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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77.96.82) 조회 수 5123 댓글 23
안녕하세요. 신현숩니다.

사방에 어둠이 내린 뒤에 화톳불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으면,
절로 도란도란 정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게 됩니다.
잔메(盃山) 자락에는 지금 어둠이 짙게 깔렸습니다.
이럴 때면 소생은 이따금 그 어둠 속에 정겨운 친구들이 둘러앉아
있는 것으로 착각하곤 합니다.
그러한 느낌으로 제가 책을 쓰는 까닭에 대해
두서없이 몇 마디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잔메(盃山)'라는 작은 산의 기슭입니다.
술잔(盃)을 닮은 작은 산(山).
한데, 소생은 체질상 술을 거의 하지 못하니
산 이름으로 인해 술 생각이 자주 난다든지 하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술친구(?)들이 자주 생각나는 것만은 어쩔 수 없습니다.

소생이 이곳으로 이사 온 것은 지난 2001년 9월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두문불출하며 애오라지 저술작업에만 전념해 왔습니다.

돌이켜 보건데...
1990년대 초에 소생이 번역하고 편역한
「아벨·깔레바로(Abel Carlevaro)의 기타연주법」과 「기타교범」을
삼호출판사에서 출간한 바 있습니다만,
그것이 국내 기타인들의 테크닉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한 변화를 보는 소생의 마음이 좋았습니다.

당시까지도 국내 기타 교본들에는 예외없이 오른손 손목을 직각으로 꺾는,
소위 '척측외전(尺側外轉)' 또는 '척측외향(尺側外向)'의,
매우 부자연스럽고 기형적이기까지 한 '척외수직 자세'가
오른손의 '바른 자세(正姿勢)'로 소개되어 있었으며,
대부분의 국내 기타인들이 그러한 자세로 기타를 연주했었습니다.

    
                ※ 척외수직 자세

그러나, 소생은 일찍이 기타 테크닉을 연구하기 위해
해부학을 공부해 왔던 터여서
그러한 '척외수직 자세'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함을 절감하고 있었습니다.
해서, 「아벨·깔레바로(Abel Carlevaro)의 기타연주법」의 한글 번역본
원고를 쓰면서 그러한 기회를 이용하여 책의 제37 ~ 45페이지에 과감하게
그러한 사실을 밝히고, 바람직한 오른손 연주자세에 대하여 기술했었습니다.
물론, 원서에는 없는 내용이었으며,
별도의 '참고' 난을 두어 추가한 것입니다.
책이 출판된 이후로 국내 기타인들의 오른손 연주자세가 급격하게
현재와 같은, 자연스럽고 능률적인 자세로 바뀌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와 같은 오른손 연주자세의 변화는 당연히 손가락 동작의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지만, 음질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 더욱 결정적인
것이었습니다. 척외수직 자세에 기인하는 가볍고 거칠고
원달성(遠達性, 소리가 멀리 도달하는 성질)이 없는 음질로부터  
힘 있고 둥글고 원달성을 가진 음질로의 변화가 그것입니다.

그러한 변화를 보는 소생의 마음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책이 가진 활자 매체로서의 위력에 크게 놀랐습니다.
만일 레슨이나 강의를 통해 동일한 결과를 얻으려 했다면
평생을 바쳐도 불가능할 일이었습니다.

국내 기타인들이 지난 수십년 동안 '매일 연습 과제'의 하나로
숭배해 온 것 중 하나가
「세고비아의 24 장·단조의 음계연습」이란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거장 세고비아가 매일 연습했었던 연습 과제로 알려져 있어,
그에 대한 국내 기타인들의 신뢰는 거의 신앙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리듬이 무시된 그 엉터리 「음계연습」의 폐해(弊害)가 얼마나
막심한지를 잘 알고 있었던 소생은 그러한 맹목적 추종의 풍조가
늘 답답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마침 기회가 주어져서,
계간 잡지 「클래식기타 1999년 봄호」에
그러한 사실을 그 이유를 밝혀 소상하게 설명했습니다(※ ☞ 해당 글).
물론 그 대안으로 리듬이 있는 새로운 「24 장·단조의 음계연습」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그 이후로 예의 그
(리듬이 없는) 해괴한 「세고비아의 24 장·단조의 음계연습」을
연습하는 분들이 거의 사라지는 변화를 보았습니다.
그 결과, 국내 기타인들의 스케일 연주가 보다 가지런해지고
레가토가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한 변화를 보는 소생의 마음이 좋았습니다.

소생이 고안하여 제시했던 새로운 「(다른 여느 악기의 음계연습이
그러하듯 리듬을 가진) 24 장·단조의 음계연습」은
스케일 연습법과 관련한 내용을 좀더 추가하여 단행본으로 저술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출간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외국어로 번역 출간되어 전 세계의 기타 학습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트레몰로 주법은 여러 종류의 (오른손) 고급 테크닉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중요한 클래식기타 기본기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트레몰로 주법에 관한 한 예로부터 그 원리나 체계적인 연습 방법
등에 대한 자료나 문헌이 전무(全無)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2001년 5월, 소생은 「알함브라의 회상과 트레몰로 주법의 비밀」이라는
책을 저술하여, 트레몰로 주법의 구체적인 해부학적 원리와
그에 대한 체계적인 연습방법 등을 담아 출간했습니다(※ ☞ 관련 글).
그 이후로 「알함브라의 회상」을 연주하는 많은 분들의
연주에서 체계적인 연습의 흔적과 트레몰로 주법의 메커니즘과 관련한
여러 가지 근본적인 변화가 있음을 보았습니다.
그러한 변화를 보는 소생의 마음이 좋았습니다.

「알함브라의 회상과 트레몰로 주법의 비밀」은 기타 음악사(音樂史)상
트레몰로 주법의 해부학적 원리와 그 연습 방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정리한 최초의 책입니다. 머지 않은 장래에 외국어로도 번역 출간되어
전 세계의 기타 학습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1989년 9월 「기타 프라자」라는 잡지에
최초로 기타 음악과 관련한 글을 쓴 이후,
소생은 책이나 잡지 등을 통해 소생의 경험이나 연구해 온 것들에 대해
써 왔습니다.
그리고, 소생이 개발새발 쓴 글들이 국내 기타인 여러분에게
여러모로 긍정적인 도움이 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징후들을 보아 왔습니다.
그러한 징후를 보는 소생의 마음이 좋았습니다.
  
국내 음악도들 사이에 만연되어 있는,
음반의 연주를 무턱대고 베끼기에 급급한 수동적인 연주 관습은
늘 소생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었습니다.
우리 음악도들의 연주에서는 서양 음악에 내재하고 있는 운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흔히 눈에 뜨이곤 합니다.
이는 서양 음악에 내재하는
인도유럽 어족(the Indo-European family of languages)의 운율적 특성이
우리 언어가 갖는 운율적 특성과는 현저하게 다른 데 기인하는 현상이라
하겠습니다만.
해서, 소생은 「악상 해석과 표현의 기초  ― 프레이징, 아티큘레이션,
강약법에 대하여」라는 책을 써서 지난 해(2005년) 12월 출간했습니다(※ ☞ 관련 글).
그리고, 국내 음악도들이 남(음반)의 연주를 무턱대고 베끼는 악습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음악을 스스로 해석하는 변화가
있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음악가가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되면, 소생은 마음이 또한 좋을 것입니다.

