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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2011.09.12 15:24

내가 경험한 명기

(*.187.17.69) 조회 수 15960 댓글 18
여러분 주석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귀경길에 갤탭질하다가 생각나서 글올립니다
먼저번글 조회수는 많은데 제가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몇개 없었지만 최동수선생님의 명장들의 글에서 발췌한 글이 큰 힌트가 되었습니다 역시 최동수선생님은 매니아의 멘토이신듯
제글을 읽으신 여러분들이  저의 오바를 악기자체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보아주시고 많은 의견교류있었으면 좋겠구요
있는척 아는척 하려고 글올리는것 절대 아니고 제가 모르는게 너무많고 무딘 사람이라 여러분들의 의견과 조언을 참고로 제스스로도 방향설정을 하려는 것이니 서로 아는 만큼이라도 올려서 매니아분들 서로가 각자의 명기를 찾을수있도록  도움되었으면 좋겠네요

우선 저사람 연주를 얼마나 잘하길래 명기명기 노래를 부르나 하실분들 있을텐데요 저는 연주 못합니다
하지만 제가 단언하건데 좋은 악기가 의미없는 연습시간을 줄여줍니다
단적인예로 카바티나 쉬우면서 어렵지요? 10년을 연습해도 초입부 하이포지션 바레잡고 멜로디연주 하는것 깔끔하게 안넘어갈겁니다
이거 몇달 손가락 힘키우고 연습해도음악적으로 테크닉적으로 별의미 없습니다
어떤  악기로는 한번에 넘어가는데 어떤 악기는 쥐가날 정도로 해도 안됩니다
저도 최근에 악기 여러대 가지고 시연해보니 확연하더군요
악기가 좋지 않으면 아예안되는 곡도 분명 있습니다
roland  dyens편곡 all of me 같은곡 안되는 악기로 해봐야  초입부 하모닉스 멜로디 연주하는 부분부터 막힙니다
중간중간 음향효과  표현안됩니다

Grand jota같은곡은 숫제 탐보라 주법은 흉내도 못내죠

그리고 곡을 완성해도 악기가 좋지 않으면 맛이 없습니다
신선하지 않은 재료로 조미료 잔뜩 넣고 만든 음식은 언뜻 느끼기에 쌈박할 수 있지만  맛을 음미해보면 음미할 가치가 없듯 곡을 구성하는 한음한음이 아름답지 않을 경우 현란한 테크닉으로 조미료를 친들 맛이 없는 음악이 되고 말지요

반면좋은 악기는 스케일 연습 마저도 즐거움을 줍니다
좋은 악기는 흡사 악기가 노래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듯 그 악기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정확한 성감대만
건드려 주면 노래를 부릅니다.
설령 그것이 단음이고 스케일 일지언정 아름다운 울림으로 매혹적인 소리를 내어 줍니다.

솔직히 악기가 많아지고 나서 악기를 관리하느라 곡은 할 엄두를 못내고 탄현만 디립다 하고 있는데요....각 악기마다 최적의 탄현 위치와 탄현각 탄현 강도가 달라서 많은 악기를 다 가지고 가면서 최적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 한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조만간 이별을 할 악기와 평생 가져갈 악기를 고르고 있는 중인데요 최소한 내 손에 들어온 악기가 4계절의 주기를 다 지나고 최적조건에서 평가할 여유를 갖고자 아직 보관중입니다.

제가 이렇듯 내 인생에서 평생을 함께 할 악기를 고를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진 자체를 감사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어떠한 확신을 가지고 악기를 찾게 된 데에도 계기가 있는데요.
솔직히 저도 기타라는 악기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 사람이었고 습도나 조건이 어지간히 달라도 관리 상태가 어지간해도 기타라는 자기 소리를 내어 줄 줄 알았습니다.

