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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010.09.12 22:28

아코디언 내사랑

(*.255.173.119) 조회 수 7439 댓글 8
아코디언 이야기

어렸을 적 석양이 깔릴 무렵 동네 형이 씽씽이(하모니카)로 뜸북새를 불어대면
어린 나이에도 감상에 젖어들어 눈이 사르르 감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 기억이 나로 하여금 아코디언에 심취하는 첩경이 되었지 싶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아코디언이나 기타는 서출 같은 신세를 면치 못한다.
좀처럼 클래식 오케스트라에 편입되기 힘든 단점이 바로 장점이 되는 까닭이다.
한 악기가 멜로디, 하모니와 리듬을 다 낼 수 있기 때문인데 특히 아코디언은
왼쪽에 별도의 코드에 의한 베이스 기능을 구비하고 있어서 다른 악기와의 합주에는
난처한 점이 있다.
하나의 작은 오케스트라악기로 보아야 될 뿐 아니라. 특이한 음색을 갖고 있어서
소위 점잖은 부류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


청년시절에 우리 또래는 음악을 무척이나 좋아하였다.
종로통을 거니노라면 거리마다 띄엄띄엄 있는 레코드판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데니보이의 테너 섹스폰 소리가 거의 연결되다시피 하며 4가로부터 종각까지
다다르기도 했다.

당시 국도극장에서는 미8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구룹밴드들이 돌아가면서
공연을 하였는데 바라이어티 쇼라서 노래와 무용이나 코미디도 섞어서 공연을
하였지만 우리네의 취향은 밴드플레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빅밴드 연주에
더 관심을 보였다.

- 동화백화점(지금의 신세계백화점) 4층에서 김광수 악단의 바이얼린으로
연주하던 지고이네르 바이젠
- 오 데니보이 테너 섹스
- 하리 제임스 풍, 루이 암스트롱의 트럼펫.
- 베니 굳맨 스토리의 트럼본.
- 일렉기타 등.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한호선?의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는 라 쿰 파르시타가
백미였지 싶다.


아코디언 음색은 화려하기도하거니와 슬픈 표현이 구성지기도 하다.
특히 철저히 천한? 음색은 바로 아코디언의 구조상 특징이기도 하다
실례로 440Hz리드와 436Hz리드를 겹쳐서 소리를 내면 두 음의 부조화가
널널 거리는 파장을 자아내는 까닭에 아코디언만 낼 수 있는 음색이 되는데,
이는 특히 우리네 가요곡에 썩 잘 어울린다.

대량생산방식에 의하여 아코디언을 생산하는 나라는 현재 중국메이커가 1,2위를
차지하고, 북한의 은방울 아코디언이 3위쯤 된다고한다.
일본의 야마하는 4위정도 된다고 들었다.

아코디언은 독일과 이태리가 주 생산국이지만 이들 나라의 메이커들은
노조결성예방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소규모의 독립사업체로 분산시키거나
사업규모조절 차원에서 집약적인 주문생산을 위주로 한다.
평소에는 각종 부속품을 제작하여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량에 따라 즉시 조립하여
납품하는 방식이다.

수제품은 기타 제작하듯 정선하여 오래 건조시킨 목제로 한대 한대를 제작하고,
또 특별히 단련하고 정제하여 자성을 제거한 금속으로 리드를 제작하는 수작업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대량생산제품은 외장은 물론 본체를 아예 몰드로 찍어 내는 플라스틱 제품이다.
본체를 목제로 제작한 악기는 음색이 감미롭고 여운이 있으며 오래 될수록
감칠맛 있는 음색을 창출한다.
반면에 플라스틱제는 소리가 빵빵거리도록 강렬한 대신 깊은 맛은 부족하다.
취향 나름이겠지만 일반인이 듣기에는 플라스틱제가 오히려 더 음량이 크다.

아코디언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국내에도 십오만원부터 삼천만원짜리까지 있다.
그러나 나는 고가의 최신악기보다는 고풍스러운 Vintage 스타일을 선호한다.

지난번에 어느 모임에서 연주한 아코디언은 미국에 살고 있는 동창친구가
워싱턴 디시 근교 메릴랜드와 버지니아주를 뒤지다시피 하여 Merv Conn이라는
80대 원로연주가를 기어코 찾아 낸 덕분이다.
어렵사리 구한 그 악기는 50년 된 것으로 국내에서 리드만 새로 바꿔 끼었다.
그 아코디언은 오래된 통에서 나오는 울림과 여운이 토레스기타처럼 아름답다.


전자악기(신시사이저)가 발달한 이즈음 캐나다라면 몰라도 미국에서 아코디언을
찾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와 같다.
근래에는 아코디언과 같은 구닥다리 악기를 선호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까닭이다.

