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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음.. 클래식컬 네티즌 클럽에서 물어 봤는데 어느 분이 대답해 주셨는데.. 그 글이 기타매니아에서 나온거라네요.. 근데 어디있는지 모르고 너무 좋은 내용 이게 때문에 새내기 교실에 올립니다...



글·김정수(JeongSoo Kim, 미국 북일리노이 음대 교수)

피아노 독주회를 가보면 거의 모든 피아니스트들이 전 프로그램을 외워서 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암보는 피아니스트들에게 더이상 악보를 보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줌으로써 그만큼 그들이 음악적 해석과 표현에 몰두할 수 있게 해준다.
암보가 무대에 서는 모든 피아니스트들에게 요구되는 필수적인 능력이기는 하지만 많은 연주가들이 연주 중간에 음악을 기억하지 못하는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하고 긴장하는 것도 사실이다. 확고한 암보력은 더 자신감 있는 연주와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이 글에서 필자는 반복적인 연습 이외에 암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들과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암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들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암보에 대한 심리학자들의 연구
심리학자들은 피아니스트들이 음악을 외우는 과정에서 크게 다음 네 가지 종류의 암보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1. 시각적 암보(건반과 악보를 눈으로 보는 것을 통한 암보)
2. 청각적 암보(반복적인 들음으로 인한 암보)
3. 육체적·촉각적 암보(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손가락이 곡의 음들을 자동적으로 치게 됨으로써 얻어지는 암보)
4. 개념적 암보(형식과 화성, 리듬 등의 음악적 구조를 이해함으로써 성취되는 암보)
연주자들에게 있어 암보는 끊임없는 반복 연습을 통한 결과이다. 반복 연습이 암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특별한 주의없는 반복은 확고한 암보를 자동적으로 보장해 주지는 않으며, 특히 독주회같은 큰 무대에 설 때 가지게 되는 긴장감은 연주가의 암보 능력을 저하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반복에 의한 암보는 대부분이 청각적·육체적 암보 능력에 의존하여 성취된다. 이 두 가지 암보 요소만으로도 곡을 외우기에는 충분할 수 있으나 이들 요소와 더불어 개념적 암보 능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면 그만큼 피아니스트들의 암보력은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암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
누구든지 여러 해가 지난 이후에도 어린 시절의 특별한 사건들이나 사람들을 어느 정도는 기억하고 있다. 반면에 바로 엊그제 일어난 일인데도 쉽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것은 정확히,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고 어떤 것은 왜 쉽게 망각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우리의 기억에서 좀더 의미가 있고 인상깊었던 일들이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이러한 원리는 음악을 암기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는 곡들에 더 인상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더 쉽고 정확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곡들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철저한 곡의 이해는 연주자들에게 악보에 인쇄된 음들을 초월한 음악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형식구조나 화성, 리듬, 멜로디 등의 고찰을 통한 음악분석은 연주가들에게 곡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다음 단락에서 필자는 음악 구조의 이해가 어떻게 암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설명해 보고자 한다.

a. 전체 곡을 보다 쉽게 외울 수 있는 보다 작은 단위들로 나누는 방법.
곡의 길이가 길고 짧고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곡들은 좀더 작은 부분(section)이나 프레이즈들로 세분화될 수 있다. 형식적 구조를 통한 음악분석을 할 때 우리는 전체 곡을 좀더 작은 부분들로 나누고 이러한 작은 부분들을 비교하여 그들의 공통점과 다른 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음악분석이 암보력 향상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베토벤의 소나타 Op.10 No.2 (F Major)의 1악장을 공부한다고 가정해 보자. 첫번째 단계로 악보에 제시부(mm.1~66), 발전부(mm.67~117), 재현부(mm.118~202) 부분을 표시함으로써 큰 규모의 형식적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큰 구조 안에서 각각의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는 주제와 화성전개를 토대로 더 세분화된 section들로 나누어질 수 있다. 예: 제시부 안에서 1주제 영역(mm.1~12),경과부(mm.12~37), 2주제 영역(mm.38~54). 종결부(mm.55~66).
그 다음 단계는 이미 나누어진 부분들을 프레이즈에 따라 더 세분화하는 것이다(예: 제시부 mm.1~12, mm.12~18, mm.18~26, mm.27~38, etc).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전체 악장의 큰 부분으로부터 작은 프레이즈까지 곡의 조직적 구조(hierarchical structure)를 이해할 수 있다. 음악의 형식적 구성을 보다 세분화된 부분들과 프레이즈들로 나누는 것은 연주가들에게 곡의 중요한 경계표들을 제공해 준다.
또한 곡의 논리적 구성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곡 안의 모든 부분에 음악적 전개 안에서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확고한 암보의 바탕을 마련해 줄 수 있다.
이러한 크고 작은 형식적 구조를 바탕으로 하여 보다 구체화되고 집중적인 연습 방법을 계획해 보자. 각 section의 프레이즈 등을 따로 연습하면서 화음변화, 멜로디와 리듬, 스케일과 아르페지오 등의 유형, 손가락 번호 등 음악의 세부적인 특징을 주목한다. 피아노 소나타 악장을 공부한다면 제시부와 재현부를 보다 작은 부분들과 프레이즈별로 구분하고 그들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 흥미 있는 화성변화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이로 인해 발견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염두에 두고 연습에 임해 본다. 예를 들자면, 앞서 언급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Op.10, No.2 1악장 재현부의 시작 부분에서 제1주제는 기대되는 F장조가 아니라 D장조의 화성이며, 다음 프레이즈로 가서야 F장조로 돌아옴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곡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확인하는 것은 곡의 모든 세밀한 부분까지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결국 곡의 모든 부분에 음악적 의미를 더해 줌으로써 더욱 확고한 암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프레이즈에는 더 많은 연습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chatles cooke은 그의 책 『playing the piano for pleasure』에서 곡 안의 어려운 부분을 먼저 골라서 그 부분이 가장 쉬운 부분이 될 수 있도록 연습하기를 권한다. 이러한 연습법은 제한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과정에서 암보가 자연적으로 성취된다는 장점이 있다.

