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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총선의 압승으로 일본의 우경화가 더 가속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요. 오늘은 일본 우경화의 전망을 전문과와 짚어본 뒤 우리나라 일본 우경화에 대해 과연 일본의 우익인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대표적인 우익 언론, '산케이 신문'의 구로다 가츠히로 서울 지국장을 만나보겠습니다.



◎ 사회/김어준>

산케이 신문의 구로다 가츠히로 서울 지국장 나와계십니다. 한국에 20년 이상 계셨죠?

◑ 구로다 가츠히로>

23년 쯤 됐습니다.

◎ 사회/김어준>

제가 어딘가에서 인터뷰한 걸 봤는데, [월간 조선]을 좋아하시더라구요.

◑ 구로다 가츠히로>

조갑제 대표가 아주 오래된 친구입니다. 기자 생활부터의 인연도 있구요. 당시 조갑제씨는 한국 대표하는 사실 보도로 유명했구요. 우리도 본받을 만한 기자였죠.

◎ 사회/김어준>

한국에서는 조갑제 전대표님이 우익을 넘어선 극우논객으로 말해지는데요.

◑ 구로다 가츠히로>

그런 말도 들어본 적 있구요. 김어준씨가 저를 '일본을 대표하는 우익 언론'이라고 하셨는데, 저도 그냥 '보수'라고 하셔야죠. 조갑제씨가 극우라고 하면 저도 극우가 되는 거지만요. 어떻게 보면 한국 사회가 너무 좌경화됐기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극우로 보이는 거에요. 우리는 그냥 보수언론인에요.

◎ 사회/김어준>

그러니까 조갑제 전대표를 극우라고 보는 건 한국 사회가 너무 좌경화됐기 때문인가요?

◑ 구로다 가츠히로>

예,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 사회/김어준>

그렇다면 현 노무현 정부도 어느 정도 좌파 정부라고 보시겠군요?

◑ 구로다 가츠히로>

전 출범 때부터 그렇게 봤습니다. 근데 정권 자체가 그렇다기보다는, 좌파 핵심 세력이 주도하는 정권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회/김어준>

민주노동당은 '극좌' 정도 되겠군요.

◑ 구로다 가츠히로>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그렇게 되겠죠. 하지만 우리는 그냥 좌파, 혹은 혁신계로 봅니다.

◎ 사회/김어준>

'조갑제 대표는 보수, 민노당은 극좌'가 됐습니다. 후후.
일단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고이즈미 총리도 여러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자기 소신도 있지만, 별도로 대외적인 배려도 있어야 하는데. 일단 '죽은 자에 대한 추도가 필요'하다, 특히 일본에서는 생존의 아픔이 있다 하더라도 어떤 죽음이든 위로해야 한다는 일본적 정서가 있어요. 그런 면에선 일본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구요. 자기도 오랫동안 후생 장관을 해와서 전쟁 유족에 대한 관심도 많았구요. 다만 외교적으로 문제가 되고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 사회/김어준>

정치인으로서는 신념이 있는 행동으로 보시는군요?

◑ 구로다 가츠히로>

(단호) 예.

◎ 사회/김어준>

근데 중요한 건 신념보다는 -히틀러도 테라군도 신념은 있었으니까요- 그 신념이 일본의 공공 이익에 큰 쪽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신사 참배를 통해 커지는 일본의 이익이 뭘까요?

◑ 구로다 가츠히로>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인데요, 자기 역사를 소중히 생각하자, 그러니까 일본의 근대사와 연결되어있는 전쟁을 전적으로 부정해야겠는가, 일본 근대사가 어두운 역사였다고만은 볼 수 없지 않느냐, 일본 근대화 자체가 세계에 자랑할 만한 면도 있지 않느냐, 말하자면 '균형있게 보자' 라는 게 고이즈미 총리의 견해인 것 같아요. 전쟁 때 죽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매도만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구요.

◎ 사회/김어준>

한국이나 중국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기 선조를 죽인 사람들에 대해 참배하는 거란 말입니다. 이런 게 주변국들에게 모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그런 비판도 이해가 갑니다. 그래서 고이즈미나 일본 국민들도 갈등이 있죠. 하지만 우리의 죽은 자에 대한 정서, 그러니까 일본 문화죠. 그런 일본 문화와 외교문제에 대한 조화가 아직까지 안되어있는데요. 일본 사람들의 정서나 문화도 한번 생각해봐달라고 말하고 싶네요.