「악상 해석과 표현의 기초...」는 서양 음악사(音樂史)상
음악 어법의 본질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정리한 최초의 책입니다.
머지 않은 장래에 외국어로도 번역 출간되어 전 세계의 음악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생의 하드 디스크에는 현재 5, 6권의
(음악 또는 기타 음악에 대한) 책의 원고들이 이미 탈고되었거나
또는 거의 탈고에 가까운 상태로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소생의 머릿속에는 아직 활자화하지 못한
생각들이, 책으로 구체화시켜야 할 못다한 이야기들이
얽히고 섥힌 상태로 또아리들을 틀고 있습니다.
소생이 저술 작업을 도저히 그만 둘 수 없는 것은,
(이미 탈고한 원고를 포함하여) 현재 저술 중이거나
또는 아직 "못다한 이야기들"이 대개는 테크닉의 비밀이나
음악적 노하우에 대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당한 해부학적 지식이나 그 밖의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는
이해하기도 어렵거니와 그러한 지식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체계적인 설명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어서 아직까지는 그것을 경험적으로 깨달은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 대물림하고 있는 것이거나,
또는 '테크닉 비밀주의'로 인해 그 노하우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거나,
또는 소생이 최초로 발견하거나 깨달은 것이어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인.
그러한 것들이 모두, 여태까지 제가 써 온 글들의 성격이 그러했듯,
음악의 또는 기타 음악의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이
분명해서, 적어도 소생의 판단으로는 그렇게 생각되어서, 그만둘 수가
없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 일에 발목이 잡혔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시골 사람이 혼자서 감내하기에는 이 일이 너무 힘겨워서
때때로 "이쯤에서 그만두고 싶은" 갈등을 느끼기도 합니다.

평소 소생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소망이 하나 있습니다.
국내 기타 음악이 크게 발전하여,
해외 유학을 떠나는 국내 기타 학습자들보다
외국에서 국내로 유학을 오는 외국 기타 학습자들이 더 많아지는
변화가 소생의 살아 생전에 꼭 실현되기를 바라는 바램이 바로 그것입니다.

서양음악이 이 땅에 들어온 지도 어언 100여년이 넘었고,
유학을 다녀온 음악인의 수(數)도 이젠 넘쳐 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음악 교육의 자립을 이루어야 할 충분한 시간이 흐른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구걸 행각(?)을 계속하는 것은 염치를 모르는 짓입니다.
그것이 (경제적 구걸 행각이 아니라) 문화적 교육적 구걸 행각이라 해서
그것을 무한정 지속하는 것이 뻔뻔스럽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루 빨리 자립하고, 스스로 창의적인 자산을 만들어 비축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남에게 베풀 수도 있는 입장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보유한 세계적 연주가의 99...%가 교육적 구걸을 통해
길러진 터이고, 우리가 듣는 클래식 음악의 99...%가 구걸해 온
남의 것이라는 사실이 현실임을 직시한다면,
우리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젠 정말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줄줄이 해외 유학을 떠나는 수많은 음악도들을 보면서도
가르치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 그러한 사실에 대한 아무런 반성도 없다면
그것은 참으로 절망입니다.
서양음악이 도입된 지 100여년이 넘었고,
유학을 다녀온 음악인의 수(數)가 넘쳐 나고 있음에도
자체 교육만으로는 도무지 세계적인 음악가를 길러낼 실력이
되지 못하는 사회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그에 대해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분명 염치와 자존심이 살아 있는 사회는 아닐 것입니다.

말이 난 김에 음악도의, 특히 기타(guitar) 음악도의 해외 유학과 관련하여
몇 말씀 여쭙고자 합니다.
줄줄이 해외 유학을 떠나는 후배들을 보노라면 그들이 사고무친한 타국에서
앞으로 겪게 될 고난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으므로,
그들이 어쩔 수 없이 유학 길을 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못난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미안하고 슬프고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금의환향(錦衣還鄕)을 기원하며 그들의 유학 길을
축하는 할지언정 결코 말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의 자체 교육만으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를 길러낸 실적이
전무(全無)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말릴 염치가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삶을 연습으로 살아 보는 사람은 없으며,
자신의 인생은 오로지 자신만이 책임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겠습니까.
누구든 자신의 인생을 위해 스스로 가장 유익한 길을 선택할 권리가 있음입니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자신이 가르친 제자에게 유학을 권유하는
스승의 아픈 마음까지도 십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자신의 제자를 유학 길에 오르게 한 것이 마치 업적이라도 되듯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그것만은 진정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자신이 만든 화살은 모두 다른 사냥꾼에게 주어 버리고
빈 활만 들고 다니는 사냥꾼은 ― 스스로 사냥하기를 두려워 하는
사냥꾼은 ― 더 이상 사냥꾼이 아닙니다.
더구나, 자신의 화살을 모두 남에게 주어 버리는 짓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냥꾼이라면, 그가 사냥꾼인지 아닌지를 논하기 이전에
정신이 온전한 사람인지부터 먼저 논해야 할 일입니다.
스스로 호랑이를 잡기 위해 몸무림이라도 쳐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화살은 자신의 활에 걸어야 합니다.

기왕에 말이 나온 김에 좀더 덧붙이자면...
유학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그리고 콩쿨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진정한 명인의 탄생이 유학이나 콩쿨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망고레, 세고비아, 예페스, 빌라·로보스, 아벨·깔레바로,
첼로의 명인 카잘스, 피아노의 명인 호로비츠,
바이얼리니스트 안느-소피에 무터 등등,
유학이나 콩쿨과는 무관하게 명인이 된 이들이 얼마든지 있음이
그 증거입니다. 물론 안느-소피에 무터는 콩쿨 경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7세와 11세에 독일 연방 청소년
경연대회에 참가한 것이 고작입니다.

자신만의 음악적 자산을 이미 가진 이에게는
유학 같은 절차가 의미를 가질 수 없으며,
풍부한 음악적 자산을 가진 이에게는
'표준적인 연주 기술자를 뽑는 콩쿨' 같은 절차가
애시당초 필요치 않습니다.
그리고, 보석을 스스로 알아보는 눈을 가진 청중에게
보석 감정서(콩쿨 수상 경력)란 무용지물일 뿐입니다.
(진실로 우리가 가진 문제 중의 하나는 우리네 청중 중에는
그러한 눈을 ― 귀를 ― 가진 이가 극히 소수라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연주가일지라도 컨디션에 따라서는 연주를 완전히
망치는 날도 있습니다. 콩쿨 수상 경력이 화려한 연주자의 그러한
수준 이하의 연주회에서는 연이어 기립박수를 보내면서도,
정작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뛰어난 연주가의 찬란한 연주에는
별 반응이 없는 코메디는 그래서 빚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바로 음악적 자산에 대해서입니다.

