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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5 15:11

한국해변 vs 외국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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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에 초호화 아파트? '특혜 쓰나미' //

SBS | 송성준 | 입력 2010.01.18 21:00 |


 
 
 
 

해운대 덮치는 ‘아파트 쓰나미’

2009년 여름 '해운대' 세 글자는 한반도 남동쪽에 있는 해변 이름보다 재난 영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개봉 9일째인 7월31일 현재 이 영화는 32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몰이 중이다.

↑ ⓒ전문수 달맞이길 고개가 동해남부선과 만나는 길가에는 200m 가까이 부동산 중개소가 늘어서 있다

↑ ⓒ전문수 부산의 명승지 오륙도 건너편에 세워진 아파트 단지는 주변 경관을 독점하고 있다.

↑ ⓒ전문수

영화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극중 무대였던 부산 해운대다. 해운대 장산역 프리머스 극장 영사 기사 전민씨(28)는 "우리 극장 관객 가운데 70~80%는 영화 < 해운대 > 를 보러 오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주말이면 매진 행렬이다. 신세진씨(40·부산 동래구)는 "영화 속 풍경이 내가 살고 거닐었던 곳이라 반가웠다. 묘사를 잘했다"라고 말했다.

"쓰나미가 닥쳐 아파트 싹 쓸어버렸으면…"

부산 사람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부산 토박이 이종성씨(해운대구 반여동)는 "영화가 해운대 지역 실상을 잘 그려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영화 속 해운대 풍경은 과거 이야기일 뿐, 아파트 입주민이 주류가 된 지금 해운대 사람들 모습과는 다르다는 뜻이다. 그는 어린 시절 해운대 모습이 사라져 안타깝다며 "과격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차라리 영화처럼 쓰나미가 닥쳐 (아파트를) 싹 쓸어가버리고 새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 해운대를 대표하는 열쇳말은 '아파트'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해운대 신도시 사업을 필두로 해운대는 '아파트 특구'가 됐다. < 2008 해운대구청 백서 > 에 따르면 구내 아파트 1762동에 14만914명이 산다. 해운대구 인구의 3분의 1이지만, 해수욕장 부근의 좌동·우동·중동만 놓고 보면 대다수 인구가 아파트에 산다. 마치 수도권 분당이나 일산 신도시를 연상케 한다.

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중산층을 위한 것이었다면 최근 조성된 '마린시티'는 최고 부유층을 위한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72층)와 두산 위브 제니스(80층) 같은 초고층 아파트 단지도 공사 중이다. 이 두 단지가 완성되면 해운대의 서쪽 스카이 라인은 또 두 배 가까이 높아진다. 겨우 9층짜리 조선비치 호텔이 '동백섬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욕을 먹던 시절에는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다.

올해 해운대 아파트가 들썩이는 이유는 각종 법적 규제가 풀리면서 개발을 막을 장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해운대는 지방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주상복합 건물의 고도제한 같은 규제도 없어졌다.

영화 < 해운대 > 에는 낡은 어촌 자리에 쇼핑몰을 지으려는 개발업자(송재호 분)와 마을을 지키려는 상가 번영회장(설경구 분)의 대립이 갈등의 축을 이룬다. 실제 어촌 마을을 헐고 쇼핑몰을 세우는 공사 계획은 없지만, 영화 촬영지에 가까운 미포 지구에 초고층 빌딩과 관광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사실이다.

해운대관광리조트라고 불리는 이 빌딩은 무려 117층을 자랑한다. 원래 관광·위락시설로 허가가 난 곳인데, 지난 7월14일 사업자인 부산도시공사는 주거시설을 넣겠다며 설계 변경을 신청했다. 만약 이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해운대 백사장에 바로 붙어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는 첫 사례가 된다.

상업 빌딩으로 허가를 받은 뒤 은근슬쩍 주상복합 아파트로 변신하는 사례는 흔히 볼 수 있다. 해운대 센텀시티에 108층짜리 월드비즈니스센터(WBC)가 2013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월드비즈니스센터도 건립 허가를 받을 때는 국제상업센터 구실을 맡게 될 거라고 선전했는데, 최근 주거시설을 허용해달라며 용도 변경을 신청했다. 해운대는 아니지만 부산 중앙동 롯데월드타워(108층) 쪽도 지난 6월 초 저층부에 주거시설을 넣겠다고 설계 변경을 신청했다. 부산시는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설계 변경을 하는 이유에 대해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시행자인 부산도시공사 측은 "지난해까지는 위락시설과 거주시설이 한자리에 있을 수 없었지만 법이 바뀌는 덕분에 거기에 맞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주거시설을 넣지 못하면 마진이 남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논리도 있다. 부산 지역은 인구가 줄고 상업·경제가 정체 중인 곳이다. 비싼 입주비를 내고 해운대에 들어올 기업이 많지 않다. 반면 부산의 랜드마크를 자처하는 건물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다.

부산대 최열 교수(도시계획)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들이 허가를 받을 때도 모두가 알던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은 '법은 바꾸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영화 < 해운대 > 에서 부동산업자 송재호는 정치인에게 비자금을 건네준 뒤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안 되는 일이 어디 있어."