우선 첫번째 악기가 거기서 거기 일 것이고 좋은 악기던 나쁜 악기던 한계점이 있다고 생각했던 인식을 바꿔준 악기가 있는데요....
최초에 아주 충격적으로 보았던 악기는 Miguel Rodrigues 1991년산 시더 악기였습니다.
한창 기타를 시작해서 미쳐있었던 대학 새내기 시절인 1993년 선배님의 소장품이던 벨라스케스, 오리베,마르도네스, 디히터 호프, 고노, 페레즈, 마린 몬테로,베르나베 등 그래도 당시 이름 있는 악기들을 시연해 볼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인상적인 악기는 없었더랬습니다.
그러던중 서울의 한 공방에 우연히 들렀는데 3층에 있던 그 공방 1층 입구에서 피아노 소리가 나길래 이 건물에 피아노 학원이 있나 싶어서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는데 그 소리가 공방에서 나더군요.
무슨 피아노 소리가 나냐고 제작자님에게 물었더니 저 악기라고 가르키는데 한 학생이 악기를 치고 있더군요.
대단한 볼륨감에 소리 하나하나가 영롱하게 튀어나오는데 음 하나하나가 흡사 100미터 달리기 선수가 전력질주하듯 대단한 에너지감을 가지고 튀어나오더군요.
음 입자 하나하나가 수은방울처럼 분명한 존재감을 가지면서 뻗어나가는데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지금 다시 본다면 그날의 감흥이 같을 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최초로 기타라는 악기에 대한 인식을 깨 준 악기였습니다.
그 학생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번 시연을 해 보았는데요....
허....딱 악기를 쥐고 첫음을 내는 순간 그 아우라에 압도당해 버렸었지요.
대단한 악기였습니다.
그렇다고 다루기가 어렵지도 않았고 저는 그저 현에 물리적인 힘만 가했을 뿐인데 소리 하나하나가 저의 탄현을 기다렸다가 스스로 튀어나가듯 악기가 노래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 처럼 알아서 소리가 나더군요.

그래서 유튜브를 찾아 보았는데요....그날의 느낌과는 좀 다른 연주들만 올라와 있군요.
어디 Miguel Rodriguez 를 가장 Miguel Rodriguez 답게 연주한 링크를 아시는 분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네요.
http://www.youtube.com/watch?v=8hReasVrjk4
여기는 그나마 고음질로 녹음이 되어 있어서 올립니다.
쇳소리가 좀 나는군요.
제 기억속의 로드리게스는 금속입자감이 있는 소리라기보다는 수은방울처럼 광채가 있는 매끈한 소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링크에 있는 파일은 로드리게스 기타의 에너지감과 분해능은 충분히 느낄수 있겠네요.

두번째로 제가 놀랐던 악기는
제 선생님이 소장하고 계신 아이힝어 2010년 산 시더 악기구요.
이 악기 막 왔을때 시연을 해 보았는데 1000만원 이쪽 저쪽의 악기에서 느낄 수 있는 Average 급의 악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힝어 2001년산을 소유해 본 적이 있어서 아이힝어 하면 그냥 빼어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샤넬풍의 강남 며느리풍의 악기로 생각했었거든요.
그저 좋은 시더 악기네 라는 정도로 한두번 탄현해 보고 돌려 드렸는데요.
그 악기를 1년만에 다시 선생님 스튜디오를 찾아 갔더랬지요.
다른 학생들도 있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악기들이 3대 정도 있었지요.
먼저 2001년산 스프루스 아이힝어가 있어서 쳐 보았더랬지요.
제가 소장하고 있던 딱 그 느낌이 악기였습니다.
고음역대 뻣뻣한 느낌 좀 남아있고 저음 그냥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고 데드톤 한두개 있고.....
이름난 또 다른 제작자의 기타 잠깐 만져보고....그냥 내려놓고.....(천만원 조금 넘는 악기)
선생님 악기를 잠깐 시연을 하려고 첫음을 딱 치는데....
이건 뭐.....악기소리에서 황금빛 광채가 나는겁니다.
악기가 파르르 떨면서 소리를 내는데 이건 뭐 악기소리에 후광이 비치는 느낌이랄까
소리가 수십만가닥의 극세 명주실로 만든 고급 실크의 느낌이랄까요?
30년된 15인치 브라운관 TV로 연속극을 보다가 60인치 LED TV로 HD방송을 보는 느낌?
아....탄식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선생님께 물어보았지요.
도대체 기타에 무슨 짓을 하셨냐고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되냐고.
왜 10년된 같은 제작자의 기타와 소리가 이렇게 다르냐고.
선생님 말씀은 새 악기를 받아서 최초 1년간은 지극정성을 다해 악기를 위해주라고 하시더군요.
첫째 줄은 항상 새 줄을 끼고 탄현을 하되 절대 허투루 탄현을 하지 않고 정성을 다해 소리의 이미지를 그리면서 탄현을 하면 악기가 그 소리를 기억한다고.
전 그 말씀을 그냥 동화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그 악기의 소리는 분명히 제가 1년전 들었던 악기 소리와는 완전히 차원이 달랐고 제가 쳐 본 6대의 다른 아이힝어 기타와는 달랐습니다.