남에게 배우는 것만으로는 '일류'가 되지 못합니다.
기초 학문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자체 소프트웨어의 개발·생산을 통해
음악적 자산을 창출하고 축적하여 스스로 앞서 나아가지 않는 한,
영원히 다른 사람 다른 나라의 꽁무니만 뒤쫓게 될 것입니다.

음악이든 그림이든 스포츠이든 일류만이 그 모든 혜택을 다 누린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같은 분야에서의 '2류'란
두 번째 가는 등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싸구려 인생을
가리키는 것에 다름이 아닙니다.
우리보다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중남미의 작은 나라들에서조차
자신들의 음악적 자산을 배경으로 세계 음악 문화에 기여하고,
스스로 '일류'의 반열에 오르는 음악가들이 즐비합니다.
소생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의 음악가들 정말 자존심을 생각해야 합니다.
정신 차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성(自省)은 음악가 스스로 할 일이지
다른 뭇 사람들이 국내 음악 문화의 후진성을 문제로 국내 음악가들을
다그치거나 질책할 일은 결코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후진성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이 이 사회에 그리고 이 사회를 구성하는 뭇 사람들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국내에서 음악 분야의 전문 서적을 저술하는 것은 엄청난 노력에 비해
그 경제적인 댓가는 없습니다.
학술서적 출판의 실상은 한마디로 비참합니다.
모두 해서 기십권도 팔리지 않는 대학 교재가 허다할 정도이니..
(대학별로 한 권씩만 팔린다는..한 권만을 구입하고 나머지 필요량은
모두 복사하여 나누어 가지므로. ☞ ※ 조선일보 2001년 12월 7일자
제3면, 기자수첩 - "학술출판 못하겠다" 기사 참조
).
더욱이, 학술서적 출판 중에서도 음악 분야는 더욱 비참합니다.

그러므로, (저자 자신의 노력에 대한) 인건비 회수는 아예 기대도
하지 말아야 하며, 원고 작성에 들어간 각종 경비와 그리고 인쇄비
정도라도 건지면 천만 다행인 정도인 것이 그 실상입니다.
적어도 제 자신의 경우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소생은 그래도 음악 분야에서만큼은 하나같이 베스트 셀러로
회자(膾炙)되는 책들만을 저술해 왔습니다. 아니, 소생이 그 동안 저술한
책들이 모두 베스트 셀러였으므로 그나마 인쇄비 정도는 건진 것입니다.
소생의 경우가 이러하니, 다른 이들의 경우는 일러 무엇 하겠습니까.
복사하지 않고 책을 구입하는 분들에게 진정 복이 있을진저!

그런데도 왜 책을 쓰냐고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국내 음악의, 기타 음악의 자립과 자존(自存)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작곡을 하시는 분도, 연주를 하시는 분도, 레슨을 하시는 분도,
악기를 제작하시는 분도, 악기를 열심히 배우시는 분도 있어야 하듯이
책을 쓰는 사람도 있어야 하니까요.
하루 빨리 음악 교육의 자립을 이루어 내고, 나아가서는 음악 분야의
자산을 만들고 축적하여 자존(自存)을 세우고 또한 그 여력을 비축하여
남에게 베풀 수도 있는 처지가 되기 위해서는요.

하지만, 역시 복사와 복제를 당연시하는 사회적 환경에서는 작곡이든
연주이든 저술이든, 스스로의 문화적 자산을 창출해 내고
그것을 축적한다는 것이 너무나 힘겨운 일입니다.
그것은 이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부류인 (클래식)작곡가, 편곡가, 연주가,
저술가 등등이 평생을 무임금으로 사회를 위해 헌신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가장 가난한 이들이 자신의 노동을 자신들보다는 훨씬 잘 사는 부류에게
그냥 헌납하는, 유노동 무임금으로 일관하는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고
감내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복사나 복제를 하는 것이 늘 구매자에게 금전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이제 희귀본으로 대접 받고 있는
한글 번역판 「아벨·깔레바로(Abel Carlevaro)의 기타연주법」과
「기타교범」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 복사물을 소장하고 있는 친구들은
지금쯤은 대개 출간 당시에 책을 사 두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알함브라의 회상과 트레몰로 주법의 비밀」이나
「악상 해석...」을 비롯하여, 앞으로 소생이 계속해서 출간하게 될
책들 역시 그럴 것입니다. 대개는 음악사(音樂史)상 최초에 해당하는
내용을 싣고 있기 때문입니다. 절판되지 않고 판을 거듭하게 될지라도
책을 소장하신 분들께는 세월의 무게가 주는 가치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해 드릴 것입니다. 좋은 책은 세월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하지만,
그 복사물이 그런 대접을 받는 경우란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저작권에 대한 도덕적 윤리적 의식이 희박한지라,
적어도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걱정은 없는 이들이 하루하루를 생존하는
그 자체가 힘겨운 이들 극빈 노동계층(음악가들)의 힘겨운 노동의 댓가인,
그나마 몇 푼 되지도 않는 돈을 거리낌 없이 훔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국내의 (클래식 음악)작곡가, 편곡가, 연주가, 저술가 등등은
반드시 멀티잡(multi-job)족이 되어야 합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작곡에 열중해야 하고, 머리를 싸매고 편곡에 임해야 하고,
CD 녹음이나 무대 연주를 위해 피를 말리는 연습을 해야 하고,
방대한 악보를 분석하고 갖가지 이론을 연구하며 글을 써야 하는 시간에
이들은 레슨을 해야 하거나,
술집에서 (클래식 음악도 아닌, 대중 취향의 음악을) 연주해야 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주유소에서 주유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거나,
또는 음식점에서 써빙을 하거나 철가방 아르바이트를 해야 합니다.
좀더 잘 살기 위한 멀티잡족이 아니라 오로지 생존을 위한 멀티잡족인
것입니다. 악보를 팔고 CD를 팔고 연주만을 해서는 최저 생계비조차도
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고를 집필하는 데 사용하던 제 컴퓨터가 고장난 지 이미 오래되었지만,
소생은 아직도 아이들 컴퓨터를 눈치 봐 가며 빌려 쓰는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컴퓨터를 다 쓰고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까스로 틈을 얻어
이 글을 쓰고 있는 소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이제
알아 주는 음악 분야의 베스트 셀러 저술가임에는 분명합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러한 사회적 환경에서 어찌 창의적이고 집요한 노력을
요구하고, 또한 그 노력의 결산인 음악적 자산을 축적하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것을 다그치고 강요할 수 있겠습니까?
음악 교육의 대외 의존성을 문제 삼거나 음악적 자산 축적의 미흡함을
문제 삼아 이 사회가 어찌 국내 음악가들을 나무라거나 비웃을 수 있겠습니까?
자신이 가진 모든 시간과 정열을 집요하게 한 곳에 쏟아붓는 노력이
없이는 세계적 일류가 되기를 바랄 수도 없음이 자명합니다.

