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얼마전 우연히 정말 좋은 밴드의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뭔가 알아볼게 있어 동대문 근처를 지나다가 대형 의류 상가 앞 가설무대에서 락공연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걸음을 멈췄던거예요. 오래전 아주 오래전 생각이 났습니다. 가죽재킷에 기타케이스를 자랑스럽게 매고 교대앞 연습실을 다녔던 기억이요. 제프벡, 로이부캐넌 정말 좋아했는데.
정말 가슴이 떨리더군요..
깔끔하고 따뜻한 소리였습니다. 과장되지 않은 가사와 느낌이 있는 멜로디. 보컬 맡으신 분은 시종일관 밝게 웃으시면서 노래하시고 특히 가사를 정확하게 전달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기타 맡으신 분도, 베이스 맡으신 분도, 드럼 맡으신 분도 정말 군더더기 하나 없는 음악을 들려주셨어요.
저는 계속 서서 바라보면서 저도 모르게 흥겨워졌습니다. 둘레둘레 보니 서 있던 분들 모두들 가볍게 어깨를 움직이고 계시더라구요. 또 어떤 여성분들은 가사를 따라부르시는 것으로 보아 잘은 모르지만 지금 공연하고 있는 밴드가 나름대로 "팬"을 보유한, 역사가 있는 밴드인가보다 싶었습니다.
가끔 그럴 때 있습니다. 밴드가 공연하러 나와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하기보단 그저 자신들의 공연에 취해있다는 점을 느낄 때가 많아요. 음악을 한다는 것이 그리 큰 벼슬도 아니고 다만 좋아서 하는 것일뿐인데, 괜히 일부러 관객모독에 가까운 언사를 한다든가, 혹은 신나고 즐거운 곡을 부르는 것까지는 좋은데, 멤버들끼리만 너무 신나서 오히려 그걸 보는 관객은 구경꾼이 되어버린다든가, 심지어는 무슨 사운드체킹을 그렇게 오래도록하는지 물론 이유야 있겠지만 음악을 하고 공연을 한다는 것의 무게중심을 함께 나누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본인들의 즐거움을 위해 한다는 느낌을 줄 때가 적잖이 있습니다.. 그러러면 그냥 연습실에서만 하면 되죠.. 공터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누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밴드가 공연을 한다는 것은, 연습실에서 연주한다는 것과는 정말 다른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 음악이 뻗어나가 들릴 수 있는 공간에 함께 있는 모두와 음악을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더밴드이지만, 우린 우리 자작곡만 연주해요!! 라고 하지 않고 모두가 익숙한 곡들도 한 두곡 연주할 수도 있는 것이고, 밴드 멤버들이 아무리 흥에겨워도 관객들이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의 빠르기로 연주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나 저 같은 사람에게 밴드 공연의 또다른 역할은 "위무" 입니다.. 음악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나 스스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사람, 그저 서서 바라보고 있는 나의 마음을 밴드가 알아준다는 느낌이 날 때 정말 행복하거든요.
클래식기타 공연도 그 본질적인 부분은 이와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연주는 연주자와 한 음 한 음 사이의 고독한 싸움일 수 있겠지만, 공연이란 것은 연주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피아니스트 짐메르만 선생님은 비록 농담 비슷하게 말씀하셨지만 표정이 없는 연주자는 공연을 하지 말고 녹음실에서 녹음이나 하라고 하셨었어요. 관객에게 베푸는 맘도 아닌, 뽐내는 맘도 아닌, 정말 내가 해온 고독한 싸움을, 그 싸움의 결과인 나의 음악을 온전히 공간의 모든 사람들과 나누는 그런 콘서트.
정말, 그런 콘서트에 가서 말그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껴보고 싶어요.
누군가의 음악을 통해, 그 음악에 깃든 그의 삶을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 아닌가요.
올해엔 좋은 기타 콘서트가 계속 열립니다.. 한동안 기타 콘서트에 가보기를 게을러했는데.. 지금부터 부지런히 계획을 잡아서 놓치지 않고 쫓아다녀보렵니다..
정말 가슴이 떨리더군요..
깔끔하고 따뜻한 소리였습니다. 과장되지 않은 가사와 느낌이 있는 멜로디. 보컬 맡으신 분은 시종일관 밝게 웃으시면서 노래하시고 특히 가사를 정확하게 전달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기타 맡으신 분도, 베이스 맡으신 분도, 드럼 맡으신 분도 정말 군더더기 하나 없는 음악을 들려주셨어요.
저는 계속 서서 바라보면서 저도 모르게 흥겨워졌습니다. 둘레둘레 보니 서 있던 분들 모두들 가볍게 어깨를 움직이고 계시더라구요. 또 어떤 여성분들은 가사를 따라부르시는 것으로 보아 잘은 모르지만 지금 공연하고 있는 밴드가 나름대로 "팬"을 보유한, 역사가 있는 밴드인가보다 싶었습니다.
