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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신현수2015.10.02 04:55

 

 

가을의 정취로 물들고 있는 산책 길은 이것저것 볼 것이 많은 편입니다. 그러나 문득문득 요즈음 젊은 세대들의 앞날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게 되어, 그때마다 가을의 정취는 멀찌감치 달아나 버리곤 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종이 통장을 없애 버리겠노라고 자못 자랑스레 발표했었습니다. 그 여파로 상당수의 은행원이 감원되겠지만, 기존 은행원들의 해고는 없을 것입니다, 호랑이 같은 노조가 뒤에 버티고 있으므로. 대신, 늘 그래 왔듯이, 세월을 두고 (노조와 관련이 없는) 신규 인력의 채용을 그만큼 줄이게 되겠지요. 자동화 시스템에 밀려 머지않아 가스 및 전기 계량기 검침원도 사라질 것입니다. 요리나 청소 등의 기능을 가진 가정용 로봇이나 홈·오토메이션에 밀려나 가사도우미들도 점점 자리를 잃게 될 것이고요. 머지않아 무인 운전 자동차들이 시장에 대거 풀리게 되면 대리 운전 기사님들도 앞날이 막막해지시겠지요. 3D 프린터는 치과 기공사 등 중소형 제조업 인력의 상당수를 밀어내게 될 것입니다. 인터넷 오픈 마켓과 택배의 결합으로 이미 다수의 지방 상가들이 결딴나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특히 전문품이나 선매품 상가의 타격은 치명적인 수준입니다. 자동(셀프) 주유기기로 인해 주유소의 주유 아르바이트생을 보기 어렵게 된 지도 오래입니다.

 

그런데.... 종이 통장을 없애는 것이 국내 은행들의 국제 경쟁력에 그리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한 자동 검침 역시 마찬가지로 가스 공사나 한전의 국제 경쟁력과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이고요. 자동(셀프) 주유기기로 주유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없애 버린 것 또한 그렇습니다. 단지 휘발유/경유의 소비자 가격을 조금 싸게 보이게 하는 효과만 있을 뿐. 주유소의 이익을 높여 준 것도 아니며, 소비자 역시 그만한 수고를 더하게 되므로 과외의 이익이 발생한 것은 아닙니다. 독한 휘발유/경유 냄새 맡아 가며 기름을 손수 넣기 위해 들이는 에너지를 아껴 두었다가 좀더 부가가치가 높은 경제적 활동에 사용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굳이 몇 푼을 아끼기 위해 과외의 수고를 해 가며 가난한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빼앗을 것까지야....

 

이 정부는 "창조적 경제에 의한, 젊은 세대를 위한, 젊은 세대의 일자리" 만들기를 연일 부르짖고 있습니다만, 이 정부의 창조적 경제 정책에 의한 "젊은 세대를 위한, 젊은 세대의 일자리" 창출량보다는 그로 인한 박탈량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입니다. 그것도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고 그래서 더욱 가난한 젊은이들이 그에 기대어 근근이 버텨 나갈 일자리들을 골라 가며 박탈해 나가는....

 

종이 통장을 없애겠노라는 정책은 즉각 취소되어야 하며, 자동 검침 같은 성격의 자동화 역시 제지되어야 하며, 자동(셀프) 주유기기 사용과 같은 성격의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야 합니다. 말하자면, 자동화는 좀더 세심하게, 분별력 있게, 선별적인 필터링을 적용하여 철저하게 연구되고 준비된 정교한 입법(立法)과 함께 진행되어야 할 무시무시한 사안(事案)인 것입니다. 날이 시퍼렇게 선 양날의 칼인 것입니다. 나중에 가서는 사태를 되돌리기 어려운 양날의 칼인 것입니다. 참으로 무식하고도 무지한 방법으로 들이대고 있는 이 정부의 "창조적 경제"란 캠페인에 필자는 더럭 겁부터 납니다.

