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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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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25.39) 조회 수 7232 댓글 16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 멀지않은 곳에서 마담 샤뉘의 마스터 클래스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서둘러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으나..그래봐야 이미 절반 가까이 진행된 뒤였다.
조용하고 아늑한 강의실에서 진행된 그녀의 수업은 4일간의 연주로 피곤하고 지쳐보였으나,
또 다른 의미의 에너지를 싣고 낭랑한 목소리 톤으로 잔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대성당, 숲속의 꿈 등 낭만으로 가득한 기타곡을 무수히 남긴,
전설적인 남미의 작곡가 망고레의 왈츠 두 곡과 바하의 푸가가 연주되었다.
그녀는 두 종류의 곡을 18세기 바로크 음악과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의 음악으로 대별하여 이야기를 진행했다.
그녀가 전해준 이야기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전자의 음악을 건축물에 비교하며 건물의 구조를 분석하듯
악곡 형식과 곡의 주제 및 테마를 정확히 분석할 것을 요청했다.
(같은 주제가 반복될 때는 연주 방식을 바꾸지 말고 유사하게 연상될 수 있도록 진행할 것을 요청)
낭만주의 시대와는 다르게 인간의 감정을
구조와 형식이라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을 통해 담아내려고 했던
그 시대의 음악적 분위기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연적으로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악보위에 그려진 음표는 없다"고
그래서 연주에 앞서 철저히 계산하고 사유해야한다고
그녀 특유의 제스처와 함께 강조했다.

왈츠라는 형식을 빌어 낭만적인 음악을 잘 드러내 보이고있는 망고레의 작품은
연주자가 춤을 추듯 연주할 수 있고 감상자로 하여금 왈츠를 추고싶게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왈츠 연주는 춤동작과 똑같이 첫박이 강박이지만
엑센트는 두번째 박자에 두되 미묘한 시간적 간격을 두어 원을 그리듯 연주하며
세번째 박자는 다시 원의 처음으로 원을 그리며 돌아오듯 연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러한 왈츠연주를 튀어오르는 공에 비유했다.
땅에서 튕겨진 공이 공중으로 높이 솟아오르다 다시 가볍게 땅으로 떨어지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물론 오스트리아 비인을 오리진으로 하는 유러피안 왈츠를
한국인이 표현하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닐것이라는  점을 그녀는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였다)
지난번 쇼팽 왈츠를 연습하며 미묘하게 내게 혼란을 일으켰던 부분이
그녀의 설명으로 말끔히 해소된 셈이다!

아! 그리고 그녀는  낭만적 음악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에게서 정서적 표현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몹시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감성 표현 향상을 위해 어떤 다른 훈련을 해야하느냐는 학부모의 질문에 그녀는,
한국의 아이들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하며
작곡자가 표시한 여러 표현 방법들과 관련된 용어를 충실히 따르고
그것에 따라 음악과 대화를 하다보면 자신의 감성 표현도 충분히 무르익을 수 있다고...
음악은 악보를 통해 이미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고.....
다만 다른 종류의 악기 연주나 오케스트라 음악을 많이 듣는 것은
음악적 표현능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면서 그녀는 시종일관 기타의 음색표현을 매우 중요하게 강조했다.
손톱 끝은 뾰족하지않고 가능한한 일직선에 가깝게 다듬어야야
살과 함께 손톱이 줄에 미끄러지듯 닿으면서 부드럽게 탄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음색은 어느 시대의 어떤 곡을 연주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야 하며
그래서 고음악을 연주할 때는 류트 소리에 가깝게 내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비브라토는 소리를 크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드럽게 연주하며 레가토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 또한 덧붙였다.

그녀는 끝으로 청중의 질문에도 친절히 답하며, 음악은 인간에게 가장 보편적인 것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전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소통 수단이라는 것.
그래서 중국인이든 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종족과 문화를 가리지 않고
그들에게 공히 그 음악적 표현이 잘 전달될 수 있다면 그것은 가장 훌융한 음악이라는 이야기이다.
예술 영역 가운데 음악만큼 직접적으로 인간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으리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한 매우 매력적이고 섬세한 마스터 클래스였다.
Comment '16'
  • 기타레타 듀오 2010.07.28 00:13 (*.123.125.39)
    이번에는 정말 짧게 쓸줄 알았는데...
    이렇게 또 길어져 읽는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전해야 될 것 같습니다ㅠ.ㅜ
  • 로빈 2010.07.28 02:33 (*.225.41.15)
    후기 감사드립니다.

    연주회와 마스터클래스에 꼭 구경가고 싶었는데..

    계속 지방 출장이 겹쳐 참 아쉽습니다.
  • 이웃 2010.07.28 05:41 (*.132.16.173)
    후기 감사합니다.
    이렇게나마 즈느비에브를 만난다는것이 좋군요...
    불어를 하시니 마스터클라스가 더 귀에 쏙쏙 들어왔겠어요...

    숭실콘써바토리 학교정문 바로앞에 지하철역이 있더군요...학생들 넘 좋겠어요.
  • 이웃 2010.07.28 07:50 (*.161.14.21)
    "비브라토는 레가토를 유지하기 위해"......명언.