이러한 두 악기의 영향이 지금 제가 기타 좀비가 되어 방황하는 이유일 지도 모르겠는데요.

이러한 깨달음이 조금 더 빨랐더라면 저도 기타를 꽤 잘 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군요.

좋은 악기를 만나는 것은 음악으로 가는 첫걸음을 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되는 악기로 음악이라는 큰 바다의 초입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해변에서 헤매던 지난 시간들이 아쉽고요.
여러분도 좋은 악기는 내게 사치라는 생각보다는 좋은 악기는 나를 더 큰 바다로 인도할 배라고 생각하고 무리하더라도 좋은 악기 만나세요.
어쩌면 그렇게 큰 돈이 들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저는 뭐 좀 무모한데가 있는 사람이라 이렇게 허우적 거리고 돌아왔지만 여러분들은 좀 더 현명한 방법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길 바랍니다.
명기는 돈만으로도 사지 못하고 명기를 명기답게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그 악기가 명기인데 그걸 못 알아본 것 일 수도 있겠네요.
자기의 악기를 한번 극한까지 시험해 보시고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과감하게 새로운 악기 찾아 보세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경험했던 명기에 대한 이야기와 동영상 링크 혹은 음악 샘플 링크로 제게도 정보를 좀 주시구요.
제작가님들 전문 연주가님들도 점잖 빼지 않고 낯간지러우시더라도 한수 팁을 알려주세요.
기타 매니아에서 제가 가장 답답한것이 악기에 대한 평가나 리뷰에 좀 민감한 듯 하네요.
국내 제작자들이 많이 보시는 사이트라 그렇다면 외국 악기에 대한 비평과 리뷰 토론이라도 좀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네요.

하여간 제 게시물이  여러분들의 명기 또는 내가 좋아하는 악기에 대한 의견 서로 교환이 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허접한 장문의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 '18'
  • 2011.09.12 19:12 (*.184.77.171)
    사람마다 원하는 음질이 참 다름을 느낍니다.
    저는 미겔 로드리게스..제 취향이 전혀 아니네요.
    (녹음이라 실제는 다르다. 이런 차원은 차치하구요..)
    명기란 대체 어떤게 기준인가 모호하기도 하구요.
  • gitarre 2011.09.12 19:53 (*.132.92.174)
    글을 읽어보니 좋은 악기는 태생도 중요하지만 길들여 지는 것도 중요 하다는 말씀 하신거죠?
    제가 재대로 이해 했는지 모르겠네요...

    외국 악기에 대한 비평과 토론, 저도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허나 외국 고가 악기의 수요가 그리 많지 않고 유저 들도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해보면
    당연한 결과 같기도 합니다.
    외제악기 한두푼 하는것이 아니고 ,또 기타에 큰돈을 들여 구입 하는 것도 그리 일반화 되어있지 않은
    현실 이니까요.

    애호가님과 같은 분이 앞장서서 외제기타 길라잡이 같은 코너를 히거나, 책을 쓰시거나,
    사이트 를 개설 하시면 좋겠네요.