 

이 정부가 "창조적 경제"의 일환으로 거론하고 있는 사물 인터넷도 그렇습니다. 해킹 방지에 대한 철저한 소프트웨어적 대비가 없는 사물 인터넷은 끔찍한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잘 준비된 관련 법률이나 방어벽, 필터링 등이 없이 마구잡이로 초고속 인터넷망을 가설해 댄 것이, 결국 전국민의 개인정보 유출을 초래했으며, (넘쳐 나는 음란 동영상물 유포로 인해) 변태적 SEX에 해박한 초등생 및 나어린 미혼모들을 양산했으며, 급기야 판검사들까지 변태로 만들어 놓고, 아비가 딸을 겁탈하는 지경의 부작용을 수반했음을 보고 있지 않습니까.

 

심사숙고 하며 시뮬레이션을 거듭해 보는 사전 준비 과정이 없이 마구잡이로 덤벼드는 "사물 인터넷"이란 일자리 창출보다는 일자리 박탈 쪽으로 더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테면, 웬만한 수리공들은 모두 실직하게 될 것이고, 인터넷에 연결된 대중 교통 수단들 역시 적지 않은 일자리들을 박탈해 버릴 것입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사무용 기기들은 낮은 직급의 사무직들을 몰아내는 현상을 더욱 가속하게 되겠지요. 그런 식으로 하여 이런 저런 시행착오가 거듭되다가, 사실상의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기게 되면, 역사적으로 늘 그래 왔듯이, 사회적 혼란과 재편의 진통이 이어지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내전이나 혁명, 또는 극도의 부패와 함께 마피아 같은 조폭들이 설쳐대는.

 

참고로 "사물 인터넷"이란 적어도 필자의 생각에는 이렇습니다. 즉, 백도어(backdoor) 등에 대한 꺼림칙함이 있을 리 없고 OS 차원에서 해킹 방어책을 구사할 수 있는 마소나 애플 그리고 구글 등, 말하자면 OS 차원의 소프트웨어적 지배력을 가진 업체들이나 누릴 블루오션(blue ocean)일 뿐이라는. 머지않아 그들은 거의 에러가 없는 무인 운전 전기 자동차로 그들의 위력을 선보이게 되겠지요. 전기 자동차들의 무인 운전 솜씨는 F1 프로 드라이버들을 무색하게 할 지경일 것입니다. 만일 현디아laughing.gif 같은 후진국 업체들이 "무인 운전 전기 자동차" 방면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는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OS 차원에서 해킹 방어책을 구사할 수 있는 마소나 애플 그리고 구글 등은) 어둠의 경로에 숨겨 둔 해킹 수단들을 동원하여 해당 업체의 자동차 중 일부를 무작위로 선별해 끔찍한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겠습니다, 소비자들이 다시는 해당 메이커의 차를 타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을 정도로. 또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삼승laughing.gif이나 알지laughing.gif의 냉장고 중 불특정 다수를 골라 그 콤프레서와 경보 기능을 정지시켜 버림으로써 보관된 음식물을 모두 상하게 할 수도 있겠지요. 설마 그런 비열하고도 비인간적인 짓까지야 하겠느냐고요? 필자의 생각으로는.... 지난 수년 간 미·중 사이에 벌어졌었던 해킹 전쟁을 지켜본 이들이라면 그들이 그런 짓까지 하지는 않으리라는 장담일랑은 절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얼마 전 행하여졌었던 중국의 전승절 기념 행사에서 "젠" 등 다수의 중국제 신형 무기들이 "F22" 등의 미제 무기들을 빼다 박은 듯 닮아 있었던 것이 사람들에게 우연의 일치로만 비춰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또는 동맹국 수반들의 전화 통화까지 마구 해킹해 대는 미국은 또 어떻고요. 절대로 소비자들을 속이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되었었던 독일업체마저도 디젤 엔진 차의 연비를 수년 간이나 사기쳐 온 지경이라니....

 

