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에드왈도 페르난데즈'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운 목소리로 기타를 연주하는 새. 아닌 사람.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조금은 벗겨진 시원한 이마에 짙은 눈섭을 하고 가는금테 안경을 내려쓴, 좀은 무서워보이는 얼굴이다.

연주할 때 마다 안경이 큰지 저절로 흘러내린다.

위아래 검은색의 옷을 입고 양말과 구두까지 검정으로 통일한 완전 블랙신사다.
이것의 그의 연주할때의 모습이다. 혼자 홀에서도 꽉 찬듯한 느낌을 주는 연주자다.

그의 시선은 높은 곳을 주시하고 관중에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기타를 잡고 그가 연주를 하기 시작한다.

그는 악보없이 연주하는게 더 잘 어울린다.
진정으로 깊게 몰입할 수 있으니까....

손가락이 줄을 잡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기타코드를 잡은 왼손보다 오른손의 튜닝손이 더 매력적이다.
가볍게 날아올라 줄을 튕기고 달아나는 식의 기법이..
물위로 튀어오르는 물방울들의 춤사위같다.
엄지손가락이 튕겨주고 나머지 손가락이 발레를 하듯 가볍게 뛰어 오른다.

순식간에 무대는 고요한 전경으로 바뀐다.
무용수들이 나타나 뒤에서 춤을 추고 속삭이듯 팔랑거리며 소리없이 날아다닌다.
어느덧 나비가 등장하고 꽃들이 춤을 추고 시냇물 소리가 들리고
솜털같이 하얀 구름이 흩어졌다 모이면서, 세상은 어느덧 향기롭고 아름다운 세상이 되버렸다.

저것이 과연 지상일까. 의심이 갈 정도다.
그는 천성에서 꿈을 꾸고 있었다.
그곳에서 본 모든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즈막히 속삭이듯이 다가와 귀를 간지럽히고 가슴에 내려앉아 꽃을 꽂고 달아난다.
엄마품에서 아기가 새근새근 잠을 자듯이.
너무도 평온한 세계다.

그의 두눈은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그렇게 오래도록 놀고 있었다.
갑자기 깜짝놀라 깨보니 그가 오른손으로 기타몸판을 두들기고 있었다.
기타줄을 세게 그냥 때려보기도 하고,
그러면서서도 그 고요와 정적을 흐트러 뜨리지 않았다.

정말 신통했다.

나도 눈을 감았다. 정말 어느 하프가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기타같았다.

하프가 울다갈 것 같은 목소리다.

그의 기타에는 너무도 섬세하고 아름다운 리듬이 숨쉬고 있었다.
그것은 그와함께 감미롭게 녹아나고 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인간이 저토록 아름다운 악기와 한몸이 되어 연주를 하다니,
눈을 깜박이질 못했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도 그 열정을 식히질 못했다.
태어나서 저런 연주가의 음악을 듣는것도 복이였다.

내옆에서 열심히 비빔박수를 치는 내짝도
그의 가슴에서도 오늘의 이 연주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나와 함께한 이순간을 말이다.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에 환한 미소는 아니지만
좀은 쑥스럽다는 듯 나름대로의 화답이 담긴 미소로 인사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다운 기타연주와 함께 또한 오래도록 우리곁에 남을 것이다.
하프보다 더 감미로운 자장가로 말이다.

속삭이듯이 다가와 말하겠지.
아름다운 여름향기로.

음...

그의 목소리를(연주) 듣지 못한 사람도 그의 연주를 듣고나면
그 순간 힘들었던 모든 것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해보며.

잠못드는 여름밤 페르난데스의 키타연주를 들어보자.

