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한국어
2010.10.04 17:31

◆공중전화의 몰락

(*.92.51.102) 조회 수 6391 댓글 4
지난 3일 미국 최대 통신회사이자 공중전화 사업의 원조인 AT&T가 공중전화 사업을 접기로 했다. 1978년 서비스를 시작해 13개 주에서 6만5000대의 공중전화 사업을 해온 이 회사는 내년 말까지 공중전화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예정이다. 미국 내 공중전화는 90년대 말 260만 대를 정점으로 현재 100만 대까지 그 수가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한국은?

◆공중전화의 몰락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공중전화는 20여만 대. 2001년 49만9500대에 이르렀던 공중전화는 6년 새 절반 이상 사라졌다. 90년대 후반까지 전화 한 통 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던 공중전화 부스는 어느새 ‘텅 빈’ 공간으로 전락했다. 단말기 또한 90% 이상이 교체시기가 지났다.

지난해 말 신형 10원짜리 주화가 유통되자 공중전화는 더욱 찬밥 신세가 되었다. KT는 신형 주화의 보급에 맞춰 2010년까지 매년 1만 대씩 총 4만 대의 주화 이용 전화기를 신형으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자급제 공중전화(개인이 필요에 의해 구매한 공중전화) 10여만 대를 제외한 무인 공중전화 중 주화 사용 단말기 전체를 교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급된 신형 공중전화 수는 1000대. 애초 계획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내년 교체 계획 역시 아직까지 미정이다. 즉, 올해가 지나도록 신형 주화를 사용해 통화를 할 수 있는 공중전화는 200대 중 1대꼴이다.
사업을 담당하는 KT로서도 공중전화는 골칫거리다. 2001년 3406억원 규모의 매출액도 5년 만에 784억원, 20% 남짓한 수준으로 폭락했다. 1년에 한 차례라도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절반이 되지 않고, 작년 적자액만 507억원이다.

회사의 주 사업분야도 유선전화에서 인터넷 통신으로 돌아섰다. 매년 유지·관리 비용으로만 1000억원이 넘게 들어가는 공중전화 사업이 달가울 리 없다. 5년 전 민영화된 KT 입장에서도 수익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처지다.

KT 허건 대리는 “지난 5년 동안 운영인력을 60% 이상 감축시켰지만 여전히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는 사업을 맡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외국인 지분이 47.9%에 이르는 민영 기업 KT이지만 공중전화의 공익적 성격 때문에 사업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없다”고 했다.

공중전화의 몰락은 휴대폰의 대중화와 그 맥을 같이한다. 1954년 유인 공중전화기 도입으로 시작된 공중전화 사업은 90년대 중반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의 등장으로 절정기를 맞았다. 98년까지만 해도 자체 매출이 78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사람들은 공중전화를 애용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부터 값싼 PCS, 셀룰러폰이 쏟아져 나오자 공중전화는 쇠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휴대폰 한 대씩을 구입하는 상황에서 공중전화는 급속히 설 자리를 잃었던 97년 1500만 명에 이르던 삐삐 사용자는 4만 명(작년 말 기준)으로 줄었고, 그 사이 휴대폰 가입자는 4300만 명을 넘어섰다. KT에 따르면 현재 1년에 1~2차례밖에 사용되지 않는 공중전화가 전체의 10~20% 수준이다.

◆공중전화 어떻게 운영되나
그렇다면 그 많은 적자는 누가 메우고 있을까? 공중전화로 인한 재정 손실은 KT를 비롯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다수의 기간통신사업자가 분담한다. 2000년 도입된 ‘보편적 역무 손실 보전금 제도’에 의해 시내공중전화, 시내전화, 도서·산간지역 통신, 선박무선통신 등 기본적인 전기통신 서비스 제공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기간통신사업자들이 공동으로 부담한다. 통신사업자들이 갹출한 보전금을 바탕으로 국가가 ‘보편 서비스’인 공중전화 사업을 끌고 가는 것이다.

