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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7 16:54
[퍼옴] 이희수 "파병 철회, 이제는 결정할 때다"
(*.241.146.2) 조회 수 2996 댓글 6
** 글의 성격상 적절치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라크 파병은 이제라도 철회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 평화를 사랑하는 기타 매냐 여러분들께 드립니다. 오마이뉴스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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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이면 쿠르드 자치지역 아르빌이나 슐라이마니예인가? 이건 최악의 선택이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해 준 지역을 아무 대책 없이 덥석 받은 꼴이다.
첫째, 이 지역은 쿠르드 자치지역이다. 소수민족으로 일반 이라크 국민들과는 매우 불편한 갈등 관계에 있다. 왜 우리 군대가 이라크 국민들이 달갑게 여기지도 않는 쿠르드 지역에 친선과 평화 복구의 구호를 내걸어야 하는가?
둘째, 이 도시들은 전쟁 피해 지역이 아니다. 1991년 1차 걸프전쟁 이후 쿠르드 지역은 미국과 영국이 국제법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되어 사담 후세인 정권으로부터도, 금번 미국의 이라크 침략으로부터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 안전지대다. 전후 복구와 재건이라는 파병의 겉치레마저 완전히 상실한 꼴이 되었다.
셋째, 쿠르드 자치독립은 이웃 터키와 이란에게는 국운을 건 중대사다. 쿠르드족을 자국 소수민족으로 두고 있는 그들로서는 쿠르드 독립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 지역에 한국군을 파병하여 활동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주변국에게는 쿠르드 독립을 위한 보호막 역할을 해주는 것이 된다. 명분과 실익 없는 파병으로 오랜 우방인 터키를 등지게 하고, 현재 중동 제일의 건설 플랜트 수출국가인 이란을 잃게 하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넷째, 이 지역은 친미적 성향 때문에 미군 주둔이 최소 규모였고, 따라서 다른 지역에 비하면 반미 테러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군의 대규모 파병으로 반미 급진세력들의 새로운 공격 초점이 되면서, 오히려 테러를 유발할 수 있는 매우 불안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다섯째, 이 지역은 아랍어보다는 쿠르드어 사용지역이다. 특히 주도적 행동에 나서는 젊은 세대는 거의 쿠르드어를 사용한다. 아랍어 통역요원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지금 우리 군대의 형편상, 대한민국을 통틀어 한두 명 있을까 말까 하는 쿠르드어 전문가를 어떻게 발굴하여 어떻게 현지 교육을 시킨다는 말인가?
이건 최악의 선택이다
본인은 중동문화 전공자의 한 사람으로 줄곧 파병을 반대해왔다.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주장하는 것처럼 국제법을 위반한 미국의 명백한 침략전쟁에 우리가 동참해서는 안 된다는 역사적 사명감도 중요하지만, 전세계에서 국민과 정권 모두가 이 전쟁을 정당하다고 생각한 나라는 미국뿐이었다는 사실을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파병찬성론자들이 내세우는 한미동맹의 특수성이나 북한 문제의 변수라는 현실적 고민을 경청하면서,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정부의 결정에 존중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사안의 중요성이나 정보의 진실성에 접근할 입장에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파병 철회를 결정할 시점이 왔다. 우려했던 시나리오들이 하나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쟁 초기부터 미국이 이라크에서 결코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라크에서 다양한 종파와 종족들을 하나로 묶어 한 국가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공통의 코드는 이슬람과 반미였다.
국가 이데올로기로서 이슬람을 버린 이라크에서 현재 다양한 종파와 이해집단을 하나로 묶어 둘 수 있는 유일한 연결고리는 반미밖에 없는 셈이다. 이것이 미국이 안고 있는 풀지 못할 딜레마인 것이다.
극단적인 반미에서 일시적 협력 관계로 묶어두었던 시아파에 대한 무차별 학살로 이제 미국의 모든 희망은 사라졌다. 남은 대안은 마지막 시나리오다. 이라크를 레바논과 같은 처절한 내전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이라크 내 어떤 세력도 감당할 수 없는 통제불능의 반복과 원한의 악순환으로 만들어 미국은 이라크를 영원히 지배하는 것이다.
중동전문가들이 예견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미국이 사용한 경제제재라는 대량살상무기로 100만을 희생시키고, 시위군중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하는 미군의 침략 행위에 동참하여 우리가 자유와 정의,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면, 이는 훗날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모든 명분은 사라졌다. 파병철회만이 대안이다.
2004/04/07 오전 9:17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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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이면 쿠르드 자치지역 아르빌이나 슐라이마니예인가? 이건 최악의 선택이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해 준 지역을 아무 대책 없이 덥석 받은 꼴이다.
첫째, 이 지역은 쿠르드 자치지역이다. 소수민족으로 일반 이라크 국민들과는 매우 불편한 갈등 관계에 있다. 왜 우리 군대가 이라크 국민들이 달갑게 여기지도 않는 쿠르드 지역에 친선과 평화 복구의 구호를 내걸어야 하는가?
