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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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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서 - (1983 ∼ 1984) :

1982년초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 하이파스트리트 재개발 공사에 참여하고 있을 때

카타르 도하 시에서 신축 중이던 현장에 소장 교체문제가 발생하여 현지에 부임하게

되었다.

    

 

1. 카타르로 가다 :

카타르 국립대학신축공사의 규모는 대학본관, 강의실, 각종 실험실, 강당,

실내체육관, 도서관, 박물관, 냉난방 기계실과 운동장 등 규모는 작은 작지만

종합대학 성격이었다.

이는 모든 강의실이 정사각형의 마름모로 이어져 있는 특이한 디자인이었다.

왕실이 발주처였으나 그동안 자금이 부족하여 1년 이상이나 휴업상태였다.

 

전임소장은 너무나 무료하여 매일 골프를 친 듯하다.

골프장은 컨소시엄사인 일본 후지타(FUJITA)사에서 해변백사장에 임의로

만든 허허벌판이었다.

풀한 포기 없는 사막 위에 카펫쪼가리를 놓고 스윙을 하는 식이어서 그냥

공짜로 치는 곳이었다.

그린은 모래를 폐유로 적신 형태로, 공 굴릴 부분만 파이프로 다듬은 다음에

퍼팅을 하면 잔디 위처럼 공이 잘 굴러갔다.

그게 골프만 친다고 와전되어 소장이 교체되기에 이른 것이다.

 

세상만사는 하늘이 도와야 된다.

내가 부임하자마자 공사를 재개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뿐 아니라 공사비로 원유(Crude oil)롤 대체해주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원유를 해상시장에서 팔겠다는 조건으로 수락하였다.

유조선의 용량이 큰 덕분에 공사 준공 분까지 포함된 전체공사비를 한꺼번에

받게 되었다.

때마침 원유가격이 상승하여 공사비 이상을 받은 셈이 되었다.

 

 

2. 감리단장 부인의 환심을 :

감리단장 및 그 부인과 친분을 쌓은 이야기다.

흔히 사업상의 중요한 분을 저녁식사에 초대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단순히 호화로운 식당에 초대하느니보다는 면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되기에 실제 있었던 일에 약간의 설명을 곁들이고자 한다.

먼저 도하(Doha)에 우리 회사가 시공한 최고급호텔인 도하호텔에 나와 안면이

있는 지배인과 세일즈 매니저를 만나서 자문을 받는다.

이하는 그들이 가르쳐준 손님 접대방식이다.

 

외국인들은 식당에서 독방보다는 넓은 홀을 선호한다.

우선 전망이 좋은 자리를 고른다.

옆에 있는 다른 식탁을 한 세트 치우고 자리를 넓게 확보한다.

그날 테이블보가 황색이면 나는 단장부인의 취향이 보라색임을 감안하여 황색

테이블보 위에 보라색의 작은 테이블보를 덧씌운다.

다른 테이블 위에 꽃송이 한 개가 있다면 우리 테이블에는 화반에 가득하게

꽃다발을 차려놓는다.

환영의 의미로 성냥갑에도 내 이니셜을 프린트 해둔다.

당시 3인조 멕시코 악단이 있었으므로 나는 미리 레퍼토리를 보고 기억해둔다.

음식은 셰프가 직접 나와 썰어주는 종류로 주문 해둔다.

다른 테이블에 밋밋한 흰색 메인 플레이트(Main plate)가 나온다면 나는 흰 바탕에

엠보싱이 되고 수채화가 그려진 특별 플레이트를 마련한다.

 

단장부부가 자리에 앉자 지배인이나 세일즈 매니저가 다가와서 인사하면서

화제를 꺼낸다.

부인은 어딘가 다른 품격 있는 분위기에 즐거운 표정을 짓기 시작한다.

접시를 보면 독일제 빌러로이 보흐(Villeroy & Boch)의 흰 바탕 위에 이태리

화가 레오나르도의 난초가 그려져 있다.

부인이 접시가 아름답다고 말하기를 기다려, 내가 세일즈 매니저에게 부탁하면,

재고가 있나 찾아보겠다고 말하며 안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세일즈 매니저가 나와서 마침 딱 한 세트가 남아있으니 그걸 부인께서

받아주시면 영광이라고 부추긴다.

부인은 너무 좋아서 행복한 표정이 된다.

식사 때는 셰프가 나와서 고기를 썰어주며 재미있는 대화를 나눈다.

 

멕시코 악단이 좌석을 돌아다니며 기타반주로 노래를 하다가 우리 앞으로 온다.

나는 미리 외워 둔 레퍼토리를 신청하고 악단은 노래를 계속한다.

단장부인은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미스터 최는 음악을 너무 잘 안다고 치하 한다.

호텔 측에서는 초콜릿과 과자 등의 다양한 부수적인(Complementary) 선물을

안겨준다.

 

그 공사는 특히 부인의 호의에 따라 내게 유리한 방향으로 돌아갔다.

