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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74.204.118) 조회 수 2992 댓글 0
  * 우리 것과 남의 것이라… ?

  좋은 의견들이 많이 나오네요. 다 나름대로 근거가 있고 일리가 있는 옳은 말씀들이지요. 다만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게 중에는 역시 2분법적 극단론과, 현실과 이상 및 목적과 수단이 구별되지 못한 것이 섞여 있지 않는가 하는 점입니다.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 꼴이 되지 않을 런지요.”, 또 “무조건 적인 민족주의는 국수주의로 흐를 수 있다고 봅니다.”

  - 이런 말씀들은 참 공감이 많이 가네요. 이 땅에는 극단적 민족주의, 국수주의가 나라를 거꾸로 말아 먹는 일이 많았던 것 같거든요.

  종이보다는 비데가 훨씬 위생적이고 편리하지요. 비데 좀 쓰겠다는데, 이게 왜 민족주의와 결부됩니까? 그렇지만 김대식 교수는 그걸 예로 들었을 뿐이지, 편리한 문명을 외면하자는 뜻은 아니겠지요. 숨어 있는 참 뜻은 그게 아닐 거예요.

  “어차피 클래식 기타가 서양 악기인 한, 기타리스트들이 서양 음악에 매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국악에는 쉽게 눈을 돌리지 못하는 게 현실이죠.”

  - 이 말씀도 참 맞는 말인 것 같네요. 현실적으로 국악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건, 그 사람이 민족문화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과 직결되지 않겠지요. 이런 문제는 문화부 당국자와 언론매체 및 국악인 스스로의 책임이 더 클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한국인이라 하여 국악을 알아야 할 법적 도덕적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관심을 두려 해도 현실적으로는 접근이 용이하지 않거든요.

  “그렇게 우리 것을 알아야 하는 게 의무라면, 우리의 관심 분야는 국악을 넘어서는 엄청 방대한 것이 됩니다. 국악만 알면 우리 것을 아는 겁니까? 니체는 읽으면서 사서삼경은 읽지 않고 서양의 옷을 입으면서 한복은 멀리하고 서양의 집에 살면서 한옥의 미학에는 관심을 두지 않죠. … 대체 우리 것을 안다는 것의 끝은 어디인지요?”

  - 이 말씀도 또 공감이 크게 갑니다. 국악만 안다고 해서 우리 것을 알았다고 볼 수가 없지요. 극단적인 예일는지 몰라도, 국악인들이 외제 좋아 것도 더러 봤거든요. 또 국악기로써 굳이 서양음악을 표현하려 하는 시도도 이런 범주에 안 들어간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겁니다. 표현 한계가 좁은 국악기로 서양음악을 연주하려는 것은, 어찌 보면 억지이거든요.

  차라리 음역이 넓고 다양한 서양악기로 조선의 토속적 삶과 전통적 민족적 영혼을 표현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조선을 더 많이 알릴 수 있으며, 종사자의 경제생활도 보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꼭 우리 음계를 써야 우리 것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지요. 우리 음계든 우리 국악기든, 이런 것은 수단일 뿐이지, 그 자체가 민족과 전통과 토속적 영혼을 표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겠지요. 다만 국악은 역시 국악기를 써야 더욱 더 맛이 나지요. 그렇지만 서양 음계와 서양 악기로도 얼마든지 한국을 표현할 수 있지요. 이런 논의에도 수단에서의 합리성과 경쟁력과 민족적 목적의식이 가미되면 안 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서양의학을 공부한 의사가 한방을 배우면 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비난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 아마도 ‘서양음악하기에 바쁜 인생…’이라고 얘기한 분의…”

  - 이 말씀도 당연히 옳지요. 방대한 현대 문명은 분업의 원리 때문에 가능했던 것인데, 한 사람이 어찌 여러 개를 할 수 있겠어요. 한방 몰라도 훌륭한 의사이지요.

  “우리가 '우리문화' 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서 서양에서 온 거 다 떼버리고 중국에서 온 거 다 떼버리고 나면 남는 건 과연 뭐죠? 문화라는 것에 과연 이건 네 거 이건 내 거, 칼로 두부 자르듯이 깨끗하게 갈라버릴 수 있는 걸까요?”

  - 이 말씀도 당위론이지요. 세상에 문화가 네 것 내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심지어 중국 것이든 서양 것이든, 그것마저도 그들의 완벽한 독창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요. 문화는 상호 교류되면서 조금씩 개량되거나 남의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게 되거나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출현한 듯이 보일 뿐이겠지요.