    그리고 한가지 만인의 명기는 없지 않을까요?
    사람마다 취양이 있고 선호하는 음색이나 연주 방식이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좋은 악기 ,나쁜 악기 등을
    구분은 할수 있겠지만 정말 명기는 자신에게 맞는 악기가 진짜 명기가 될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애호가 2011.09.12 20:45 (*.176.6.224)
    당연히 사람마다 취향은 참 다르죠.
    로드리게스 기타 20년 전에 제가 처음 충격을 받았던 악기인데 지금 다시 보게 되면 어떨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당시에는 파워풀하고 다이나믹한 악기를 동경 했는데 그때 본 로드리게스는 바로 그런 악기였었죠.
    섬세하고 아기자기 하다기 보다는 기타라는 악기 음량을 뛰어 넘는 초월적인 악기로 기억합니다.
    분리도 좋으면서 멀리가고 다이나믹하고 밸런스 좋은.
    위에 언급한 두 악기는 가는 길이 전혀 다르죠.
    로드리게스 같은 악기는 레코딩으로 들으면 악기의 장점을 느끼기 힘들수도 있겠네요.
    악기의 원달력과 볼륨 파워감은 레코딩으로 느끼기 힘들지요.
    간단히 볼륨만 올리면 큰 소리로 들리고 줄이면 작은 소리로 들리니까요.
    실제 악기를 쳐 보면 취향은 아닐지라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어떠한 쟝르 음악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강점을 가진.
    지금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악기이고 뭐 부르는게 값인 기타이죠.
    저의 로망은 로드리게스의 파워에 제 선생님의 아이힝어의 뉘앙스를 갖춘 악기인데....평생 구경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서울에서 제일 맛있는 냉면집을 꼽아보라고 해도 십인십색일 진데 당연 수없이 많은 악기중에 만인의 명기를 꼽는것은 불가능 하겠지요.
    하지만 공통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냉면집 대체로 꼽으라면 을지면옥 우래옥 오장동 함흥냉면집을 꼽듯.....흔히 손꼽히는 명기들은 흔히 우리가 이름을 아는 악기들 이겠지요.
    아직 세계에는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명장들이 있고 수많은 악기들이 있지요.
    인터넷의 발달로 저는 해외 악기를 참고할 때 유튜브의 사운드에서 실제 악기 소리를 상상하려고 노력하는데요.
    이게 처음엔 전혀 악기 소리를 유튜브에서 유추하기 힘들었는데 요즘은 약간 적중률이 높아지더라구요.
    gitarre님 제가 말하고자 하는것은 어떤 프레임을 정해 놓고 결론으로 유도하는 것은 아니구요 그러한 경우를 보았는데 그것이 진짜 길들이기에 의한 것인데 1년뒤에 소리가 터질 악기였는지 모르지만 소유주가 그렇게 설명을 하니까 여러분도 참고 하시라는 뜻으로 한 말입니다.
    저도 반신반의 하지만 1년간 매주 줄 갈아주고 습도 맞춰주고 한번 관찰 해 본 뒤 말씀 드리께요.
    내년 추석이면 제 악기의 리포트를 해 드릴 수 있겠네요.
    그리고요...외제 악기 뽐뿌질 하는 것 처럼 되어 버렸는데....전 악기에 대한 특별한 선입견이 없어요.
    국내 제작자에 대해 거론하기에는 좀 민감한 분위기가 있어서 외제 악기라도 의견 교류하자는 뜻이고요...
    전 솔직히 국산 중고 악기를 저렴한 가격에 잡아서 길들이는 비법을 터득해서 10분의 1 값에 명기를 소유하고 싶은 도둑놈 심뽀를 갖고 있어요. 10년 동안 매주 줄 갈아주고 길 들여서 가능하다면 말이지요.
    아무래도 국산 악기가 좋아지면 외국에서 악기를 사는 도박을 안해도 되잖아요.
    눈여겨 보고 있는 국내 제작자도 있고 공방에 수시로 들락거리다가 좋은 악기 나오면 딱 낚아챌 생각도 있어요.
    무엇이든 좋은것은 안목 있는 사람이 먼저 채 갑니다.
  • 명기란 2011.09.12 21:13 (*.226.241.83)
    처음부터 태어나는것이지 줄갈고 길들인다고 되는거 아니라고 어느기타제작가에게 들었던기억이 있어요...
  • 애호가 2011.09.12 21:19 (*.226.203.155)
    명기를 처음부터 길들여서 소장하고 계신분 경험담 없나요
  • 명기가 2011.09.12 21:20 (*.163.17.75)
    있을수 있을까요? 감성에 관계된 일인데....

    특색이 있는 악기는 있겠지요....
  • 타아 2011.09.12 22:09 (*.166.128.15)
    역시..하지만 역시 기타는 소리를 기억하는것 같아요.