2003. 8. 10

페르난데즈의 기타 연주를 갔다와서

채소 짝이..
Comment '5'
  • pepe 2003.08.12 00:38 (*.204.6.118)
    아~~ 이쁜 글이다...^^...
  • 으니 2003.08.12 01:01 (*.118.80.199)
    .....!!
  • 2003.08.12 08:30 (*.80.33.90)
    멋진 데이트하셨네요.....
  • 시내 2003.08.12 17:52 (*.254.63.29)
    두 분이 부럽지만...잠시라도 짝의 마음을 딴 데 앗겼던 채소님이 왠지 조금은 안돼 보인당....
  • 문병준 2003.08.14 13:41 (*.213.1.1)
    글만 읽어도 감동이..... 집에서 들으시는 채소님 연주 소감도 한번 올려주시길..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88 천하 명산 금강산과 묘향산 풍경 11 고정석 2010.03.28 4308
6587 천천히 돌려 봅시다 3 file 천천히 2008.02.23 4128
6586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의 시국미사 24 마우로 2008.06.29 4605
6585 천정 사제단 2 SPAGHETTI 2009.06.01 3797
6584 천재론? 22 쏠레아 2009.05.19 3685
6583 천재는 과연 존재하는가? 48 gmland 2009.05.19 4723
6582 천재가 틀림없어. 6 2004.04.10 3682
6581 천원식당 7 file 꽁생원 2013.05.28 5185
6580 천안함과 관련된 궁금증 26 아포얀도 2010.05.21 4169
6579 천안함 버블제트 폭발 아니다 기사 2014.09.21 2795
6578 천안 가서 찍은사진 1 file 복숭아 boy 2007.07.17 3350
6577 천사의 도시에서 6 file cho kuk kon 2009.07.31 3851
6576 천벌받을짓을 하다 -_-;;;; 27 옥용수 2004.04.05 3804
6575 천둥번개가 치면 무서워, 안 무서워? 7 으니 2005.04.18 4399
6574 천둥번개... 신덴... 9 이브남 2005.03.26 4052
6573 천국에서 흘리는 눈물 / Tears in Heaven/Masteven Jeon - 그네가고 세월호 올라온다 file 마스티븐 2017.03.24 3100
6572 천국, 지옥, 원죄, 자범죄 - 불국토, 윤회, 습, 업 에 대하여 2 소르 2008.09.07 5821
6571 천국 2 친구 2012.05.03 4962
6570 천고마비 5 쏠레아 2009.09.07 4047
6569 처음을 기억하며 1 으니 2004.08.26 3366
6568 처음으로 설역에서 KTX 타면서.. 8 file 오모씨 2004.09.19 4038
6567 처음느낀 뿌듯함─ㅋ 9 기타소녀 2003.06.09 3275
6566 처음 듣는 노래의 편곡연주 1 2010.07.18 4062
6565 처음 기타매냐에 글을 써봅니다... 4 올페 2008.05.27 3913
6564 처나 남 처나남 2010.10.15 4036
6563 책장을 만들었어요... 5 file 파크닝팬 2010.01.01 3719
6562 책의 홍수 1 file 콩쥐 2012.02.25 5694
6561 책쓰기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를 출간했습니다. 1 임승수 2014.06.15 2911
6560 책소개.............. 데이비드 아이크의 x파일 콩쥐 2015.02.25 5040
6559 책도 안봤으면서 읽은 척. 8 스벡냔청 2010.03.12 4013
6558 책갈피 3 file 콩쥐 2010.09.08 4405
6557 책 <데이비드 아이크의 X파일>.......................... 요약 1 콩쥐 2015.07.09 5446
6556 책 '누구나 일주일 안에 피아노 죽이게 치는 방법'을 보고 1 와기영타 2009.02.18 4758
6555 책 소개........삽한자루 달랑들고 file 콩쥐 2015.12.08 3369
6554 채식의 배신 file 콩쥐 2014.09.10 3180
6553 채소값 오른 이유....양쪽의견 2 채소 2010.09.30 4362
» 채소 집사람의 페르난데스 연주회 감상문 (보고 웃지는 마세요...) 5 채소 2003.08.11 4137
6551 채소 기르는 방법. 5 file 콩쥐 2011.11.05 5030
6550 창의성 불모지 대한민국 먹거리피디 2013.08.04 4922
6549 창문 샤시 털 관련 5 미세먼지 2014.05.19 4150
6548 창극형님 1 창극형님 2014.06.23 2963
6547 창극이형 리더쉽 스쿨 영상 1 창극형님 2014.06.23 3040
6546 찻집. 8 file 콩쥐 2010.08.15 4506
6545 찻집 1 file 콩쥐 2011.03.30 4860
6544 참한 사자. 2 file 콩쥐 2008.02.22 3513
6543 참으로 미안한 이에게 file 그레이칙 2008.05.11 3206
6542 참여연대의 패악질 38 허허 2010.06.15 4416
6541 참여연대의 입장 17 금모래 2010.06.16 4566
6540 참여가 부족해요 ㅜㅜ 정답공개 2 앨리스 2009.08.11 3235
6539 참~ 편안하죠? 1 2011.05.26 4270
Board Pagination ‹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