◎ 사회/김어준>

흠, 이 얘기를 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일단 여기서 끊구요.
일본 총선에 대해 말해보죠. 일본이 우경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총선 전에도 있었잖습니까? 일본이 군사 대국을 지향하는 것 아니냐, 우경화하는 것 아니냐, 라는 이야기가 한국이나 중국, 그리고 일본 내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이건 기우인가요?

◑ 구로다 가츠히로>

한국측에서 볼 때 우경화, 보수화라고도 할 수 있죠. 하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그것이 '일본이란 나라의 정상화'라고 말할 수 있죠.

◎ 사회/김어준>

일본이 너무 '좌측'에 가있었나요?

◑ 구로다 가츠히로>

예를 들어 '군대를 가질 수 없다, 누가 침략했다 하더라도 싸울 수 없다'는 헌법이 있는 거잖아요.

◎ 사회/김어준>

평화헌법 말씀하시는 거죠?

◑ 구로다 가츠히로>

그게 사실 비정상적인 헌법이에요. 2차 대전 패전 직후, 특수한 국제상황 속에서 만들어진 헌법이기 때문에요. 그 당시 일본은 그런 나라였죠. 하지만 지금 일본은 완전히 바뀌었어요. 평화주의 국가에요. 그러므로 헌법도 개정해야 한다는 흐름이거든요. 그런 걸 일본 사람들도 이해한 거죠. 하지만 아직까지도 헌법 개정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어요. 헌법 개정문제가 하나의 상징이기 때문에 말하는 건데요, 40-50년 동안 의논되어온 것이지만, 찬성과 반대가 반반 정도에요. 그정도로 일본은 보수 사회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뭔가가 바뀐다든가 뭔가 즉각적으로는 결정을 못해요. 그래서 이번의 경선 결과는 그 흐름 속의 일부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급격한 변화는 아닙니다.

◎ 사회/김어준>

스스로의 군대를 가지고 반격할 수 있는 것을 '정상국가'라고 말씀하시는 거죠? 그렇게 되면서 과거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라는 것이 주변 국가의 걱정 아니겠습니까? 이런 주변의 걱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과거의 역사적 경험 때문에 그런 걱정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일본은 많이 바뀌었어요. 국가 구조나 국민 정서나.

◎ 사회/김어준>

일본이 독일처럼 과거가 정말 잘못됐다고 완전히 긍정하지 않는 한 걱정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요? 일본 스스로 잘못한 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본이 '잘 한 것도 많다'고 얘기하는 부분에 대해서 주변 국가들이 걱정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독일과의 비교는 무리가 있어요. 예를 들어 한일관계가 독일과 어느 나라와의 관계인지 분명하지 않잖아요.



◎ 사회/김어준>

고이즈미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했단 건 '변화를 원하는 일본 국민들의 민의'를 반영한 걸 텐데요. 구체적으로 일본의 어떤 변화를 상징하는 겁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고이즈미 총리의 성공은 '개혁이냐, 수구냐'를 결정한 거에요. '개혁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은 나를 지지하라'고 호소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죠. 일본 국민들이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거에요. 우체국 문제는 상징이죠.
일본의 개혁이라는 것은, 전후 일본의 고질적인 정경 유착을 청산하자는 거에요. 부패를 척결하자는 거에요. 고이즈미가 그런 식으로 개혁을 주장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지지했어요. 근데 이번 총선의 특징은 '대도시에서 자민당이 압승'했다는 것입니다. 예전같으면 자민당은 농촌 정당이었거든요. 지금은 도시 사람들이 많이 지지했습니다. 그러니까 고이즈미 정권에게는 미래가 있다고 보는 거죠. 일본을 국제사회에 맞춰서 민영화하고, 시장 경제에 있어 경쟁력있는 나라를 만들자는 데 찬성했다는 거에요. 어떻게 보면 이것이 제 3의 개혁입니다. 새로운 열린 국가를 만들자는 것이 아주 호응을 받았죠.
그리고 또 하나, 우경화 걱정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한국분들이 오해하고 계시는데, 일본에서는 우파 보수가 개혁파이고, 좌파 진보가 보수에요. 산케이 신문은 우파 보수입니다. 현상 파괴, 바꾸자는 거에요. 헌법도 마찬가지구요.

◎ 사회/김어준>

바꾼다는 말은 다들 하잖아요. 결정적으로 '바꾸는 방향'이 중요한 거 아닙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말씀드렸다시피 개방국가가 되자는 거에요. 규제와 통제가 심한 나라가 아니다, 미국이라든가 국제 경제와 연결시켜서 일본을 활성화하자는 거에요.