아무리 작곡을 해 봐야 그것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없다면, 그 일에만
모든 노력과 정열을 다 쏟아부으며 그 일을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정성을 들여 편곡을 해도 그것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없다면,
그 일에만 모든 노력과 정열을 다 쏟아부으며 그 일을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심금을 울리는 연주를 한다 한들 그것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없다면,
그 일에만 모든 노력과 정열을 다 쏟아부으며 그 일을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가 하나를 낳고 그 하나가 또 다른 하나를 낳은 고리들이
끝없이 연결되어 있음에까지 생각이 닿게 됩니다.
그 모든 것이 그 누구도 그 누구를 비난할 수 없는,
해법도 없고 결론도 없는 사념(思念)의 유희(遊戱)일 따름입니다.  
이 세상의 한낱 미물조차도 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니...

어쨌거나,
다른 음악인들께서도 각자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그러하시겠지만,
소생 역시 소생이 저술하는 책 한 권 한 권이, 감히, 반드시 세계 제1의
내용을 가진 책이 되도록 죽을 힘을 다해 그 한 자 한 자를 채워 나갑니다.
그것을 위해 제 작고 말랑말랑한 뇌를 어제도 오늘도
무지막지하게 맷돌에 갈아댑니다.
방대한 악보를 분석하고, 수많은 문헌들을 뒤지고, 갖가지 실험을 되풀이
하고, 실타래처럼 얽힌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소생이 쓴 책을 읽고 연구한 후배들이, 해당 내용에 관한 한 기필코
세계 제1의 대외 경쟁력을 갖게 되기를 소원하면서.

이상, 소생이 잔메 기슭으로 이사 오면서부터
저술작업에만 전념하게 된 까닭을 생각나는 대로 주섬주섬
늘어놓아 보았습니다.
책을 쓰며 세월을 보내기로 한 것이
그리 늘 푼수 있는 선택이 못 됨은 분명하지만,
그러나 마음만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풍요로워지기를 희망합니다.
적어도 한 사람의 국내 음악가로서의 자존심만은 세우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많은 국내 음악인들이 제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분투 노력하고 있으므로,
그리고 국내 뭇 사람들도 점차 극빈계층의 노동의 산물인 저작권이란 것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하기 시작했으므로, 점차 사정이 나아져서  
머잖아 반드시 그리될 것이라 믿습니다.

(Off-Line 상으로는) 대외 접촉이 거의 없이
시골에서 혼자 지내는 것이 소생의 일상이어서,
소생은 제 책을 읽은 친구들의 견해가 늘 궁금합니다.
저술 작업과 관련하여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여건이 못 되므로,
소생은 집필에서부터 악보 사식, 그래픽, 교정, 교열 등, 인쇄 과정만을
제외한 그 모든 작업을 언제나 혼자서 개발새발 해 나갑니다.
그래서, 제가 쓴 내용들이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 것인지
더욱 의구심이 나고 궁금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책을 읽으신 분들이 게시판 등에 간략한 서평 같은 것이라도 올려
주신다면, 소생에게는 크게 참고가 될 것입니다.
소생에게 채찍이 되어 줄 진솔한 서평(feedback)을 원합니다.  

소생은 간혹 소생의 내부 깊숙히 잠재되어 있는 식인(食人) 본능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특히, 청바지의 재봉선이 얼마나 튼튼한 것인지를
실감나게 하는, 미쉐린 타이어맨 스타일의 처자(處子)들을 볼 때면
그렇습니다. 죄송~~~,    ^_________^
        
행여나 하는 노파심에서 확실히 해 두고자 합니다만,
프로이드가 말하는 성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먼 옛날 태고적의,
아프리카로부터 아시아로의 멀고 먼 거주 이전을 감행했던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猿人類)로부터 대물림되어 왔을 법한
원초적 식인 본능입니다(아니라면, 내가 너무 배가 고파서인감?).
그러므로,
요즈음 유행(?)하는 '성추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발언이라는...흐~
근데,
인터넷 서점의 서평난에 책을 읽은 후의 솔직한 소감을 적어 주는 사람은
절대로 안 잡아 먹쥐~~~ㅇ !!!
              

어둠이 내린 뒤의 잔메 숲은 늘 고요합니다.
해서, 오히려 은근한 인기척을 감지하게 됩니다.
저 어두운 숲 속에 음악을 사랑하는 여러 친구들의 눈동자가
여기저기서 빛을 발하고 있는 듯합니다.

화톳불의 따스한 온기와 함께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06년 3월 잔메에서 신현수 올림.
Comment '23'
  • synn 2006.03.25 18:21 (*.119.93.48)
    제 컴에서는 '쓰기'가 되지 않고 리플만 가능해서... 번번히 전민 선생님의 손을 빌립니다. 흐~~
    고마워요~~.
  • (ㅡ.ㅡ;;) 2006.03.25 18:39 (*.155.59.72)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돈벌이를 위해 집필/작편곡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창작 이외의 돈벌이에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하는 현실에서 지속적인 창작은 힘든 일입니다.
    생계와 창작은 언제나 대립되네요...
  • 마루맨 2006.03.25 19:58 (*.53.203.209)
    글을 읽고 공부가 되었어여...감사합니다^ ^(미쉐린은 빼구여~~ㅎ ㅎ)
  • 아이모레스 2006.03.25 21:40 (*.158.255.81)
    그렇잖아도 이번에 한국을 방문 할 때 신현수 선생님의 "악상해석....."을
    꼭 구입하고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콩쥐 2006.03.25 21:56 (*.84.126.13)
    기타문화가 더욱 풍부해지기를...
    synn님글 읽어보니 또한번 생각해보게 되네요...

    배우기만 하지말고 스스로 퍼내야한다는말, 정말 동감합니다.
    레시피보면서 요리하는거 한번도 맛있게 먹어본적 없읍니다.

    잔메에 syn님께 인사드리러 가야되는데...매일 바쁘다는 핑계로.....
  • ES335 2006.03.26 00:39 (*.234.77.111)
    저는 기타를 오로지 독학으로만 익혔는데 신현수님의 책을 여러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깔레바로 교본 기타교범 1,2 권과 트레몰로 주법의 비밀, 그리고 근래에 출간하신 책까지 말입니다.
    악보외에 음악관련 서적을 거의 구입하지 않는 저로써는 참으로 우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생께서 위에 올리신 글을 잘 읽었습니다. 불법복제에 의한 폐해는 사실 저도 직업상 뼈저리게 느끼는 터라 참으로 공감이 갑니다. 그런데 좀 엉뚱하지만 컴퓨터 관련 일을 생계유지용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노파심에 한 말씀드립니다. 그 하드디스크에 들어있다는 원고들 말입니다. 그거 설마 모두 백업이 되어있으신 거지요? 하드디스크도 기계인지라 언젠가는 반드시 고장이 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안에 저장되어있는 모든 자료는 반드시 그 사본이 다른 매체와 장소에 따로 보관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만일... 혹시라도 원고의 사본이 백업되어있지 않다면 지금 꼭 사본을 만들어 두시기 바랍니다.