'부산의 강남' 해운대의 현주소

수영비행장 부지를 개발한 센텀시티(118만8000㎡)나 매립지로 조성한 마린시티(306만9000㎡) 모두 처음에는 상업지구였다.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은 "땅을 놀려둘 수 없다"라며 주거지구로 용도 변경해 아파트 분양을 시작했다. '공공의 땅'이 부유층 아파트 단지가 된 것이다.

부산 인구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해운대 아파트 가격이 자꾸 올라가는 데에는 외지인 자본도 한몫 한다. < 시사IN > 은 해운대 초고층 아파트 밀집 지역 마린시티에 있는 4개 아파트 단지 펜트하우스(꼭대기 층) 소유자 주소를 분석해봤다. 전체 34가구 중 부산에 주소를 둔 사람이 소유한 집은 19채(56%)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서울 주민(3채), 서울 소재 법인(6채, 부동산회사 포함)과 기타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었다.

부산시는 초고층 아파트를 해운대의 자랑거리로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시민단체나 학계 생각은 다르다. 부경대 지삼업 교수(해양스포츠 학과)는 "해수욕장 관광산업의 기본은 바다·모래·태양의 3S다. 그 밖에 레저산업도 도움이 되겠지만 아파트가 관광 요소가 될 수는 없다. 해양 레저 측면에서 보면 초고층 아파트는 바람을 막아 도리어 관광 발전을 저해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초고층 아파트는 자연경관과 어울리지 못한다. 세계 어디에도 백사장 마천루 아파트는 없다. 또 해운대 지역의 난개발은 모래사장 유실 등 환경에 악영향을 가져온다"라고 말했다.

해운대 백사장 모래가 유실되는 바람에 해마다 5월이면 관청에서 억지로 모래를 퍼붓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부산대 해양학과 류청로 교수는 "수영천과 춘천천에서 모래가 유입되지 않는 것이 해운대 모래 유실의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해운대구의회 임채웅 의원(환경관광도시위원회)은 "난개발 때문에 하천 방향이 바뀌고 유량이 줄어버렸다"라고 말했다.

환경 측면에서 소금 바람이 부는 해변 아파트는 입주민에게도 결코 좋지 않다. 7월29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만난 프랑스인 관광객 메롬 구에딘 씨(28)에게 고층 아파트가 보기에 어떠냐고 물었다. 그는 "상관없다. 한국적 문화라고 이해하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프랑스 해안에도 아파트가 있냐고 다시 물었다. 그는 "아, 그건 안 된다. 해변에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요즘 '아파트 쓰나미'는 해운대를 넘어 부산 전체로 범람하고 있다. 지난 7월28일 부산시는 수영구·남천구 일대 아파트 단지에 대해 고도 제한을 완화하고 고층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 측에서는 "고층 아파트가 오히려 저층 아파트보다 자연경관에는 더 좋다. 용적률 때문에 건축물 사이 간격이 넓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아파트 건축 규제 완화는 부산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한 활동가는 "부산의 어처구니없는 아파트 허가 실태를 보려면 '오륙도SK뷰' 단지를 보라"고 했다. 2004년 분양된 이 아파트 단지는 놀랍게도 오륙도가 눈앞에 있는 용호동 녹지에 우뚝하니 서 있다. 마치 제주도 성산 일출봉 바로 앞에 아파트가 선 꼴이다.

해운대 '아파트 쓰나미'는 부산시 재개발 쓰나미의 축소판일 뿐만 아니라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서울과 강남에서 아파트 때문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부산에서 재현, 반복되고 있다.

부산 고급 공무원 40%가 해운대 구민

해운대 일대 재개발·재건축 관련 시민운동을 하는 나비도시정비연구회 김성태 회장은 "용산 참사가 서울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이곳 해운대에도 아파트 개발 때문에 강제 철거가 이뤄지고 자살하는 사람, 용역 깡패에게 맞는 사람이 속출한다"라고 말했다.

해운대가 '부산의 강남'으로 변모하는 모습은 사회학적으로 연구해볼 만하다. 고위 공직자가 해운대에 모여 사는 것은 '강부자 공화국'을 닮았다. 지역 일간지 국제신문이 3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산시청과 시 산하 단체 3급 이상 고위 공무원 25명 가운데 40%인 10명이 해운대 구민이다.

해운대는 강남처럼 '그들만의 성채'를 쌓으며 부산 공동체와 분리되고 있다. 지난 6월18일 주택공사가 해운대구 반여동에 임대아파트를 건립한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센텀시티 등 인근 아파트 주민 1만여 명이 국토해양부 등에 진정서를 쓰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민 아파트가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유였다.

쓰나미를 소재로 한 영화 < 해운대 > 개봉 소식에 마린시티 입주민이 가장 먼저 생각한 것도 집값이었다. 그들이 촬영금지·상영금지 민원을 넣는 바람에 결국 영화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아파트 브랜드를 지우고 건축물 모양을 변형시켜야 했다. 해운대고등학교가 자립형 사립학교로 바뀌는 등 '그들만의 교육'에 몰입하는 현상도 서울 강남과 닮았다. 해운대는 한국 사회의 아파트 욕망 신화를 대변한다.

영화에서 쇼핑몰 타운 사업을 추진하던 개발업자는 어촌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사업을 철회했다. 그건 영화일 뿐이다. 만약 현실이라면, 그가 구청 건축과에 간 이유는 사업 철회서 때문이 아니라 주거시설 설계 변경 신청서를 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신호철 기자 / sh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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