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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판결,  변신, 유형지에서, 시골의사, 단식광대."

이 다섯권은 청소년기에 꼭 읽었어야하는 책인데,
읽지않았던 관계로 아직도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는 우리들..






.................. 이강복님의 글 퍼왔습니다.................................


체코의 프라하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나 독일어를 글을 쓴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 1883~1924)의 다섯 편의 단편소설이다.

이 중에서 '판결'과 '변신'은 1912년에 집필됐고 '유형지에서'는 1914년, '시골 의사'는 1916년, '단식 광대'는 1922년에 각각 집필되었다.



'변신'에서 유능한 영업사원으로서 늙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날 아침에 깨어나자 자신의 몸이 흉칙한 벌레로 변했음을 알게 된다.

그가 출근을 하지 않자 회사의 지배인이 찾아오지만 평소 습관대로 안에서 잠겨진 그의 침실을 열지 못하고 열쇠쟁이를 부르는데 벌레로 변신한 잠자는 있는 힘을 다해 자물쇠를 돌려서 연다.

그러나 잠자는 보이지 않고 흉칙한 벌레 한 마리만이 있는 침실 내부를 본 지배인과 가족들은 크게 놀라게 되고 결국 잠자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

잠자의 실직으로 생계를 위한 수입이 없어진 가족은 하녀를 내보내고 천식을 앓고 있는 어머니 대신 열일곱 살의 어린 누이동생이 살림을 맡게 되고 늙은 아버지는 은행 사환으로 취직한다.

누이동생은 오빠가 벌레로 변했음을 알고 처음에는 무서워하다가 매일 음식을 갖다주면서 그를 보살펴 준다.

그러다가 가족들은 적은 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세 사람을 하숙시키게 되는데 비어 있는 방에서 벌레를 보게 된 그들은 여태까지의 하숙비를 내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이 집에서 나가겠다고 말한다.

벌레로 변한 잠자에게서 서서히 염증을 느끼고 음식물을 주는 등의 관리도 소홀히 하게 된 가족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가장 그를 아끼던 누이동생마저 그를 배척하고 적대시하게 되는데 결국 잠자는 식욕을 잃고 말라서 죽게 되는 것으로 이 작품은 끝을 맺는다.

한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기어 다니는 벌레로 변한다는 초자연적인 줄거리가 인간 실존의 불안감과 위기의식, 자아의 불확실한 정체성 등을 생각하게 해 주는 이 소설은 주인공의 변신 뿐만 아니라 이 변신을 가족들이 인지하고 있다는 놀라운 정황도 상당히 비현실적인 것이어서 더 충격적이고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친밀해야 할 가족간의 관계에 대해서 냉철하게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유형지에서'는 여행 중에 있는 탐험가에게 어느 지역의 사령관이 상관의 명령을 어기고 모욕한 어떤 사병의 사형 집행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하자 그 탐험가는 '예의상' 그 사형식에 참석하기로 한다.

사형식에 쓰이는 사형 장치는 죄수의 몸에 그의 죄목을 새기고 장시간 고통을 준 후에 죽이는, 상당히 비인도적인 처형 장치인데 이 사형 집행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장교는 사형수와 사병 앞에서 신이 나서 탐험가에게 이 장치의 작동 원리를 설명해 준다.

그리고는 사형 집행에 대해 신임사령관이 물어보면 문명국가의 입장에서 비인도적인 처형이라는 의견을 말하지 말고 애매하고 간결하면서도 무성의하게 관심이 없고 불쾌했다는 뉘앙스만 내비치라고 요구하지만 탐험가는 완곡하게 이 요청을 거절한다.

그러자 장교는 서서히 사형을 집행하고 있던 사형수를 석방하고 대신 자신이 처형 장치에 묶이는데 고장이 난 처형 장치는 장교를 곧 죽이고 만다.

사형 집행과 처형 장치의 관리를 자신의 삶의 본분이라고 생각하는 장교의 모습에서 비인간적인 직업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느낄 수 있었고 산업 사회의 조직 속에 부품화, 비인간화된 개인에 대한 작가의 씁쓸한 냉소를 읽을 수 있었다.

조직 속에서 아무런 죄의식 없이 합법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권력의 하수인의 의외의 비참한 종말이 놀라운 반전으로 다가오는 작품으로 나치의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예언하고 있는 듯한 카프카의,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하고 깊은 통찰력이 전율을 느끼게 했다.






'단식 광대'는 단식을하는 재주 밖에 없는 광대가 사람들이 보는 울타리 안에 갇혀 단식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살아나가는데 이 광대의 유일한 불만은 닥식 기한을 40일로 한정시켜 놓은 것이었는데 그 이유는 그 이상 단식이 이어지면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져서 상업적으로 이용할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서커스단에서 단식이 인기를 끌지 못하게 되자 그 광대는 오히려 이를 자신의 단식 기록을 갱신하는 좋은 기회로 여겨 직원들과 관객들의 무관심 속에 기록을 갱신하지만 날짜가 얼마나 지났을지도 모를 정도로 단식이 길게 이어지는데 서커스단의 감독이 광대의 존재도 잊은 채 왜 좋은 우리를 버려두냐고 직원들에게 묻자 직원들은 단식 광대가 생각나서 지푸라기 속에서 단식 광대를 찾아내는데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단식에 대해 놀라는 게 즐거워서 계속 단식을 해 왔노라고 고백하고는 죽고 만다.

이 작품은 앞의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직업에서 인간의 존재가치를 찾는, 직업에 대한 강렬한 집착이 드러나 있고 단식이라는 어휘가 내포하는 가혹한 인내의 비인간적인 의미 속에 인간의 참혹한 실존의 의미를 되찾고 재조명해 보려는 의지가 몸서리쳐질 정도로 선명하게 부각돼 있다.