  • 2011.09.12 23:24 (*.184.77.171)
    아래는 순전히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저는 기타는 만들어져 나오는 순간 음질의 90%는 이미 완성되어져 있다고 봅니다.
    나머지는 10%(수치화 할수 없지만..)향상은 각부의 응력의 풀어짐(relax)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연주를 잘 해줌으로서 풀어질수도 있고 그냥 놔두어도 자연적으로 풀어질수도 있다고 봅니다.
    강한 응력의 기타라면 당연 연주를 크게 잘 울려줘야 각 부위의 응력이 풀어질 겁니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풀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서 골방에 한 몇년 처박아 놨던 기타가
    소리가 더 나빠져 있기도 더 좋아져 있기도 한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겁니다.
    그리고 건조가 충분하지 않은 나무로 만든 기타는 세월이 지남으로서
    나무가 더 많이 건조되어 소리가 향상되는것도 있습니다.

  • 섬소년 2011.09.14 12:54 (*.17.103.20)
    좋은 재료와 명장의 솜씨로 태어난 명기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만지는 순간 이게 정녕
    내 음색이란 말인가? 자뻑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 거 아닐까요?

    한편, 악기를 제작한 다음에 연주자의 손에 맡겨진 이상, 그 악기가 고음이 좋은지 저음이
    좋은지 나의 터치에는 어느 부분에서 받아주고 어느 경우에는 안 받아주는지는 악기를 가진
    연주자가 연습과정에 터득해야 할 몫이라고 봅니다.

    태어난 명기라도 그 악기의 장단점을 잘 살리지 못하면 벤츠타고 슈퍼에 가서 새우깡 사오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고, 30호 짜리라도 내 손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는 순간 어느 명기 못지
    않은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명기로 재탄생하기는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악기와의 적응을 통해 맘에 드는 나의 소리를 만드는 것은 자신의 과제가 아닐까요...?
  • 애호가 2011.09.14 15:23 (*.187.17.69)
    섬소년님 지당하신 말씀이구요.
    이러한 게시판이 너무나 이런 당위 명제로 흐르다보니 실제로 악기의 몫이 과소평가 되는 경향이 있지요.
    연주는 노력으로 되는 것이고 악기는 주어진 것이므로 일반적인 경우에 연주를 향상시켜야 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당위 명제로 인해 빠지는 오류가 악기 역할이 비중에 비해 과소평가 되는 부분이지요.
    명기의 장점을 잘 못살리면 벤츠타고 가서 새우깡 사오는 것과 다를바 없다는 말씀 맞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구요 너무나 지당한 말씀입니다.
    하지만 30호 짜리 악기만 만지다가 이게 기타 소리다 스스로에게 세뇌하다가 너무 나이가 들어 그게 아니었구나 깨닫게 되었을때 좀 슬플것 같아요.
    난곡을 연습만 30년 하다가 곡을 완성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음악을 공부한게 아니라 그 악기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공부였음을 알게 된다면 말이지요.
    이를테면 하모닉스로 멜로디를 연주하는 경우....숫제 하모닉스가 안나는 악기도 있고 하모닉스가 아포얀도 처럼 나는 악기가 있어요.
    그게 저도 처음엔 원래 다른 악기들도 다 안나는 것으로 알고 CD들으면서 저 사람은 분명 하늘에서 내려온 기타의 신일 것이다라고 생각했더랬지요.
    악기마다 완벽한 악기는 없지만 좋은 악기는 결점이 적습니다.
    그러니까....나쁜 악기로 죽어라 연습하다가 연주가 안된다고 작곡자를 욕할 일도 적고 편곡자를 의심할 일도 적습니다.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고 표현이 안되는 부분을 자기 한계로 받아들일 수 있지요.
    쉽게 말해 고속도로가 새로 생긴것을 몰라서 국도로 아주 열심히 달려 목적지에 도달했더니 고속도로 통행료 1000원만 내면 아주 편하게 올 수 있는 길을 힘들게 돌아오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말이지요.
    진짜 기타를 좋아하고 음악을 사랑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악기를 찾는 노력을 같은 악기로 죽어라 연습하는 시간 조금 할애하면 더 완성도 있는 음악을 만들수 있다는 측면에서 쓴 글이에요.
    좋은 악기를 갖고 싶은 욕망을 물욕으로 치부하고 연습만 열심히 한다고 음악이 되지는 않더라는 말이지요.
    저처럼 악기만 기웃거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고 따라하시라고 추천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노력하면 자기에게 맞는 악기(비싼 악기 말고)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맞는 악기를 찾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도 권할만한 자세는 아니지요.
    글의 논점이 음악이란 연습을 통해 무언가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으로 비장하게 해석하는 분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인생이란 유한한 시간속에 내가 가 볼 수 있는 경계치까지 가는데 목표가 있는 사람도 있고 유유자적 즐기면서 드라이브 하며 즐기다 가고픈 사람도 있는 법이지요.
    좋은 악기는 그런면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는 인생에서 좀 더 먼 곳까지 도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먼 곳까지 도달하고 빨리 도달할 수 있게 해 주는게 무슨 큰 의미가 있냐면 전 할말 없구요.
    그럼 힘들게 음악은 왜 하고 기타는 왜 칠까요?
    그냥 CD 들으면 되지요.
    자기에게 맞는 악기를 찾아서 좀 더 넓은 음악의 바다로 나가 즐기는 것이 악기를 찾는 조금의 노력도 하지 않고불필요한 연습시간에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 보다는 가치 있지 않을까요?
    담배만 끊어도 좋은 악기 살 수 있습니다.
    명기에 대한 글은 명기를 사라고 부추기는 글이 아니고 좋은 악기의 기준을 찾기위한 예시로 쓴 글이구요.
    그런 악기에의 경험이 좋은 악기의 역할에 대해 눈을 뜨게된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 이지요.
    명기도 저절로 소리가 나는 악기는 절대 아니고 그 악기의 정확한 성감대를 건드려 주어야 제 소리를 내지요.
    하지만 좋은 악기에서 좋은 소리를 찾는 과정은 의미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싸구려 악기부터 시작해서 나쁜 악기의 한계를 잘 압니다.
    말그대로 나쁜 악기는 최선이 아니라 연습을 통해 최악의 소리가 아닌 차악의 소리는 찾을 수 있을 지언정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지 못합니다.
    하지만 좋은 악기에는 이미 좋은 소리가 들어있고 그 좋은 소리가 나는 노우하우만 알면 그 소리를 뽑아낼 수 있지요.
    그 한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기타를 연습하고 음악을 한다면 나중에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 섬소년 2011.09.14 16:02 (*.17.103.20)
    애호가님 의견에 동감합니다. 좋은 악기와 좋은 연습이 만나야 한다는
    일반적인 얘기를 한 것이니까요... 오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