◎ 사회/김어준>

시장 개방 말씀이시죠?

◑ 구로다 가츠히로>

그렇죠. 경쟁력이란 개방될 때만 생기는 거에요. 그런 식으로 나라를 새롭게 만들자는 거죠.

◎ 사회/김어준>

변화가 곧 개혁은 아니지 않습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그래도 일본 사회가 그동안 너무 보수적이었다는 거죠.

◎ 사회/김어준>

일본 좌파가 어떤 면에서 수구죠?

◑ 구로다 가츠히로>

헌법을 지키자는 거죠. 헌법에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요. 군사 문제 뿐 아니라, 예를 들어 '민주주의'라고 하면서 미국이 일본에 민주주의를 교육시켰죠. 그 결과 일본 사회가 너무 사적인 문제에 몰두하고 있어요. 공적인 문제는 생각 안하구요.

◎ 사회/김어준>

미국 때문에요?

◑ 구로다 가츠히로>

미국의 교육을 잘못 생각한 거죠.

◎ 사회/김어준>

미국의 민주주의 교육이 일본을 개인화하게 만들었습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일단 민주주의란 개인 중심이잖아요. 일본은 예전에 너무 집단주의, 국가주의였으므로 개혁해야 한다고 했었죠. 옳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가 너무 지나치게 개인주의화 됐다는 거에요. 특히 젊은 사람들이 너무 이기주의에요. 주변사나 나라 민정사에 관심이 없다는 거죠. 그런 것도 전후 헌법 하에서 있었던 하나의 잘못이에요. 이런 걸 고쳐야겠다는 것도 하나의 개혁이죠.

◎ 사회/김어준>

그렇다면 일본 우익이 생각하는 개혁은 '개인화된 국민을 모아서, 일본의 과거가 좋은 점도 있다는 걸 이해시키고, 그래서 정상국가, 그러니까 정상적인 군대를 가진 국가로 가겠다'는 건가요? 이건 식민이나 전쟁을 결부시키지 않고, 그 부분만 따로 얘기하면 대단히 상식적인 이야기이지만요. 주변 국가들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는 이유가 '그렇게 정상국가만 되고 말 것이냐, 아니면 과거처럼 그 힘을 가지고 주변국을 위협할 수 있는 게 아니겠냐, 그렇게 위험하지 않을 거라는 증거를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것 같거든요.

◑ 구로다 가츠히로>

이건 상대적인 문제인데요. 지금 일본이 군사 대국가가 되겠다든가, 아시아를 침략하겠다는 건 불가능하죠. 국제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물론 일본 역시 그런 생각도 없구요. 전후 일본사회와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비군사적인 나라가 됐어요.

◎ 사회/김어준>

일본의 변화를 주변국에서 잘 모르는 거군요?

◑ 구로다 가츠히로>

그렇습니다. 항상 과거 이미지로 일본을 의논하는 게 편하겠죠. 하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있었던 논의들은 너무 안이한 것 같아요. 일본이 바뀌었는데도 계속 군사대국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 사회/김어준>

일본에 대한 우경화 걱정은 안이한 겁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단호) 예.

◎ 사회/김어준>

한국이 옛날 생각대로만 말하는 건가요?

◑ 구로다 가츠히로>

자신의 발전도 생각해야 하는 거잖아요. 대한민국이 얼마나 강대국이 됐습니까? 중국도 마찬가지구요. 세계는 바뀌었습니다. 옛날 구조로 생각해선 안됩니다.

◎ 사회/김어준>

주변국들이 오해하는 거지, 일본은 바뀌었다는 말씀이십니까? 일본의 잘못은 없구요? 일본의 잘못은 뭘까요?

◑ 구로다 가츠히로>

전후 국제 사회에 크게 폐를 끼친 적은 없는데요.


◎ 사회/김어준>

오늘은 고이즈미 총선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이 문제를 깊게 들어가면 다른 얘기로 자꾸 빠질 것 같아서 여기서 줄이구요.
이렇게 해서 고이즈미 정권이 우경화되고 있다는 건, 어떤 의미에선 옳은 일이군요? 앞으로 자위대의 지위문제라든가, 신사참배 문제, 외교 문제는 고이즈미식으로 갈 공산이 큰 거군요.

◑ 구로다 가츠히로>

그렇게 봐야 해요. 근데 일본이 자민련 압승했다다거나 사회가 우경화되어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다른 나라에 폐를 끼치는 변화냐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야 하는데요. 그것은 상대적인 문제입니다.