b. 프레이즈들을 거꾸로 또는 임의의 순서대로 연습하는 방법
유명한 이스트만 음대의 피아노 교수인 Nelita Teue는 항상 그녀의 제자들에게 암기력 향상을 위하여 곡을 프레이즈별로 나누어 거꾸로 된 순서로 연습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한다. 유명한 19세기 피아니스트인 Leschetizky가 학생들에게 권하기도 한 이 방법은 피아니스트들로 하여금 단순히 자동적으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에서 벗어나 곡의 세부적인 사항까지 인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연습 방법은 곡 중간의 어느 부분에서도 연주를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때문에 피아니스트들에게 암보에 대한 자신감을 길러줄 수 있다.

c. 피아노 건반을 직접 치지 않고 연습하는 방법
이러한 연습 방법은 연습하는 동안 소리를 듣지 않음으로써 손가락 움직임 하나하나에 더욱 집중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많은 피아니스트들에게 권하는 연습 방법들 중에는 허공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방법, 곡의 모든 음들을 노래하는 방법, 책상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이거나 소리가 안나는 피아노(silent piano)를 이용하는 방법들이 있다.
전자 피아노나 키보드를 가지고 있다면 악기의 소리가 나지 않게 만든 후에 손가락 움직임이나 건반 위치 등을 주목하면서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들의 암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
학생들의 암보는 그들이 어느 수준에 도달한 이후에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 피아노 교사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아주 어린 나이에도 쉽게 암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이 암보능력을 발전시키는 데 피아노 교사들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학생들의 암보력 향상을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a. 초보자를 가르칠 때는 짧고 간단한 곡을 골라 학생들로 하여금 곡의 형식과 화성, 패턴 등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b. 암보를 곡의 완성단계에서 하기보다는 곡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부터 훈련하게 하여 암보가 곡을 배우는 과정의 자연스런 한 부분이 되게 한다.
c. 평소에 스케일이나 아르페지오 등 테크닉 연습을 충분히 하게 하면 학생들이 건반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악보에서 음패턴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암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d. 학생들의 흥미있는 암보 경험을 위해 암보게임을 만들어보자. 학생들로 하여금 곡을 여러 프레이즈들이나 작은 부분들로 나누게 하고 각각의 부분에 숫자를 배당한다. 학생이 모든 작은 부분들을 연습하고 외운 후에 피아노 교사는 임의로 숫자를 골라 그 숫자에 해당되는 부분을 학생들이 외워서 연주하게 한다.

의미를 부여하는 연습 하도록
모든 피아니스트들이 각기 나름대로 암보 방법을 가지고 있고 이들이 권하는 암보법은 다양하다. 이들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왼손, 오른손을 따로따로 암기하는 방법, 한 손 부분만 피아노를 치고 다른 한 손 부분은 노래를 하는 방법 등이 있다. 어떤 피아니스트들은 전체 곡을 암기에 의해서 악보에 적어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음악가들은 종종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어 음악에 연결시키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상태를 음악의 다양한 부분에 비유하고 적용시키기도 한다. 피아니스트들의 이런 노력들은 그들 자신에게 악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음악적 해석을 도움과 동시에 암보력을 향상시켜준다.
암보를 위해 어떠한 방법을 고르던 간에 별 생각없이 반복만 하는 연습 방법을 떠나 곡의 작은 부분까지 세밀하게 신경쓰고 의미를 부여하는 연습을 한다면 더욱 확고한 암보를 할 수 있음과 동시에 무대에서의 연주에도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김정수 |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도미하여 이스트만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Encore Summer Music School의 피아노과 과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북일리노이대학교 음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Comment '3'
  • 아따보이 2002.01.08 05:48 (*.81.61.236)
    참 좋죠? 정말 좋은거 같아요 ^^
  • 소품 2008.07.05 11:24 (*.57.66.88)
    참좋은글같지만 다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차차 읽어봐야죵~ㅎ
  • 빅딜 2012.01.09 22:55 (*.209.3.24)
    우와~ 오래전에 게시된 글이지만, 읽고 느낀 바가 많습니다.
    참 좋은 내용이네요.
    저도 기타연주를 할 때 무조건 반복연습만으로 암보하기 보다는 좀더 집중해서 암보하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전 계속 연습해서 눈과 손이 플랫위치를 기억하게만 만들고 있거든요.
    머릿속에는 악보가 그려지지 않네요.
    이젠 방법을 바꿔봐야 겠어요.
    좋은 글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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