    악기의 개성을 면밀하게 소개하고 열린 평가를 하는
    장을 만들자는 데에 전혀 이견이 없습니다 ^^

  • 애호가 2011.09.14 16:16 (*.187.17.69)
    섬소년님 말에 오해는 없었구요.
    좋은 악기라도 탄현에 대한 깊은 연구와 노력이 만나야 그 악기의 최절정의 소리를 뽑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좋은 악기가 좋은 음악을 저절로 만들어 낼 수는 없고 좋은 소리까지는 만들어 줍니다.
    좋은소리는 구슬이고 구슬을 꿰는건 연주자지요.
    구슬까지 자동으로 꿰 주는 악기는 없어요.
    그리고 좋은 악기는 탄현할 때 만족감도 큰데...즉 연습이 즐거워지지요.
    저는 적당한 탄력으로 버티다가 탄현점에서 제대로 터치를 할때 탄현 에너지가 소리 에너지로 제대로 전달되는 악기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꼭 탄현할 때 느낌이 미제 뽁뽁이 터뜨리는 느낌같아요.
    국산 뽁뽁이는 누르면 핫바지 방귀새듯 스르륵 하고 터지는데 미제 뽁뽁이는 빵 하고 임계점에서 폭발력 있는 소리를 내지요.
    미제 뽁뽁이같은 탄현감이 있는 악기 아시는분 없나요?
  • 섬소년 2011.09.14 16:20 (*.17.103.20)
    애호가님 그리고 최동수 선생님이 올려주신 기타에 대한 실체적인 사실들이
    하나하나씩 축적되면 좋은 악기에 대한 판별법과 제작의 기틀을 배우게 될 것 같아서 기쁘고 반갑습니다.

    사실 저도 나무를 가지고 어떻게 저런 기막힌 음색을 탄생시키는지...그 노하우는 무엇인지
    계량화된 제작 수치 너머의 비법은 무엇인지 관심이 아주 많답니다.

