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꾸다 신이치 연주회를 보고

by 최창호 posted Oct 2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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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후꾸다 신이치의 연주회를 보고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몇몇 연주자들이 함께 생각났었습니다.
물론 야마시다의 생각도 나고 또 페페 로메로의 생각도 나고... 그 생각의 공통점은 안타깝다는 것입니다.
다른 분들은 감명깊게 보셨다니 사실은 다행입니다만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다른 분들은
어떻게 그렇게 느끼셨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저처럼 안타까운 마음으로 감상하신 분들도 분명 계시겠지요.

피아노나 특히 기타 연주자는 손가락 근육의 기민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가면
이른바 테크닉이 줄어들고 손놀림이 둔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물론 윌리암즈나 러셀처럼 경이로운
상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연주자들도 있고 저는 그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며 동시에 제발 건강을 잘
유지해서 우리들 곁에 그들의 연주가 오랫동안 함께하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얼마전부터 야마시다와 페페의 연주를 보면서 '야...이젠 어쩔 수가 없나보구나...아깝다' 하는 생각을
늘 해왔고 지난번 그들의 연주는 그것을 아주 확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손가락의 컨트롤이 전성기때
그들의 그것과는 너무나 달라서 안쓰럽기 짝이 없습니다. 더구나 지난 해 말에 녹음된 야마시다의
최근 음반을 들으니... 더 이상은 안 되는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제가 너무 비관적으로만 적습니다만 불행히도 현실입니다. 그제의 신이치 연주회는 여러가지로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우선 후꾸다 선생의 왼손은 너무 힘이 들어가는지 예전 젊은 시절에는 그나마 조절이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젠 제대로 나는 소리가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오른손 탄현은 트레블에서 파워를 발휘할 수 없는 스타일이어서
선명하고 힘 있는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그날 악기는 그걸 더 부채질하듯 답답한 트레블을 가지고 있더군요.
풍부함이 전혀 없는 음색이어서 정말 답답했습니다.

그리고 왜 후꾸다 선생은 조율을 잘 못할까요? 이렇게 조율하고 연주하는 프로 연주자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쯤에는 2번이 심하게 틀렸는데 계속 5, 6번만 만지시고... 조율할 때에도 아직 조율되지 않은 것이
명확히 들리는데도 긴장 때문에 못 느끼시는 것인지 그냥 연주를 시작하더군요. 단 한 곡도 조율된 상태에서
연주된 것이 없습니다.

또 Choro de Saudade는 제게는 너무 많은 느낌을 주는 곡인데 이 곡이야말로 연주자의 감성을 가장
섬세하게 나타낼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 듣고 있으면 정신이 없습니다.
정리가 안 되어 있고 두서 없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악기의 액션이 너무 낮게 되어 있어서 좀 큰 소리는 모두 줄이 털어버립니다. 아마 그런 악기를 선호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음이 전부 표면적이고 깊이가 없습니다.

다들 좋게 보셨다고 쓰셔서 의아스런 마음으로 그냥 있을까 하다가 이런 느낌도 있었다라고 몇 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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