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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0 15:46

"좋은 기타란?“

(*.253.168.96) 조회 수 4223 댓글 4


"좋은 기타란?“


이 물음은 악기를 공부할 때부터 지금 19년이란 세월 동안 제작가로서 살아오고 있는 지금도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자 가장 궁금한 질문이기도 하다.

참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이라도 나름의 개념이 정립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이번에 성남기타페스티벌에서 공방 동영상을 촬영할 때 대본에 있는 질문 중 하나였기에 이 참에 정리해서 혹 나의 견해가 몇몇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고 글을 적어본다.


좋은 악기는 한마디로 하면 연주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노래(음악)를 기타의 소리로 잘 연주 되는 악기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로 정리하자면

- 왼손 연주가 편한 악기

- 배음이 많은 악기

- 피아니시모가 잘 들리는 악기

- 음색 변화가 쉬운 악기

- 평균 이상의 볼륨


사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내가 좋은 악기를 판단할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모른 체, 그래도 내가 기타 밥을 이만큼 먹었느니 꽤 잘한다고 생각하며 지냈는데, 훌륭한 많은 기타리스트들 과의 교류를 통해 ‘나는 모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악기를 보는 눈은 연주력과 정확하게 비례한다“.

유레카하고 떠오른 한 문장이다.


왼손이 편한 악기는 너무도 당연하고, 

배음이 많은 악기는 연주자가 다이나믹을 표현할 때 편안함을 느끼게하며 공간을 채우는 효과를 가져온다. 제작가로서 배음이 많은 악기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라 생각한다.

피아니시모가 잘 들리는 것 역시 다이나믹의 폭을 넓게 해서 훨씬 입체적인 음악을 만드는데 도움이된다. 경험적으로는 볼때 배음이 많은 악기의 피아니시모가 멀리까지 잘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음색 변화야 말로 클래식기타의 첫 번째 장점이자 자랑일 것이다.

같은 음의 연주에서 이렇게 다양한 음색을 낼수 있는 악기는 클래식기타가 유일할 것이다.

베토벤이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라다‘는 말을 한 것도 같은 뜻일 것이다.

근래에 들어 이 장점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작년에 돌아가신 줄리언 브림의 연주가 그리울 따름이다.


그 다음에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음량에 관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애호가 분들이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이다.

가령 단음으로 도 레 미 파 솔... 이런 연주를 해서 소리가 크다 소리가 잘난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악기의 측면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

만약 간단하게 테스트를 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한음을 피아니시모에서 포르테 즉 음량을 1-100까지 크레센도 데크레센도를 해보는 것이 훨씬 악기의 성능을 파악하기에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기타의 역사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트레디셔널 구조의 악기에서 큰 음량을 위해 카본섬유를 사용하는 스몰만 계열의 격자구조의 악기, 그리고 노맥스화이버를 사용하는 담만 계열의 더블탑구조의 악기가 개발되었다.


적지 않은 국내외의 연주회와 콩쿨, 그리고 페스티벌을 다니며 느낀 점은 격자구조나 더블탑구조의 악기의 볼륨이 결코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간이 큰 곳일수록 트레디셔널 악기의 배음에서 오는 소리가 효과적인 것을 확인한 적이 많다.


콩쿨을 얘를 들어보자.

콩쿨에서의 연주자는 관객석에서의 소리 즉 심사위원에게 전달되는 소리에 좀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이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연주자들이 많이 있다.

물론 연주자 자신이 듣는 소리도 중요하지만 관객석에서의 소리를 한번 체크해볼 필요는 분명할 것이다.

나도 심사를 해본적이 있지만 심사위원들은 하루에 거의 7-8시간씩 기타소리를 듣고 있다. 얼마나 지루한 일인가?

그래서 이런 말들을 많이 해주고 다닌적이 있다.

”지루해하는 심사위원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도 비슷한 연주스타일과 단편적인 음색 그리고 중복되는 곡...

투리나의 소나타, 로드리고 기원과 춤, 이런 곡들은 몇 명에 한번씩은 듣게 된다.


지금 나의 공방에도 국내외의 더블탑 악기가 몇개 있지만 결코 트레디셔널 기타보다 큰 음량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제작가이자 과거에 연주를 조금 공부한 사람으로서 본다면 이 두가지의 현대적 구조의 악기는 음색변화나 다이나믹을 표현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데이비드 러셀이 담만을 사용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여러나라의 습도나 계절에서도 항상 보편적인 소리를 내어주기에 사용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친분이 있는 독일 제작가인 Karl Heinz Roemmich와 기타 구조에 대한 얘기 중에 다음과 같은 농담 아닌 농담을 한 적이 있다.

”왜 더블탑 피아노 더블탑 바이올린은 없는가?“

다음기회에 악기 구조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정리해보자면 클래식기타는 악기다.

악기는 악보에 있는 노래를 악기의 소리로 세상에 나타내주는 도구일 것이다.

이것이 핵심이고 전부라 확신한다.


생각을 글로 옯기기에 재주가 부족함을 다시 한번 느끼며 글을 마감하고자 한다.


토레스공방 서영

01028058420

경북 문경시 가은읍 성저1길 66-56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317길 41(매달 마주막주 일요일 오후3-7시)

https://cafe.naver.com/sygui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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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 기타공방 : 네이버 카페

클래식기타 만드는 서영 기타공방입니다 조금씩 배워나가면서 소식을 올리려 합니다

cafe.naver.com

# 기타리스트 방제석의 더블탑 기타와 트레디셔널 기타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K0u7_TYAPVs

https://www.youtube.com/watch?v=V2hQlodS5ko


Comment '4'
  • 2021.06.20 23:52 (*.245.82.194)
    좋은글이네요...

