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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 후기 : 제레미 쥬브 & 백현경 듀오 콘서트]


일시 : 2015년 9월 3일 저녁 8시

장소 : 부산문화회관 중강당


1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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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괜찮은 연주자가 있어 많이 보러 가시라고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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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일찍 집에 들어 가려고 퇴근을 하려는데 대학 후배한테서 전화가 왔다.

오늘 저녁 때 약속 없냐고…

술 한 잔 하자는 전화로 생각했는데 뜻밖에 연주회에 같이 가자는 거다.

마눌이랑 연주회에 가려고 했는데 일이 생겨 못 가게 되어 티켓이 남는단다.

부산문화회관 중강당에서 열리는 듀오 콘서트로 프랑스의 기타리스트 제레미 쥬브(Jeremy Jouve)와 바이올리니스트 백현경의 연주다.


주차장에서 연주회장으로 걸어가는데 관광버스 여러 대가 와서 단체로 입장하는 모습이 눈에 띤다.

줄잡아 200명?

기념촬영을 하는지 카메라 셔터를 눌러 달란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더니 공무원 연수 중이란다.

기획사의 능력이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다지 널리 알려진 연주가가 아니라서 연주회장이 썰렁하지 않을까 했는데 적어도 오늘 연주회는 활기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분 가량 일찍 입장하여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무대에 세팅된 단아한 꽃꽂이에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고 기대감에 들뜨게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백현경씨가 직접 준비한 것이라고….

첫 순서는 기타 솔로로 타레가의 작품 두 곡이다.

[아라비아 기상곡 Capriccio Arabe]과 [라 트라비아타의 주제에 의한 환상곡 Fantasia sobre temas de La Traviata]

2003년도 GFA 콩쿠르 우승자답게 안정된 기교로 거침없이 연주를 이어갔다.

대단히 만족스런 연주였다.





그러나 마이크 소리가 영 귀에 거슬린다.

기타는 소리가 작기 때문에 마이크를 쓰는 데 대해 별다른 이견이 없다.

하지만 마이크 세팅이 잘못되어 멋진 연주가 빛을 발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기타라는 악기는 마이크 세팅이 정말 어렵다.

마이크를 가까이 대면 직접음이 많고 고음성분이 많이 나와 쇳소리가 많이 나온다.

고음 성분은 소리의 엣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실재감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면 소리가 피곤해진다.

마이크를 멀리 떼면 반사음이 많아 홀의 울림이 느껴져 자연스럽지만 마이크의 입력 레벨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하울링에 취약하다.

이를 조정하는 것이 음향전문가의 몫이다.


슬며시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우리 나라의 많은 연주회장에는 음향 전문가가 없는 곳이 많다.

건물은 삐까뻔쩍하게 지어 놓고 그것을 운영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음향 전문가에 대해서는 지출을 꺼려한다.

정치인들은 이 같은 시설을 자기가 지은 양 선전에 열을 올리지만 소리의 질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리고 의회에서는 정작 중요한 게 뭔지도 안 따지고 예산 깎기에 바쁘다.

부산문화회관 정말 왜 이러나.


이어지는 연주는 바이올린과 기타의 듀오로 파가니니의 작품이다.

파가니니는 바이올린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기타를 위한 작품이 훨씬 많다.

통상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피아노와 함께 연주하지만 파가니니의 소나타는 기타와 연주한다.

바이올린의 백현경은 근래에 보기 드문 신선함이 느껴지는 연주가였다.

여성이라 그런지 두툼한 톤은 아니었지만 안정된 톤과 기교가 돋보였고 자신감이 넘쳤다.

기타를 연주하는 제레미 쥬브도 마찬가지로 자신감 있는 연주로 둘의 궁합이 잘 맞았다.


2부의 첫 순서는 기타 솔로로 뒤플레시(Mathias Duplessy)의 작품 두 곡을 연주했는데 연주자의 기량을 한껏 펼칠 수 있는 곡이었다.