마소나 애플 그리고 구글 등은 TV, 냉장고 등 백색 가전 시장을 비롯해서 자동차, 오토바이, 각종 로봇, 의료 기기, 전자 악기 등등, 거의 모든 제조업 분야에 (막강한 "사물 인터넷"의 위력을 등에 업고) 지배 세력으로 군림하게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OS에 대한 지배력을 가진 그들에게 우리네 가전업체, 자동차 제조 관련 업체, 조선업체 및 기타 제조업체들은 게임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여 걱정입니다, "사물 인터넷"이라는 환경 속에서는요. 기껏해야 그들에게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 가며 겨우 자투리 콩고물이나 얻어먹는 (일종의 하청업체와 같은) 신세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지요. 그 여파로 우리 새내기들의 일자리는 그만큼 줄어 들게 될 테니까요. 그리되지 않을려면 더 늦기 전에 범국가적으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참고로 중국은 정부 및 공공 기관 등의 컴퓨터 OS로 (마소의 윈도우가 아닌) 리눅스를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그들의 선견지명을 느낄 수 있는 일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 가을은 더욱 깊어 갈 것이고, 곧이어 겨울이 닥칠 것입니다. 그리고, 춥고 배고픈 겨울을 견디고 나면 또다시 따듯한 봄을 맞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나라의 각계 각 분야에서 설쳐 대고들 있는 반풍수 전문가(?)들에 의한 어설픈 짓거리들이 남기고 있는 폐해는 언제쯤이나 그치고 개선될까요? 이를테면....

 

세기에 가까운 기간 동안 지켜져 왔던 좌측 통행을 일거에 폐기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한 충분한 검증 절차도 없이, 몇몇 공무원들의 판단만으로) 우측 통행을 강요함으로써,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모호한 도로가 유난히 많은 이 나라에서 이제는 보행자들이 뒤통수를 향해 달려드는 차들을 신경 써야 하게 생겼으며, 별 메리트도 없어 보이는 우편번호 5 자리로의 변경은 언젠가 다시 6 자리로의 복귀(復歸)로 또다시 쓸데없는 사회적 경제적 부담을 강요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 생겨나는 빌딩이나 아파트마다 하나씩의 우편번호 수요를 더하게 될 테고, 머지않아 통일이 되면 그 또한 적지 않은 우편번호 수요의 요인이 될 테니까요. 에스컬레이트 좌우측 줄서기 또한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변경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선진국을 따라한다며, 또는 국산 에스컬레이트가 무게 편중(偏重)을 기계적으로 견뎌내지 못한다며, 또는 사고율이 높아졌다며, 또는 어쨌거나 무언가를 바꾸어 보여서 열심히 일하는 척해야 하니까.... 한글 맞춤법이 주기적으로 변경되어 왔듯이.... 그때마다 입시생, 교사, 학자, 문필가 등은 새로이 사전을 구입해 왔지요. 수백 년 전 출간된 옥스퍼드나 혼비 같은 영어 사전을 지금도 무리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예를 이 나라의 한글 학자나 교육부 공무원들은 아마 비웃고들 있을 테지요, 그 구태의연함을. 맞춤법 같은 것을 주기적으로 변경해 줌으로써, 마구 열심히 일하고 있는 척해 보일 수 있는 요령 같은 것에 도무지 무지(無智)해 보이는 영국의 관련 학자나 공무원들이 한심해 보여서....

 

돌이켜 보면, 필자는 어리석게도 늘 이 나라의 (정녕 오지 않을) 진정한 봄, 봄, 봄을 기다리고 희망하며 하루하루를 살아왔습니다. 언제나, 집안 말아먹는 반풍수들이 넘쳐나는 꼴을 지켜보면서요. 인간이 행하는 일인 이상 시행착오란 것이 없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다들 조금만 더 겸허한 자세를 가졌었다면, 조금만 더 성찰(省察)의 시각(視角)을 가졌었다면, 겪지 않아도 좋았을 무수한 시행착오들을 지켜보면서요. 그때마다 애꿎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한 대가를 치르고 고통을 겪는 것을 지켜보면서요. 그리고 그러한 시행착오에 대하여 아무도 책임을 지는 일이 없는 이 나라의 해묵은 관행을 지켜보면서요.

 

우리 친구들이 오랜 세월을 두고 습관이 되어 버린 오른손 연주 자세를 고치느라, 오른손 왼손의 운지법을 새로이 익히느라, 탄현 메커니즘을 다시 바로잡느라 고통스런 대가를 치렀던 사실을 원통해 한다면, 그것 역시 이 나라의 그러한 사회적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일 테지요. 비효율적인 연습으로 적지 않은 세월을 허비해 버린 사실을, 나아가 지난 세월 동안의 연습 중 허사(虛事)가 된 것이 적지 않음을 원통해 한다면 그것 역시 이 나라의 그러한 사회적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일 터입니다.

 

이상 잔메에서 syn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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