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62.26.106) 조회 수 5969 댓글 1
John Williams. LAGQ, David Starobin.  제가 직접 연주를 본 사람들 중 연주때 증폭시스템을 사용하는 연주자들입니다만, 절대로 님께서 생각하시는 이펙터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음을 왜곡시키는 코러스나 딜레이같은 이펙터는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굳이 무언가를 쓴다면 EQ정도일까?  좋은 마이크/픽업시스템, 좋은 프리/파워앰프, 그리고 좋은 스피커. 끝. 그 이상은 없습니다.

클래식기타의 소리를 증폭시킨다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님께서 콘택트 픽업을 삼익기타에 붙여서 좋은 소리를 들으셨다는데, 그것이 과연 1000만원짜리 (예를들어 콘트레라스?) 기타에 붙여도 그런 결과를 낼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콘택트 픽업이란 것은 기타를 쳤을때 "우리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잡아주는 것이라고들 하더군요.  몸통의 진동이 공기를 움직이지 않고 남아서 아직 나무를 흔들고 있는 에너지가 전기신호로 바뀌는 것이라나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제작자/연주자 할 것 없이) "그냥 쳤을땐 형편 없는 기타가 픽업을 붙여 앰프에 꽂았더니 훌륭한 소리를 내는 현상" 에 대해, 혹은 그 정 반대의 경우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죠.  

이같은 경우, 원본의 사진이 그리 선명하지 못할 때, 약간의 덧칠을 통해서 더 깨끗한 고화질의 그림을 얻어내는 것으로 비유해 볼 수 있겠습니다.  즉, 픽업과 앰프의 역할이 여기서는 단지 증폭을 하는 것이 아닌, 기타가 가진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지원해주는 것이지요.  기타 소리가 앰프를 통하여 "더 좋아졌다" 고 느꼈다면, 기타 소리에 이미 어딘가 빈 자리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이야기가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가지고 있는 기타 자체의 소리가 이미 훌륭하고 그 자체로 너무너무 연주자의 마음에 쏙 드는 소리라서 이것이 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요?  이럴땐 정말로 "투명한" 증폭 시스템이 필요할겁니다.  원음에 색을 입히지 않는 마이크, 자신의 색이 최대한으로 억제된 프리/파워 앰프, 특성 없는 중립적인 스피커...  그렇지만, 음향 시스템을 갖추다보면 마이크도 앰프도 하나의 악기처럼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음색을 소스에 덧칠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렉기타리스트들이 마샬도 쓰고 펜더도 쓰고 보그너도 쓰고 휴-케트너도 쓰는거 아니겠습니까.)

결국 클래식기타의 경우, 그런 덧칠이 최소한인 (즉 투명한) 앰프를 찾는다는 것이 힘든 일이지요.  그리고, 이미 덧칠이 된 소리에 이펙터로 더 덧칠을 한다고 해서 절대로 다시 투명해지지는 않겠지요.  결국 애초에 소리를 위한 투명한 경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증폭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일겁니다.

무대랑은 좀 다른 경우겠지만, 클래식 녹음을 하는 엔지니어들의 경우, 이상적인 녹음 경로를 물어보면, 마이크 -> 프리앰프 -> 테이프(저장매체) 를 이야기합니다.  음향이 좋은 방에 악기와 마이크를 적절히 배치하여 잘 잡은 소리를 최단거리 경로를 통해 저장하는 것이지요.  중간에 뭐 하나 들어가면, 그순간 이미 소리는 덧칠이 되는거니까,  그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EQ 만지는 것 조차 최소화 하기 위해 마이크 위치 선정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는군요.

다 아실만한 얘기를 길게 늘어놓아서 미안합니다.  사실 저도 잘 아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나름대로 제 기타를 증폭할 적절한 시스템을 찾기 위해 무척 노력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줏어들어 쌓인 정보들입니다.  다만 제가 아직도 "Unplugged"인 것은, 이미 끈 매고 치는 스타일로도 잔소리를 많이 듣는데 (무슨.. 포크냐구) 앰프까지 꽂으면 "무슨 록이냐"고들 하시며 저를 싹 무시하시는 것 두려운게지요.  헤헤 ^^;;  (농담처럼 말씀드렸지만, 증폭하는 게 무슨 클래식 악기냐고 하는 사람들이 제가 만난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는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더라구요.)

연주를 밥벌이로 하는 이상, 제 소리가 사람들에게 잘 들리기 바라는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문제는 그냥 들리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들릴 바에는 "잘" 들려야 한다는 것이겠죠.