하지만 매해 매출액 대비 비율로 일정 금액을 내야 하는 이통사들도 거액의 부담금 지불을 꺼리는 눈치다. SK텔레콤의 한 직원은 “2001년 365억원의 공중전화 보전금이 2005년에는 507억원으로 늘어났고, 이중 30% 이상을 우리 회사가 부담하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T는 현실적인 자구책을 찾고 있다.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KT는 현재 사용 중인 단말기를 수정,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즉, 교통카드로 기존의 주화이용 전화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 기존 전화기에 교통카드 인식 기능을 추가해 공중전화 사용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KT링커스 이부종 사업기획팀장은 “실제 공중전화에서의 10원짜리 주화의 이용률이 2%에 불과하다”며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 초까지 2만대의 공중전화를 업그레이드해 교통카드 겸용 공중전화를 선보이려 한다”고 했다.

공중전화의 몰락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호주 등 해외에서도 공중전화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각각 20만 대, 10만 대를 넘어섰던 프랑스, 영국의 공중전화 수도 2005년 18만 대, 7만 대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인터넷 검색, 이메일, 다국어 사용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단말기가 등장했지만 사정은 여의치 못하다. 우리나라에 비해 휴대폰 보급률이 낮고, 저소득층의 공중전화 이용률이 높은 미국에서도 각 지역별 소규모 사업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 역시 80년대 중반 91만대가 넘었던 공중전화는 지난해 39만대로 줄었다. 2002년부터 한 달 이용액이 4000엔에 못 미치는 단말기를 철거해왔지만, 2005년 NTT도코모의 공중전화 사업 적자액은 144억엔에 이른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시내통화 기준으로 3분에 70원인 우리나라 공중전화 요금은 외국 평균 대비 24% 수준”이라며 “외국보다 공중전화 요금이 낮은 우리 상황에선 다른 자구책을 마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무인 공중전화 통화료는 62년 5원을 시작으로, 77년 10원, 81년 20원, 92년 30원, 94년 40원, 97년 50원, 2002년 70원으로 인상됐다.


[김영민 기자 now@chosun.com]
Comment '4'
  • 2010.10.04 17:56 (*.161.14.21)
    그래서
    공공성이 강한 사업은 개인등 사기업에게 팔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공공기업
    석유, 가스, 전기, 우편, 전화, 수도, 교통,철도.............
  • 그래서 2010.10.04 17:59 (*.161.14.21)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것이 선진국이라고 보는 기준으로는
    현재 국민소득이 높은나라들이 선진국이 아님을 알수있어요...
    공익등등 도덕성까지 함께 해야 선진국이라 할수있을거 같아요.

    선진국은 "돈"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배려"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에스떼반 2010.10.04 19:29 (*.137.104.185)
    유럽에서도 여러나라에서 석유, 가스, 전기, 수도가 민영화된지 꽤나 오래 되는데 제가 현재 살고 있는 집도
    새로 주인이 바뀌면 회사와 새로이 계약을 맺게 되어 있는데
    주인이 오래동안 바뀌지 않고 20-30년전에부터 그대로 살던 집에서 5-8유로(8000원-12,000원 하던)
    전기 요금이 새로이 계약을 한 이후 50-100유로 나오는 바람에 뒤로 까무러칠뻔 했습니다.
    기본적인 생활이 완전히 보장되어 있는 북유럽보다는 떨어지는 형편에서
    서민들에게는 더욱 피페해지는 충격파가 보통이 아닙니다.

