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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166.84.198) 조회 수 6855 댓글 15
찌는듯한 더운 날씨이기는 하지만 온몸의 구석구석까지 소독되는 듯한 눈부신 햇살이 기분좋게 느껴지는 오늘...     왜일까?  바로 외란쇨셔의 공연이 있는 날...

길샤함의 바이올린과 듀오 연주한 Paganini for two 라는 CD도 너무 좋았었고 ,  몇년 전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보았을 때 그 울림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었던 외란쇨셔의 공연이기에 그랬다.

마침 지난번 지인으로부터 공연티켓을  얻게 되어서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던 날..

오후 5 시, 다소 일찍 시작되는 공연이기에 아침부터 교회도 일찍 다녀오고 점심도 모밀국수로 후다닥 해치웠는데  작은 아이가 내일부터 생활관에 가는데 조별 식사 준비에서 돼지갈비 양념장을 준비해야 한단다. 휴.. 기왕이면 간단한 것을 맡지 손이 많이 가는 것을 맡다니... 불평할 틈도 없이 간장 양념에 마늘, 생강, 배,양파 등을 갈아 넣는데 아뿔사 오른 쪽 손톱까지 같이 갈아들어가네..  성장기 청소년인데 부족한 칼슘 보충을 위하여 엄마 손톱까지 먹이게 되다니..ㅋㅋㅋ

오후 3시가 지나면서 같이 가기로 한 남편에게 빨리 준비하라고 채근을 하는데 4시가 되면서 강의 준비가 너무 밀려서 안되겠다고 미안하다고 혼자 가라한다. 이럴 수가... 외란쇨셔 공연 매진이라고 애타게 찾는 사림이 많았는데..  이슬님에게 전화해 볼까 하다가 너무 시간이 촉박하여 잘못하면 나도 늦을것 같아 부지런히 준비하는데 아무리 씻어도 손에서 마늘 냄새가 풀풀 올라온다.  향수를 열심히 뿌려대면서 후다닥 집을 나섰다.

일요일 오후라 차가 안 막혀서 다행히 10분전에는 도착할 수 있었다. 외란쇨셔가 유명한 스웨덴인이어서 그런지 키가 크고 체격좋은 스웨덴 사람들이 제법 많이 와 있었다. 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과연 매진이라고 하더니 내옆 좌석 빼놓고 완전히 꽉찬 만석이었다.

정신없이 도착해 마음이 붕 떠있었는데 11현 기타를 들고 드디어 시작되는 외란쇨셔의 첫곡은 최근까지 내 휴대폰의 컬러링으로 장식되기도 했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 1번 G장조 BWV 1007...  아...   탄성이 저절로 나오고 곧 그 울림에 빠져 들었다.

두번째 곡은 스웨덴 민요에 기초한 모음곡인데 애잔한 느낌으로 스웨덴 민요가 겨울이 길고 추워서 슬픈 노래가 많다고 하였다.

전반부에 좋아하는 비틀즈의 편곡,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곡이 이어졌다.

intermission 후에는 존 다울런드와 바론의 류트곡 ,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2번 d단조 BWV 1008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앵콜로 비틀즈의   곡과  바흐를  연주하였다.   바로크 시대의 류트곡과 바흐 작품이 이렇듯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마  11현 기타 베이스에서 울려나오는 저음이 마치 성당에서 울려나오는 종소리가 연상되는 듯 해서일까?


바로 전날 도착했다는 외란쇨셔는 도입부에서 약간 멈칫하기도 했지만 곧 11현 기타의 풍부한 베이스의 울림과 함께 이루어 내는  바흐의 화성은 그동안 메말라 있던  내 영혼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눈을 감고 오랫만에 무대위의 음악과 회상하며 대화도 하고...  


대학교 때 혼자서 음악회를 잘 다니기도 했는데 그 때에는 세종문화회관 제일 뒷 좌석을 구매해 앉아있다가 애국가가 나오고 나면 바로 앞자리로 이동하여 무대 코 앞에서 들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리기도 하였다.