님께서 생각하시는 것 보다는 훨씬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고민들이 있기 때문에 님께서 경험하신 "전보다 더 나은 클래식기타 증폭 시스템"이 자꾸 개발이 되고 있는게 아닐까요.

클래식기타리스트들은 이런것에 관심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제가 대표로 말씀드릴 자격은 물론 안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공부도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좀 표 내 보려고 주절거려 보았습니다. ^^


서정실 드림


Homepage : http://sixstring.id.ro
E-mail : jsuh@yours.com
Registration Date : 2002-02-08 19:50:09
IP Address : 211.216.160.172  



  


수 [02-08 21:06] 서정실님게서 고민을 상당히 많이 하셧군요.....  

수 [02-08 21:07] "투명한 경로"....오늘의 장원입니다.  

김진성 [02-08 22:07] 정말 좋은 글입니다. 투명한 증폭...바로 그것이 정답이네요.  

아랑 [02-08 22:41] 이펙터에의한 소리의 추구를 하다보면 우리가 부쉐, 스몰맨의 미묘한 차이를 말한다는게 우스워지거든요..  

아랑 [02-08 22:42] '투명한 경로'보다는 저는 '왜곡없는 증폭' 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김진성 [02-08 22:58] 눈을 감고 들었을때 마치 바로 앞에서 연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김진성 [02-08 23:00] 주는 녹음과 재생. 클래식악기는 그래야 되는데....  

지얼 [02-08 23:13] 맞다....왜곡 없는 증폭...이게 포인트 같아요...  

dan [02-09 13:27] 녹음은 '투명한 경로' 가 정답입니다. 하지만 그후 믹싱등의 과정은......  

기타랑 [02-10 02:06] 많은 부분에서 동감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싹 정리주신거 같은데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8 힘을 빼야하는이유....과객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2002.03.23 6721
217 힘을 빼면 연주가 좋아지는 이유 30 file 청중1 2013.02.13 18114
216 힘빼기- 강충모의 Q&A를 읽고 (2)..... 2 채소 2002.05.31 9640
215 훌륭하지 않은 연주자는.... 채소 2002.07.21 6447
214 화음의 논리 11 지나가다 2011.03.24 17715
213 해외기타음반전문사이트 1 illiana 2000.08.30 11100
212 한번 그음! 고충진 2002.09.19 5770
211 학습과 수련. 3 과객 2002.04.05 8288
210 하지정맥류와 기타 4 권진수 2007.07.04 11839
209 하모닉스 음 1 file 비록인 2012.03.17 19267
208 프레이징과 아티큘레이션..... 10 BACH2138 2009.10.23 14278
207 프레이징 Phrasing 11 gmland 2009.10.22 26452
206 페르난데스의 마스터클라스 5 채소 2003.08.12 7286
205 페르난데스의 기타레슨.......차차를 위하여.... 채소 2002.08.17 7174
204 트레몰로 주법입니다. 오디오 파일(ra)도 있구요. 비록 영문이긴 하지만 참고하세요 meeyoung 2002.03.28 7315
203 트레몰로 연습전에 선행되어야 할 연습... 15 2004.02.21 17164
202 템포 루바토 11 2008.10.26 31939
201 탄현의 속도 - 강충모의 Q&A를 읽고(1) ..... 1 채소 2002.05.30 7552
200 탄현법 18 쏠레아 2010.01.09 13614
199 탄현과 음색에대한 데이빗럿셀의 그림강의!!!! 9 file 차차 2003.04.01 12752
198 탄현과 음색에대한 데이빗럿셀의 그림강의 (4) 3 file 차차 2003.04.01 9431
197 탄현과 음색에대한 데이빗럿셀의 그림강의 (3) 1 file 차차 2003.04.01 10147
196 탄현과 음색에관한 데이빗럿셀의 그림강의 (5) 5 file 차차 2003.04.01 10090
195 탄현과 음색에관한 데이빗러셀의 그림강의 (2) 1 file 차차 2003.04.01 13042
194 타레가의 오른손 자세와 음색의 특질[김남중님 논문중에서] 1 고정석 2001.10.05 7561
» 클래식기타의 전기전자적 증폭(퍼온글) 1 서정실 2002.02.11 5969
192 클래식 음악용어 안내. 4 괭퇘 2005.06.08 13641
191 클래식 음악/연주에 관한 TED 강연 한편 5 TERIAPARK 2012.01.09 20308
190 클래식 순혈주의? 꿈 깨라. 109 지나가다 2011.03.16 24000
189 클래식 기타의 연주 자세[링크] 1 변소반장 2001.01.20 11370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Next ›
/ 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