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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시닉2009.09.05 16:29
가끔은 음악(音樂)말고 음학(音學)-정확하게는 음악학이라는 학문이 서구 선진국에서는 정당하게 존재하며 대접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나???

암, 가끔 있지.

자기 즐거워서, 술 췌서.. 자기 마음 가는 대로, 자기 가슴으로 노래 부르는 놈도
공연장이나 티브이에서 가수나 연주가가 음정 안맞고 박자 틀리면
그 공연 후졌다고 투덜댄다.
누군가 자기 노래에 음정 박자 틀렸다고 지적하면 '음악을 모르는 놈'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 말이다.

하하하....
말투를 좀 흉내내어 봅니다.
이하의 논의는 그냥 편한대로 존칭어를 생략합니다.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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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직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임상에 약하다고 해서 돌팔이인가?
아무도 그리 생각 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대해서는 위의 발상을 연장하지 못한다.
왜?
음악은 음학이 아니라 음악이라는 절대적 신념때문에.
맞는 얘기다. 왜?
음악은 음학이 아니라 음악이다, 라는 애기는
A는 a가 아니라 A다, 라는 너무나 당연한 얘기이기 때문. A=A. 이를두고 동어반복이라 한다지?

음악의 '악'은 말 그대로 놀고 즐긴다는 거다.
놀이가 예술의 본질이라는 얘기다. 맞는 얘기다.
아니라는 사람은
호이징가의 '호모루덴스'나 스티븐 나호마노비치의 '놀이,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이라는 책을 보면 수긍할게다.

그런데 놀이라면서 왜 작곡과 학생들은 화성'학'을 공부하는 거지?
놀이라면서 왜 작곡가 학생들은 음계'론'을 공부해야 하는 거지?
이들은 음악을 '공부'한다. '놀이'로 대하지 않고.
고로 이들은 음악을 모르는 놈들이다. 왜?
'놀이'하지 않고 '공부'하는, 예술의 본질에 어긋난 행위를 하고 있으므로.
과연?

언어-말이 인간의 사고를 조정한다고 누가 그랬던가?
그렇다. 요점은 이거다.
'학' 과 '론'이라는 단어에는
'놀이'와는 거리가 먼, 정신의'노동, 고행'이라는 의미가 있는게다.
기하학, 논리학.....이 이름들을 듣고 '놀이'를 연상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음악'학' 하면 눈에 불을 키고 덤벼드는 게다. 예술의 본성인 '놀이'에 반하는 그 뉘앙스 때문에.
(물론 논리학, 기하학도 놀이처럼 즐겁다고 말할 수 있는 분들도 있을게다)

사고를 바꾸면 어떨까?
1)으뜸화음과 딸림화음을 포개면 메이저 나인의 화음이 나온다'라는 이론을
2)말로써 끝내지 말고 직접 악기로 그것을 연주해보자.
그래서 으뜸화음과 딸림화음이 동시에 울릴떄 마음에 새겨지는 필링을 '즐기자.'
이럴 수 있다면 '악'과 '학'의 경계는 무너진다.
'악'을 경멸할 이유도, '학'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필요도 없어진다.

1)의 경우를, 당신들은 '이론'이라고 지칭하고
2)의 경우를 '놀이로서의 예술'이라고 지칭하고 싶은가?

1)은 무엇인가?
바로 2)를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음악가들 사이에 음악적 경험을 공유하거나 전달하고 싶을 때 바로 이 1)같은 '언어'를 사용하면 된다.
무슨 얘기인지 쉽게 예를 들어보자.

1)홍길동
2)성실하며 선하지만 다소 냉소적인 곳이 있고 비정치적이며 교우 관계는 원만하며 성생활은.....외모는, 눈은 어떻게 생겼고 코는.....자산은 24평 아파트가 한채고 소나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으며.......키는 170이고 몸무게는.......좋아하는 음식은 자장면이고.......직업은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고......단점으로는.......

1)은 2)라는 속성을 가진 어떤 인물을 극도로 축약하여 대명사화한 명칭, 즉 이름이다.
우리는 의사소통을 하는 한
어떤 사물, 현상이든지 그것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극도로 축약할 수 있는 명칭, 즉 '이름'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인간의 언어다.
그래서 인간의 '놀이'에도 각각의 '이름'이 부여되었다.
게다가 만족할 줄 모르고 머무를 줄 모르는 습성 때문에 인간들이 놀이는 계속하여 진화해 간다.
처음에는 원색만 쓰던 '그림그리는자'들이
이것 저것 색을 섞어 이상한 색을 만든 후 그 색들의 조합을 즐긴다.
그리하여 그렇게 섞여진 색의 이름이 필요해진다.
'Corn Flower Blue 색, Dark Goldenrod색, Dark Slate Blue색....'
이 색들을 어여삐 여긴 다른 '그림그리는자'들이 그 색의 조합을 만들어낸 자에게 그 방법을 묻는다.
"이색과 저색을 이러저러한 비율로 섞은 다음....."
이리하여 최초의 '이론'이 생겨난다.

