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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멩코 분석
Flamenco, Blues, Jazz, Rock, 국악 등은 아직 즉흥연주/애드립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장르를 연출하기 위해서는 즉흥연주/애드립을 분석/연구해야 함이 필수적이다. 이를 감각적으로 처리하자면 아마 평생이 걸릴 것이다.
즉흥연주/애드립은 양쪽 측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연주자 개인이라는 관점에서는 즉흥연주/애드립은 최고의 음악성과 기량을 의미한다. 청중은 무엇인가에 열광하고 흠뻑 젖어들기도 한다.
반면에 장르 자체에 대한 관점에 서면, 이들 장르가 아직 원시상태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지금도 현재진행형 진화과정에 있음을 뜻한다. 조성음악/클래식도 역시 이러한 과정을 겪은 후에 성립된 것이다. 바로크 시대까지만 해도 즉흥연주/애드립은 유행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후,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출현에 따라 즉흥연주/애드립, 카덴차는 사라지게 된다.
현대에 와서 클래식에서조차도 다시금 즉흥연주/애드립이 부활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단지 연주자의 개인적 취향과 기량 과시를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클래식은 한 연주자가 평생 연주하고도 남을 만큼, 아니 한 작가의 작품도 완주하기 어려울 만큼 충분한 명작들을 보유하고 있다.
반대로 Flamenco, Blues, Jazz, Rock, 국악 등은 클래식처럼 충분한 악곡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전승되고 있는 것들도 악파/연주자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즉흥연주/애드립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악 산조는 악파에 따라서 그 내용이 사뭇 다르다.
플라멩코와 국악은 형식과 리듬에 있어서 상당히 유사한 점을 공유하고 있고, 블루스와 국악 역시 음계와 리듬에 있어서 그러하며, 이들은 모두 즉흥연주/애드립 관행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즉흥연주/애드립 관행은 두 가지 측면으로 나타난다. 우선, 즉흥연주/애드립 부문에서는 악보가 아예 필요 없다는 점이다. 이를 뒤집어서 보면, 누적된 정규 악곡이 별로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연주자들은 작가의 주제 및 그 전개를 해석하기 위해 악보와 싸워야 할 이유가 없다.
반면에 그 이면에는, 즉흥연주/애드립을 배우기 위해서는 대가들의 그것을 분석하는 한편, 음악이론 학습이 긴요하다는 역설이 성립된다. 실제로 클래식보다는 Blues/Jazz, Flamenco 장르를 접하는 학생들이 훨씬 더 깊고 넓게 음악이론을 학습한다. 이것 없이는 즉흥연주/애드립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즉흥연주/애드립만큼은 오히려 감각적으로 배워야 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건 직업적/전문적으로 할 때 이야기다. 그나마 백에 하나, 천에 하나 겨우 이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학생이라면, 취미로 하는 애호가라면 더 말할 필요조차도 없다.
예외가 하나 있다면 있을 것이다. 취미도 취미 나름인데, 음악을 그저 오락 정도로 생각하고 모방연주 하는 것이라면 굳이 그런 것들을 배울 필요는 전혀 없다. 그저 나름대로 즐기면 되는 것이다. 예컨대 Flamenco 장르에서 악보를 구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 부문이 즉흥연주/애드립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즉흥연주/애드립을 악보로 옮기는 순간, 그건 이미 즉흥연주/애드립이 아니다.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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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그저 오락 정도로 생각하고 모방연주 하는 것이라면 굳이 그런 것들을 배울 필요는 전혀 없다."
아주 적절한 표현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 차라리 음악을 "오락"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제 인생을 훨씬 더 즐겁게 만들거든요.
"음악" 가지고 돈벌이 해야 할 이유도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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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느 프로에 페페로메로가 출연해서 들려준 얘기가 기억나네요.
그가 어렸을 적에 플라멩고를 배우는 데 무척 힘들었다고, 그걸 배우려면 이 마을 저 마을 찾아다녀야 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