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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금모래2008.12.14 22:56
비싸서 그렇지 덕분에 참 좋은 만녀필 구경 잘했습니다.

성인이 되면, 그리고 공부를 하거나 그럴 듯한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글을 사랑하고 필체를 아는 사람이라면
만년필 하나 정도는 가지고 다니는 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학생들은 필통에 온갖 필기구를 가득 담아가지고 다니며
쉽게 사고 쉽게 버립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다양성의 존중이고 좀 안 좋게 보면 양철조각 같은
경박함이 엿보여 실망스럽습니다.

옛날에 사람을 판단할 때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해서
생김새와 말 그리고 글씨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붓을 대신한 글씨는 역시 만년필이 멋스럽고 최고입니다.

만년필도 의상처럼 메이커가 있지만 만년필의 생명은 겉보기보다는 펜촉입니다.
아무리 겉보기가 좋은 만년필이라도 펜촉이 긁히는 감이 좋지 않으면 말짱 꽝입니다.
펜촉은 보통 굵기에 따라서 XF(extra fine), F(fine), M(middle), B(bold)로 나뉩니다.


한글을 쓰기에는 F(가는 것)가 좋습니다. M은 영어 쓰기는 좋은데 잘못하면 굵어서
번지기 쉽습니다. B는 거의 사인펜처럼 굵게 나와 사인하는데 쓰므로 보통 필기용으로는
쓰지 않습니다. XF는 가장 가늘게 나오는 펜촉입니다.

만년필을 살 때는 반드시 불빛에 펜촉을 대고 비쳐봅니다. 그러면 펜촉의 틈새가 보이는데
이것이 지나치게 벌어져 있으면 좋지 않으며 펜촉의 끝의 뾰족한 끝의 양볼이 크기가 똑 같아야 하고
높이가 같아야 합니다. 그게 확인이 되면 잉크를 찍어서 반드시 써보고 삽니다.
쓸 때 삭삭 부드럽게 긁히면서 필기감이 좋은 걸 사야 합니다.

실용적으로는 펠리칸이 아주 좋습니다. 가볍고 필기감 좋고 값도 적당합니다.
품위를 따진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몽블랑 정도면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국산 파일로트 만년필도 아주 좋습니다.

참, 잉크도 중요한데 잉크는 반드시 펠리칸 4001이나 몽블랑을 써야 합니다.
다른 잉크는 펜촉에서 잉크가 말라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펜촉과 잉크, 이것이 만년필의 생명이며 외양은 장식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겉모양이 번지르한 기타가 반드시 좋은 소리를 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펜촉이 종이에 긁히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그리고 휘감기며 돌아가는 잉크의 번짐을 보면서 기타의 멋진 선율같은 낭만을 느낍니다.
오래된 고궁에서 마음의 안정과 풍요로움을 느끼 듯 만년필은 우리에게 오래된 것에 대한
향취와 멋과 낭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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