637 연주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지는 곡들.... 1 지얼 2001.08.22 6615
636 [re] 연주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지는 곡들.... 1 willie 2001.09.18 6790
635 ☞ 연주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지는 곡들.... 2 셰인 2001.08.22 6940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