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19 21:35
허리가 길어서 슬픈 짐승
(*.207.69.119) 조회 수 5060 댓글 4
저는 허리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올시다. 대학 신입생 시절 클래식 기타를 멋도 모르고 독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 통기타는 좀 칠 줄 안다는 가소로운 자신감에 겁도 없이 덤벼든 거지요.
근데, 문제는 자세 잡고 연습을 좀 하고나면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는 겁니다. 당시 기타 교본에 나와 있는대로 팔목은 확 꺾어서 손가락과 현의 각도는 직각, 힘은 잔뜩 들어가고 팔목이 쑤시고... 경견완 장애(이거 발음 어렵죠?)라도 걸릴 지경인데...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다리는 저리고, 허리랑 어깨랑 목이랑도 아주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이 아픔을 견디어 내야 고수가 되려니 하고, (푸하하... ㅠ..ㅠ) 하면 된다 정신으로 연습 끝에... 한 1년 그러다가 포기했습니다. 로망스 쳐보겠다고 그 난리를 치다가... 아무리 자기도취 정신으로 들어주려 해도 영 아닌 소리에, (세고비아 합판기타라는 점도 다소 영향이... --;;;) 온 몸이 불편한 그 자세 땜에 도저히 더 연습을 할 맘이 안 나더라고요. 잠시 괴로움을 견디면 적응이 될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데요.
설상가상으로 어머니의 한말씀이 염장을 지르고... "요샌 왜 그 '띠끼띠끼' 안 하냐?" 띠끼띠끼? 내 기타 소리가 그렇단 말야?
그러고는, 클래식 기타는 한참을 집어 치웠는데... 십수년 이상이 지나 머리 벗겨진 아저씨가 되가지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때와는 달리 인터넷에 정보가 꽤 많두만요. 어? 그랬더니만 팔목은 그렇게 꺾을 필요 없다네요? 그러다가 손모가지 망가진 사람 많다네요? 어허... 이런...
그리고, 거울에다 제 자세를 비추어보는 순간, 그 불편했던 자세의 비밀이 풀렸습니다. 아... 저는 발판을 너무 낮게 쓰고 있었던 겁니다. 그저 중간쯤에 놓고 하면 되려니 했더니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왜냐? 저는 허리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걸랑요. 허리는 긴데, 발판이 낮으니 자세가 나오겠습니까? 구부정해가지고 왼쪽으로 기운 자세가 나오지요. 발판을 높이고 나서 좀 적응이 되더군요. 요새는 무릎 쿠션을 써보는데 (나중에 시간되면 사진 올릴께요.) 역시 긴 허리 땜에 쿠션만 쓰면 자세가 안 나오고 발판 낮게 + 쿠션 사용하면 적절하더군요. 쿠션을 쓰면 허리를 틀지 않고도 기타를 오른편으로 약간 보낼 수 있어서 좀 더 편한 잇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에, 요즘은 허리나 팔목은 아프지는 않습니다. 진작에 알았으면 그 때 옛날에 클래식 기타를 놓지 않고 더 쳤을 것을... 지금도 독학 중인데, 지금은 과연 무슨 닭짓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배우면 좋을텐데, 먹고 살기 바뻐 시간 여유는 없구... 허리가 길어서 슬픈 독학자의 넋두리였습니다. 혹 새로 시작하는 독학자 분들이 이글을 보신다면 이런 어이 없는 삽질을 하지 않으시길...
근데, 문제는 자세 잡고 연습을 좀 하고나면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는 겁니다. 당시 기타 교본에 나와 있는대로 팔목은 확 꺾어서 손가락과 현의 각도는 직각, 힘은 잔뜩 들어가고 팔목이 쑤시고... 경견완 장애(이거 발음 어렵죠?)라도 걸릴 지경인데...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다리는 저리고, 허리랑 어깨랑 목이랑도 아주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이 아픔을 견디어 내야 고수가 되려니 하고, (푸하하... ㅠ..ㅠ) 하면 된다 정신으로 연습 끝에... 한 1년 그러다가 포기했습니다. 로망스 쳐보겠다고 그 난리를 치다가... 아무리 자기도취 정신으로 들어주려 해도 영 아닌 소리에, (세고비아 합판기타라는 점도 다소 영향이... --;;;) 온 몸이 불편한 그 자세 땜에 도저히 더 연습을 할 맘이 안 나더라고요. 잠시 괴로움을 견디면 적응이 될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데요.
설상가상으로 어머니의 한말씀이 염장을 지르고... "요샌 왜 그 '띠끼띠끼' 안 하냐?" 띠끼띠끼? 내 기타 소리가 그렇단 말야?
그러고는, 클래식 기타는 한참을 집어 치웠는데... 십수년 이상이 지나 머리 벗겨진 아저씨가 되가지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때와는 달리 인터넷에 정보가 꽤 많두만요. 어? 그랬더니만 팔목은 그렇게 꺾을 필요 없다네요? 그러다가 손모가지 망가진 사람 많다네요? 어허... 이런...
그리고, 거울에다 제 자세를 비추어보는 순간, 그 불편했던 자세의 비밀이 풀렸습니다. 아... 저는 발판을 너무 낮게 쓰고 있었던 겁니다. 그저 중간쯤에 놓고 하면 되려니 했더니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왜냐? 저는 허리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걸랑요. 허리는 긴데, 발판이 낮으니 자세가 나오겠습니까? 구부정해가지고 왼쪽으로 기운 자세가 나오지요. 발판을 높이고 나서 좀 적응이 되더군요. 요새는 무릎 쿠션을 써보는데 (나중에 시간되면 사진 올릴께요.) 역시 긴 허리 땜에 쿠션만 쓰면 자세가 안 나오고 발판 낮게 + 쿠션 사용하면 적절하더군요. 쿠션을 쓰면 허리를 틀지 않고도 기타를 오른편으로 약간 보낼 수 있어서 좀 더 편한 잇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에, 요즘은 허리나 팔목은 아프지는 않습니다. 진작에 알았으면 그 때 옛날에 클래식 기타를 놓지 않고 더 쳤을 것을... 지금도 독학 중인데, 지금은 과연 무슨 닭짓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배우면 좋을텐데, 먹고 살기 바뻐 시간 여유는 없구... 허리가 길어서 슬픈 독학자의 넋두리였습니다. 혹 새로 시작하는 독학자 분들이 이글을 보신다면 이런 어이 없는 삽질을 하지 않으시길...
Commen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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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모가지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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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허리와 모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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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끼 띠기]도 듣는 나름으로 괜찮습니다.
지금은 미국에서 열심히 도를 닦는 변보경양의 아버님께서도 평소에
"보경아 [띵가 띵가] 좀 해봐라" 하셨다는데....
앞으로 자세 잘 잡고 잘 치시게 되는 날에는
어머님의 말씀이 칭찬으로도 들리겁니다.
현재 서울 음대에서 기타교수로 계신 김성진님의 부전공이 바로
기타치는 자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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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도 참 슬프구나...-_ㅜ