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의 정성과 준비가 많이 배어있는 연주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세한 실수가 간혹 있기는 했었지만 음악적인 흐름에 별다른 방해가 되지 않았으며, 전반적으로 많은 연습량과 탄탄한 테크닉과 음악성을 느낄 수 있는 안정된 연주를 들려주었다고 봅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본다면 연주의 기교적인 어려움 같은 것은 잊고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편안함을 주는 연주이더군요.  

다만 제가 느낀 조금 아쉬운 점은, 바하나 아구아도 같은 고전적인 레퍼토리에서 프레이즈 내에서의 다이내믹 변화가 좀더 극적이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화음을 연주할 때 1번선 고음의 톤이 너무 예리한 느낌이었는데 좀 더 원만한 음색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느낌은 연주회를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것이 결코 아깝지 않은 훌륭한 연주였다고 생각합니다. 파야와 뚜리나에서의 선명한 해석과 색채감도 좋았고 연주자 자신의 자작곡에서는 기타가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신선한 느낌을 전달해준 좋은 무대였다고 봅니다. 좋은 연주회였음에도 불구하고 객석에 빈자리가 좀 많았다는 것이 연주장을 나오면서 느낀 마지막 아쉬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