◎ 사회/김어준>

최근 친일사전이 발표됐구요. 얼마 전엔 친일진상규명법도 있었는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 여전히 친북좌파 인사들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 구로다 가츠히로>

그렇게 극단적인 표현은 안썼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사회에 있어서 친일파를 계속 집요하게 비판하는 배후에는 한국 현대사에 대한 아주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는 거잖아요. 그것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일본에서 해방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북 간 발전에 엄청난 차이가 있잖아요. 그 원인의 배경에 친일파 문제, 일본과의 문제가 관련되어 있다고 봅니다.

◎ 사회/김어준>

그건 어떤 의미입니까? 북한이 남한에 비해 발전하지 못한 것이 친일파와 관련있다는 게?

◑ 구로다 가츠히로>

대한민국은 해방 후 일제 시대의 유산을 잘 활용했다고 봅니다.

◎ 사회/김어준>

친일파를 청산 안했기 때문에 이만큼 발전한 건가요?

◑ 구로다 가츠히로>

그게 아니고, 유리한 부분을 잘 활용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인적 유산이라든가..

◎ 사회/김어준>

인적 유산이라는 건 친일파 말씀이시죠?

◑ 구로다 가츠히로>

어떤 면에서는요. 한국 사회는 일제의 인적 유산을 잘 활용했다고 보는 거에요. 그것이 한국 발전에 하나의 기초가 됐다는 겁니다. 그리고 한일국교정상화 이후에 새롭게 일본과의 관계를 정립했잖아요. 그것도 이 발전의 기초가 됐다는 거에요.

◎ 사회/김어준>

한국에서 그런 말씀 하시면 싸움이 많이 일어날 텐데요.

◑ 구로다 가츠히로>

전 일본 사람이니까요.

◎ 사회/김어준>

남한은 친일파를 청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발전을 했고, 북한은 친일파를 청산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발전을 못했다고 보시는 거군요.

◑ 구로다 가츠히로>

극단적이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게 제 입장입니다.

◎ 사회/김어준>

친일파 청산 여부가 이만큼의 국력 차이를 불러왔다고 생각하십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하나의 요인이라고 봐요. 일제 시대의 유산이 한국 발전에 아주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나쁜 건 청산해야 하지만, 좋은 건 살려야죠.

◎ 사회/김어준>

그러면 청산해야 하는 일본의 것은 뭡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일제시대에 독립투사를 탄압했다든가, 한국의 전통 민속 문화를 없앴던 건 살려야 합니다.

◎ 사회/김어준>

그 외에는 없나요? 그렇다면 식민지를 통해 일본이 한반도에 남긴 것 중에 계승해야 하는 건 뭡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벌써 많이 계승했다고 봅니다. 한국이 해방 후에 일제의 유산, 필요한 것을 살렸다는 거죠. 그것이 해방 후 한국 발전에 하나의 요인이 됐다는 게 제 견해입니다.

◎ 사회/김어준>

사실 이건 합의를 볼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흑인 노예들이 선진문물을 배웠다고 백인 사냥꾼들에게 감사해야 하나요?

◑ 구로다 가츠히로>

감사하라는 건 아니잖아요. 흑인들도 억압 속에서 자기가 필요한 것은 이용하는 거에요. 마찬가지입니다.

◎ 사회/김어준>

그래서 한국 내의 '일본 청산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기분이 안좋으십니까?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친일 진상 규명법이라든가 친일 인명사전 작성에 대해선 옳지 않다고 보시나요?

◑ 구로다 가츠히로>

그건 어디까지나 한국 내부의 문제이구요.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길 필요도 있다고 봐요. 다만 이런 게 국가 문제와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현실 정치와 너무 연결시키면 안됩니다.

◎ 사회/김어준>

친일 사전 작성 같은 게 북한 문제와 연결돼있다고 보십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바깥에서 볼 땐 그렇게 보인다는 거에요. 대한민국의 전후의 성과를 부정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건 상대적으로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부각시키려는 논리와 연결된다고 보인다는 겁니다.

◎ 사회/김어준>

남한에서 북한 정부의 정통성을 돋보이게 하려고 친일 청산을 한다고 보십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그런 지식인들이 있잖아요.

◎ 사회/김어준>

(아주 황당하다는 듯) 굉장히 놀라운 주장이시네요. 하하하.

◑ 구로다 가츠히로>

대학에서도 그런 교육을 많이 하는데요?

◎ 사회/김어준>

그러니까 지금의 친일청산 운동은 북한과 친하거나 좌파인 사람들이 북한 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해주기 위해서 친일 청산을 한다고 보시는 거에요?

