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 박윤우의 새음반 "The songs of my guitar" 중 Cavatina, Alla Cubana, Recuerdos de la Albambra 재즈 트리오 버전!

by Forest posted Oct 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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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기타로 재즈의 매력을 조율하다 -기타리스트 박윤우-

누구에게나 첫 순간의 기억은 강렬하다. 플러스히치를 설립하기 이전 공연장에 적을 두고 프리랜서로 공연기획을 하고 있을 때, 처음으로 주최한 해외 공연은 2006년 2월 네덜란드 기타리스트 예시 반 룰러와 피아니스트 베르트 반 덴 브링크의 듀오 공연이었다. 당시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나는 뮤지션들이 많아 네덜란드 뮤지션에 대한 관심도 많았지만 그 전부터 기타리스트 예시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첫 공연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그들과 동행하며 자연스럽게 네덜란드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었고 당시 암스테르담 콘서바토리에 출강하던 예시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게 되었다. 그때 그는 한 한국 학생의 이름을 이야기하며 훌륭한 기타리스트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고 예시의 발음이 정확하지 못했기에 그 이름을 곧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2010년 보컬리스트 이부영의 공연을 준비하면서 한 명의 기타리스트를 알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박윤우! 당시 이란 제목의 EP를 발표한 그는 네덜란드 유학을 마치고 국내로 들어와 막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국내 클래식 기타 콩쿨에서 금상을 수상하였고 경원대학교에서 클래식 기타를 전공한 실력파 클래식 기타리스트였다가 재즈로 전향하였다는 얘기를 이부영에게 들었기에 그에게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그의 프로필을 보다가 그가 예시가 전에 말했던 그 한국인 학생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2년 동안 잊고 있던 예시의 얘기가 생각이 났다. “클래식을 전공한 한국 학생이 있는데 기본기가 탄탄하고 독특한 색깔이 있는 기타리스트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재즈 콩쿨, 몽크 컴퍼티션에서 존 스코필드, 팻 메시니, 짐 홀의 극찬을 받으며 우승을 했던 예시 반 룰러가 바라 본 박윤우의 평가는 아주 정확했다. 이부영 밴드의 공연을 통해 여러 차례 박윤우의 기타 연주를 보아왔다. 특히 클래식 음악을 편곡하여 피아노, 베이스, 기타의 트리오 편성으로 녹음한 음반을 발표한 이부영에게 박윤우의 기타는 앨범에 참여했던 네덜란드 기타리스트 빈센트 코닝의 연주를 뛰어넘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적어도 어쿠스틱 기타에 있어 박윤우 갖고 있는 클래식에 기반을 둔 탄탄하면서도 화려하며 섬세한 즉흥연주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기 힘든 아주 강렬한 충격이다. 그러기에 2011년 가을 새 앨범 를 발표하고 한국을 방문한 잉거 마리에게 울프 바케니우스를 대신할 기타리스트로 그를 당당하게 추천할 수 있었다. 울프 바케니우스가 앨범에서 들려주는 서정적이며 섬세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박윤우만의 연주로 되살아났고 잉거 마리를 포함한 모든 연주자들은 이내 곧 그의 팬이 되었다. 특히 박윤우가 연주한 ‘Even When’(원곡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은 2009년 잉거 마리의 내한공연 때 울프 바케니우스의 연주, ‘Even When’이 수록된 앨범 에서 요게 바데니우스의 연주 그리고 원곡에서 이병우의 연주와도 전혀 다른 박윤우만의 ‘Even When’이었다. 탱고 재즈그룹 라벤타나, 첼리스트 김규식이 이끄는 무누스 앙상블을 통해 그의 섬세한 어쿠스틱 연주를 선보이던 그는 2011년 하반기부터 새 앨범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동료 뮤지션들이 인정해주는 최고의 기타 연주자를 넘어 대중들에게도 기타리스트 박윤우의 존재를 알릴 시점이 온 것이다. 새 앨범을 준비하며 그는 기타, 베이스, 드럼의 트리오 구성을 염두에 두었고 오랜 고민 끝에 오정택, 이도헌으로 이루어진 트리오를 결성한다. 그리고 자신의 장점과 대중과의 호흡을 위해 클래식, 탱고, 영화음악, 가요, 재즈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을 담았다. 