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기타와 외제 유명제품

by gmland posted May 24,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 국산 기타와 외제 유명제품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클래식 기타음악을 위한 국산 나일론-스트링 기타는 그 품질이 외제 유명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악했으며, 세미-프로만 돼도 국산을 신뢰할 수 없어 외제악기를 보유하고 있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많은 애호가들이 애국심(?)을 발휘하여 민족주의적 정서까지 들먹여가면서 국산 가격인상과 이에 따른 품질향상, 국산품 애용을 추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필자 역시 그 중에 한 사람일 것입니다. 어쩌면 클래식에서는 여기 ‘기타매니아’ 사이트, 스틸/Pop-Rock에서는 ‘목향’ 사이트가 그 선봉에 있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인식과 운동(?)에 힘입어, 오늘날 국산 어쿠스틱 공방제품은 단 기간 내에 비약적 품질향상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5백만원은 기본이고, 7백만원, 1천만원 등, 대부분 공방의 악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입니다. 최소한 필자가 보기에는 원가상승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특히 원재료 준비 및 비축과정과 연구/실험실의 존재여부, 또 첨단장비의 구비, 지속적 A/S를 위한 체제 등, 이러한 원가상승요인은 젖혀두고, 그저 표면적으로만 외제 유명제품 가격에 비해 국산가격이 턱없이 싸서 제 값을 받아야겠다는 식으로만 비쳤습니다.

하지만 한국 국민소득은 그들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며, 기타시장 또한 매우 취약해서 아직은 그들의 가격과 비교할 때가 아닌 점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에 대한 배려랄까, 범기타계의 위화감 조성방지에도 일익을 담당해야 할 윤리적 근거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클래식만 해도 그들은 1천 년 역사/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블루스/재즈 또한 최소한 2백 년 정도의 밑거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아닙니다.

한편, 오랜 역사를 지닌 외국공방들은 그 원재료 구입/비축 과정부터가 원가의 큰 몫을 차지하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그들은 원재료 시장을 독점/과점 하고 있지만, 반면에 원가상승요인이기도 합니다. 그들 재료의 건조기간, 일관공정 등은 포도주처럼 신뢰할 수 있지만 우리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또한 품질과 평판을 떠나서 그들의 실험실과 A/S 체제 등은 가히 원가상승요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외제 유명제품이라 해서 모두 그런 것은 아니며, 특히 거간꾼들의 장난으로 말미암아 크게 거품이 있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그들은 납품기간이 긴 점을 이용해서 주기적으로 주문하고 이에 큰 마진을 붙여 실수요자에게 공급하기도 하나 봅니다. 납품기간은 더 길어지게 되겠지요. 심지어 고가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공방 측에서 출하를 조정한다는 의심도 들게 합니다. 아마 실제로 그러 할 것입니다. ㅡ 그런 건 경영학, 마케팅 전략에서는 기본이니까.......

따라서 외제 유명제품이라 하여 그 품질이 그 가격에 대응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호사가들의 수집취미, 또는 투자수요를 이용한다 할까....... 개인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오래 기다려야 하는 악기는 사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일부 농간에 소비자들이 현혹되는 사례가 줄어들 것이며, 시장원리에 따라 이런 악기가격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명하지 않아도 멋진 악기는 세계 도처에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해답은 하나 뿐인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 수요자들의 인식과 행동에 달려있는 문제입니다. 첫째는, 소비자들이 평판에 현혹되지 않고 음향/음색과 연주-편의성에 절대적 기준을 마련하여 각 제품을 공개적으로 품평할 수 있는 분위기와 체제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주관적 측면이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는 기호일 뿐, 선택을 위한 절대적 기준은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음향/음색에 있어서 다양한 스펙트럼 기준과 이에 대한 선택은 별개의 문제로서, 전자는 다양하지만 그 특성도 병존하므로 각각에 있어서는 절대적 기준이 되는 셈이고, 후자만이 상대적인 것이라는 점입니다.

둘째는, 이제는 외제와 국산이 경쟁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애국심(?)에 호소할 필요가 없으며, 이제는 보호막(?)을 거두어도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딜러도 다양해져야 할 것입니다. 악기시장, 특히 기타시장은 아직은 어두운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몇몇 딜러들이 자의적 행태를 보인 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이제부터는 아마 힘들 것입니다. 여러 가지를 인식하기 시작한 애호가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이때 소비자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추어(?) 딜러들이 기타에 대한 애정만으로 무장하고 이 판에 뛰어들면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것 같다는 우려입니다. 기존 딜러, 또는 수입상/도매상들이 터무니없는 마진을 얻고 있다는 계산은 틀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경험상, 미래에 발생할 여러 가지 위험성에 ㅡ 예컨대 환차손, A/S 비용 등 ㅡ 대비하기도 할 것이며, 소비자 만족을 위해 사원과 사무실을 둠에 따라 비용이 들기도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되는 이런 예도 있었습니다. 특정업체를 거론하는 점이 좀 마음에 걸립니다만, ‘xx-스트링즈’에 대한 것입니다. ㅡ 당해 업체의 순수한 동기를 잘 알고 있으므로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xx-스트링즈는 처음에 나일론만 취급하다가 결국 스틸-현도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선풍적 인기를 얻었지요. 그런데 어떤 사이트에서 보니, 한 구매자가 잘못 배달된 상품에 관한 판매자의 무성의에 대해 몹시 불쾌한 어조로 비난하는 것이었습니다. 소비자로서는 당연하겠지요. 그는 xx-스트링즈의 소비자에 대한 크나큰 기여와 낮은 가격에는 관심이 없는 듯했습니다. 아마, xx 측은 이게 본업도 아닌데다가, 마진 없는 그 가격으로는 다른 전담사원을 둘 수도 없을 것이므로, 자연히 소비자 개개인에게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추측컨대 xx-스트링즈는, 이제 경험이 누적됨에 따라 많은 부분을 새삼스레 느끼기 시작했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미래 위험성에 대비해서 가격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함 직합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오해를 야기할 부분이며,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도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판매자는 심지어, 판매를 위한 공부에 드는 비용까지도 원가에 포함해야 할 것입니다. 회사출장 가는 김에 악기를 사왔더라도, 만일 그게 판매를 위한 것이라면, 그 항공료/체재비 등은 원가에 산입됨이 마땅한지도 모릅니다. 그건 차라리 판매자를 위한 특별이윤이기는 할망정, 그걸 원가에서 제할 이유는 없을 테니까요. 소비자는 판매자가 프로인지 아마인지 가리지 않는 속성이 있으며, 경영학은 오히려 그런 것을 배우는 학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것보다는 그 특별이윤을 소비자를 위한 다른 차원의 배려에 환원하는 것, 그게 차라리 정도인지도 모릅니다.







  www.kguitar.net / www.kguitar.com
  한국기타문예원 대표강사 gmland.


  

Articles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