    아무리 세계가 민영화 추세로 간다고 하더라도 생활에 필수적인 물, 전기, 에너지,등은 공공기업으로서
    유지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번 상상 해보세요, 10000원-20000원 하던 수도, 전기 요금이
    민영화가 되면 새로이 계약을 맺어서 어느날부터 그 10배 가까이 나온다면??
  • 에스떼반 2010.10.05 20:38 (*.137.104.185)
    그리고 고정석님의 의견대로 인터넷이 가장 발달되어 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앞으로 점차적으로 공중전화를 철거하는 만큼 인터넷 무료 전화를 설치한면 좋을것 같네요.
    이것도 딴나라에서 매일 떠드는 잃어버린 10년동안 자기들이 비판만하던 정부에서
    선견지명으로 이루어 놓은 업적 덕택에 가능한 일일겁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신규입점자 신년이벤트) 기타매니아 홈 메인광고 받습니다(배너제작 가능) 23년 1월 31일까지 file 뮤직토피아 2023.01.19 53258
공지 [공지] 파일 첨부기능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선완료.. 뮤직토피아-개발부 2021.02.17 66140
공지 "댓글" 작성시 주의부탁드립니다. 3 뮤직토피아 2020.03.09 81366
공지 "기타메니아" 문자/로고 사용에 관한 건 뮤직토피아 2020.02.14 73304
공지 [필독 공지] 연주회 소식을 메인에 노출을 했습니다. 2 뮤직토피아-개발부 2019.11.02 77929
12645 대전국제기타페스티벌에 대한 공식 답변 6 대전국제기타페스티벌 2010.10.07 6959
12644 벨소리에 기타곡은? 8 혀기 2010.10.06 7533
12643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8 최동수 2010.10.06 8258
12642 기타 녹음하고 싶은데 적당한 가격의 마이크가 있을까요? AmaOh 2010.10.06 6339
12641 무라지카오리, 세고비아, 존윌리암스, 줄리안브림 사진 있으신 분... 5 캄파넬라 2010.10.06 6241
12640 강두원 CLASS 9 10 금모래 2010.10.05 10550
12639 김포청소년기타앙상블칸타빌레 5 file 남주현 2010.10.05 6528
12638 평택대학교 콩쿨 안내 Sgq 2010.10.05 8533
12637 알렉산드리아콩쿠르의 박규희. 9 file 규희님팬 2010.10.05 7766
12636 거리공연을 보구 싶은데요 2 yu 2010.10.04 5651
12635 컴 전문가 님들에게 질문-음악파일에 연결이 안되는 이유? 2 에스떼반 2010.10.04 7235
12634 공중전화가 사라졌어요 17 아포얀도 2010.10.04 6230
» ◆공중전화의 몰락 4 고정석 2010.10.04 6391
12632 한기연 10월 모임안내 2 file niceplace 2010.10.04 6736
12631 노 연주자의 연주 3 전어구이 2010.10.03 6811
12630 고의석님 사진 2 file 청중 2010.10.02 8029
12629 장지혜 연주회 다녀왔어요. file 청중 2010.10.02 6792
12628 2010년 제29회 한국기타협회 전국 기타콩쿠르 문인성 2010.10.01 6319
12627 제정민선생님 연주동영상 1 제자 2010.10.01 7646
12626 혁명의 시작 2 2010.10.01 6949
12625 westlife 의 My love 악보좀 구할수 있을까요?(기타프로악보로요) 장기타 2010.09.30 10591
12624 명곡추천부탁드립니다. 1 명곡 2010.09.29 6814
12623 매니큐어 바르는 사람들만 7 금모래 2010.09.29 6085
12622 고정석님만 보시기를 3 에스떼반 2010.09.29 6279
12621 유치원 아가들에게 어울리는 듀엣곡? 8 우키키 2010.09.29 6385
12620 한국에 이런곡이 있다고...... 3 김4깟 2010.09.29 8043
12619 언제나 바뀔까요? 14 file 2010.09.29 6921
12618 10월 3일 일산 5시30분.비뤄춘 차 마시는날 9 file 콩쥐 2010.09.21 6935
12617 메인화면사진 파일크기가 너무커서 6 file 찬찬 2010.09.28 6786
12616 장지혜(고의석) 연주회입장권퀴즈 1 file 기타매니아 2010.09.28 7719
Board Pagination ‹ Prev 1 ...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 572 Next ›
/ 57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