    선생께서 인생을 바쳐 쓰신 원고가 출간도 되기전에 혹시 사라질까 염려되어 공연히 주제넘은 말씀을 드렸습니다. -_-

    건강하십시오.
  • Bluejay 2006.03.26 05:19 (*.130.137.132)
    우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좋은 책을 만드신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저는 (부끄러운 얘기지만) 선생님의 깔레바로 책은 구할 수가 없어서 복사본을 구했으나 나머지 새책은 모두 구입했습니다. LA에 살고 있지만 '알함브라...'는 전에 한국에 갔을때 구입했고 '악상해석..'은 이곳의 한국서점에 주문했더니 1주일만에 받을수 있었습니다. 정말 제가 목말라했던 내용들 인지라 받자마자 먹고,자고,일하는 시간빼고 그 책에만 매달려 단숨에 읽었습니다.

    전에 읽은 책에서, 또 선생님의 웹싸이트에서 보고 느꼈던 깊이있는 연구에 대한 저의 기대에 전혀 어긋남이 없었습니다. 다만 한가지, 군데군데에서 느끼는 아쉬운 점은 더 말할 것이 많아도 너무 어렵고 긴 내용이 되는 부분은 미처 다 담지 못한 점입니다. 책 한권에 모든걸 담을 수 없다는건 물론 당연한 이야기 입니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저술을 계속하셔서 그동안 연구하신 것을 모두 후학들에게 물려주시기를 바란다는 것 뿐입니다.

    힘든 현실을 무시하고 제 욕심만 부리는 것 같습니다.
    비록 제가 할수있는 일이라야 고작 책한권 사는 일과 주변에 권하는 일밖에 안되지만(솔직히 권할만한 사람도 흔치 않지만) 저 뿐만이 아니고 많은 독자들이 마음으로 글쓴분에게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앞으로 그 책을 공부하며 태어날 우수한 연주자,음악가들을 생각하며 계속 힘 내시기를 바랍니다.
  • np 2006.03.26 13:01 (*.168.0.115)
    저는 아직까지 척외 수직 자세로 치고 있습니다... 이 자세는 아마도 세고비아나 줄리안 브림등의

    연주자세를 보면 볼 수 있는 자세 일텐데 ... 제 생각에는 아마도 가장 효율적인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즈음은 손목을 전혀 구부리지 않고 펴고 치는 연주자들도 있던데 그자세로는 빠른 아르페지오나

    트레몰로 연주시는 많이 불리할 것 같아요. 그리고 두툼한 음색에 관해서는 아마도 세곱이야 보다

    음색이 두터운 연주자도 보기 어려울 것 같은데 ... 사실은 세곱이야도 손목을 꺽은 자세에서

    비껴치기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익명 2006.03.26 13:56 (*.49.0.218)
    열악한 환경에서 국내 기타계를 위해 좋은 서적으로 기여하시는 모습은 항상 존경합니다만, 국내 기타인들의 변화가 신현수 선생님의 저술에 의거하여 변화하였다고만은 보지 않습니다.
    신현수 선생님께서 저술을 출간하시던 1990년대 초 무렵은 마침 우연찮게 국내 기타계의 다른 변화도 일어나던 시기라고 봅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선생님께서 일선에서 열심히 후학을 위해 활동하시고 저술을 편찬하시던 1990년대 초 이전까지는 제가 알기로 해외에서 수학하시고 귀국하신 후 활동하시는 기타인의 수가 결코 오늘날처럼 전국적이거나 규모가 크지 않았습니다.
    마침 선생님께서 열심히 활동하시던 그 무렵부터가, 그 수가 월등히 적었고 활동이 미약하시던 해외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신 선생님들의 수가 본격적으로 많아지고 또 본격적으로 레슨활동 또한 활발해지던 무렵이었습니다.
    저는 1990년대 이후 오늘날까지 많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신 선생님들의 국내 기타계에 끼친 영향은 매우 지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구걸하다시피 해외에서 얻어왔다고 표현하시는 그 많은 선생님들의 1990년대 이후 국내 기타계에 끼친 영향이 선생님이 다소 자화자찬하시는 저술의 영향보다 결코 적었다고는 저는 보지 않습니다.

    얼핏 선생님께서 올리신 이번 글의 뉘앙스가 이제껏 국내 기타계의 크고 중대한 변화는 선생님의 저술에 힘입은 바 크고, 귀국하셔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의 국내 기타계에 끼친 영향은 오히려 구걸행각(?)으로 폄하하시는 것 같아 다소 느낌이 좋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생각인지요.
    소위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유학을 통한 그 구걸행각(?)은 기타의 메커니즘에 이미 통달하신 선생님의 생각에서는 더 이상 국내에서 필요없이 선생님의 저술로 커버가 될 부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아직도 우리는 이런 구걸행각(?)이 국내 기타계와 레슨에 많은 시간을 통해 아직은 좀 더 많이 필요한 것으로 저는 느껴집니다만.
    물론 국내 기타 문화의 자생적이고 독자적인 발전을 위해 그런 표현을 쓰셨다는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며, 또한 평소 선생님의 저술과 기타계를 위해 매진하시는 집념은 존경합니다만, 다소 이런저런 호도되는 면은 배제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선생님의 기존의 업적에 오히려 누가 될까 걱정하는 진심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다소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만, 아무래도 저는 상기의 선생님의 글이 유학을 다녀오신 분들에 대한 다소의 개인적인 감정이 100% 배제된 글로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물론 선생님께서도 글을 올리실 때에는 나름대로 그만한 이유가 있으셨겠지만 많은 기타인들이 보고 가는 기타매니아에 오랫만에 올리신 이런 장문의 글을 보고 한편으로는 공감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소 마음이 무겁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저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과민한가요?
  • synn 2006.03.26 18:18 (*.119.93.48)
    여러 분께서 리플을 달아 주셨군요.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제가 인터넷 사용을 매우 제한적으로만 하는지라.. 아이디만으로는 누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군요. 제가 거주하는 곳이 워낙 누추한지라.. 찾아 오는 분도
    별로 없지만, 어쩌다 방문하려 하는 분이 계셔도 제가 극구 사양하는 편이어서
    거의 사람을 만나지 않는 생활을 해 왔습니다. 근데, 얼마 전에 이 게시판에서
    콩쥐님의 "선천적인 재능은 다른말로 이미 앞서서 체험한 결과물..그 엄마든 아빠든...
    삶은 개인의 70~80세까지 사는 그것만으로 착각하면 아니되지요.
    우린 첨부터 영원히 함께가요."라는 글을 읽고 어쩜 불초소생하고 그리 생각이
    흡사할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해서, 한 번 뵙고 싶어지더군요.
    제가 사는 곳의 누추함을 개의치 않으신다면 저도 콩쥐님을 한 번 뵙고 싶습니다.

    ES335님,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가끔씩은 CD에 백업을 해 둡니다.