특히 [울란 바토르 Oulan Bator]는 몽고의 광활한 초원에서 말을 달리는 모습을 나타낸 곡으로 리드미컬하면서도 기교적인 호쾌한 작품이었다.

오늘 연주의 백미가 아니었던가 한다.





이어지는 이중주 순서는 파야(Manuel de Falla)의 스페인 민요 모음곡이다.

원래는 피아노 반주의 노래로 작곡된 것이지만 7곡 중에서 6곡을 추려 모음곡으로 편곡한 버전을 연주했다.

일본의 오디오 전문회사인 럭스만에서 제작한 CD에 후쿠다 신이치의 멋진 연주가 실렸던 게 생각난다.

오늘 연주회와 동일하게 모음곡 버전의 연주다.

제레미 주브와 백현경은 예전부터 서로 맞춰 온 것처럼 호흡이 잘 맞아 만족스런 연주였다.

마지막으로 연주한 파야의 스페인 무곡은 [허무한 인생 La Vida Breve]이라는 오페라에 삽입된 곡이지만 독립적으로 연주가 많이 되는 곡이며 기타 이중주로도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이 곡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만족스런 연주였다.


총평을 하자면 평균 이상의 점수를 줄 수 있는 비교적 만족스런 연주회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제레미 쥬브의 기량을 맘껏 느껴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기타 솔로가 4곡 밖에 없어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기획사에 대해 언급을 하고 싶다.

팜플렛에 대한 것이다.

팜플렛에는 연주가와 연주되는 작품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다면 정말 문제다.

제레미 쥬브가 알베르토 퐁세, 롤랑 디앙과 동문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정보다.

알베르토 퐁세(Alberto Ponce)는 1935년 스페인 태생으로 1961년 파리국제기타콩쿠르에 우승하였고,

나디아 불랑제(Nadia Boulanger) 여사와 피아니스트이자 [에꼴 노르말 드 뮈지크]의 교장인 알베르토 꼬르또(Alberto Cortot)의 초청에 의해 젊은 나이에 교수로 영입되어 후진을 양성해온 사람이다.

그리고 롤랑 디앙(Roland Dyens, 팜플렛에는 이름이 미스프린트되어 있다.)은 1955년생으로 알베르토 퐁세의 제자이며, 작곡가이자 연주가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7~8년(?) 전 내한연주 때에  들었던 감동적인 연주가 기억에 남는다.

제레미 쥬브는 1979년생으로 이 두 사람으로부터 기타를 배운 제자다.

그런데 동문이라니!


팜플렛에 엉터리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은 중대한 실수다.

팜플렛 인쇄에 들어가지 전에 적어도 그 방면의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검증을 받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연주자의 프로필이 칭찬 일색인 것까지 나무랄 생각은 없으나 내용이 두서가 없고 알맹이가 없다.

제레미 주브에 대한 소개글을 보면 기타음악에 대한 사전 정보나 이해가 없는 사람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글을 기계적으로 번역한 것으로 보이는 구석이 눈에 띤다.

그러니 엉뚱한 번역이 나타난다.

번역자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번역이 나타나는 것이다.   

한 마디로 팜플렛 제작에 성의가 없다.

기획사는 관객동원뿐만 아니라 연주자가 연주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력 있는 연주자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과 그들을 세상에 제대로(제대로 말이다) 알릴 수 있는 능력이다.

하지만 기획의도를 담고 있는 소프트적인 부분에 대해 대충대충 넘어간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음향 전문가가 없는 연주 홀처럼 말이다.

그리고 정치적인 냄새가 많이 난다.

아마도 내 후각이 너무 예민한 탓이리라.



Youtube에 오늘 연주회의 백미 [울란 바토르]가 올라와 있다. 즐감하시길....


https://www.youtube.com/watch?v=dUT8amMUpZY

Comment '1'
  • 콩쥐 2015.09.04 09:00 (*.198.213.37)
    정천식님 이게 얼마만인가요?
    몇년됐죠... 좋은후기를 보니 연주회에 가고 싶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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