그리하여 박윤우의 트리오의 가 탄생하게 되었다. 현대 재즈계는 딱히 하나의 주된 흐름을 얘기하기 힘들 만큼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공존하고 있다. 재즈 기타만 보더라도 팻 메시니라는 걸출한 기타리스트 이후 커트 로젠윙클을 위시해 줄리안 라지, 라게 룬드, 제랄드 헥슬만, 리오넬 루에케 등 다수의 후배 기타리스트들이 군웅할거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연주자로서 자신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건 커다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저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데 지금 박윤우가 를 통해 그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있다. 특히 철저하게 정통 클래식 기타의 톤과 주법을 바탕으로 재즈를 접근했던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나뭇잎 사이로’ ‘그대 내게 다시’ ‘Recuerdos de la Alhambra’ ‘Cavatina’와 같이 귀에 친숙한 음악들을 예로 들어보자. 물론 원곡들은 재즈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박윤우의 연주가 전형적인 재즈인 것도 아니다. 스윙과 즉흥연주라는 재즈의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되 곡에 따라 스윙의 정도를 조절하며 즉흥연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즉흥연주에 있어 박윤우의 접근 방식은 화려한 코드의 나열을 통한 즉흥연주를 위한 연주가 아닌 원곡에 이은 또 하나의 완성된 변주곡을 만들어내듯 정갈하게 완성된 즉흥연주를 들려준다. 얼마 전 있었던 알레상드르 타로와 밥티스트 트로티농의 듀오 콘서트에서 이 둘이 선보인 라모의 ‘Gavotte et Doubles’ 혹은 엔리코 피에라눈치가 연주한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소나타 연주처럼 그의 연주에는 기존의 재즈 기타리스트들에게 찾기 힘들었던 정갈함이 있다. 이런 그의 특징은 ‘Alla Cubana’에서 단연 도드라진다. 원곡은 윌리엄 월튼이 클래식 기타리스트 줄리안 브림을 위해 만든 곡으로 클래식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하지만 클래식과 재즈를 모두 흡수한 박윤우는 2012년 원곡이 재즈의 영양분을 흡수하면서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원곡의 갖고 있는 화려함과 산뜻함을 유지하면서도 모던 재즈의 역동적인 즉흥연주를 더해 한층 더 깊이 있는 ‘Alla Cubana’를 만들었다. 기타리스트 박윤우가 갖고 있는 장점들이 이 작품에 모두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박윤우가 만들어내는 즉흥연주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발한 혹은 화려한 것이 아니라 원곡을 발전시키는 혹은 감싸는 그리하여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아우를 수 있는 그것이다. 그는 즉흥연주를 할 줄 아는 클래식 기타리스트도 클래식 기타를 연주할 줄 아는 재즈 기타리스트도 아닌, 클래식 기타로 재즈의 매력을 조율할 줄 아는 기타리스트! 그가 바로 박윤우다. ‘Prelude To A Kiss’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한 명의 기타리스트가 있다. 90년대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얼 클루(Earl Klugh)다. 그가 1991년 발표한 트리오 앨범 앨범과 마찬가지로 기타, 베이스, 드럼의 편성으로 재즈 스탠다드, 보사노바, 팝 음악을 연주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얼 클루는 재즈와 컨츄리 음악의 기반을 지닌 연주자로 당시에 다른 기타리스트들에게 발견하기 힘들었던 통통 튀는 산뜻한 나일론 기타줄 소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연주자다. 박윤우는 얼 클루와 다른 배경을 지니고 있으며 를 통해 그만의 특징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얼 클루처럼 그 역시도 전세계 음악팬들에게 사랑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앞으로 그가 지닌 장점들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음악들을 클럽에서 공연장에서 그리고 음반을 통해 더욱 자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충남(재즈공연기획사 플러스히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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