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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009.05.19 17:33

중요한 것은 관계다?

(*.166.112.8) 조회 수 3409 댓글 0
5일 낮 미국 워싱턴 시내 컨벤션센터. 존 F 케네디를 비롯해 역대 미 대통령과 이스라엘 지도자가 포옹하거나 악수하는 사진에 'Relationships matter'라는 슬로건이 쓰인 초대형 포스터가 무수히 걸려 있다.

미국 내 유대인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 정책수련회(Policy Conference)의 마지막 날 오전 일정을 마친 유대인들이 질서정연하게 빠져나와 대기 중인 수십 대의 대형버스에 나눠 탔다. 이들은 총회 마지막 일정중 하나인 '로비 데이(Lobby Day)' 프로그램에 따라 다들 인근 미 의사당으로 몰려가 출신지역별로 상하원 의원실을 방문했다. 각자 손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종식시키기'란 제목 하에 '설득할 요점'(Talking Points)이라고 적힌 매뉴얼이 들려 있었다. 의원과 보좌관들을 만나 어떻게 설득하고 어떤 점을 요구해야 하는지 행동요령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미국 내 600만 유대인들에게 버락 오바마 정부의 출범은 조금은 불안한 도전이었다. 비록 지난해 바로 이 총회에 참석한 오바마 후보가 "이스라엘의 안전은 어떤 경우에도 절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변함없는 이스라엘의 친구가 될 것"을 다짐했지만, 이란 등 불량국가 지도자와의 대화 용의를 비롯해 유대인들을 불안케 하는 요소들은 적잖게 남아 있었다. 미국 내 유대인들은 대선에서 78%의 몰표를 오바마 후보에게 몰아줬다.

3~5일 열린 2009 AIPAC 총회는 그런 불안감을 씻고, 오바마 시대에도 변함없이 '미국을 움직이는 배후 실세'의 자리를 유지하는 걸 목표로 치밀하게 준비된 거대한 행사였다. 총회는 AIPAC의 새 중앙지도부에 친(親) 오바마 인사들을 대거 등용했다. 2년 임기의 새 총재엔 지난해 총회 때 오바마 후보를 연단으로 안내해줬던, 오바마 대통령의 유대계 네트워크의 핵심인 시카고 출신 기업가 리 로젠버그 씨가 선출됐다. 그밖에도 행정부 및 민주당 의회 실세와 가까운 인사들이 대거 지도부 명단에 올라 새로운 정치지형에서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유대인들의 적응력을 보여줬다.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민주) 상원외교위원장, 뉴트 깅리치(공화) 전 하원의장 등 민주 공화 양당의 거물을 비롯해 상하원 의원 가운데 거의 반가량이 얼굴을 내밀었다. 람 이매뉴얼 대통령비서실장 등 행정부 실세도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직접 참석했고, 벤자민 네탄야후 총리는 화상으로 연결됐다. 한덕수 주미대사를 비롯해 60여 개국 외교사절이 축하객으로 참석했다는 주최 측 발표도 나왔다.

5일 연설에 나선 바이든 부통령은 'same nation', 'one of state'등의 표현을 써가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같은 나라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하면서 "이스라엘의 평화와 안보에 관한 한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으며, 그게 오바마와 바이든 외교정책의 기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AIPAC 지도부 몇 명을 가리키면서 "36년 전 처음 상원의원이 됐을 때 이들이 나에게 다가와 이스라엘에 대해 교육시키고 나를 이스라엘로 초청해줬다"며 AIPAC과의 오랜 인연을 강조했다. AIPAC의 '자기 사람 만들기'가 얼마나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 10년간의 현상유지는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2개 국가 해법'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유대인 정착촌 추가 건설을 중단하며, 이스라엘 역외 기지를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오바마 정부는 이스라엘 내 강경파에겐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럼에도 6000여 참석자들과 연사들은 대부분 오바마 행정부에게 긍정적이고 낙관적이었다. 비(非) 유대인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정회원 자격을 받아 비공개 워크숍과 토론회 등에 참석한 김동석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 소장에 따르면 '미국과의 관계는 걱정이 없지만 이스라엘의 장래를 위해선 다른 나라, 다른 민족의 지지를 넓히는 게 중요하며 이를 위해 미국 내 유대인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도 주요 주제로 논의됐다.

내부 곳곳에는 고액 기부자의 명단이 붙어 있었는데, 500만 달러 이상이 3명, 200만 달러 이상이 13명, 100만 달러 이상이 65명에 달했으며, 10만 달러 이상은 숫자가 너무 많아 헤기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낮에는 열띤 토론장이었던 행사장은 저녁 7시만 되면 6000명이 동시에 식사하는 초대형 연회장으로 바뀌었는데 라운드 테이블마다 와인과 디저트 셋팅에 이르기까지 한 치의 빈틈없이 진행이 이뤄졌다.

비단 유대계 뿐 아니라 미국 내 소수민족에게 오바마 정부의 출범은 새로운 환경의 개막이다. 이날 행사는 미국 내 소수민족인 한인커뮤니티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한인커뮤니티의 일부 지도부 인사들은 모든 촉각이 고국 정치로 쏠린다. 본국의 재외동포 참정권 허용 결정은 여기에 불을 붙였다. 최근 치러진 뉴욕 한인회장 선거를 두고 뉴욕타임스가 주말판 특집을 통해 "의전 자리에 불과한 선거에 3명의 후보가 1인당 2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쓰며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할 정도였다.

미국 내 한인의 정치력 신장을 위한 방법론 연구차원에서 지난 8년간 총 6차례 AIPAC 총회에 참석해온 김동석 소장은 "미국 내 유대인 커뮤니티는 '납세자가 요구 못할게 없다'는 구호 아래 미국사회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 한다"며 "오바마 시대는 미국 내 소수계가 주류 정치권에 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유독 한인 사회는 참정권 허용으로 고국의 정치에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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