공연한 날이 스웨덴의 국경일이라 하여 대사관 사람들도 많이 온 듯 하고 공연후 로비에서 훌륭한 뷔페가 마련되어 있었다. 쥬스만 한 잔 가볍게 하고 공연장을 빠져 나왔는데 호암 아트홀의 정경과 외란쇨셔의 명품 연주가  어우러져 행복한 저녁시간을  만끽할 수 있게 해 주었다.


Comment '15'
  • 이웃 2010.06.07 17:05 (*.161.14.21)
    부페꺼정....크...좋으셨겟네요....
    이번에 충전된 감성으로 녹음하나 올려주시면 얼마나 좋을지...
  • 2010.06.07 18:10 (*.123.190.87)
    빈자리 하나가 무척 아쉽게 느껴집니다... 표가 없어 못갔는데ㅜ.ㅜ
  • 원찬 2010.06.07 20:17 (*.140.165.149)
    전 앞쪽에서 봤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외란쇨셔 i 를 못치더라구요,
    다쳤는지 반창고 같은거 붙이고,
    그런데도 바다같이 차분함이 느껴졌습니다. 와 이건 정말 대단하다 란 생각 들었습니다.
  • 아이모레스 2010.06.07 20:44 (*.47.207.130)
    연주자가 i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도 연주회를 무사히 마쳤다니...
    마치 연주 도중에 한 줄이 끊어진 바이얼린으로 무사히 연주를 마쳤다는 파가니니를 연상케 하네요...^^
    그런데... 연주자들 중에... 종종 오른 손가락을 못쓰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캄파넬라님이 올려주신 연주 후기 잘 읽었습니다!!!!^^
  • 이슬 2010.06.07 20:58 (*.79.9.13)
    우왕~ 캄파넬라님...넘 좋으셨겠어요.
    가슴속 깊은 곳까지 울려주는 외란쇨셔의 연주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음반도 몇장 가지고 있는데....
    이번 공연은 넘 늦게 소식을 들어서...아쉽게도 놓쳐 버렸지요...
    이렇게 후기를 읽고 있으니 몇년전 LG아트홀에서 캄파넬라님과 함께 감동을 나누었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오늘밤에는 외란쇨셔의 음반을 벗삼아.. 혼자만의 추억속으로 여행을 떠나야겠어요.
  • 캄파넬라 2010.06.07 23:25 (*.49.67.34)
    아 네 원찬님 저도 궁금하게 느껴졌는데 i손가락에 다쳤는지 뭘 꼈더라구요... 저는 좀 뒷자석이라서 기브스를 한 건지 소리 증량을 위한 기구를 낀건지 잘 분간이 안되더라구요... 눈을 찡그리고 알아보려고 하다가 이네 그만두고 음악을 음미 했습니다.
  • 캄파넬라 2010.06.07 23:36 (*.49.67.34)
    단지 아쉬웠던 것은 첫곡 바흐가 끝날 무렵쯤 화장실을 가는지 어떤 여자분이 뚜벅 뚜벅 구두발자국 소리를 지대로 내시면서 나가시는데 다행히 바로 첫곡이 끝나서 박수소리에 뭍혀 버렸지만 정말 화장실이 급했는지 조금만 참으면 첫곡이 바로 끝나는데 구두발자국 소리를 그토록 지대로 내면서 나가야 했는지 화가 나더라구요... 정 급하다면 앞발로만 살금살금 들면서 나갈 수는 없었는지요... 참... 좌석에 들어올 때도 똑같이 소리를 내면서 들어와서 좀 화가 났었습니다.
  • 로빈 2010.06.07 23:57 (*.219.172.245)
    공연장에서의 소음은 참... 유달리 많았던것 같습니다.

    제 레프트라이프로 1분에 한번씩 코를 훌쩍거리시던분들이 앉으셨다는..

