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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조성진의 결선 연주가 끝나자마자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제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렇게 말했죠. '대체 이 친구가 누구야? 금메달이네! (This is gold!)'."

세계 최고 권위의 폴란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21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조성진을 두고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가 전한 말이다.

크리스티안 짐머만은 폴란드 태생의 세계적인 피아노 거장으로, 197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이기도 하다. 정경화와는 절친한 사이다.

정경화는 이날 연합뉴스에 짐머만이 쇼팽 콩쿠르 결선에서 조성진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연주를 듣고 나서 "'쇼팽 콩쿠르 결선에서 협주곡을 이렇게 잘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극찬했다"며 "콩쿠르 결과는 모르는 것이지만 그 말을 듣고 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음악가는 멀리 가면 갈수록 귀가 열린답니다. 피아노 연주를 듣는 짐머만의 귀는 누구도 쫓아갈 수 없을 만큼 섬세하죠. 그는 성진이가 음악적으로 성숙하고 테크닉도 좋다면서 지금 당장이라도 음반 녹음을 연결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이번 콩쿠르처럼 세계적인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연주자 본인의 실력과 노력, 운과 더불어 가족과 스승을 비롯한 주변의 응원과 지원도 중요하다.

정경화도 뒤에서 조용히 조성진을 도운 사람 중 한 명이다.

두 사람은 2012년 정경화의 독주회 때 조성진이 협연자로 나서면서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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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은 혼자서는 안 되잖아요. 항상 피아니스트가 필요하죠. 마침 '젊은 머레이 페라이어'를 찾고 있을 때였어요. 18세의 성진이를 무대에 세워 같이 연주했는데, 참 재주가 많더군요. 특히 겸손하고 똑똑하고 열심히 하고, 태도가 좋았죠. 그래서 성진이가 프랑스에 갈 때도 조언해주고 계속 지켜봤던 거죠."

이번 쇼팽 콩쿠르를 앞두고는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를 소개해 조언과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케빈 케너는 1990년 제12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1등 없는 2등으로 최고상을 차지한 연주자로, 지난 4년간 정경화와 호흡을 맞췄다.

정경화는 "성진이는 매우 겸손해서 모자란 점은 어떻게 해서든 배우려고 하기 때문에 계속 성장한다"며 "이번 콩쿠르 때도 3차에 걸친 본선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케빈에게 지난 연주에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묻는 편지를 썼다.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집중할 줄 아는 아이"라고 말했다.

정경화는 "오늘 아침에 우승 소식을 들었을 때 옛날에 내가 1등을 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기쁘고 행복했다"며 "요새 쇼팽 콩쿠르에서 1등을 한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명예이며 한국인으로서 축하할 일"이라고 감격해 했다.

정경화는 세계무대로 뻗어나갈 발판을 얻은 이 후배 음악가를 위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지금부터가 중요해요. 아주 신중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연주자로 성장하고 오래가려면 인내와 음악 속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성장하면서 자기 자신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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