    Bluejay님, 멀리서까지 제 책을 구입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꾸벅~ (-.-) (_ _) (-.-)

    np님,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세고비아는 척외수직 자세가 아니라, 회내수직 자세에 해당합니다.

    익명님, 제가 위의 글을 쓴 것은 '자화자찬'을 위해서나 또는 유학을 다녀오신
    선생님들의 영향을 폄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들의 '자존(自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한데, 님의 글을 읽고 보니 '자화자찬'을 한 측면이 없지 않은 것 같군요.
    애고~ 부끄러워라!.. 양해해 주시길..
    그리고, 초창기에 유학을 다녀오신 선생님들에 대하여 저도 마음으로 늘 경외(敬畏)하고
    있습니다. 따로 "감정"을 가질 일도 이유도 없습니다.

    세상에는 부자도 있고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큼 가난한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돕고 가난한 사람이 부자의 도움을 받는 것은 결코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며, 미풍양속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은 열심히 노력하여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 애를 써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미풍양속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합니다. 가난한 사람이 스스로 몸부림이라도
    쳐 보는 일 없이, 부자의 도움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기약없이 부자의 도움을
    계속 받으려 든다면, 그것은 미풍양속이 아니라 어느 누구의 눈에도 추하게 보일
    뿐입니다. 그와 같은 가난한 사람의 행위에 대하여 '구걸 행각'이라는 말보다
    순화된 표현이 있다면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가르쳐 주시는 표현이 적절하게 생각된다면,
    다음부터는 그러한 표현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어휘력이 부족해서, 죄송~~

    그리고, 기타 음악에 국한하여 이야기한다면, 자신들의 음악적 자산을 배경으로
    스스로 훌륭하게 음악적 자립을 이룩하고 있는 중남미의 여러 나라들이,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들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드리고 싶군요.
    우리네처럼 수십 년 동안 줄줄이 유학하는 일 없이도.
    물론, 훗날 우리가 음악적 자립을 이룩한 뒤일지라도 필요한 사람은 유학을 가야겠지요.
    그리고... 그때쯤이면 국내로 유학을 오는 외국의 음악도도 적지 않을 것이고요.
    우리의 자존(自存)이 서 있다면요. 제가 진정 바라는 것입니다만.

    사람이란 여러 가지로 부족함이 많은 존재입니다. 소생은 더욱 그렇습니다.
    실수 없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글을 쓰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글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러나, 실수가 두려워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부디 위 제 글의 부분 부분에 주목하지 마시고,
    글 전체에 깔려 있는, 국내 기타 음악의 발전을 진심으로 소원하는
    소생의 몸부림을, 충정을 읽어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잔메에서 synn 드림
  • np 2006.03.26 20:04 (*.168.0.115)
    척외수직 ... 회내수직 ... 좀 생소한 단어네요... 일단 용어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 synn 2006.03.26 20:54 (*.119.93.48)
    익명님께 추가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위의 제 글에서 현재 상황에서의
    학습자 입장에서의 '유학'의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의를
    제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자에게 유학을 권유하는 스승의 아픈 마음까지도 십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고 썼고요.
    단지, "자신의 제자를 유학 길에 오르게 한 것이 마치 업적이라도
    되듯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그것만은 진정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고 썼을 뿐입니다.
    그리고, 유학을 능사로 생각하는 풍조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긴 합니다만..
    소생은 유학이나 쿵쿨 같은 것보다는 우리의 "음악적 자산"을 축적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인 것으로 생각해요.
    애고~~~, 늘 느끼는 것이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소생은 님의 글에서 국내 기타 음악의 발전을 진심으로 바라는 님의 마음만을
    읽고 기억해 두려 합니다.

    np님, 척외수직과 회내수직 자세에 대한 자세한 것은 주변의 분들이
    가진 '아벨 깔레바로의 기타연주법'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김삿깟 2006.03.27 01:46 (*.49.132.208)
    선생의 깊은 뜻과 높은 학문에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
    선생의 서책을 보지 못했고 상면한 적도 없으니, 윗글을 통하여 선생의 깊은 심중을 헤아릴 길이 없어
    삼가 몇자 올립니다.

    저는 오랜생활 객지에서 떠돌며 나름대로 많은 것을 듣고 보고 깨우쳤다고 생각 했으나
    왠지 마음 한구석에 아직도 부족함이 너무도 미흡함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객지에서 우리(동양)의 문화와 관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또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이 우리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관심을 보일때면 늘 생각한것이, 말로나 글로써의 가르침이나
    설명보다는 그들과 함께 고국의 산천을 둘러보고 느낄수 있도록 해줄수 없는 것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요즘 세상에 폭넚은 문화의 교류와 정보의 활성화로 세상이 많이 좁혀지긴 했지만,
    동양의 학문과 문화에 대한 깊은 조예와 재능도 이것으로써는 부족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거문고를 잘타는 서양사람이 우리를 감동 시킬 수 없는 부족함은 무엇이겠습니까...
    제아무리 좋은 재질도 정보와 환경만으로는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거문고의 가락이 될수는 없겠지요.
    저는 이런 명인이 있다면 반드시 우리고국의 산천으로 이분을 모시고 싶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예술. 그것과 함께하는 많은 분들이 몇몇 천재들의 예로 결론된 선생의 콩쿨과 교육론에
    치부될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무언가로 인하여 그들이 좌절과 고민으로 정진할수 있는 희망에 누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선생이나 저의 바램이고, 우리나라의 진정한 예술이 꽃필 수 있는 바람직한 길이라고 믿습니다.

    세상엔 좋은 책도 있고 나쁜 책도 많습니다.
    제아무리 좋은 책도 누구에게는 나쁜길이 될수 있으며 설사 좋지않은 책이라도 어느 누구에겐 좋은 교훈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선생의 높은 학문이 우리 예술계에 일조 할수 있기를 바라오며, 사사로운 개인의 주장보다는
    좀더 깊은 학문적 이해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가끔 이곳에 들러 고국의 소식과 여러분들을 만나는 행복이 그치지 않기를 고대하며......
    모두에게 평화를.......

    마드리드에서. 김삿깟.
  • gmland 2006.03.27 03:58 (*.80.106.113)
    음악가 신현수, 그는 아무도 하지 않았던, 하려고도 하지 않는, 또는 최소한 지금까지는 누구도 할 수 없었던 큰 일을 여러번 해냈다.

    그는 스스로 자랑(?)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나는 그의 업적, 이번에 펴낸 창작이론이 찬사를 받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비록 그의 저술이 우리 음악계에 미친 영향을 통계적으로 계량할 방법은 없다 하나, 그 지대한 영향을 추론해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의 생각, 우리 음악계에 대한 그의 열정은 그의 희생(?)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되고 남는다고 본다. 이 열악한 음악 출판 환경에 대해서는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도 없다.