    울고 계신줄 알고 있었다니깐요 ㅎㅎ
  • 기타레타 듀오 2010.06.07 23:58 (*.123.125.30)
    캄파넬라님의 자상한 연주회 후기 잘 읽었습니다~
    '스웨덴 민요.. 겨울이 길고 추워서 그래서 슬픈...'
    이 부분은 정말 연주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저도 캄파넬라님과 같은 입장에 처해있는 어떤 후배의 초대로
    외란 쇨셔가 기타로 전해주는 이야기를 잘 듣고 왔지요^^
    서유럽의 분위기나 동유럽의 분위기와는 또 다른 북유럽의 기후에 얽힌 정서를
    그대로 담아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인간의 본래적 정서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게 한 연주자였습니다...
    추위와 바람을 견디며 시간을 비켜 서 있는, 잿빛 톤의 성당에서 울려퍼지는
    성직자의 고해성사처럼 들리기도 하고
    때로는 천진한 소년의 휘파람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고...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독특한 연주자였습니다.

    다만 아쉬운건 성직자의 노래를 담아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호암 성당이었습니다.
    스피커에 연결된 마이크에서 울려퍼지는 기타아 소리는
    연주자의 속삭임을 방해하는 사탄의 메아리였으니까요....

    그렇지만 호암성당의 다른 켠에서 같은 시간에
    어떤 분이 이렇게 저와 함께 했다는 건 정말 설레는 일입니다^^
  • 이웃 2010.06.08 06:36 (*.161.14.21)
    호암성당이 뭐예요?...호암아트홀?


    조용한 연주회에서 뚜벅뚜벅 소리를 내면서 걸어가는분은
    전위예술가 아니었을까요?
    아니면 현대예술을 하시던건지도....
  • 캄파넬라 2010.06.08 09:46 (*.166.84.110)
    앗, 제가 기타레타듀오님 팬인데 그날 좀더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면 뵐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
  • jazzman 2010.06.08 16:23 (*.241.147.40)
    절제된 표현 속에서도 서정성이 녹아나오는 훌륭한 연주였다고 생각합니다. 곡 해설을 하시는데 짐작키로는 성격이 차분하고 과묵하신 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연주의 성격도 그러한 것 같았습니다. 과묵한 사람이 간결하게 필요한 말만 하지만 감정은 충분히 전달되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엔 바하 연주도 좋았지만 스웨덴 민요 가락에 의한 변주곡의 연주가 특히 훌륭했지 않았나 싶네요.

    i 손가락은 뭔가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 보는데 좀 조마조마했습니다. 특히 첫곡 prelude에서 조금씩 실수가 나와서 긴장이 좀 되었는데 이후에 시간이 갈 수록 편안해지더군요. 모든 스케일은 ma로 처리하고 i는 화음에서 어쩔 수 없을 때만 사용하는 것 같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중간에 (비틀즈 곡이었던 것 같습니다) 엄지 피크를 주머니에서 꺼내서 사용하는 건 봤는데, i 손가락은 핑거 피크는 아니고 손가락에 뭔가 문제가 있어 반창고로 조치를 한 걸로 보였습니다.
  • jazzman 2010.06.08 16:30 (*.241.147.40)
    두번째 앙콜에서 'last piece' 라고 못을 박아버려 좀 아쉬웠습니다. 한곡만 더하지... 마지막 앙콜이 바하의 무반주 첼로조곡 6번의 사라방드라고 했던 것 같은데, 연주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라고... 참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연주였습니다.

    장안의 스웨덴 사람들은 아마 대충 다 모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떡대같은 체격의 금발머리 남녀가 아주 많았습니다.
    소음... 하니까 생각났는데... 옆자리의 외국분 한분이 코를 좀 골았는데, 다행히 연주가 끝나서 박수 소리에 뭍혀버렸지요. ^^;;;;
  • 최창호 2010.06.09 04:23 (*.223.60.254)
    외란은 원래부터도 i를 잘 쓰지 않고 a를 다른 연주자보다 훨씬 많이 사용하는데 그날은 근육에 좀 이상이 있었거나 했나봅니다. i를 거의 사용하지 않더군요. a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아마도 짐작컨데 10번 11번 베이스를 함께 칠 때 넓이를 쉽게 확보할 수 있어서 그럴 거라는 짐작을 합니다.

    내적인 균형이 돋보이는 순수한 연주였습니다. 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기타박 2010.06.09 12:58 (*.241.151.50)
    같은 곡의 일본연주동영상을 보니 i 를 분명 사용하던데
    그날은 i를 확실히 안쓰더군요...참 대단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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