    아마추어기타리스트분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건 레가토.
  • jons 2010.07.28 09:59 (*.197.175.145)
    글 잘 읽습니다 ... 너무 잘 써주셨어요, 가고 싶었거든요 .. 야튼 대신해서 가주셨다고 믿게 됩니다, 흠 ... 안양에서 들었지만, 그렇게 귀에 쏙 들어오는 연주가 부러웠습니다, 처음 접하는 연주곡에서도 진정 우 말씀하신 공통 언어를 느끼고 마치 아는 것처럼 잠시 머물었다 할가요 ... 너무 흔하거니와, 가시지 않는 의문은 ... 따분하고 클래식이 대단한 것처럼 어렵게 치는 것 말이죠, 그날 잠시 잡아본 그녀의 거친 손에서 저는 그녀의 성실한 연주를 배우고 진정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 !!
  • 캄파넬라 2010.07.28 11:02 (*.196.119.157)
    마치 수업을 빼먹은 학생이 노트를 빌려서 읽었을 때 꼼꼼하게 선생님 말씀하신 것을 놓치지 않고
    필기해 주신 것처럼 생생하게 그 자리에 있던 것을 읽을 수 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연적으로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그려진 악보에 그려진 음표는 없다." 기타곡을 생각없이 치면서 쩔쩔매는 저에게 따끔하게 충고해주는 명언입니다.^^

    손톱의 모양이나 손톱이 현에 닿는 각도, 얼마나 살과 손톱이 부분적으로 닿아야 하는지에 따라 음색이 달라지는 지에 놀라며 감탄하며 기타를 쳐 왔던 저에게 아직도 음색을 제대로 내지 못해 헤매는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글입니다.

    쇼팽듀오에서 보여 주는 기타레타듀오님의 음색은 어찌 그리 풍부하고 깊은지요^^



  • 정면 2010.07.28 11:09 (*.230.144.244)
    그날 마스터클래스에서의 중요한 얘기들를 적어놓으셨네.
    글만 읽고도 수업을 받은거 같은 느낌이 들거같네요.
  • 감사 2010.07.28 16:49 (*.14.74.211)
    정말 좋은 후기네요...
    후기를 읽는것 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 시간표 2010.07.28 18:11 (*.253.90.161)
    마스터클래스 안내에 나온 순서대로 진행되는 줄 알고 얼추 시간 맞춰서 갔더니 완전 다른 순서로 진행되어 꼭 보고 싶었던 곡을 못 봐서 참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또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게 된다면

    예)

    김OO - 알함브라 - 12:00 ~12:40
    이OO - 대성당 - 12:50 ~ 13:30

    이런식으로 대략적인 시간표를 올려주시면 참 감사하겠습니다.
  • 기타레타 듀오 2010.07.28 19:50 (*.123.125.39)
    후기가 조금이라도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한가지 더 추가한다면, 기타에 있어서 음색이란 평생을 거쳐 다듬고
    연구해야하는 끊임없는 과제라고 하시더군요.
    다른 악기와 달리 두손 열손가락을 빠짐없이 활용하면서
    매번 음들을 만들어내고 표현하는, 기타만이 갖는 고유한 특성 때문이기도 하고
    그게 또 다른 악기와 구별되는 기타만의 매력이기도 하겠지요^^
    더위의 막바지를 걷고 있는 치열한 이 여름에,
    매혹적인 기타소리와 함께 싱그러운 추억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 돌초 2010.07.28 20:13 (*.141.95.96)
    이제 집에 와서 좋은 내용의 후기를 읽고
    감사 드리며 유익 했습니다.

    시간이 되었으면 가보고 싶었는데...
    안양에서 좋은 연주 들려주시고,쥬느비에브 마스터클레스 후기까지...
    자주 듀오 연주 부탁 드립니다..
  • 아포얀도 2010.07.29 11:51 (*.218.53.101)
    기타레타 듀오님 글은 언제나 재미있게 읽다보면

    어느틈에 끝까지 읽게 되더군요.

    앞으로 더 길게 써 주시길 부탁드려요
  • 강형훈 2010.07.30 02:10 (*.161.220.34)
    통역하는 저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던 만큼 여러 학생들에게 또 여러 연주자 분들께 좋은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늘상 듣는 얘기들이었지만 다시 되새기게 되는 훌륭한 말씀들과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들도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거든요.
  • 황문 2010.07.30 16:07 (*.152.193.9)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관절에 대해 말씀해주신 것, 또 손톱에 대해, 팔과 손의 자세, 세부기법 등에 대해 말씀해주신 것도 좋았지만, 저로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음악적 감성에 대해 말씀하신 내용들입니다. 또 어린 학생들에게 "어떤 뉘앙스로 연주했는가?", "무슨 생각을 했는가?", "어떤 이미지를 갖고 이 부분을 연주했는가?" 등을 물으셔서 그들을 당황, 난감케했던 것이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우리 어린 연주자들이 훗날 훌륭한 음악인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강선생님을 비롯해,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 강형훈 2010.08.01 15:56 (*.10.249.232)
    저도 처음 유학가서 당황했던 부분이 제 의견과 생각을 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지금은 제 학생들에게 그렇게 가르치고 있지만요.ㅋㅋㅋ
    본인의 느낌과 본인의 생각이 연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라고 하는게 유럽식, 특히 마담 샤뉴의
    교육 방법입니다. ^^
  • 정말 2010.08.09 11:15 (*.185.102.90)
    생생하게 후기를 담아주셨네요
    안가보구 후기만 읽어도 될정도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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