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XX병원에서 synn

by 잔메 posted Jan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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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새벽 심근경색 호흡부전으로 119 차로 실려 왔습니다.

다행히 병원 뺑뺑이 돌기를 하지 않은 행운으로 가까스로 목숨 건졌습니다.

중요한 치료 절차들이 많이 남아 있나 봅니다.

지금은 폐와 심장에 찬 물을 빼는 데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제 아들은 의사이고, 딸은 한방병원장인데도 제게 이런 일이 닥치네요.

병원 의사 선생님들은 원래 매우 바쁘시니, 딸 아들에게서 차종치종 설명을 듣고 

제게 닥친 상황을 겨우 이해했습니다.


앞으로는 활동이나 행동에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를 듯하네요.

절대 안정하라고들 하셔서, 간단히 줄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부산 XX병원에서, 숨 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 synn이었습니다.



p.s. 2월 1일 추신입니다.


지난 1월 30일(화) 퇴원했습니다.

1주일 입원해 있는 동안 정확하게 몸무게 5Kg이 줄었습니다.

퇴원 후, 집으로 돌아와서는 너무 기력이 없어서 누워만 있었습니다.


한데, 이번 일로 부산의 의료 시스템이 세계 최강이란 사실을 실감나게 몸소 경험했습니다.


지난 1월 23일 이른 아침 경 절체절명의 상태로  

동의병원(동의의료원) 응급실에 119 구급차에 실려 도착했습니다. 

의료진들의 일사불란한 응급처치가 이어졌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다음 날, 경과가 좋아서인지 일반병실(81병동 801호실)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1월 25일(목) 저녁 시간에 스텐트(stent) 시술이 이행되었습니다.

오른 팔을 가볍게 마취하고, 

오른손 손목 위치의 요골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튜브를 제 심장의 관상동맥에까지

밀어넣은 다음, 주치의 김성만 교수님의 지휘 아래 의료진들에 의해 4개의 스텐트가 시술되었습니다.

제 심장의 관상동맥 3개가 모두 막혀 있는 상태였습니다.


제 머리 위에서는 (혈관 조영제가 투입된 상태의) 심장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분주하게

우왕좌왕 왔다 갔다 하고 있어서 시술 중인 의료진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오른 팔만 가볍게 마취된 상태인지라 그들의 대화나 시술실의 잡다한 음향들을 

그대로 들을 수 있었으며, 의료진들과의 대화도 가능했습니다.

그들은 시종일관 여유만만해 보였으며, 서로 협의해 가며 시술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너무 편했던 탓에 시술 중 제가 깜박 잠이 들었었는데, 지켜보던 간호사가

황급히 다가와서 자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더군요.

제 오른팔에 시술을 위한 각종 장치들이 부착되어 있어서, 잠이 들어 오른 팔을 움직이기라도

하면 큰일 난다고요.    


시술이 끝나고, 제 심장의 막혀 있는 관상동맥에 스텐트가 하나하나 시술될 때마다 

혈관들이 마치 꽃이 피듯 활짝 피어나는 동영상을 보여 주었습니다.

마술 쇼 같았습니다. 진심 감동~.


퇴원은 했으되, 스텐트 시술을 받은 심근경색 환자의 퇴원은 완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통원 치료를 받으며 관리를 해야 합니다.

심근경색 환자는 30 ~ 50%가 재발을 경험하며, 재발하면 사망률이 68 ~ 85%에 달한다고 합니다.

 

암튼, 응급실에서부터 퇴원할 때까지 의료진들은 프로페셔널 했으며, 병원의 서비스 시스템에도

빈틈이 없었습니다. 많은 수의 간호사님들이 매일 돌아 가며 제 몸에 부착된 각종 센서들을

체크하고, 혈액 검사, 혈압 맥박 검사와 기록 등등을 위해 수시로 제 입원실에 들락거렸으나

한결 같이 친절했었고 환자를 위하는 매너를 보여 주었습니다.    

부산의 의료 시스템, 세계 최강이라고 실감했습니다.


"로망스"에 이어 "알람브라", 그리고 계속해서 Sor의 "마술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 등등,

기타리스트들이 가장 많이들 연주하는 곡들 중에서 세계적으로 프로들이 대부분

잘못 연주하고 있는 곡들을 골라서 힘 닿는 데까지 한곡 한곡 그 악상 해석을 

이곳 기타매니아 게시판에서 다루어 볼 생각이었습니다만, 이번 일(심근경색과 스텐트 시술)로 생각을 접었습니다.

제가 처한 상황이 불가항력적인 상황임을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심장의 관상동맥 3개가 모두 막혀 있었음"은 전신의 다른 혈관들도 상태가 그만큼 좋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해부학적으로, 좁아진 혈관들이 절로 넓어지는 일이란 있을 수 없음입니다.

즉, 좁아진 혈관들이 더 이상 좁혀지지 않도록 애쓰는 것이 최선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이지요. 


이제 귀여운 손주들까지 있는 터라 여생은 가족들에게 보다 집중하는 삶을 살아 볼 생각입니다.

여력이 있다면, 

오래 전부터 중고 책값이 너무 비싸 말썽이 되고 있는, 절판된 제 책들을 재출간하는 데에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니....

누가 압니까? Ai의 도움으로 머잖은 미래에 혈관을 청소하는 강력한 약이나 의료 수단이 개발되어

제가 기타매니아 게시판으로 돌아와, 악상 해석 관련 글을 다시 이어 나갈 수 있게 될런지요.


그 동안 제 글에 관심을 보여 주었던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잔메에서 syn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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