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62.26.106) 조회 수 6012 댓글 1
John Williams. LAGQ, David Starobin.  제가 직접 연주를 본 사람들 중 연주때 증폭시스템을 사용하는 연주자들입니다만, 절대로 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펙터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음을 왜곡시키는 코러스나 딜레이같은 이펙터는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굳이 무언가를 쓴다면 EQ정도일까?  좋은 마이크/픽업시스템, 좋은 프리/파워앰프, 그리고 좋은 스피커. 끝. 그 이상은 없습니다.

클래식기타의 소리를 증폭시킨다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님께서 콘택트 픽업을 삼익기타에 붙여서 좋은 소리를 들으셨다는데, 그것이 과연 1000만원짜리 (예를들어 콘트레라스?) 기타에 붙여도 그런 결과를 낼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콘택트 픽업이란 것은 기타를 쳤을때 "우리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잡아주는 것이라고들 하더군요.  몸통의 진동이 공기를 움직이지 않고 남아서 아직 나무를 흔들고 있는 에너지가 전기신호로 바뀌는 것이라나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제작자/연주자 할 것 없이) "그냥 쳤을땐 형편 없는 기타가 픽업을 붙여 앰프에 꽂았더니 훌륭한 소리를 내는 현상" 에 대해, 혹은 그 정 반대의 경우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죠.  

이같은 경우, 원본의 사진이 그리 선명하지 못할 때, 약간의 덧칠을 통해서 더 깨끗한 고화질의 그림을 얻어내는 것으로 비유해 볼 수 있겠습니다.  즉, 픽업과 앰프의 역할이 여기서는 단지 증폭을 하는 것이 아닌, 기타가 가진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지원해주는 것이지요.  기타 소리가 앰프를 통하여 "더 좋아졌다" 고 느꼈다면, 기타 소리에 이미 어딘가 빈 자리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이야기가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가지고 있는 기타 자체의 소리가 이미 훌륭하고 그 자체로 너무너무 연주자의 마음에 쏙 드는 소리라서 이것이 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요?  이럴땐 정말로 "투명한" 증폭 시스템이 필요할겁니다.  원음에 색을 입히지 않는 마이크, 자신의 색이 최대한으로 억제된 프리/파워 앰프, 특성 없는 중립적인 스피커...  그렇지만, 음향 시스템을 갖추다보면 마이크도 앰프도 하나의 악기처럼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음색을 소스에 덧칠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렉기타리스트들이 마샬도 쓰고 펜더도 쓰고 보그너도 쓰고 휴-케트너도 쓰는거 아니겠습니까.)

결국 클래식기타의 경우, 그런 덧칠이 최소한인 (즉 투명한) 앰프를 찾는다는 것이 힘든 일이지요.  그리고, 이미 덧칠이 된 소리에 이펙터로 더 덧칠을 한다고 해서 절대로 다시 투명해지지는 않겠지요.  결국 애초에 소리를 위한 투명한 경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증폭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일겁니다.

무대랑은 좀 다른 경우겠지만, 클래식 녹음을 하는 엔지니어들의 경우, 이상적인 녹음 경로를 물어보면, 마이크 -> 프리앰프 -> 테이프(저장매체) 를 이야기합니다.  음향이 좋은 방에 악기와 마이크를 적절히 배치하여 잘 잡은 소리를 최단거리 경로를 통해 저장하는 것이지요.  중간에 뭐 하나 들어가면, 그순간 이미 소리는 덧칠이 되는거니까,  그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EQ 만지는 것 조차 최소화 하기 위해 마이크 위치 선정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는군요.

다 아실만한 얘기를 길게 늘어놓아서 미안합니다.  사실 저도 잘 아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나름대로 제 기타를 증폭할 적절한 시스템을 찾기 위해 무척 노력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줏어들어 쌓인 정보들입니다.  다만 제가 아직도 "Unplugged"인 것은, 이미 끈 매고 치는 스타일로도 잔소리를 많이 듣는데 (무슨.. 포크냐구) 앰프까지 꽂으면 "무슨 록이냐"고들 하시며 저를 싹 무시하시는 것 두려운게지요.  헤헤 ^^;;  (농담처럼 말씀드렸지만, 증폭하는 게 무슨 클래식 악기냐고 하는 사람들이 제가 만난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는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더라구요.)

연주를 밥벌이로 하는 이상, 제 소리가 사람들에게 잘 들리기 바라는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문제는 그냥 들리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들릴 바에는 "잘" 들려야 한다는 것이겠죠.

