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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123.125.30) 조회 수 6389 댓글 17



엊그제 대학에서 진행하는  예술과 철학 수업시간에

기타리스트 김성진님을 초대하여 작은 음악회를 가졌습니다.

미술, 음악, 문학, 건축, 사진, 영화, 연극, 무용 등의 다양한 예술 장르를

철학적으로 접근하여 가볍게 탐색하는 과목인데

실제로 학생들의 발표와 함께 이야기를 진행하다보면

음악의 본질에 관해 논의하면서도 음악적 체험이라고는  박제가 되어버린 mp3 음악이 전부인지라...

콘서트장에 한번 가본적이 없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더더구나 클래식기타음악을 듣기 위해 연주장을 가본 사람은 한사람도 없구요.

학점에 반영된다면 가볼른지 모르겠죠...

이번 작은 콘서트를 통해서보니 그런 학생들이지만  마지막 감정까지 차갑게 마르진 않았더군요.

연주자에게 전할 감상을 적어 제출하라고 했는데...

80명의 학생들이 제출한 감상문의 내용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학생들의 변화하는 마음과 표정들을 읽으면서...저도 잠시나마 행복해졌습니다....



학생들의 글을 조금 옮겨오면,"오후 1시에 감정의 울림을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애잔함 발랄함,로맨틱함...그리고 마음의 안정 잔잔함...

하나의 악기로 여러감정을 울릴 수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 놀라왔다...

나는 이미 여러곳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와있었다...자연에.. 들판에... 해변에...",

"정오를 연주하는 기타와 기타 뒤에서 음악에 취해있는 연주자....

점심을 굶어 주린 배를 선율 하나 하나로 채워주신 연주자...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많은 학생들이 기타현의 울림과 그 소리색깔에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게다가 콘서트라는 것은 항상 조명과 함께 웅장한 곳을 연상시키며

내가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다가갈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 쉬운데,

강의실에 찾아온 콘서트는 학생들을 묘한 흥분 상태와 기대감으로 차있게 만든 것 같습니다.



음악을 듣고 체험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먼곳을 마다하지않고...  

다른 세계로 들어설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을 마련해주신

김성진님께 감사의 마음을 다시한번 전하고 싶습니다.

물질적인 요소로 구성된 음악이 거꾸로 인간의 감정을 어루만지고

공명케한다는 사실은 정말 여전히 놀라운 일입니다....

        
Comment '17'
  • 이웃 2010.06.02 18:01 (*.161.14.21)
    학생들에게 저렇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시니
    정말 멋쟁이 선생님이세요....
    김성진님 7월 한달동안은 유럽에 연주여행 가신다네요....
  • 이웃 2010.06.02 18:02 (*.161.14.21)
    어떤곡을 연주하셨나요?
  • 기타레타 듀오 2010.06.02 18:06 (*.123.125.30)
    그날 연주는 짧은 소품으로 시작하여 로망스, 카바티나, 빌라로보스 전주곡 1번, 전설, 타레가의 아라비아 기상곡 등 아름다운 곡들이 연주되었습니다~~~꼼짝않고 진지하게 듣는 학생들의 태도가 연주자를 긴장시켜서인지 기타리스트의 상의는 그날 모두 젖어버렸답니다^^게다가 손도 잘 풀리지 않았을, 정오의 연주는 연주자를 힘믈게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럼에도 아름다운 연주로 학생들을 매료시켰답니다^^
  • 기타레타 듀오 2010.06.02 18:10 (*.123.125.30)
    강의실 정면에 보이는 시계가 정확히 12시를 가르키는 한낮, 정오에 기타콘서트를 만끽한다는건 정말 대단히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었지요^^
  • 짝짝짝 2010.06.02 21:10 (*.14.74.211)
    음악시간 하면...
    저는 중학교 음악선생님이 음악시간에 떠들지 말라고 매들고 때리던 악몽같은 모습만 생각나는데...
    김성진! 정말 멋진 선생님 이시군요...
    그냥 연주 잘하는 좋은 연주가로만 생각했는데 철학적인 접근까지...
    최근에 인문학이 여러가지 이유로 새롭게 이슈가 되고 있는데 정말 박수를 쳐드리고 싶네요...짝!짝!짝!

    이런 노력들이 클래식기타의 발전을 가져오게 되고 결국에는 대한민국 클래식의 좋은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김성진 선생님! 서울대에서 강의하실만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주와 좋은 강의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돈만 많으면 팍팍 밀어드리고 싶네요...ㅎㅎㅎ


  • 최동수 2010.06.02 22:32 (*.106.214.117)
    기타레타 듀오님 그리고 김성진님,

    이즈음과 같이 떠들썩한 시국에 신선함을 불러들이는
    아주 좋은 일을 하셨습니다.
  • 오리베 2010.06.02 22:33 (*.142.208.123)
    좋은 시도입니다.

    저런 시도가 중고교에서의 주요 수업 방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대한민국 분명 모든 분야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때려부수고 급진과격형으로 바꾸어야 할 분야가 딱 하나 있는데 그게 중고교육입니다.

    근데 방법이 없네요. ㅋ

  • 이웃 2010.06.03 07:29 (*.161.14.21)
    초중고교문제는 대안학교가 있쟈나요....
    지금처럼 제도적으로는 방치된 대안학교말고
    제도적으로도 뒷받침되는 대안학교 그것이 또 하나의 대안이죠.