내 이름인'홍길동'이라는 이름 자체는 나의 본질이나 실체와는 관련이 없다. 당연하다. 그냥 말일 뿐.
나의 실체는 2)에 해당된다. 1)은 2)를 극도로 축약시켜 놓은 것일 뿐.
그래서?
그래서 '이름'은 그 자체로는 "죽은 시체'?
세상에 '이름'자체에 대해 '죽은시체'라고 언급하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언급 자체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최진실은 죽은 시체야"라고 말했을 때
여기서 '최진실'은 존재자체로써의 '2)최진실'을 말하는가, 아니면
그냥 이름으로써의 '1)최진실' 석자를 의미하는가?
우리는 '이름'을 보통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가?
당연히 실체로서의 2)'최진실'을 지칭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그게 언어 관습이다.
고로 <음학도 악보도 그 자체로는 죽은 시체>라는 말은
<최진실이라는 세 글자 자체는 죽은 시체>라는 말만큼 무의미하고 공허한 것이다.
'홍길동'이름 자체가 '나'는 아니다. 당연하다.
그러나 '홍길동'이라는 이름 석자는 나를 대표하는 상징 기호로 사용된다. 이 또한 너무나 당연하다.
이 '상징 기호'에 대해 그냥 죽은 시체로 여기는 건
인간의 언어체계 자체를 죽은 시체로 여기는 것은 아닐까?
리타르단도 같은 악상기호 자체는 예술이 아니다.
악상기호는 행위가 동반되어야 비로서 예술이 된다.
이 당연한 사실에 대해
'espressivo'같은 악상기호는 시체다'라고 강조할 당위성이 있을까?
'espressivo'라는 단어를 우리가 외우는 이유는
그게 그 자체로서 예술이어서가 아니라
표현 수단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하기 위함이 아니던가? 당연하다.

어떤 악구의 특정 부분에 작곡자가 ''espressivo를 지시했다고 하자.
우리말로 대략 '인상적으로, 표정 있게' 연주하라는 의미란다.
'인상적'이라는 건 대체 뭘까? 그것은 이제껏 계속되어 온 평이한 음색 이외의
'인상에 남을 만한' 음색으로 연주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런 음색이란 과연 어떤 음색일까?
음악이라고는 대중음악 이외에는 섭렵해 본 적이 없는 분들에게 이 단어는
그저 애매모호한 채 이해될 뿐이다.
경험많은 클래식 애호가나 제대로 된 직업 연주가라면?
그는 언어 속에 숨겨진 깊은 느낌과 정서를 알고 있다. 그에겐 이 느낌이 바로 'espressivo'다. 그 느낌은 '인상깊게-표정 있게'라는 표면적 의미를 훨씬 뛰어넘는다.

고로 인간의 언어 체계 자체를 죽은 시체로 여길 수도 있다.
'도가도 비상도'라 하지 않았나?
비슷한 생각으로,
'말로 표현된 음악은 음악이 아니다'
당연하다. 음식 맛을 말로 표현해봤자 은유법에 그치고 만다. '브리오슈'라는 요리에 간 냄새가 배제된, '산뜻한' 파테의 맛이 느껴진다,라고 말해봤자 해당 요리에 관한 경험이 전무한 내가 '산뜻한'이라는 말에 숨겨진 진짜 느낌을 알 수 있을까? 이게 언어의 한계다.

이러한 당연한 바에 대해 왜 누구는
'단어, 말 자체는 음식 맛이 아니다'라며 애써 강조하려는 걸까?
요리사는 그 단어, 말이 음식맛 자체라고 생각해서 사용하는 건 아닌데 말이다.
같은 이유로 조리법 자체가 음식맛 자체라고 생각하는 요리사는 없다. 상식이다.

기타 제작의 노하우 자체가 기타는 아니다.
기타 제작의 노하우 자체가 기타는 아니다.
기타 제작의 노하우 자체가 기타는 아니다.
기타 제작의 노하우 자체가 기타는 아니다.
기타 제작의 노하우 자체가 기타는 아니다.

나는 이 당연한 얘기를 다섯번이나 반복했다.
당연한 얘기는 한번도 필요 없음에도 불구하고.
음대생들도 화성학 교재 '자체'가 음악 '자체'가 아님은 알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여기 저기에서
음악이론은 음악 자체가 아니라는 뻔한 얘기를 반복해서 들어야 하나.
내가 지적하고자 하는 건
그 당연한 말 속에 담겨있는 저의다.
왜 여기에서는 음악'학자'는 '음악을 모르는 놈' 으로 까이는 걸까?
내가 알고 있는 세계적 음악 학자들의 저서를 보면
과연 '음악을 모르는...'이라는 얘기가 쉽게 나오지는 않을텐데.

(물론 위의 논의도 '예술의 인텔리화'에 대한 반동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
구태여 비교하자면, 베토벤의 음악보다 시골 아낙의 빨래터에서의 흥얼거리는 노래 소리를
예술로 여긴 톨스토이의 예술관에 비견된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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