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한국어
(*.216.160.172) 조회 수 6512 댓글 10
John Williams. LAGQ, David Starobin.  제가 직접 연주를 본 사람들 중 연주때 증폭시스템을 사용하는 연주자들입니다만, 절대로 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펙터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음을 왜곡시키는 코러스나 딜레이같은 이펙터는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굳이 무언가를 쓴다면 EQ정도일까?  좋은 마이크/픽업시스템, 좋은 프리/파워앰프, 그리고 좋은 스피커. 끝. 그 이상은 없습니다.

클래식기타의 소리를 증폭시킨다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님께서 콘택트 픽업을 삼익기타에 붙여서 좋은 소리를 들으셨다는데, 그것이 과연 1000만원짜리 (예를들어 콘트레라스?) 기타에 붙여도 그런 결과를 낼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콘택트 픽업이란 것은 기타를 쳤을때 "우리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잡아주는 것이라고들 하더군요.  몸통의 진동이 공기를 움직이지 않고 남아서 아직 나무를 흔들고 있는 에너지가 전기신호로 바뀌는 것이라나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제작자/연주자 할 것 없이) "그냥 쳤을땐 형편 없는 기타가 픽업을 붙여 앰프에 꽂았더니 훌륭한 소리를 내는 현상" 에 대해, 혹은 그 정 반대의 경우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죠.  

이같은 경우, 원본의 사진이 그리 선명하지 못할 때, 약간의 덧칠을 통해서 더 깨끗한 고화질의 그림을 얻어내는 것으로 비유해 볼 수 있겠습니다.  즉, 픽업과 앰프의 역할이 여기서는 단지 증폭을 하는 것이 아닌, 기타가 가진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지원해주는 것이지요.  기타 소리가 앰프를 통하여 "더 좋아졌다" 고 느꼈다면, 기타 소리에 이미 어딘가 빈 자리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이야기가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가지고 있는 기타 자체의 소리가 이미 훌륭하고 그 자체로 너무너무 연주자의 마음에 쏙 드는 소리라서 이것이 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요?  이럴땐 정말로 "투명한" 증폭 시스템이 필요할겁니다.  원음에 색을 입히지 않는 마이크, 자신의 색이 최대한으로 억제된 프리/파워 앰프, 특성 없는 중립적인 스피커...  그렇지만, 음향 시스템을 갖추다보면 마이크도 앰프도 하나의 악기처럼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음색을 소스에 덧칠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렉기타리스트들이 마샬도 쓰고 펜더도 쓰고 보그너도 쓰고 휴-케트너도 쓰는거 아니겠습니까.)

결국 클래식기타의 경우, 그런 덧칠이 최소한인 (즉 투명한) 앰프를 찾는다는 것이 힘든 일이지요.  그리고, 이미 덧칠이 된 소리에 이펙터로 더 덧칠을 한다고 해서 절대로 다시 투명해지지는 않겠지요.  결국 애초에 소리를 위한 투명한 경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증폭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일겁니다.

무대랑은 좀 다른 경우겠지만, 클래식 녹음을 하는 엔지니어들의 경우, 이상적인 녹음 경로를 물어보면, 마이크 -> 프리앰프 -> 테이프(저장매체) 를 이야기합니다.  음향이 좋은 방에 악기와 마이크를 적절히 배치하여 잘 잡은 소리를 최단거리 경로를 통해 저장하는 것이지요.  중간에 뭐 하나 들어가면, 그순간 이미 소리는 덧칠이 되는거니까,  그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EQ 만지는 것 조차 최소화 하기 위해 마이크 위치 선정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는군요.

다 아실만한 얘기를 길게 늘어놓아서 미안합니다.  사실 저도 잘 아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나름대로 제 기타를 증폭할 적절한 시스템을 찾기 위해 무척 노력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줏어들어 쌓인 정보들입니다.  다만 제가 아직도 "Unplugged"인 것은, 이미 끈 매고 치는 스타일로도 잔소리를 많이 듣는데 (무슨.. 포크냐구) 앰프까지 꽂으면 "무슨 록이냐"고들 하시며 저를 싹 무시하시는 것 두려운게지요.  헤헤 ^^;;  (농담처럼 말씀드렸지만, 증폭하는 게 무슨 클래식 악기냐고 하는 사람들이 제가 만난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는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더라구요.)

연주를 밥벌이로 하는 이상, 제 소리가 사람들에게 잘 들리기 바라는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문제는 그냥 들리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들릴 바에는 "잘" 들려야 한다는 것이겠죠.

님께서 생각하시는 것 보다는 훨씬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고민들이 있기 때문에 님께서 경험하신 "전보다 더 나은 클래식기타 증폭 시스템"이 자꾸 개발이 되고 있는게 아닐까요.