    그럼 학생들은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하고 , 예술과 토론에서도 풍복한 시절을 보내게 될테니까요.
    (지금의 학교라는건 걍 시험문제 푸는 로보트생산공장이쟈나요.)
  • 기타레타 듀오 2010.06.03 08:47 (*.123.125.30)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제도적으로 방치되어 학교가 학부모의 무한욕구 충족의 대상으로 변질되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사고기능이 마비된 사람들이 뒷받침하는 대안학교도 저는 사실 두렵습니다....
    무슨 계획된 괴물을 또 양산할지 몰라서....
    엊그제 작은 아이가 다니는 공립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학부모 참관 수업에 다녀왔습니다.
    아이가 고3이라 이 아이가 졸업하고나면
    제가 제도권 교육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이상 없을 것 같아
    제아이 수업시간은 시간이 안되고,(제아이수업시간을 참관하지않았더니 학교에서는 이부분도 이상하게 생각하더군요...왜 이학부모는 무슨 이유에서 다른반 수업에 들어갔는지...정말 이상한 나라입니다^^)
    다른 수업시간이 되길래 가 보았습니다...

    학부모가 수업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실제 상황을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 주어지겠지만...
    30여년이 훨씬 넘은 시절 제가 초중고를 다닐때보다 학교의 시설은
    어떤 선진국에도 뒤지지않을만큼 좋아졌는데...
    수업의 질이나 학생들의 모습은 너무 안타까왔습니다...
    영어를 몇문장 더 배운다고...리스닝을 더 잘한다고 수업의 질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건 자유로운 과목 선택이나
    예술적 심미안, 토론 능력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를 돌아볼 줄 모르고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터득하지못한 아이들에게 그런 능력이 주어진다면,
    자칫 유해한 독단적 삶에 유용한 제재로 활용하는데 끝나버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통해서 청소년들이 아니 대학생들이
    사람의 냄새, 숨결, 향기, 체취를 느낄수 있는 기회를 갖게되길 기대합니다.
    아이가 졸업하기 전에, 햇빛이 비쳐도 침침하고 햇살이 작열해도 축축하기만한
    우리아이들의 고교 교실에 사람을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 이웃 2010.06.03 09:07 (*.161.14.21)
    공존의 방법에는 어떤게 있을까요?.

    남을 배려하는것을 먼저 배워야할텐데....

    소수의견 존중이나 사각지대 확보 혹은 멸종동식물에 대한 보호,
    공장이나 대량생산에 대한 규제, 다양한 기술적방법의 공존,사생활보호,
    소작농민에 대한 배려, 오리농법 우렁이농법에 대한 보호
    대규모업체에 대한 무한팽창욕구에 대한 적절한 지도등등이 아닐지....


    근데 음악하고는 좀 멀지않나요?
    음악은 걍 사생활에 집중하는건데....
    아..사생활보호와는 연관있겠네요.^^*
  • 이웃 2010.06.03 09:09 (*.161.14.21)
    "사랑받아본 사람이
    남을 사랑할수있다"라는 대전제에서 출발한다면,

    음악을 통해 만족감을 얻어본 사람이
    남의 행복에 일조할수있다는 추론은 가능하겟어요.....
  • 기타레타 듀오 2010.06.03 09:48 (*.123.125.30)
    이웃님 사고의 폭은 너무 넓어 제가 따라가지 못하겠어요^^
    위에 열거하여 말씀하신 내용은 그렇게 아름답게 잘 자라준 청소년이
    어른이되면 훌륭히 해내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야기하기를 희망하는 건 교실에서의 그리고 학교에서의 아니 가정에서의 구체적 삶입니다.
    다른사람을 바라보거나 타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거나
    친구의 아픔이 무엇인지 느껴본 또 생각해 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에게
    소작 농민에 대한 배려나 소수자의 권익에 대한 고려는
    아이들의 머리 속에서 어떤 색깔의 무지개로 그려질까요?

    사람이 연주하는 음악을 듣는 건 타인의 이야기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매개물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소극적 방법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순간 그 어떤 매개체보다도 직접적 소통의 통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듣고 서서히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
    타인의 소리에 공명하고 잔잔하게 움직이는 자신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번에 학생들이 제출한 감상문에서도 이런 변화를 체험한 학생들이 있다는걸 목격했습니다.
    앞만보고 달려온 자신에게 브레이크를 걸게 해준 순간이었다고...
    또 가슴 저 밑바닥까지 치닫게 만드는....
    연주자의 연주를 들으면서 물론 자기만족도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을 표면에 끌어올리기도 하고...
    더 근본적으로는 연주자에 몰두하면서 그가 자아내는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오감을 열어놓게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mp3를 통해 감상하는 경우는 또 다르겠지요.

    아이들이 남의 행복에 일조하려고 억지로 애쓰기 보다는
    우선 자신의 삶을 들여다고 보고 그 안에서 평정을 찾아 그 힘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또 귀기울이게 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물론 이웃님의 생각과 저의 생각은 언제나 양립가능합니다.
    사고와 언어는 언제든 중첩될 수는 없으니까요^^
    상큼한 하루 되세요~~~
  • cgkoh 2010.06.06 19:17 (*.140.67.48)
    너무나도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시는 선생님이시군요.
    집사람도 교직에 있는데 이런 시도를 한번 해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 정말~ 2010.06.07 13:24 (*.152.98.251)
    멋진 아이디어에 멋진 교수님이시네요~
    이런 수업 한번 듣고 졸업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부럽...^^
  • 청중3 2010.06.07 17:02 (*.94.245.152)
    기타레타 듀오님, 김성진님 두분은
    우리들의 멍청한 사고가 깨긴 어렵지만 가능하다는걸 보여주신 분이네요~~
  • 우와~ 2010.06.08 15:01 (*.46.73.60)
    강의실에서 콘서트를....정말 학생들에게 좋은 시간이었겠네요.....^^
  • 2010.06.08 15:20 (*.161.14.21)
    조회수가 1000이 넘었네...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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