님께서 생각하시는 것 보다는 훨씬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고민들이 있기 때문에 님께서 경험하신 "전보다 더 나은 클래식기타 증폭 시스템"이 자꾸 개발이 되고 있는게 아닐까요.

클래식기타리스트들은 이런것에 관심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제가 대표로 말씀드릴 자격은 물론 안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공부도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좀 표 내 보려고 주절거려 보았습니다. ^^


서정실 드림


Homepage : http://sixstring.id.ro
E-mail : jsuh@yours.com
Registration Date : 2002-02-08 19:50:09
IP Address : 211.216.160.172  



  


수 [02-08 21:06] 서정실님게서 고민을 상당히 많이 하셧군요.....  

수 [02-08 21:07] "투명한 경로"....오늘의 장원입니다.  

김진성 [02-08 22:07] 정말 좋은 글입니다. 투명한 증폭...바로 그것이 정답이네요.  

아랑 [02-08 22:41] 이펙터에의한 소리의 추구를 하다보면 우리가 부쉐, 스몰맨의 미묘한 차이를 말한다는게 우스워지거든요..  

아랑 [02-08 22:42] '투명한 경로'보다는 저는 '왜곡없는 증폭' 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김진성 [02-08 22:58] 눈을 감고 들었을때 마치 바로 앞에서 연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김진성 [02-08 23:00] 주는 녹음과 재생. 클래식악기는 그래야 되는데....  

지얼 [02-08 23:13] 맞다....왜곡 없는 증폭...이게 포인트 같아요...  

dan [02-09 13:27] 녹음은 '투명한 경로' 가 정답입니다. 하지만 그후 믹싱등의 과정은......  

기타랑 [02-10 02:06] 많은 부분에서 동감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싹 정리주신거 같은데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9 클래식 기타의 연주 자세[링크] 1 변소반장 2001.01.20 11396
188 클래식 기타를 위한 손톱 관리요령 영상 :) 1 나모 2014.09.16 12707
187 초보님들께 작으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스케일 관련) 11 file 보헤미안 2012.08.03 16561
186 초견과 암보는 어떻게.... 강충모의 Q&A 에서... 채소 2002.06.02 7293
185 지판을 외우는 방법에 대한 문의 89 정말 궁금해요 2006.03.22 41396
184 중요하지 않은콩나물에 대하여. 4 2001.02.05 7757
183 주선율/노래에 코드 붙이는 법 3 gmland 2009.10.14 28183
182 좋은 음악가가 되려면? (코다이 연설문) 5 크.. 2010.03.16 18675
181 조율기.. 6 2007.08.04 15240
180 제가 30살인데 손이 작거든요 20 김현진 2009.02.01 16271
179 전국기타학원안내 2000.11.22 8352
178 전국 클래식 기타 학원 및 선생님 목록 (서울지역 제외) 61 sntana97 2005.06.10 47763
177 저...기타칠때 질문요..........(풍부한표현을 위한 터치방법.) 17 양콰이 2004.04.20 12178
176 장대건 마스터클라스.. 2 채소 2004.07.01 10652
175 작곡가 나운영선생님의 미야꼬부시에 대한 말씀... 4 file 간절한 2002.06.01 6850
174 일본의 오따꾸(달인)에 대하여..... 1 2002.07.13 6523
173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기타 레슨 5 PARKTERIA 2012.01.30 17820
172 음악이 있어서 감명이 있었던 영화??? 51 file 파크닝팬 2008.03.10 15878
171 음악의 표현... 강충모의 Q&A에서 채소 2002.06.02 5542
170 음악용어 사전 (악상 지시어) 1 고정석 2009.03.11 12547
169 음악과 과학 (5) - 장조와 단조 18 file 쏠레아 2009.10.23 29751
168 음악과 과학 (4) - 고정도법, 이동도법 5 쏠레아 2009.10.18 26621
167 음악과 과학 (3) - 리듬의 원리 16 쏠레아 2009.10.17 11766
166 음악과 과학 (2) - 화음의 원리 5 쏠레아 2009.10.16 15960
165 음악과 과학 (1) - 음계의 원리 52 쏠레아 2009.10.14 21716
164 음량을 키우고 싶습니다. 35 오틸리아 2007.12.17 16635
163 웹용 음악파일 만들기.....나그네님의글 퍼온겁니다. 2001.01.17 5849
162 왼손 엄지에 대해 궁금한게 있어서 적어봅니다. 15 GG 2005.08.08 14666
161 왜 음악인가? 14 쏠레아 2009.09.04 12291
160 왕초보 세하(바레) 삑사리 없이 소리내기. 이태석 2003.05.06 10409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Next ›
/ 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