둘째, 이 도시들은 전쟁 피해 지역이 아니다. 1991년 1차 걸프전쟁 이후 쿠르드 지역은 미국과 영국이 국제법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되어 사담 후세인 정권으로부터도, 금번 미국의 이라크 침략으로부터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 안전지대다. 전후 복구와 재건이라는 파병의 겉치레마저 완전히 상실한 꼴이 되었다.
셋째, 쿠르드 자치독립은 이웃 터키와 이란에게는 국운을 건 중대사다. 쿠르드족을 자국 소수민족으로 두고 있는 그들로서는 쿠르드 독립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 지역에 한국군을 파병하여 활동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주변국에게는 쿠르드 독립을 위한 보호막 역할을 해주는 것이 된다. 명분과 실익 없는 파병으로 오랜 우방인 터키를 등지게 하고, 현재 중동 제일의 건설 플랜트 수출국가인 이란을 잃게 하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넷째, 이 지역은 친미적 성향 때문에 미군 주둔이 최소 규모였고, 따라서 다른 지역에 비하면 반미 테러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군의 대규모 파병으로 반미 급진세력들의 새로운 공격 초점이 되면서, 오히려 테러를 유발할 수 있는 매우 불안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다섯째, 이 지역은 아랍어보다는 쿠르드어 사용지역이다. 특히 주도적 행동에 나서는 젊은 세대는 거의 쿠르드어를 사용한다. 아랍어 통역요원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지금 우리 군대의 형편상, 대한민국을 통틀어 한두 명 있을까 말까 하는 쿠르드어 전문가를 어떻게 발굴하여 어떻게 현지 교육을 시킨다는 말인가?
이건 최악의 선택이다
본인은 중동문화 전공자의 한 사람으로 줄곧 파병을 반대해왔다.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주장하는 것처럼 국제법을 위반한 미국의 명백한 침략전쟁에 우리가 동참해서는 안 된다는 역사적 사명감도 중요하지만, 전세계에서 국민과 정권 모두가 이 전쟁을 정당하다고 생각한 나라는 미국뿐이었다는 사실을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파병찬성론자들이 내세우는 한미동맹의 특수성이나 북한 문제의 변수라는 현실적 고민을 경청하면서,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정부의 결정에 존중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사안의 중요성이나 정보의 진실성에 접근할 입장에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파병 철회를 결정할 시점이 왔다. 우려했던 시나리오들이 하나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쟁 초기부터 미국이 이라크에서 결코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라크에서 다양한 종파와 종족들을 하나로 묶어 한 국가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공통의 코드는 이슬람과 반미였다.
국가 이데올로기로서 이슬람을 버린 이라크에서 현재 다양한 종파와 이해집단을 하나로 묶어 둘 수 있는 유일한 연결고리는 반미밖에 없는 셈이다. 이것이 미국이 안고 있는 풀지 못할 딜레마인 것이다.
극단적인 반미에서 일시적 협력 관계로 묶어두었던 시아파에 대한 무차별 학살로 이제 미국의 모든 희망은 사라졌다. 남은 대안은 마지막 시나리오다. 이라크를 레바논과 같은 처절한 내전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이라크 내 어떤 세력도 감당할 수 없는 통제불능의 반복과 원한의 악순환으로 만들어 미국은 이라크를 영원히 지배하는 것이다.
중동전문가들이 예견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미국이 사용한 경제제재라는 대량살상무기로 100만을 희생시키고, 시위군중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하는 미군의 침략 행위에 동참하여 우리가 자유와 정의,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면, 이는 훗날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모든 명분은 사라졌다. 파병철회만이 대안이다.
2004/04/07 오전 9:17
ⓒ 2004 OhmyNews
Comment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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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기타를 취미로 친다면.. 기타 몇대 자이툰부대에 보내줄터인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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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철회라니 있을 수 없는일이오. 미국분들이 힘드실때 안도와준다면 우리나라가 힘들때 어느누가 도와주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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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님... 저번에도 글 쓰신 것을 보니 장난이 아니신 것 같아서...
그 '미국분'들은 자기네들의 이익이 걸려 있지 않으면 손 하나 까딱 안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 거룩한 희생을 하시는 훌륭한 분들은 아니라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 도와준다고 해서 실익은 거의 없습니다. 재건 사업은 부쉬 정권과 연결된 미국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고요. 콩고물 줏어 먹을것도 없을 것입니다. 미국이 퍽퍽 퍼주기를 하던 베트남전하고도 또 다릅니다. 나중에 미국이 도와줄거라고요? 글쎄요. 부쉬정권이 지금 위태위태한데, 올해 말 정권 바뀌면 또 뭐 어떻게 달라질 지 알 수 없는데요. 제 생각에는 이 핑계 저 핑계 대가면서 질질 끌어서 미국 대선 무렵까지 정세를 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봅니다. 이런 것이 진짜 외교입니다. 대의 명분 찾으면서 망해가는 명나라 편들다가 청나라한테 개박살 나는 것이 외교가 아니란 말입니다. 지금 어영 부영 미국에게 질질 끌려들어가서는 망하는길 밖에 없습니다. -
퍼온이님 말씀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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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지금 우리나라가 잡을 끈은 미국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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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님의 윗 말씀도 눈물을 머금고 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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