◑ 구로다 가츠히로>

그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인다는 거에요.

◎ 사회/김어준>

(어이없는 웃음) 허허허

◑ 구로다 가츠히로>

잠깐 들어보세요.

◎ 사회/김어준>

너무 놀라운 주장을 하셔서. 허허허.

◑ 구로다 가츠히로>

한국 보수 측은 그렇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볼 때 한국 현대사에서도 군사 독재 등 잘못은 많이 있었죠. 그래도 세계사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은 이만큼 잘 된 거에요.

◎ 사회/김어준>

이 부분만 따로 말씀드릴게요. 남한에서는 일제가 남긴 유산에 대한 청산 의지가 없다고 보십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그동안 많이 해왔잖아요.

◎ 사회/김어준>

친일 사전을 만드는 등 지금의 활동이 다 북한과 연결됐다고 보세요? 결과적으로는 연결됐다고?

◑ 구로다 가츠히로>

그렇죠. 현실 정치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 사회/김어준>

거꾸로 말하면, 그런 걸 만든 사람들은 자신이 친북임을 입증하기 위해서 그런 걸 만드는 겁니까? 의도까진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 구로다 가츠히로>

우리가 볼 때는 그렇게 보인다는 거죠. 논리상.

◎ 사회/김어준>

과거 일본 식민을 부정하는 건 지금 북한이나 할 이야기라고 생각하세요?

◑ 구로다 가츠히로>

지금 시대나 일본 국민들도 다 잘못됐다고 생각하구요.

◎ 사회/김어준>

남한도 북한과 상관없이 친일 청산 의지를 가질 수 있다고 보진 않으세요?

◑ 구로다 가츠히로>

가질 수 있죠. 제가 말씀드리는 건 논리상 국가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고 보는 거에요.

◎ 사회/김어준>

그렇게 보인다는 건 그렇게 의심한다는 거 아닙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국가 문제가 아주 미묘하기 때문에.

◎ 사회/김어준>

굉장히 놀라운 주장이시네요.


◎ 사회/김어준>

(화제 바꿔서) 몇 달 전에 외신기자 인터뷰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지지하셨는데요. 3년 내에 대통령이 되셔야 할 분이라고.

◑ 구로다 가츠히로>

그건 외신클럽에서 오찬회의가 있었을 때, 제가 조금 '립서비스'를 했죠.

◎ 사회/김어준>

하하하하하.

◑ 구로다 가츠히로>

물론 그런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요. 개인적으론 이명박 시장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 사회/김어준>

왜요?

◑ 구로다 가츠히로>

그 분은 '일하는 사람'이에요. 이념에 상관없이 일하는 일꾼이잖아요.

◎ 사회/김어준>

박근혜 대표에겐 립서비스 차원이었고, 지금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명박 후보가 경쟁력있는 후보라고?

◑ 구로다 가츠히로>

경쟁력이라기보다 한국 정치를 변화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자 않겠느냐는 거죠. 이념을 떠나서 실무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지 않느냐.

◎ 사회/김어준>

한일 관계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보십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앞으로 누가 되든간에 도움이 된다 안된다고는 할 수 없구요. 그냥 받아들일 수 밖에 없죠.



◎ 사회/김어준>

고이즈미 총리와 노무현 대통령을 비교하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차이점은 뭐라고 보십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말이 많으냐 없느냐'의 차이입니다.

◎ 사회/김어준>

하하하.

◑ 구로다 가츠히로>

고이즈미는 말이 없어요. 간단한 말로 하는데, 아주 호응을 받았죠.



◎ 사회/김어준>

공통점은?

◑ 구로다 가츠히로>

보편성. 자기 조직이 없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스타일이죠. 고이즈미는 이번에 성공했죠. 그리고 기존 조직을 파기해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도 똑같죠.

◎ 사회/김어준>

노 대통령의 연정 제안에 대해서 일본 언론인으로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구로다 가츠히로>

아직 판단하기가 어려워요. 진의가 무엇인지... 정권 안정을 위해서인지, 다음 정권을 위해서인지... 그런 데 야당이 사라지는 거잖아요? 야당이 있어야 하는데.(웃음)

◎ 사회/김어준>

시간이 다 되어버렸네요. 굉장히 재밌는데. 다음에 한번 더 모시겠습니다. 지금까지 '산케이 신문'의 구로다 가츠히로 서울 지국장이었습니다.



▶진행:김어준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162)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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