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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신현수2015.04.23 18:26

서주님, 반갑습니다.

 

우선 위 제 글 어디에도 "프로의 연주력을 평가함에 있어서 틀리지 않는 연주가 기준이" 된다는 식의 말이나 또는 그 비슷한 말도 없음을 밝혀 둡니다. 그런 내용의 글이 있었다면 지적해 주시길. 그러나, 최소한 프로라면 수준 이하의 잦은 실수는 없어야 함이 상식이겠지요. 님께서 언급하신 "물론 정확한 연주에 대한 추구는 기타를 연습하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기본이 되어야 하는 부분이 맞습니다."라는 말 역시 그러한 점에 동의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의 연주에는 그 이외… 음악적임(인) 감동의 전달 또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입니다."라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그 점은, 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일종의 상식이라 하겠습니다.

 

말이 난 김에 실수란 것에 대하여 조금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역대 프로 연주가 중에 가장 많은 실수를 저지르곤 했었던 이를(또는 이들을) 꼽는다면 파가니니의 연주를 반주했었던 오케스트라를 능가할 이는 없을 것입니다. 사연인 즉 이렇습니다. 당시에는 저작권이란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파가니니는 자신의 곡을 남들이 몰래 베끼거나 암기하여 이용해 먹을까봐 늘 노심초사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연주회장에 늘 5분 전에야 도착하여 그날 연주할 곡의 악보를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곡의 도입 부분을 겨우 맞추어 볼 즈음이면 무대의 막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오케스트라가 도입 부분을 연주합니다. 그러나 파가니니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는 도입 부분을 다시 연주하며 파가니니의 등장을 재촉합니다. 그래도 파가니니는 감감 무소식. 그런 식으로 하여 오케스트라가 도입 부분을 서너 차례 되풀이해야 비로소 파가니니가 혜성 같이 등장하고, 마술 같은 테크닉으로 단숨에 관객을 사로잡는 식이었답니다. 그래서 노상 파가니니의, 파가니니에 의한, 파가니니만을 위한 연주회가 되는 식이었지요. 흐~. 사정이 그러하니 곡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오케스트라의 반주는 그야말로 개판이었지요. 그러나 흥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관객들은 오케스트라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거든요. 그들이 뭘 연주하거나 말거나. 오로지 파가니니의 마술만이 모든 관객의 관심사였으니까요. 그리고 연주가 끝나자 마자 그 즉시 파가니니는 악보를 한 장도 빠짐없이 모두 수거해 가는 식이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철저한 무단 복사 금지 조처였었습니다. 흐~  ^_^

 

베토벤도 실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남기고 있습니다. 베토벤은 레슨 시 제자가 건반에서 엉터리 음을 눌렀을 때는 예상 밖으로 매우 관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소한 것일지라도 악상에 대한 것을 그르쳤을 때는 야수로 돌변했다고 합니다. 주먹으로 건반을 내리치는 것은 약과이고, 악보를 개 밥그릇에 내던지는가 하면, 자신의 머리를 마구 쥐어뜯기도 했다고요. 필자가 직접 보았냐고요? 흐~, 필자를 그렇게나 나이 먹은 늙은이로 보면 정말 섭하죠~잉. 필자의 현재 신체 나이로 말할 것 같으면 한창 때의 이소룡을 방불케 하거든요. 과거 오랫동안 죽음이란 무법적 존재에 시달린 탓에 그 뒤로 생존 본능이 과잉 발현된 결과로…. 흐~. 참고로 베토벤이 아릿따운 미녀를 레슨할 때에도 그러했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전해지는 것이 없습니다.

 

필자의 생각에는, 순전히 필자의 생각이긴 합니다만, 베토벤의 수제자인 체르니가 악상 같은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손가락 연습곡들만 잔뜩 작곡하여 남김으로써 두고두고 피아노 학습자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러한 레슨이 남긴 휴유증의 하나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과거 필자가 보았던 국내 기타리스들의 실수란 다음과 같은 요인들로 인한 것들이었습니다. (위 본문을 다시 인용하기로 합니다.) "심고퉁기기(또는 손가락 기대기)에 대한 기초가 되어 있지 않은 오른손 운지법이 바로 그것이며, 악구의 내용(악상)을 고려하지 않는, i-m 또는 m-i 교호 일변도의 오른손 운지법이 바로 그것이며, 예비운지법에 대한 기초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왼손 운지법이 바로 그것이며, 프레이징이나 아티큘레이션 등의 음악적 구문법을 외면하는 편의주의 위주의 왼손 운지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러한 점은 아마추어 프로를 막론하고 과거 국내 기타리스트들이 보편적으로 보여 주던 약점이었습니다."

