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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2019.06.02 10:44

기타 匠人 엄태흥

(*.47.192.77) 조회 수 689 댓글 7

기타 匠人 엄태흥

 

엊그제 조선일보 토요섹션에 기타 장인 엄태흥에 관한 특집기사가 양면에 걸쳐 대문짝만하게 나왔습니다. 올해로 66세인 엄태흥씨가 우리나라 기타제작의 1세대인 선친 엄상옥 옹에 이어 한국최고의 (클래식)기타를 만들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클래식 기타에 대한 추억이 남다른 저에게는 엄태흥씨는 태흥 형님입니다. 왜냐하면 그 분은 제 친구의 형님이고, 저에게 클래식 기타를 가르쳐 준 분이기 때문인데, 사실 더 기억이 생생한 것은, 중학생 시절까지 계속되었으며 매 번 눈앞에 불이 번쩍하던 형님의 알밤 먹임입니다.

 

그러나 곧 이어 방학 때면 도시락을 싸들고 왕십리에서 부천 공장에 까지를 오고가며 기타를 배웠던 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초를 닦고 배운 기타 연주 솜씨와 추천 소개해 주신 스페인제 기타를 애지중지 끌어안고 TV도 출연하며 한 3년가량을 기타연주자로 먹고 살았고, ‘알함브라의 궁전의 선율로 처녀 적 아내의 마음을 빼앗아 두 딸을 낳아 키우며 크게 싸우지 않고 살고 있으니 매우 감사해서 그럴 듯한 식사라도 한 번 대접해 드렸어야 하는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사는커녕 연락 한 번 드리지 못하고 살고 있으니 참 미안하고 죄송할 뿐입니다.

 

이제는 기타를 끌어안고 연주를 해 본지가 15년은 넘은 것 같고... 기타 한 대 없이 지낸 세월도 그 쯤은 되는지라 그 모든 것이 그저 옛 추억의 장면들이 되어버리고 말았네요. 이것 또한 어쩐지 죄송하여 할 말이 없습니다.

 

기사 속에서 기타를 끌어안고 웃고 있는 태흥 형님의 얼굴을 보니- 눈썹에 까지 하얗게 내려앉은 서리분이 살 같은 세월을 실감케 하네요. 또 그러한 모습을 보니 저의 서투른 연주도 즐거워하시며 정종 잔을 기울이곤 하시던 생전의 아버님(엄상옥 옹) 모습이 겹쳐지는군요. 그리고 태흥 형님하면 타레가의 ‘La grima'의 선율이 떠오르곤 하는데, 자주 연주하시곤 하였지요.

 

60-70년대, 클래식 기타의 불모지였던 시절의 연주자에서 지금은 기타제작자로 전환하셔서 만족하신 삶을 살아가시는 것 같아서 저 역시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한 분야에 장인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모든 분야에 이해가 생겼다는 것과 맞물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명기를 통한 장인의 즐거운 삶이 계속 이어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일 년에 12대만을 만드는 엄태흥 수제기타는 대당 가격이 500만원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좀 비싸기는 합니다만, 제가 구입을 한다면 옛정을 생각해서 한 100만원쯤은 흔쾌히 깎아 주시리라고 믿는데 어떻습니까? 하하

 

그리고 기사 말미에 언급된 제 친구 태창이도 엄태창 수제기타로 이미 그 방면에 유명인사가 되었는데, 두 형제분의 명기를 향한 장인 경쟁 또한 즐거움 속에 계속 되기를 바라고 기대합니다. 언제 한 번 세 사람이 모이는, 그래서 지난날을 생각하는 자리가 만들어지기를 내심 바라기는 하지만, 어쩐지 요원할 것만 같은 생각의 꼬리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잠시 잠깐의 인생여정을 왜 이리도 바쁜 척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인지 그 근본을 묻고 싶네요.

 

두 사람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기타 제작의 장인이 되었는데, 이 곳 강원도 산골마을의 작은 교회의 목사인 저만 범인으로 남아있는 것은 어쩐지 쬐끔은 내심 억울하고 또 자존심의 머리가 흔들거리는지라, 저도 제 전공 방면인 목회에 장인이 되기에 힘을 더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훗날 장인 세 사람의 조우가 되지 않겠습니까. 하하

 

명기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소리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처럼, 목회의 장인된 목회자의 입에서 나오는 하나님의 말씀은 사람들의 영혼을 움직이는-’ 소리이어야 할 것인데, 그 또한 명품 기타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쉽지 않은 일임에 분명하군요.

 

저는 목사인지라- 두 분의 전도에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를 향하여서는, 참으로 날마다의 곤고함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과 그리고 참된 길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소리로서의 - 하나님이 연주하는 명기 목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산골어부  08-6-7

Comment '7'
  • 2019.06.02 20:21 (*.165.64.141)
    조선일보에 나왔군요...
    몇일전에 뵈었는데 엄선생님은 제주도에 사시더군요...힐링되실듯요...

    어느분야나 다 열심히들 하시고
    열심히 안하는분은 오히려 드물죠....
    애들 가르치랴 , 일하려, 가족에게 잘하랴, 취미할동하랴....
  • 한섭 2019.06.03 11:05 (*.62.202.94)
    엄태흥선생님께 제주도 사시지요? 하고 여쭈었더니 올라오셨다 하시더군요~
  • 엄기타팬 2019.06.03 12:52 (*.228.17.141)
    엄태흥님은 선친에이어 국내기타제작에는 거의 선구자시죠~
    산골어부님은 어느교회에 계신지요?
  • 궁금 2019.06.03 14:32 (*.192.191.73)
    엄태흥 선생님이 66세이신가요? 생각보다 젊으신데요?
  • 한섭 2019.06.03 17:49 (*.211.8.129)
    위 본문글이 쓰인날이 08년이니 11년전이라 그러한가봅니다
  • 산골어부 2019.06.04 04:30 (*.47.192.77)
    그렇습니다. 2008년도에 쓴 글입니다. 세월이 이렇게 빨리 가네요.. / 글을 쓴 저는 강원도 산골마을 작은교회의 목사입니다.
  • 2019.06.04 05:43 (*.165.64.141)
    아,,,저도 착각했네요...8년전 글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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