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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신현수2015.05.13 20:50

이선용님, 반가운 소식 전해 주셔서 고마워요.

선용님께서는, 기타바이러스님께서도 언급하셨듯, 글을 참 조리 있게 잘 쓰는 분이시네요. 제가 그렇지 않아도 인터넷 접속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요즈음은 더욱 더 그렇습니다. 어느새 녹음이 우거지고 화사한 꽃들이 잔칫상을 방불케 하리만치 만개한 등산로를 산책하는 즐거움에 푹 빠진 탓에요. 이제야 님의 글을 읽게 되었슴다.

예전에는 이경선 교수께서 늘 미국에 거주하고 있을 것으로 막연히 생각해 왔었더랬습니다만, 수년 전 연주회 관련 기사를 보고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울대 홈 페이지에는 교수님들의 연락처가 늘 공개되어 있으므로, 반가운 마음에 전화기를 들었다가 그만 내려 놓았었습니다. 괜스레 번거로움을 끼칠 것이 걱정되어서요. 만사가 순조롭게 잘 풀려 나가고 있는 옛 친구라면, 그저 멀리서 가만히 지켜보아 주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닌가 싶었던 것이지요.

고정석 박사님 영애 분의 바이올린 연주에서 이경선 교수의 톤(tone)을 느끼고는 가슴 뭉클한 감동과 함께 잠시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었지요. 영애 분께서 이경선 교수를 사사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게 되었던 까닭입니다. 하지만, (고정석 박사님의) 따님께서 고교 시절 이경선 교수께 잠시 레슨 받은 적이 있었다는 박사님의 댓글을 읽고는 제가 오버 센싱한 탓에 그렇게 느꼈던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때문에, 제가 박사님의 글에 댓글을 달면서 괜스레 이경선 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 낸 것으로 생각되어 겸연쩍어지더군요. 한데, 잠시 다시 생각해 보니 "오버 센싱 탓"만은 아닌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국내의 바이올린 독주자들 중 대다수가 김남윤 교수님의 제자이거나 또는 그 제자의 제자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니까요. 도로시 교수를 사사한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에서 갈라미언 교수의 톤을 느끼게 되는 것은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니까요.

어쨌거나 제가 주책없이 이경선 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 낸 탓에 이선용님과 같은 참한 후배님도 알게 되고 또한 이렇게 반가운 소식도 전해 듣게 된 것이니, 때로는 겸연쩍은 이야기도 늘어놓아 볼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흐~. 이경선 교수를 사이에 두고 선용님과 저 사이에 어떤 인연의 끈 같은 것이 길게 이어져 있는 셈이네요.

한데, 말입니다. 지금 당장 경선이네와 연락이 닿게 된다면, 조만간 이경선 교수가 나를 찾아오든지 아니면 내가 경선이네를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마땅한 상황이 되고 말 듯합니다. 그런데 이십여 년 이상의 세월을 외부와 단절하고 지내 온 나로서는 그와 같은 갑작스런 회우(會遇)가 익숙하지 못한 탓에 그 기쁨의 기회가 경황없이 소진(消盡)되어 버리고 말 것으로 생각되어 망설이게 됩니다. 미래를 위해 만남의 기쁨을 아직은 아껴 두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선용님께서 다음과 같이 전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경선 교수의 연락처는 (서울대 홈 페이지를 통해) 늘 알 수 있으므로, 언젠가 제가 서울에 갈 일이 있을 때 꼭 경선이네 가족 분들을 찾아뵈올 것이라고요.

그리고 선용님께는 나머지 제 졸저 중 「악상 해석…」을 부디 구하셔서 꼭 일독해 보실 것을 권하고 싶네요. 해당 책은 제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등의 적지 않은 악보들을 직접 분석하여 깨닫게 된 음악 어법의 기본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들을 담은 것으로서, 그에 비견(比肩)할 만한 내용의 이론서는 달리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독하시면) 악상 해석과 관련하여 상당한 기반(fundamentals)을 다지게 될 것입니다.

부디 님께서 (기타리스트로서라기보다는) 음악가로서 대성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이만, 잔메에서 syn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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