버클리 음대에 들어온 한 학생은 한동안 연주교수 없이 일반교수로부터 아코디언
레슨을 받게 되었다고 불평하더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반가운 일은 한명의 전공생을 위해 다음 학기에 외래교수를 초빙하였다는 뒷얘기다.

아코디언의 세계적 연주가는 년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Peter A Soave를 손꼽는다.
그는 영국, 독일, 프랑스 및 이태리 4개국의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이태리계 미국인이다.
물론 지금도 Wayne State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고 파바로티와도
협연하여 아코디언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기사도 읽었다.


노래방기기 출현 전에는 한때 기타와 함께 룸살롱의 노래반주로도 날렸던 아코디언.

내가 아코디언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아코디언 음악이 그다지 고상한 맛을 풍기지
못하므로 좀채로 인정받기가 어려운 까닭에서이기도 하다.
Comment '8'
  • 금모래 2010.09.13 00:38 (*.186.226.251)
    그러면 저도 고상한 축에 못 드는 모양인데요.
    아코디언 소리를 좋아하니....
    언제 기회가 닿으면 아코디언도 한번 배워 볼 생각입니다.

    관악기는 입으로 불어야 하니 힘이 들고 현악기는 손가락으로 줄을 짚어서 되니 손가락이 아프고,
    피아노는 좋은데 이동이 힘들고, 생각 같아서는 아코디언이 제일 편하게 소리를 내고 좋을 거 같아요.

    언젠가는 발판을 만들어 호스로 연결해서 공기를 불어넣어 아코디언처럼 소리를 내는 악기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풍금 빼고는 대부분 악기들이 발을 놀려요.

    좋은 얘기 잘 들었습니다.

  • 콩쥐 2010.09.13 05:38 (*.161.14.21)
    고상한 축에 못끼는 아코디언.
    그래서 대중들로부터 사랑받나 봅니다...
  • 최동수 2010.09.14 14:57 (*.255.173.119)
    하하, 말이 되는 얘기네요.

    그러니까 아코디언식 올간이 되겠군요.
    구조는 잘모르지만 이를테면 올간의 리드를 아코디언 리드로 교체하면 어떨찌?

    그런데 아코디언의 풍미는 양팔로 연주하는 멋과 이동식이라는데 특징이 있거든요.

    한편 요즘에는 아코디언도 전자화 되어 미디를 연결시키는 악기도 있을뿐아니라,
    건반음 자체를 신디사이저화 하여서, 전자와 수동식 연주 겸용도 나오고 있으니
    금모래님은 발로 공기를 불어넣는 방식보다 이런 것을 하나 구하시면 될듯하군요.
  • 오덕구 2010.09.14 15:19 (*.170.81.79)
    여기 금모래님 찾는거 --> http://www.youtube.com/watch?v=p6-87_KJ4KY

    저도 기발난거 하나 구상하면서 밤잠 설치고 나서 다음 날 아침에 보면 누가 다 만들어 놨더라구요.
  • 금모래 2010.09.16 19:34 (*.186.226.251)
    ^^ 발판이 상당히 크네요. 호스 길이가 있어 압력을 높이려면 좀 커야 되는 모양이네요.

    아이디어가 들통났으니 ^^ 전기모터를 이용해서 바람을 넣는 방식으로 전환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발은 그 모터의 바람세기를 조절하도록 만드는 거죠. 자동차 엑셀레이터처럼.

    이런 것은 없죠, 오덕구 님?

  • 최동수 2010.09.17 13:12 (*.255.173.119)
    저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면 한참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데...
    모터의 바람세기를 조절하는 장치는 기가막힌 발상입니다.

    금모래님이 결국 특허출원 한건 하셔야 겠네요.
  • 오덕구 2010.09.17 14:48 (*.170.81.79)
    금모래님, 진공청소기 호스를 연결하세요. 손잡이에 보면 레버도 달려있어 강략조절도 되고, 휴대도 나름 간편하고. 특허출원하면 농가먹기 예요. ^^

    음.... 그런데 소음이 문제인데 이를 어쩐담??!?


    최동수님 말씀대로 오르간 리드를 아코디언 리드로 교체하는 쪽이 빠르겠는데요? 오르간에 보면 다리로 강약조절하는 장치도 있으니.....
  • 최동수 2010.09.17 17:11 (*.255.173.119)
    파이프 올갠을 보면 송풍기의 소음이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한데요.

    아코디언에 불어 넣어줄 풍량이나 풍압이 그리 센듯하진 않으니
    금모래님께서 조금만 연구하시면 좋은 방법이 나올줄 믿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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