    차제에 좋은 악기의 감별과 악기별 특성을 더욱 자세하고 풍부하게 소개해 주셔요 ^^
  • 애호가 2011.09.14 16:45 (*.187.17.69)
    전 대체로 악기의 가능성을 볼때 울림이 좋은지를 먼저 봅니다.
    좋은 악기는 딱 쳐 보면 악기가 운다는 느낌이 있거든요.
    어떤 비싼 악기는 약한 탄현에는 반응하지 않고 어느 임계점 이상의 탄현에만 소리를 내는데 대체로 이런 악기는 미묘한 음색표현에는 약하더군요.
    울림을 지나치게 잡은 악기는 선호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 악기는 음정은 나오는데 고유한 음색은 없는 편이더군요.
    악기의 울림을 최대한 자유롭게 배출하는 악기에서 미묘한 음색 변화가 가능한 경우가 많더군요.
    그리고 탄현시에 줄이 버팅기는 느낌이 있는 악기는 선호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런 악기는 셈여림의 gradation이 어려워요.
    버팅김을 이기기 위해서 특정 음정에서 강하게 탄현해야 하는데 이게 중간단계의 강도로 탄현하기가 힘들다보니 어떤때는 약하게 나오고 어떤때는 빵 하고 튀어버리지요.
    전체적으로 현에 고른 탄력감이 실리면서 탄성이 있는 느낌 즉 앞판이 탄현의 탄력에 일정한 강도로 반응하는 악기가 대체적으로 밸런스가 좋고 다이나믹이 좋은 경향이 있더군요.
    그리고 푸석하게 번지는 느낌보다는 고음현에서는 광택감이 있으면서 배음이 살짝 실리는 클리어한 고음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저음은 들뜨지 않고 아래로 가라앉되 에지가 실려서 crispy함이 있는 저음을 선호하구요.
  • 응원 2011.09.14 18:12 (*.253.28.151)
    우리의 감식안이 좋아야 우리 나라의 기타 제작도 업그레이드 되고
    그러다 보면 세계적인 제작가가 나오는 거 아니겠어요?

    실력이 미천하여 토론에 끼지는 못하고 응원만 합니다.
  • 허~ 2011.09.14 23:33 (*.211.23.58)
    애호가님의 취향이 저와 많이 비슷하네요. 음을 말로 너무 잘 표현하셔서...

    저도 연습보다는 마음에 드는.. 평생가져갈 기타를 아직도 찾고 있습니다.

    혹시 위에 말씀하신 그런 악기를 찾으시면 살짝 정보를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2011.09.16 23:06 (*.184.77.171)
    제가 형편없다고 생각한 악기를 저에게서 사간 기타리스트가 실제 연주회에서 세컨드 기타로 연주중입니다.
    명기란게 분명 존재하지만 그 악기의 잠재력을 알아내는 연주력,탄현능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크게 예쁘다고 생각안되는 배두나가 세계적인 유명 감독인 워쇼스키 의 영화에 출연하게 되어
    헐리우드 진출하게 된다고 합니다. 배두나가 나온 영화를 인상깊게 보다가 단 한번의 인터뷰로
    그녀의 출연을 결정지었다고 하네요. 어느정도 기본이 되어 있어면 그 잠재력과 매력을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세고비아의 라미레즈연주가 좋다고 라미레즈
    비싸게 사서 연주해 보고는 뭐..겨우 이정도야 하는수도 있다는 거지요.
  • 섬소년 2011.09.17 08:18 (*.17.103.20)
    악기통(기타 울림통) 울림의 동질성이 고른 악기를 보기가 어렵더군요. 술타스토에서는 줄의 탄력을 99% 받아주다가도 폰티첼로(특히 브릿지 근처로)로 가면 급격하게 진동이 약해지는 기타가 있습니다. 고가의 악기에서도 그런 현상이 일부 잇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악기를 고를 때 애호가님이 말한 것과 비슷하게 고르면서도, 요새 한 가지를 더 생각해 봅니다. 아마 상판의 두께가 위치마다 다소 다르니 당연히 진동에 영향을 주겠지만, 울프톤은 지판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엄밀히 말하면 상판의 어느 부분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작의 비법을 올려주시는 최동수 선생님께서 실마리를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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