 

물론 프로의 귀로 듣는다면, 세계적 연주가의 연주회에서도 실수가 없는 연주를 찾아보기란 어렵습니다. 비단 기타리스트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등 어떤 악기의 연주자일지라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실수는 적어도 연주 기법의 기초나 기본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데서 빚어지는 성격의 것은 결코 아닙니다. 대개는 인간 능력의 한계점에서, 그 경계선에서 빚어지는 것들이며,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성격의 경미한 실수들일 뿐입니다, 일반 아마추어 관객들은 잘 알아채기조차 어려운. 그래서 예민한 관객조차도 충분히 납득하고 양해할 수 있는 성격의 실수들이지요.

 

과거 필자가 보았던 국내 기타리스들의 실수는 이런 식이었습니다. 이를테면, (개방현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포지션이동을 동반하는) 3도 겹음, 6도 겹음 등의 진행은 불문곡직 스타카토로 연주해대었습니다. 오른손이 불안정하여 인접현을 건드리거나 왼손 운지에서 이른바 "삑사리" 음이 나는 것은 예사였습니다. 음악적 내용과 관계없이 아포얀도를 남용함으로써 다성부 악구에서 도무지 개별 성부 각각의 음질 유지가 - 성부 유지가 -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패시지의 선간이동 상황에 걸맞지 않게 두 손가락 교호 주법을 적용함으로써 헛퉁기기도 하고, 오른손의 선간이동이 없이 손가락을 펴서 탄현함으로써 돌연변이적인 음질의 탄현을 하기도 했습니다. 컨디션에 따라 트레몰로의 질은 시시때때로 달라졌고, 아티큘레이션은 엿장수 마음대로였고, 악상 해석은 누구의 음반을 흉내 낸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필자가 시골 사람이어서 국내 기타리스들의 연주를 접할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필자가 보았던 국내 기타리스들의 연주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에도 국내 기타리스들 중에는 세계적인 기타리스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필자가 접했던 국내 기타리스트들의 연주는 대개 그런 식이었습니다. 참고로, 과거의 그러한 경험들이 필자로 하여금 책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원인이 되었으며, 필자가 국내 기타리스트들의 연주 동영상을 아예 열어 보지도 않는 습관을 갖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연주가 그 연주일 것이라는 선입관!!

 

어쨌거나 진정한 프로라면 적어도 그와 같은 수준 이하의 실수를 마구 저질러 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프로의 연주력을 평가함에 있어서 틀리지 않는 연주가 기준이" 된다는 식의 말도 되지 않는 발상은 도대체 위 필자의 글(본문 및 댓글) 중에서 어떤 귀절로 인한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짐작조차 되지 않네요. 아무래도 서주님께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다소 미숙한 점이 있었던 듯 싶습니다. 누구나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니 괘념하실 것은 없을 듯합니다.

 그런데, 고오~~ !! 서주님께서 열거하신 기타리스트들 중에는 필자가 아는 분들이 얼마 되지 않네요. "아우셀 마쉰딜라 크리스티안 하이멜 제롬듀캄" 등은 필자에게 생소한 이름들입니다. 무인도의 로빈슨 크루소가 런던에 새로이 등장한 연주가들을 알 리 없는 것처럼, 그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러나 중국 천쯔 교수 및 그의 제자분들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긴 합니다. 수년 전 알마기타의 김희홍 선생님께서 관련 DVD 몇 장을 보내 주셨기 때문에요. DVD를 보고는, 유학에 의존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세계적인 기타리스트들을 자체적으로 배출해 낼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확립하신 천쯔 교수님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유학만 다녀오면 곧바로 제자들을 길러서 자신이 유학했던 곳에 유학 보내는 사업에 골몰하시는 분들을 적지 않게 보아 왔던 터이라 더욱 그랬습니다. 천쯔 교수님께서 그와 같은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화(中華)사상이 힘이 되어 주고 있었을 듯 싶기도 합니다. 거의 모든 분들이 그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기회주의 생존 철학에 물들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땅에서는 참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겠지요. 사실은 필자가 (천쯔 교수님께서 해 내신) 그러한 일이 과거 국내에서도 시도되었었다면 음지(陰地)에서나마 그에 일조(一助)하고 싶었었습니다만, 이젠 의욕상실한 지 꽤 되었고, 요즈음은 그저 편하게 여유 있게 즐기며 살아가는 데에만 마음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이상 잔메에서 synn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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