가끔 그럴 때 있습니다. 밴드가 공연하러 나와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하기보단 그저 자신들의 공연에 취해있다는 점을 느낄 때가 많아요. 음악을 한다는 것이 그리 큰 벼슬도 아니고 다만 좋아서 하는 것일뿐인데, 괜히 일부러 관객모독에 가까운 언사를 한다든가, 혹은 신나고 즐거운 곡을 부르는 것까지는 좋은데, 멤버들끼리만 너무 신나서 오히려 그걸 보는 관객은 구경꾼이 되어버린다든가, 심지어는 무슨 사운드체킹을 그렇게 오래도록하는지 물론 이유야 있겠지만 음악을 하고 공연을 한다는 것의 무게중심을 함께 나누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본인들의 즐거움을 위해 한다는 느낌을 줄 때가 적잖이 있습니다.. 그러러면 그냥 연습실에서만 하면 되죠.. 공터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누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밴드가 공연을 한다는 것은, 연습실에서 연주한다는 것과는 정말 다른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 음악이 뻗어나가 들릴 수 있는 공간에 함께 있는 모두와 음악을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더밴드이지만, 우린 우리 자작곡만 연주해요!! 라고 하지 않고 모두가 익숙한 곡들도 한 두곡 연주할 수도 있는 것이고, 밴드 멤버들이 아무리 흥에겨워도 관객들이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의 빠르기로 연주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나 저 같은 사람에게 밴드 공연의 또다른 역할은 "위무" 입니다.. 음악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나 스스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사람, 그저 서서 바라보고 있는 나의 마음을 밴드가 알아준다는 느낌이 날 때 정말 행복하거든요.
클래식기타 공연도 그 본질적인 부분은 이와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연주는 연주자와 한 음 한 음 사이의 고독한 싸움일 수 있겠지만, 공연이란 것은 연주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피아니스트 짐메르만 선생님은 비록 농담 비슷하게 말씀하셨지만 표정이 없는 연주자는 공연을 하지 말고 녹음실에서 녹음이나 하라고 하셨었어요. 관객에게 베푸는 맘도 아닌, 뽐내는 맘도 아닌, 정말 내가 해온 고독한 싸움을, 그 싸움의 결과인 나의 음악을 온전히 공간의 모든 사람들과 나누는 그런 콘서트.
정말, 그런 콘서트에 가서 말그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껴보고 싶어요.
누군가의 음악을 통해, 그 음악에 깃든 그의 삶을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 아닌가요.
올해엔 좋은 기타 콘서트가 계속 열립니다.. 한동안 기타 콘서트에 가보기를 게을러했는데.. 지금부터 부지런히 계획을 잡아서 놓치지 않고 쫓아다녀보렵니다..
Comment '1'
-
좋은 말씀이십니다. 같은 예술이지만 콘서트를 보는것과 미술관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것 같아요. 으니님 말씀대로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대다수의 청중을 행복하게 해준다는게 정말 그들의 능력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도 잡식성(?)이라 장르에 구분없이 듣고 즐기는 편이지만 그들 연주가 작곡가, 가수들에게 느끼는 공통점은 거의 비슷한거 같아요. 물론 매 공연이 내 입맛같지는 않아 가끔씩은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공연으로든 음반으로든 누군가를 매료시키고 이끈다는 것이 큰 능력 같습니다. 중요한건 장르가 아닌 귀와 마음과 머리가 느끼는 복잡미묘한 감동이겠죠? 매니아칭구분들이 올려주신 지직거리는 녹음소리가 감동인것 처럼요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23 | 기타학원과 개인레슨 뭐가 다른가요ㅕ? 7 | 제라스 | 2005.08.12 | 3393 |
1922 | 카바티나 진짜 잘치는 것 듣고 싶어요. | dms | 2005.08.11 | 3113 |
1921 | 전공하는 학생입니다..이것좀 찾아주세요 ㅠㅠ 1 | 학상 | 2005.08.10 | 2876 |
1920 | 소르 소나타 op.15번 올려주세요 | 변신 | 2005.08.09 | 2867 |
1919 | vicente Asencio의 Collectici intim 부탁드립니다,, | 호호아줌니 | 2005.08.09 | 3237 |