    \작은소리를 내기 좋은 기타
    배음이 풍부한 기타
    음색변화를 주기 좋은 기타
    공감합니다......
  • 행복한 사람 2021.06.24 07:28 (*.253.124.19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작자 입장에서 좋은 기타와 사용자 입장에서 좋은 기타가 다를지도 모르겠군요.
    사용자 입장에서 좋은 기타는 저렴하고 좋은 소리에 왼손이 편한 기타이면서
    목공이 튼튼하여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기타이지요.
  • 기타이야기 2021.06.24 14:15 (*.223.22.140)
    왜 더블탑 기타나 바이올린이 없냐면, 이미 그 악기들은 현대적으로 개량된 악기이기 때문입니다.
    클래식기타와 모던 피아노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고, 클래식기타는 포르테 피아노와 비교하는 게 더 적합해 보입니다.

    모던 그랜드 피아노는 강력한 철제 프레임을 바탕으로 어마어마하게 강한 줄의 장력을 버틸 수 있는 구조로 큰 홀을 채울 수 있는 음량을 확보한 개량된 악기입니다.
    모던 바이올린도, 거트현 대신 금속성의 현을 사용하고 지판과 앞판사이의 각도 변화 등을 거쳐 바로크 시대, 혹은 그 이전 시대의 바이올린족 악기와는 확연히 다른 음향적 특성을 지닌 악기로 이미 개량된 악기입니다.
    더블탑이 필요 없을 뿐이지, 그 이 전 시대의 구조에서 과격하게 개량된 악기들입니다.

    클래식기타(고전적 구조의)도 이미 바로크 기타, 로만틱 기타나 류트에 비해서 급진적으로 개량되었고, 나일론 줄의 사용으로 거트현을 사용하던 류트나 로만틱 기타가 가지고있던 따스함과 부드러운 고음역을 포기한 채로 음량을 키운 악기들입니다. 전 시대 악기들에 비해 구조적으로도 훨씬 무거워지고 단단해지고, 줄의 장력도 강해서 반응성이 그 이전 시대의 악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류트와 바로크 기타의 1mm 가량의 얇은 측후판을 가진 악기들이 내주는 `따뜻한 소리` 와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
    현대에도 `역사주의적 연주`를 추구하는 고음악 연주자나 단체들에서는 거트현을 사용하고 바로크 시대의 구조를 가진 악기와 활을 사용한 바이올린을 사용하고 포르테 피아노, 쳄발로를 사용해서, 그 시대의 음악적 어법과 연주방식까지 포괄해 연주합니다. 류트와 로만틱기타를 사용하기도 하고요.

    음악사적 관점에서 보았을때, 로만틱기타나 류트에서 클래식기타로 개량된 것이 클래식기타의 구조적 변화 보다 훨씬 커다란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오십 보 백 보라는 생각을 합니다.
    르네상스 이후로 음색을 포기하고 음량을 키우는 구조로 발전한 게 로맨틱 시대까지의 일반적 흐름이었습니다, 기타의 구조적 발전이 시기적으로 조금 늦었을 뿐이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바하를 연주하기에 적합한 악기는 토레스 일까요 담만일까요?
    역사주의적 연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바로크 류트가 `맞습니다(Authentic 합니다)`.
    그런데 담만과 토레스 중에서 고르라면 저는 담만이 오히려 바하를 잘 표현하는데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대의 젊은 제작가들은 전체 더블탑이 아닌, 앞판의 일부분만 사용하여 음량과 반응성, 고전적 구조의 음색등 여러 장점을 모두 수용하는 등의 실험을 하고 있고, 긍정적인 결과도 나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블탑인지, 솔리드 탑인지는 중요하지 않겠죠.

    음색 변화나 다이나믹의 표현이 두드러질 때 어울리는 음악이 있고 다른 방향의 장점이 있는 악기가 잘 어울리는 음악도 있습니다.
    각 시대에 유행하는 악기는 각 시대에 부합하는 연주형태(공연장의 크기와 녹음인지 라이브인지, 연주자의 음악적 어법)와 음악들을 표현하기 위한 방향으로 개량되어 왔지, 무엇이 우월한것은 없으며 본질적인 것을 찾는다면 끝도 없습니다.

    잘 만든 더블탑이나 격자 구조의 악기는 확실히 큰 음량을 가질 수 있는 구조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이 악기들에 어울리는 연주환경과 음악, 연주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남깁니다.
    참고로 제가 미국의 텍사스에 방문해서 그 지역 제작가와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텍사스 지역에 스몰맨기타중 유독 음량이 큰 악기가 있는데 서너 명의 연주자들이 콩쿨을 위해 그 악기를 돌려가며 사용했고, 그 악기가 연주자를 바꿔가며 우승 타이틀을 여러번 가져갔다고 하더군요.
  • 프리밈 2021.06.24 23:06 (*.164.91.18)
    데이비드러셀이 담만기타를 사용하는 다른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현재 알려진 대가분들이나 유명한분들이 더블탑기타를 사용하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요? 단순음량문제라면 왜 녹음시에도 사용하나요? 악기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던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의문점만 자꾸 남는 리뷰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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