    유학과 콩쿠르에 대한 그의 생각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음악은 문화현상이고, 문화는 교류됨에 따라 발전하는 것이며, 유학은 우리의 폐쇄성, 자만심, 왜곡현상 등을 일깨워주는 긍정적 효과가 큰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점에 대한 비판이 아님을 명백히 밝히고 있으며, 본질을 빗나간 유학과 콩쿠르 행태를 나무라는 한편, 창의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후학들을 위해 일갈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비판과 충고는 정당하며, 전혀 하자가 없다고 본다.

    요즘 후학들은 영명하다. 어쩌면 그의 업적은 가까운 장래에, 또는 먼 훗날 한국 음악사에 남을 것이다. 자명한 이치이다. 특히 기타음악계에는 이렇다 할 학자가 없다. 그러나 현실은 주류 악기와 경쟁해야 할 처지이다.

    유학파든, 국내파든, 음악가는 저술이나 작곡으로 말한다. 그는 한국 기타음악계의 자랑이다. 기타음악계에 이론가가 몇 명이나 있는가?

    아마도 그를 아끼고 사랑함이 곧 한국 기타음악계를 사랑하는 것일 게다.
  • 경호 2006.03.27 15:32 (*.252.104.91)
    정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생각 같이 공유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열심히 배워나가는 저로서는 신선생님의 말씀과, 또 여러 덧글을 다신 분들의 여러 견해가 새롭게 받아들여질 따름입니다.
    이 글에서 나온 작은 견해차이는 결국, 모두 한국 음악계가 더욱 더 발전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대전제를 가슴깊이 새기고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신선생님의 글이 전혀 자화자찬식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말씀이거니와, 되려 깊이 반성하고 생각할 점이 많게 느껴질 따름입니다.
    책의 내용이 너무 기대 되는군요.^^
  • 2006.03.27 16:33 (*.207.255.15)
    휴.. 선생님의 글 다 읽었습니다
    장문이라서..글이 길어서 오래걸리고 한숨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저 안의 생각과 여러가지 부끄러운 것들이 깨어져 나가는 걸 감당하느라 술술 읽어나가기가 힘들었습니다.
    부산에 있을때 한번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말씀듣지 못한것이 지금 객지 생활중에 늘 마음 한켠에 걸립니다.
    후학들을 위해서 더 많은 좋은 글을 남겨주십사 하고 염치 없이 부탁드리는 말밖에는 드릴께 없습니다.
    건강하십시오.
  • 제 생각으로도 2006.03.27 18:39 (*.54.212.215)
    위 gmland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론가 내지는 저술가 하나도 없다시피 했던 현실이었는데...
    이론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실 수 도 있겠지만요.

    신 현수님이 정규 음악 교육에 도움을 받으신 분이 아니시라면 아마도 일단 비판내지는 무시될 수 도 있지 않을까 개인적인 우려도 됩니다.

    일단 범인들의 신빙성 없는 상식으로는 적어도 교수님 정도는 되야 이론가로서 자격이 있다고 믿는 것 같으니 말입니다.

    아무쪼록 신 현수님 부디 앞으로도 많은 저술을 기대하오며 우리 나라에 신 현수님과 같은 심정으로 고생하시는 다른 분들이 있을 수 있음을 기억해 주시고 그 분들과 또 다른 벽을 만들지 마시고 서로 한 곳을 바라보는 미래를 위해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서로간의 이해와 토론도 없이 양파, 대파, 쪽파 등으로 나뉘면 안 돼잖아요. ^^;;

  • 정호정 2006.03.27 20:23 (*.74.165.53)
    헥헥.... 다 읽었다~~~

    신현수 선생님 말씀 잘 봤습니다~~~ (^^) (__)
    저의 좁은 소견을 말씀드리고자 이렇게 몇자 적어봅니다.
    해외유학과 콩쿨문제에 대한 선생님의 의견에 대해 전 조금 다른입장에서 생각하고 있거든요.
    제가 알기론 기타가 우리나라에 보급되어 부흥기 즉 학교에 전공학과가 생기고 본격적으로 기타교육이 활성화 된지는 얼마 되지 않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많은 연주가분들께서 활동하시고 후학양성에도 노력하신건 잘 알고 있습니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스페인에서 우리나라 국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정서를 모른다면 제대로된 연주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우리나라로 유학을 와서 우리나라의 정서를 보고 삶을 체험해가면서 한국사람의 혼이 담긴 음악을 터득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와 지붕을 보며 자라고 유교사상을 어릴때부터 몸에 베이게 교육받아온 우리나라사람들과 몇백년전부터 자기네 음악의 체계를 잡아서 몸소느끼고 체험하면서 발전시켜온 음악을 단 몇십년만에 우리것으로 완벽하게 만드는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당연히 그나라로 가서 그쪽으 문화를 체험하면서 그 사람들의 영혼이 담긴 음악을 체험하고 오는게 맞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많은 시간이 지난다면(얼마가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교육만으로도 훌륭한 연주가가 양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하나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에 문제가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입식교육, 예술을 천대시하는 교육, 1등위주의 교육... 이런것들도 크게 한 몫을 한다고봅니다. 아니 가장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더 탄탄한 기초를 만들기위해서 전 유학을 아직까진 많이 권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콩쿨이란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잘 모르기때문에 좁은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것도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입사하기 위해선 토익점수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막상 입사하고나면 토익은 전혀 업무를 보는데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회사측에서는 토익점수를 원하는걸까요?
    바로 입사준비를 얼마나 했냐라는 객관적인 잣대를 만든것입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그냥 입사를 바라는 사람과 취업을 위해서 토익을 준비하는 사람. 누구나 준비를 하는 사람을 선택할 것입니다.
    콩쿨도 연주자가 연주가로 나가기위해서 준비하는 하나의 통과의례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연주가가 연주회를 하게 되면 엄청난 준비와 노력이 들어가겠지요. 하지만 어떤 연주회를 가면 그런 준비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하는 연주회가 더러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콩쿨출신이 연주를 더 잘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새로은 신인의 발굴과 연주가로 나서는 사람들의 하나의 통과의례로 본다면 좀더 긍적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을거 같아서 이렇게 저의 좁은 의견을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제가 선생님께 딴지건다는 생각은 말아주시고, 그냥 기타를 좋아라하는 후배가 몇자 생각을 적었다고 너그러이 생각해주십시오.

    그럼 건강하시구요. 앞으로도 좋은책 출판에 많이 힘써 주십시오.
    미약한 힘이나마 열심히 사서 보고 홍보하겠습니다.(^^) (__)
  • 아이모레스 2006.03.27 20:45 (*.158.12.58)
    표현의 차이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정호정님의 말씀이나 신선생님 말씀이나
    그리고.... 여러칭구분들의 말씀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저보다 더 지독하게(?) 기타를 사랑하시는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많구나!!!
    하는 결론이습니당...^^ 이런 분들의 앞으로 우리나라 기타의 양질의 거름이 되어
    곧 세계 일등 연주자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해도 실망치 않을겁니다!!!!!!

