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한국어
정천식2012.05.12 13:01
제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어 송구스럽습니다.
음악을 받아들이는 입장면에서 훈님과 저와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큰 갭이 느껴집니다.
마치 로드리고에 와서야 아랑훼스협주곡과 같은 세계적인 명곡의 탄생으로 기타음악이 개화했다는 듯한 논리는 정말 받아들이기 힘이 듭니다.
모차르트나 베토벤과 같은 대작곡가가 아니라 이름조차 생소한 작곡가의 작품 중에도 심금을 울리는 작품이 많지 않나요?

각설하고, 베토벤이나 쇼팽이 기타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기타라는 악기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기타작품을 남기지 않았다는 제 주장에 대해 훈님은 못 마땅해 하시는군요.
그들이 기타에 대한 작품을 남기지 않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타에 대해 잘 몰랐을 뿐더러 창작에 대한 욕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타라는 악기를 통해 악상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기타라는 악기를 잘 알아야 합니다.
(선율 악기는 이러한 제약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악기의 구조나 연주법상의 여러 가지 제약이 악상 전개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타를 잘 모르는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기타로 작곡하려면 아무리 천재라고 하더라도 속 깨나 끓여야 할 겁니다.
앙상블이 아닌 독주곡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기타를 위한 작품의 악상전개는 기타가 가진 특성에 기반을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관악기를 주로 사용하는 작곡가와 현악기를 주로 쓰는 작곡가는 악상 전개가 서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관악기는 인간의 호흡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악기는 그 에너지가 가슴 속을 향하지만 관악기는 자신이 만들어 낸 환상의 세계로 향합니다.(조금 황당하고 어렵죠?)

다른 악기를 위한 작품을 기타곡으로 편곡을 해보신 분들은 기타라는 악기가 가진 한계에 난감한 적이 많이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타협과 트릭을 쓰게 되는 경우도 오게 됩니다.
이러한 타협과 트릭이 경우에 따라서 플러스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아무리 천재라고 하더라도 기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기타적이 맛이 듬뿍 담긴 작품을 작곡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빌라 로보스가 작곡한 기타곡들은 기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작곡이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빌라 로보스의 작품을 연주하다보면 기타라는 악기의 구조적인 특성을 얄밉도록 잘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타를 잘 모르는 작곡가의 머릿 속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기타의 구조적 특성에 기인된 화성이 전개되고 있거든요.
빌라 로보스의 작품을 연주해본 사람은 직감적으로 제 말의 의미를 깨달으실 겁니다.
말이 필요없으니까요.

제가 가진 생각을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악상 전개는 사용하는 악기에 기반을 두고 전개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물론 기타를 잘 몰라도 기타를 위한 작품을 작곡할 수 있다.
하지만 기타적인 맛을 지닌 기타독주곡을 작곡하기 위해서는 악기에 대한 좀 더 높은 단계의 이해가 없이는 대단히 어렵다.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