회사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이런 식으로 감리단장의 환심을 살 수 있다는 게

나의 체험이다.

해외공사를 성공으로 이끌려면 이런 방법이 필수적이지는 아니지만 도움이 크다.


 

3. 배신 :

다음은 우리 회사의 이익을 위해 내게 크게 도움을 주었던 현지건축가를

등지게 된 이야기다.

닥터 카프라위는 이집트출신으로 파리대학을 나온 명성 있는 건축가였다.

그는 왕실 전속 건축가로 카타르 국립대학을 설계하였으며 나와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강당의 외장제인 햇볕가리게용 격자창살(Mushirabia)이 원래는 고가의

티크(Teak)로 설계되어 있었으나 보다 저렴한 사쿠라(Nyatoh)로 변경해주어

큰 신세를 지기도 하였다.

 

박물관의 벽체는 凹형으로 된 경량철재 뼈대(Frame)에 철망을 씌우고 시멘트

반죽 뿜칠마감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경량철재가 반입되자 구조 검토결과 원설계인 60cm간격의 경량철재는 너무

성글어 출렁거리므로 45cm 간격으로 좁히고, 뿜칠도 건조수축될 때 균열의

예방차원에서 석회반죽 뿜칠로 바꾸는 게 안전하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닥터 카프라위에게 변경안을 제출하였다.

그는 설계변경에 따르는 문제 첫째 설계자의 체면과 둘째 공사금액의 증가와

공기 연장이라는 노림수가 있음을 간파하고 거절하였다.

벽체마감이 끝나고 며칠이 지나자 우려했던 대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하였으니

난감해졌다.

 

나는 평소에 호의적이었던 왕실 기술고문을 찾아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그는 “소신껏 해보라”고 대답하였다.

우리는 빈 창고에 극장 간판만한 두 가지 대형 견본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하나는 건축가의 원설계대로 60cm☓60cm 간격의 프레임에 시멘트반죽 뿜칠,

다른 하나는 45cm☓45cm 간격에 석회반죽 뿜칠로 마감하였다.

예정대로 비교검증을 받는 날이 다가오자 나는 초청공문 열 몇 장을 카피하여

왕실기술고문, 건축가와 감리회사에 뿌렸다.

관련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왕실기술고문이 두 개의 벽체를 살펴보더니

원설계대로 시멘트반죽 뿜칠을 한 벽체를 가리키며 “할라스(끝났다)”라고

말하며 나가버렸다.


우리 회사를 위해 건축가를 배신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건축가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조금 후에 ‘네가 사막에서 뼈다귀로 뒹굴게 될지도 모른다’는 전화를 받았다.


 

4. 긴급자재 조달작전 :

해외에서의 공사수행은 그다지 간단하지 않다.

특히 수입자재의 조달은 타이밍이 절대조건이다.

자재를 구입하려면 3개 업체의 견적을 받아 비교하여 1개 업체를 추천하는 게

현장 소관이다.

본사에서는 자재청구를 받으면 이를 비교 검토 하여 최종 1개 메이커를

선정하여 자재구매를 하는 지점에 통보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자재조달 기간이 오래 걸리는 데 문제가 있었다.

 

이듬해 1월 21일은 국왕이 생신기념으로 박물관의 테이프를 국왕이 손수 끊을

예정이었으므로 개관일자는 변경의 여지가 없었다.

자재승인을 받은 날부터 헤아리면 개관일자까지 2개월밖에 안 남았다.

영국에서 재료를 수입하려면 당시 사정으로는 최소 3개월이 걸린다.

들여 올 재료의 운송은커녕 뿜칠을 할 기간 자체가 부족하였다.

석회 벽을 말리고 바닥청소에 광택까지 내기에는 턱도 없었다.

 

나는 용의주도하게 작전계획을 짰다.

영국의 메이커와 미리 협의하여 최종승인의 대상인 시멘트 반죽재료와 석회

반죽재료를 평소 시중에서 처분 가능한 물량만큼을 상시 생산 해두면 그중의

한 종류를 구매하기로 약정하여 두었다.

본사에는 공문으로 상황설명을 하여 이번 케이스만큼은 현장에서 지점에 직구매

하기로 사전승인을 받아두었다.

대금은 현장에서 T/T(Telegram Transfer)방식으로 직접 송금하기로 했다.

이 방식으로 송금하면 국가 간의 환차 덕분에 거의 10% 이상이 절감되었다.

런던지점의 담당자인 영국여직원에게는 전에 카타르까지 트럭킹 경험이 있는

운전기사를 사전에 수배하도록 부탁하였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으므로 카드에 금목걸이도 넣어 보냈다.

트럭킹 운전사에게는 도착시기를 하루 앞당길 때마다 일정한 상금을 걸었다.


드디어 고대하던 첫 번째 트레일러가 크리스마스 3일 전에 현장에 도착하였다.

부지런히 석회뿜칠을 한 덕에 박물관은 개관 10일 전에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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