  • synn 2006.03.27 23:08 (*.119.93.48)
    리플을 달아 주신 여러 분의 말씀 진지하게 읽었습니다.
    다양한 시각과 견해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특히, gmland 선생님께서는 과분한 칭찬의 말씀을 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제가 늘 시골에서 살아 온 데다, 인터넷을
    자주 사용하는 편도 아니어서, gmland 선생님에 대해서는
    한국기타문예원에 올려진 '강사진소개'에서 본 정보가 전부입니다.
    아직 선생님의 존함도 모르고 있는 것이 죄송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과분한 칭찬의 말씀, 앞으로 더 잘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리플을 달아 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잔메에서 신현수 드림.
  • 지나가다 2006.03.28 18:28 (*.148.16.194)
    악기를 연주하는 자세는 정답이 없습니다. 아니,,악기 뿐만 아니고 다른 어떠한것도 마찬가지지요.
    여러 연주자들의 자세를보면 다 다릅니다. 어느정도 경지에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겠지요.
    이사람 말 들으면 맞는것 같고, 저사람말 들으면 또 맞는말 같습니다. 로스트로포비치는 첼로를 많이 눕혀서
    연주하고, 글렌굴드는 자신만의 아주 낮은 의자에서 연주합니다.
    학생의 자세가 비합리적일때엔 선생이 바로 잡아주어야 하는건 당연하지요.
    하지만, 학생이나 연주자나 자세로인한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이책,저책에 나오는 자세의 혼동과 스트레스,, 어려운 용어와 함께 몇번째 관절을 움직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무슨 특별한 비법이 있을것만 같은 생각,,, 이러한 것들은 악기를 배우는 학생들에겐 좋지않습니다.
    악기를 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 합니다.
    음악의 즐거움을 배우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유학의 경험에서,, 유럽 어린 학생들의 레슨방법은 말 그대로 음악의 즐거움,악기와의 친숙함을 먼저 배우지요. 그러면서 자신의 자세,색깔을 찾아가게 됩니다.
    좋은 음악은 손에서 나오는게 아니고 마음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 (ㅡ.ㅡ;;) 2006.03.28 21:35 (*.155.59.72)
    윗분, 맞는 말씀이긴한데요...
    이미 저자께선 책 서두에 (변증법 말씀을 하시며) 영원히 고정된 정답은 없다고 첨언하셨거든요...
    그런 걸 염두에 두지 않고 책을 쓰거나 번역할 정도로 저자의 깊이가 없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어떤 경우에 제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그렇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침서가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닙니다...무엇이 보편적으로 합리적인 것인지 연구해보지 않은 다음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찿는건 어불성설입니다.
    적어도 변칙 복싱을 하고자 한다면 먼저 정상적인 복싱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악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책, 저책에 나오는 여러가지 조언들을 "강박관념"이라 하여 무시하는 것도 학습에 있어서 결코 좋은 태도가 되지 못합니다...특별한 비법이 있다면 알아서 나쁜 점이 무엇인지요? 오히려 특별한 비법이 있다면 다방면에서 그걸 습득하는 게 더 나은 지름길 아닐까요. 뭘 줏어모아서 시도해봐야 그게 자기에게 맞는지 맞지 않는지 알 것 아닙니까. 강박관념이라하여 배타적 태도만 취하면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노하우는 무엇인지요.
    군대 있을 때 얘기인데...
    후임병이 휴식 시간에 <변증법적 유물론>이라는 책을 읽고 있더이다.
    그래서 제가 "그런 건 뭐하러 읽냐...어차피 책이란 건 저자마다 하는 얘기가 다르고 시각의 차이만 양산해 내는 고정관념만 만드는 건 아니냐"고...
    그랬더니 후임병 왈,
    "무지는 더한 편견입니다"
    책 읽는 건 어쩌면 새로운 편견을 쌓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방면의 여러 편견을 줏어 모아 높은 탑을 쌓게 되면 그 안에 중심을 잡아주는 무언가가 생기지 않을는지요.
    탑을 쌓지도 않은 상태에서 고정관념, 편견을 논하는 것 자체가 거시기입니다.

    그리고...
    확실히 음악계는 이상한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음악은 이론이 아니다.
    연주는 테크닉이 아니고 마음에서 오는 거다.
    들어서 좋으면 되지 따지면 뭐하냐....등."
    (음악이 이론이 아닌 건 누가 모르겠습니까. 음악이 궁국적 목적이 테크닉만은 아니라는 것을 누구인들 모르겠습니까...다만 창작에의 도구로써, 또는 연주의 도구로서 그 유용함마저 무시하는 태도는 단지 거시기에 다름 아닌 것 같습니다)
    비유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유심론 존중, 유물론 배격의 풍토가 여전한 것 같아 거시기스럽습니다.
    (음악 이론서가 유물의 차원에서만 거론되는 풍토 자체도 잘못된 것이지만....)
    감성/이론.
    손/마음
    모두 어느 한쪽의 모자람이 없는 상태에서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좋은 밥은 좋은 쌀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밥을 하는 사람의 손이 후지면 좋은 밥은 나오지 않습니다.
    같은 논리대로라면, 이런 견해도 타당합니다...

    다른 얘기를 하자면...음악 창작을 대하는 사람들의 그릇된 생각 중 중 하나는 개성에 대한 과신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개성에 대한 지나친 과신은 때론, 이론 교육의 획일성을 강조하며 이론을 배우면 자신만의 개성을 잃게 된다고 하는 착각에 도달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어릴 때 부터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여러 정보(음악도 포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자랍니다.
    이 얘기는 달리 생각한다면, 접하지 못한 정보에 대해서는 애당초 봉쇄되어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공간적으로 제약되어 있는 한은, 이 나라에 태어나서 저 멀리 이국의 음악적 문화까지 스폰지에 물이 스며들 듯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음악의 세계는 국경을 초월하여 방대한 반면, 공간에 한정되어 있는 '나'라는 개인은 그 한정된 공간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강요하는 음악적 분위기를 초월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음악에 있어서 세계를 뛰어 넘는 개성을 추구하고 싶다면,
    반대로 무엇이 보편적인 작법인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봅니다.
    무엇이 보편적인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어찌 세계적인 개성을 추구할 수 있을는지요.
    "무엇이 보편적으로 합리적인 것인지 연구해보지 않은 다음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찿는건 어불성설입니다..."라고 말씀 드린 것도 다소 거창하긴 합니다만, 바로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 np 2006.03.29 15:45 (*.202.81.195)
    만약에 ...평생동안 ... 수천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 ... "사실은 책을 너무 많이 읽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고 하면 뭔가 어필이 되겠지만 ...

    평생 한 20권 정도의 책을 읽은 사람이 "책을 많이 읽을 필요가 없다" 고 하면 어필이 안되겠지요?

    그런데 음악에서 이론이 필요 없다고 하는 사람은 그리 흔하진 않은 것 같아요.

    아마도 음악에서 이론이 필요없다고 하는 사람들은.... 누군가 말은 거창하게 하는데

    실제로 나오는 작품이나 연주는 별볼일 없는 (감동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 경우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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