1918 | 음...저도 왼손 엄지에 대해서 질문을좀... 2 | baboking21 | 2005.08.11 | 2800 |
1917 | 전자 메트로놈 사용 질문임다 1 | 왕초보 | 2005.08.09 | 3300 |
1916 | 저기.. 앙코르 프로그램 제대루된 xP용좀 올려주실수있을까요? | 타블로라는작자 | 2005.08.08 | 1 |
1915 | 손목 걱정..-ㄴ-;; 4 | -ㄴ- | 2005.08.11 | 2852 |
1914 | 악보요청 할께요 2 | 이준호 | 2005.08.05 | 3321 |
1913 | 왼손을 얼마나 꾹 눌러야 소리가 잘 날까요. 7 | 마비노기라이프 | 2005.08.05 | 3174 |
1912 | 이적 하늘을 달리다 | 현재환 | 2005.07.26 | 3195 |
1911 | 클래식 기타 시작한지 6개월째 됩니다.. 1 | 입문6개월 | 2005.08.03 | 3156 |
1910 | 너클과 줄과 탄현방향 -_-?..; 2 | y | 2005.08.03 | 2851 |
1909 | 공군군악대와경찰군악대 3 | 이카루스 | 2005.08.02 | 4058 |
1908 | 기타줄에 관하여;; 7 | ``````` | 2005.07.29 | 3033 |
1907 | 앤드류요크의 andecy 원곡 구합니다 1 | KD | 2005.07.28 | 2831 |
1906 | 곡해설이 필요합니다. | 까치 | 2005.07.23 | 2768 |
1905 | 11월의 어느날에 대한 질문--- | 딸기 | 2005.07.22 | 2469 |
1904 | 신나는 클래식 기타 음악 추천 부탁드립니다. 8 | 해리버터 | 2005.07.08 | 4875 |
1903 | 듀엣곡 추천 부탁드립니다... 1 | jy | 2005.07.03 | 3094 |
1902 | 클래식기타에서 코드공부는 필요한가요? 2 | 한슐인 | 2005.07.28 | 3031 |
1901 | 발표하고 싶은데 3 | 소망 | 2005.07.27 | 2881 |
1900 | 엉뚱한 상상... 2 | 불꽃남자 | 2005.07.26 | 2612 |
1899 | 음악 올리려고 하는데 오케 올리는지 멀라서요 1 | 크 | 2005.07.17 | 2617 |
1898 | 질문이 있어요 2 | barca99 | 2005.07.12 | 2777 |
1897 | 클래식 기타 이제 해볼려고 하는데요 | 클래식 초입문 | 2005.07.08 | 2469 |
» | 음악을 나눈다는 것 1 | 으니 | 2005.07.19 | 2893 |
1895 | 기타칠때 엉덩이가 아파요;; 13 | 사마코 | 2005.07.18 | 3638 |
1894 |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사십이 넘었는데...배울 수 있을지? 2 | 맑은구름 | 2005.07.14 | 2824 |
1893 | 초보적인 질문하나 올립니다. 2 | 기타매냐 | 2005.07.13 | 2854 |
1892 | 신청요 ! 1 | 민지 | 2005.07.13 | 2854 |
1891 | 풀륫과 기타의 듀오곡 악보 자료.. 2 | ^^ | 2005.07.12 | 2954 |
1890 | 기타 질문입니다~~ 3 | 초보자 | 2005.07.11 | 2628 |
1889 | 연주중 기타를 치는 것도 주법중 하나인가요? 5 | leemj | 2005.07.10 | 3060 |
1888 | 정말 제대루된 | 보사노바 | 2005.07.08 | 2713 |
1887 | 밤과꿈 질문이있는데요 [!] 1 | 이창현 | 2005.07.08 | 3008 |
1886 | 듣기좋은, 치고싶은 악보 명록.<추천>부탁해요~ 3 | 대성 | 2005.07.12 | 2869 |
1885 | 탱고 엔 스카이 질문여... | 초보 | 2005.07.11 | 2643 |
1884 | 메트로놈 종류별로 뭐가 다른가요??;; 2 | ;; | 2005.07.11 | 2657 |
1883 | [투덜투덜]이휴..곡 외우는법없나요.. 9 | 아래신화 | 2005.07.09 | 3186 |
1882 | 질문이 있습니다~ | 새내기 | 2005.07.09 | 2681 |
1881 | 골든 기타 커스텀20에 대해서 아시는분..그리고 구입할수있는 방법좀 알려주시기바랍니다.. | 한동수 | 2005.07.06 | 2820 |
1880 | <입문6개월>소리굽쇠로 조율 어떻게 해요? 12 | 입문6개월^^* | 2005.07.04 | 3219 |
1879 | 늦은 나이(?)에... 13 | 마에스트로 | 2005.07.05 | 3042 |
1878 | 트레몰로에대해 질문..입니다 2 | 11 | 2005.07.03 | 2980 |
1877 | 트레몰로에서 답답한것 있어요 2 | victory444 | 2005.07.03 | 2505 |
1876 | 대성당 악보 어떤걸로 연습해야할지 모르겠어요. 1 | 모내기 | 2005.07.02 | 2221 |
1875 | 기타 에이드에 관한 질문... 1 | sakura | 2005.07.02 | 2792 |
1874 | Sor OP No.6-2(Etude No.3 by Segovia) 오른손 탄현에 대해서... 3 | JJ | 2005.07.01 | 3011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