클래식기타리스트들은 이런것에 관심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제가 대표로 말씀드릴 자격은 물론 안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공부도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좀 표 내 보려고 주절거려 보았습니다. ^^


서정실 드림
Comment '10'
  • 2002.02.08 21:06 (*.62.26.168)
    서정실님게서 고민을 상당히 많이 하셧군요.....
  • 2002.02.08 21:07 (*.62.26.168)
    "투명한 경로"....오늘의 장원입니다.
  • 김진성 2002.02.08 22:07 (*.59.190.38)
    정말 좋은 글입니다. 투명한 증폭...바로 그것이 정답이네요.
  • 아랑 2002.02.08 22:41 (*.219.75.16)
    이펙터에의한 소리의 추구를 하다보면 우리가 부쉐, 스몰맨의 미묘한 차이를 말한다는게 우스워지거든요..
  • 아랑 2002.02.08 22:42 (*.219.75.16)
    '투명한 경로'보다는 저는 '왜곡없는 증폭' 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 김진성 2002.02.08 22:58 (*.59.190.38)
    눈을 감고 들었을때 마치 바로 앞에서 연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 김진성 2002.02.08 23:00 (*.59.190.38)
    주는 녹음과 재생. 클래식악기는 그래야 되는데....
  • 지얼 2002.02.08 23:13 (*.222.175.16)
    맞다....왜곡 없는 증폭...이게 포인트 같아요...
  • dan 2002.02.09 13:27 (*.219.35.151)
    녹음은 '투명한 경로' 가 정답입니다. 하지만 그후 믹싱등의 과정은......
  • 기타랑 2002.02.10 02:06 (*.255.43.100)
    많은 부분에서 동감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싹 정리주신거 같은데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신규입점자 신년이벤트) 기타매니아 홈 메인광고 받습니다(배너제작 가능) 23년 1월 31일까지 file 뮤직토피아 2023.01.19 53700
공지 [공지] 파일 첨부기능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선완료.. 뮤직토피아-개발부 2021.02.17 66623
공지 "댓글" 작성시 주의부탁드립니다. 3 뮤직토피아 2020.03.09 81928
공지 "기타메니아" 문자/로고 사용에 관한 건 뮤직토피아 2020.02.14 73819
공지 [필독 공지] 연주회 소식을 메인에 노출을 했습니다. 2 뮤직토피아-개발부 2019.11.02 78432
15795 저기요~~~~손톱모양에 대해 질문있는데요~ 1 흑심도사 2002.02.07 3824
15794 자신을 위한연주라... 2 현영 2002.02.07 3299
15793 수님.. 고운기타 홈페이지 어떻게 하실꺼에여? 아따보이 2002.02.08 3952
15792 pepe의 서늘한 기타 소리... 해피보이 2002.02.08 3363
15791 이 음반이 출시된 바 있습니다. 3 file 신정하 2002.02.08 3530
15790 Introduction et Serenade pour Django 음악파일좀 올려주실수있나요? 8 우기 2002.02.08 3849
15789 [re]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1 서정실 2002.02.09 2900
15788 [re]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10 간절한 2002.02.08 3428
» 클래식기타의 전기전자적 증폭 10 서정실 2002.02.08 6512
15786 [re] 그래도 (클래식)기타가 좋은 이유 4 울랄라 2002.02.09 4727
15785 클래식기타에 대한 세상의 냉대는 사필귀정... 6 간절한 2002.02.08 6286
15784 새해 福 마니 거두십시요! 4 file 泳瑞父 2002.02.08 4956
15783 고향 잘다녀오십시요....ㅍㅎㅎ 1 file 泳瑞父 2002.02.09 4342
15782 통기타, 전자기타 레슨 합니다.(강남) 전훈 2002.02.09 4175
15781 제발 부탁인데 꼭 봐주세요..............ㅠ ㅠ 타레가 2002.02.09 3656
15780 ★★ 기타매니아 오프라인 모임이 연기 되었습니다. 3 고정석 2002.02.09 3242
15779 새해 모든님들께 좋은일 마니마니..... 1 2002.02.09 3492
15778 서울 나들이. 6 2002.02.10 3153
15777 오늘 나들이 2 으랏차차 2002.02.10 3271
15776 일단 한번 알아만 보세요.......기타레슨 ㄴㄱㄴ 2002.02.10 3719
15775 내 생일의 탄생화 6 까 치 2002.02.10 5542
15774 글쎄 꿈을 꿨는데... 7 조희문 2002.02.11 3539
15773 물어볼게있는데여 4 hannabach 2002.02.11 3742
15772 아아.. 마린.. 4 으랏차차 2002.02.13 3638
15771 꼬님만 보세요.. 1 으랏차차 2002.02.13 3673
15770 [음반구입정보] TPA 레코드 전품목 20% 세일 2 애호가 2002.02.13 3662
15769 마이 퍼니 발렌타인 1 라미 2002.02.13 4495
15768 신정하님 감사합니다. 1 우기 2002.02.13 3529
15767 우리 중수방 만들어요~ 5 으랏차차 2002.02.13 3314
15766 파코님이 누구셔요? 9 2002.02.14 5575
Board Pagination ‹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 572 Next ›
/ 57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