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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흐르는 강물2005.03.13 03:09
예전에 영화음악을 공부하시던 어떤 분께 '진짜 잘 만든 영화 음악은 음악이 영상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얘기를 들은 바가 있습니다. 이말이 단순히 '영화음악은 사람을 감동시킬 선율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얘기는 아니고, 음악이 영화 감상을 방해할 정도로 영상과 이질적으로 굴어서는(?) 안된다는 얘기인데요...
좋은 음악에서 이런 면을 발견할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분석해보면 절묘하고 멋진 화성을 쓴 곡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너무 유려하여 음악속에 녹아내려서 오히려 작법상의 기교는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죠.
"어떤 기교도 화성적인 개연성도 생각지 못하며 그저 그 소박함과 절절함에 빠져들기만 할 뿐인 음악"인 것이죠.기교와 화성이 음악을 위한 도구라면, 너무나 잘 씌여진 곡은 이러한 도구의 역할이 오히려 드러나지 않는 것 처럼 보이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이건 어떤 경우 연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인데, 대가의 연주회를 보면 너무 유려하고 쉽게 연주해서 마치 나 자신도 그것을 연주할 수 있을거라는 착각을 가지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연주가 너무 유려한 나머지 기교상의 어려움을 청중으로 하여금 잊게끔 한 거죠....

하지만 이런 모든 저의 얘기가 "좋은 음악은 반드시 화성이 복잡하고 절묘하여야한다"는 얘기로 귀결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개인적으로 3화음만으로 이루어진 곡중에 좋아하는 노래들이 꽤 많거든요.
이를테면 스모키의 '이웃집 앨리스'같은 노래들.
반대로 모두들 아시는 스탠리 마이어즈의 '카바티나'는 나름대로 절묘한 화성진행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성이라는 도구가 음악에 녹아내려서 강물흐르듯 편안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곡도 있죠.
또, 반대로 화성이 너무 튀어서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음악들도 존재하고...
뭐든, '이래야 한다'는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작곡에 관해서는...
실제로 작곡의 대가들은 아마 이럴것입니다.
단순히 머릿속에 생각해낸 선율을 오선에 옮기는 정도가 아니라
정교하고도 복잡한 화성을 마치 선율을 떠올리듯이 자연스럽게 연상해내는 경지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아무리 같은 화음이라도 그 전위된 형태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데
그 무수한 느낌을 직관적으로 찿아내어 선택할 수 있는 능력에 도달했을 것입니다.
이른바 '이론이 감각으로 스며든 경지'인 것이죠...
"위대한 음악은 적어도 후자의 기술적인 문제들이 이미 퇴색한 어떤 음악들이 아닐까요..."라는 님의 말씀을 전 이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가장 쉽고 단순한 멜로디의 주옥 같은 곡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저 또한 게중에 좋아하는 것들도 있구요.
그런데 근대를 넘어 현대에 들어서면 선율과 선율에 내재된 리듬이 과거와는 달리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됩니다. 재즈계에서는 무조음악 아닌(쇤베르그의...) 일관된 조성이 없는 음악(마디마다 조성이 변한다)이 넘쳐나고. 이런 이유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토벤등의 음악가가 활동한 시기로부터 무려 200년정도가 지났습니다.
그동안 쏟아져 나온 선율은 무궁무진하겠죠.
200년이 지난 현대에 와서는 그 시대의 단순한 멜로디와 선율에 내재된 단순한 리듬으로는 표절의 의혹에서 자유스러워지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무수히 많은 좋은 선율이 쏟아져 나왔으니까요.
개인적으로 현대의 작곡가들이 조성음악을 탈피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미 음악 작법의 극한까지 맛본 이들에겐 기존의 화성법이나 선율은 다소 구태의연한 것이라고 느낄지도 모르거든요...게다가 희노애락을 넘어선 '모든것-자연,심리,상황등...'을 표현하기엔 평균율만으로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사실, 가요계에서 쓰이는 선율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그밥에 그 나물인데
그나마 단순함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은 선율에 내재된 리듬이 고전시대의 것 보다는 훨씬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마저도 이젠 오랫동안 들으신 분들껜 상투적으로 들을수도 있을것이구요)

우리시대의 숙제 같습니다...이 시대에 간단한 선율로 감동시킬 수 있는, 그러나 표절을 피해가야만 하는 선율을 찿아 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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