  그렇지만 김교수가 그 정도도 모르고 글을 쓴 거라면, 이 분은 교수 자격도 없겠지요. 아마 그런 뜻은 아닐 겁니다. 그런 문화 속에도 토속적인 냄새는 배여 있고, 그 사람들만의 삶과 영혼이 담겨 있겠지요. 김교수는 문화의 교류성과 역사성을 분석한 게 아니라, 목적과 수단의 관계에서 좀 더 효율적인 수단을 강조하고, 진정한 자존심을 찾자는 것이고, 남의 것도 가져온 다음에는 제 것으로 만들자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닐까요?

  세계 각국이 제 문화를 홍보하고 관광과 상업에 이용하며, 민족적 자긍심의 뿌리로 인식하고, 이로써 1등 국민, 차별주의를 정당화 하며, 이로써 그들의 세력을 넓히려 한다는 현실론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요? 프랑스 사람들, 한국사람 우습게보지요. 문화적 우월감에 도취되어서… 강도 짓 해서 뺏어간 규장각 도서는 안 돌려 주면서…

  문화를 정의하면 여러 친구들의 말씀이 옳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상대방은 무장해제를 하지 않고, 문화를 오히려 공격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는 순수 이성과 낭만에 빠져서 아무 생각 없이 무장해제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서양음악 좋아하는 것도 엄연한 우리 문화라는 겁니다. … 저는 문화에는 우열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당연한 말이지요. 분명히 우리 것이지요. 문화에 무슨 우열이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남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을까요?

  “우리 문화는 중국문화의 자양분을 먹고 자랐지만, 지금은 서양문화의 영향아래 있지만, 그래서 잡탕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그것 자체야말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 이 말씀은 동의하기 어렵네요. 가만히 놔두어도 저절로 자랑스러운 우리 것이 될 수 있을까요. 남들도 그렇게 생각해 줄까요. 우리 조상들은 한문을 가져와서 이두를 만든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한글을 창제한다, 도자기를 개량해서 독창적인 청자, 백자를 개발한다, 민중음악을 판소리, 창으로 승화시킨다, 국악을 개척한다, 등… 많은 노력을 했지요. 그 덕에 세계 각국이 우리를 고유의 무엇을 가지고 있는 문화민족으로 인정하는 건 아닐까요? 유네스코가 왜 판소리를 한국 고유  문화로서 세계인의 유산이 되어야만 하는 것으로 지정 했을까요?

  “지금은 별세한 박동진옹의 판소리. 그 판소리에 공감할 수 있는 현대 한국인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의 판소리는 조선적인 것인지는 몰라도 한국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조선은 분명 다르니까요. 왜 우리 대다수의 한국인이 조선의 판소리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죠? 한국이 조선이었기 때문에?”

  - 이 말은 동의가 더욱 어렵네요. 조선과 한국은 왜 다르다고 생각하나요? 그러면 신라도 고려와 다르고, 고려도 조선과 다른 건가요? 정권과 나라가 같은 것인가요? 정권을 탈취하면 그게 바로 국가인가요?

  그러면 그 국호들이 왜 한국사가 되어야 합니까? 불과 몇 달 전에 중국이 4조원이나 들여서 고구려 사적을 일부 복원하고는 자기네 역사라고 우기기 시작 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요. 지금 사학계는 벌컥 뒤집혔습니다.

  만주 연변 조선족이 한국 정부에다 국적을 달라고 합니다. 정부는 긍정적입니다. 왜? 국가와 정권 및 민족과 혈통은 같은 것인가요? 그렇다면 징기스칸은 우리 혈통 아닌가요? 몽골과 터키 사람은 한국인과 같은가요?

  만주와 한국이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만주는 고조선과 고구려와 발해의 땅입니다. 중국은 만주 분리주의가 일어날 것을 미리 대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수 더 떠서 고구려가 자기 네 역사랍니다. 그래도 정부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아마 김정일 정권도 이 점은 불쾌할 것입니다. 만일 그들이 스스로 주체사상을 존립의 근거로 삼고 있다면, 중국의 이런 경향을 용인하면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지는 것일 겁니다.

  우리 역사에는 여진족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피지배 계층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큰 범주에 둘 수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 누루하찌가 발호해서 금을 만들고 청이 되어서 중국을 점령하였습니다. 그러나 청은 우리도 공격했습니다. 치욕의 날을 맞은 적도 있습니다. 통일신라 이후로 만주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민족이 민족의 본토를 공격하게 한 셈입니다.

  일본은 백제의 피정렴지로 볼 수도 있습니다. 통일신라가 백제 말살 정책을 폈던 것인지, 섬나라라서 먹을 게 없어 신경을 안 썼던 것인지, 결국은 훗날 본토가 점령당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이게 다 무엇 때문에 일어 난 일일까요? 김교수가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만 무장해제 하자고요?


  gm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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