'시골 의사'에서, 세찬 눈보라가 몰아치는 속에 집에서 10 마일 떨어진 마을에 중환자가 기다리고 있다는 전갈을 받은 시골 의사가 마차를 타고 그곳으로 가려고 하지만 마차를 몰고 갈 말이 없었다.

  마굿간에 숨어 있던 마부가 자신의 말을 타고 가라고 권유하여 그 말을 타고 가려고 하다가 그 마부가 자신의 어여쁜 하녀를 겁탈하려 하자 그는 이를 제지하지만 출장이 바빠서 마차를 몰고 환자의 집을 방문한다.

그는 아름다운 처녀인 하녀 로자가 무식한 마부에게 겁탈 당하고 있을 것을 상상하자 죽음의 위기에 처한 환자의 증상도 눈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환자의 옆구리의 상처에서 구더기가 들끓는 것을 보자 자신이 그를 살릴 수 없음을 알고 그곳을 나와서 로자를 구하기 위해 채찍을 휘두르며 마차를 급히 몰아 집으로 향한다.

박한 급료를 받고 있는 공의로서의 직분과 자신의 아름다운 하녀의 정조를 지켜주려는 사인으로서의 책임감의 갈등을 묘사한 소설인데 짧은 분량의 글과 단조로운 줄거리지만 양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의 긴박감을 밀도 짙게 묘사해 놓았다.

이 작품은 다른 단편소설들에 비해 개인주의적인 분위기가 강렬하게 부각돼 있는데 척박한 환경에서 공의로서의 직분을 수행하는 의사가 공의로서의 직분과 개인적인 애착 사이에서 갈등하고 번민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보호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약자에의 연민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개인의 신념과 이익을 저버리면서까지 직분을 수행해야 하느냐 하는 회의에서 직업으로 인해 부품화된 실존의 죄의식과 불안감이 가슴을 때리는 역작이다.








'판결'은 가장 충격적인 줄거리의 단편소설인데 부유한 집안의 딸과 약혼한 이후로 노쇠해진 아버지와 절친한 친구를 배신하여 아버지가 피땀을 흘려 운영하던 해외의 상점들을 폐업시키고 국내에서 사업을 번창시키다가 그녀와의 결혼식 때 그 친구를 초청하는 편지를 쓰고는 이 사실을 노쇠해서 죽어가는 아버지에게 알리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과 친구를 속이고 친구의 사업을 망하게 한 후에 자신만 성공한 것을 아들의 친구와의 비밀스러운 편지 왕래로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며 그를 강하게 꾸짖고 그에게 강에 빠져 죽을 것을 명령한다.

병약해진 아버지는 고용인들의 손에만 맡겨 놓고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하면서 이기적으로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살아온 주인공은 충격을 받고 아버지의 말대로 강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만다.

전후의 인과관계가 난해한 면이 있는 작품인데 냉혹한 출세주의자인 아들의 출세욕과 그로 인해 자신이 이뤄 놓은 것을 허망하게 잃고 아들의 야욕에 희생되는 아버지의 번민과 분노가 눈에 보이는 듯이 선연하게 읽혀지는 작품이다.

그러나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거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병약한 아버지가 나름대로 성공한 아들을 죽여서 돌봐줄 사람이 하나도 없는 외로운 처지에 놓이면 아들과 함께 공멸하는 것 외에는 무슨 좋은 일이 있을 것인지,  잘 나가던 아들의 자살이라는 파국에서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마는 듯한 허망한 비극을 보게 하는, 너무나 답답하고 염세적이며 무서운 줄거리다.

인간 관계의 진실성과 참다운 사랑을 믿지 않는 작가의 삶과 인간에 대한 깊은 회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카프카의 작품은 히틀러 집권 기간에 유대인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원고가 압류, 유실되고 대부분의 친지들이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되었기 때문에 그의 생애는 명성에 비해 세간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하는데 그의 작품은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가 유독 강하게 나타나거나('변신', '판결') 다섯 편의 단편소설 전부에서 직업을 통해 자아의 존재 근거를 찾는, 직업에 대한 열렬한 집착을 보이는 특색이 있다.

비인간적이고 비민주적인 상황을 묘사하면서 역설적으로 인도주의적이고 민주주의적인 사회를 희구하는 작가의 의도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반유대정서가 고개를 쳐들기 시작하던 시대에 지식인으로서의 선각자적인 위기의식을 가지고 국적을 초월한 인간의 양심과 정의의 중요성을 은근히 강조하고 있다.

평이한듯 난해하고, 난해한듯 평이한 줄거리 속에 깊고 예리한 인간적 성찰을 담고 있는 카프카의 작품들은 그가 41세로 요절한 후에 프랑스의 작가인 카뮈와 사르트르에 의해 본격적으로 발굴되어 독일을 비롯한 세계에 알려졌다고 한다.

작가가 부르짖는, 몸서리쳐질 정도로 잔혹한 인간 실존의 문제는 '심판'과 '변신', '시골 의사'로 이미 오래 전에 접해 봤었지만 지금 두 편의 단편소설을 다시 읽으니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고 제도와 사회의 비인도성을 냉철하고 예리한 눈으로 비판하고 고발하는 엄격한 작가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일백년의 시간 차이가 존재하는 시대의 벽을 뛰어넘어 고전이 된 카프카의 소설들은 그 작품의 매장면에 등장하는 인물들 외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느다고 느껴질 정도로 고립되고 허무하며  초현실주의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 짙은 인간애와 성숙한 연대책임의 필요와 가치를 은근히 역설하고 있다.


출처....http://www.enjoyaudio.com/zbxe/?mid=freeboard&document_srl=285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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